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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역사 여행

대한민국 교육부 2014. 7. 4. 11:00

이 작은 성에서 왜구를 어떻게 막아냈을까?
살아있는 역사 여행
진주 청동기 문화박물관 특별테마전 진주성 이야기

진주하면 제일 먼저 뭐가 떠오르십니까? 진주성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지만 막상 가서 보면 이 작은 성에서 왜구를 막아냈다니 과장이 아닐까에 대해 의심하신 적은 없으십니까? 직설적으로 본인의 생각을 표현하여 때로는 오해를 사기도 하는 중2 우리 막내도 같은 의문을 가졌습니다. 이 작은 도시에 가지는 자부심은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 어린 시절부터 삼 남매 중 유난히 역사책을 좋아했습니다. 나름 성적도 잘 받아오고 시범 수업 때 선생님도 예상하지 못한 부분까지 조사하고 정리하여 발표해서 칭찬도 받았답니다. 그런 아이가 던진 질문이라 간과할 수 없었습니다. 확인해 보자고 진주 청동기 문화박물관을 찾았습니다. 

대평(大坪) 이름 그대로 너른 들이라는 뜻입니다. 매주 토요일 큐레이터와 함께하는 이야기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저희는 오전 시간을 이용했습니다. 어린이 관람객이 많아 방해되지 않을까 조심스러웠습니다. 미리 전화로 확인하니 대상에 맞춰서 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6월 10일부터 8월 말까지 진주성 이야기 특별전도 열리고 있어 진주의 형성과 역사에 대해 좀 더 꼼꼼히 살펴볼 기회입니다.

 

부산에서 온 어린이집 원생들과 동영상은 함께 관람했습니다. 대평에 청동기 문화가 발달하게 된 배경과 철기 시대로 넘어가는 시련과 극복과정을 보여줬습니다. 본격적인 관람은 어린이들이 학예사님과 함께하기에 너무 어리다고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직접 자료를 준비해 왔으니 따로 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덕분에 단독 안내를 받았습니다.

입구 바닥 전면에 있는 항공 사진입니다. 남강이 가운데를 가로지르고 너른 평야가 포진하고 있어 석기 시대부터 일본이 탐을 냈다고 합니다. 청동기 시대 유적지부터 조선 시대,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강줄기를 따라 도시가 팽창해 가는 과정을 자연환경과 연계해서 설명해 주셨습니다.

 

"어때, 바다에서 배가 남강까지 진입할 수 있을 것 같니?" 학예사님이 물어보셨습니다.

"예." 직접 강줄기를 따라 올라와 봤습니다. 어디에서 경작하고 어디에 성을 세울지 도시 계획도 세워 봅니다. 외적이 이쪽에서 들어오면 이렇게 막아내고, 저쪽으로 들어오면 저렇게 막고 가상 전투도 해 봅니다. 그 어떤 전략게임보다 짜릿합니다. 

벽면에 있는 토양층입니다. 진주 청동기 박물관에 있는 모든 유물은 실제입니다. 이 지층도 발굴 현장에서 단면을 가져와 전시한 것이라고 합니다. 막내는 작년 중1 과학 시간에 토양과 지층에 대해 배웠습니다. 학예사님은 지질학적으로 세밀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미 석기 시대부터 진주는 강물에 떠밀려온 기름진 토양으로 농업이 발달하고 바다를 통해 규석의 수입이 원활하여 청동기 문화가 일찍 꽃을 피웠다고 합니다. 

진주성도입니다. 그림 곳곳에 당시 서민들의 생활까지 세세히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림만 봐도 도시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진주는 수도였던 적이 없음에도 중앙 관할이어서 선진문물을 빨리 접하고, 체계화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다른 어떤 도시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준의 생활과 문화를 누려서 수천 년이 흐른 지금까지 그 자부심이 이어지는 거라고 합니다. 더 자세한 근거와 내용은 자료로 있으니 공부해 보고 궁금한 거. 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면 보여주시고 파일로도 보내주시겠다 하셨습니다. 

별자리입니다. 바닥에 있는 별자리에 올라서면 천정에 별빛이 들어옵니다. 별자리를 통해 절기를 알고 맞춰서 씨 뿌리고, 거두고, 별자리를 통해 시간을 알아냈다고 합니다. 초저녁에 잘 보이는 별자리, 새벽에 보이는 별자리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한 바퀴 돌며 짚어보았습니다. "엄마 통행금지 시간이에요." 막내는 사방 치기 놀이하듯 콩닥거리며 뛰어다닙니다. 

석관묘입니다. 청동기시대 무덤인 고인돌 하면 지상물을 생각하실 겁니다. 진주는 특이하게 매몰형태의 고인돌입니다. 북부 지방에 비해 따뜻하고 습한 기후 탓에 부식을 우려해 땅속에 묻은 지혜가 엿보입니다. 거대하게 올려진 유물은 세련된 것이고 나지막하게 된 것은 촌스런 것으로 알았던 어리석음을 반성했습니다. 그 지방의 토양과 기후에 가장 적합하게 발달하여 온 다른 문화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들 어린 시절 소풍 와서 많이 놀았던 야외입니다. 청동기 시대 움막을 전기, 중기, 후기로 나눠서 지었습니다. 큰 움막 내에 부엌, 창고, 침실, 모여 있는 공간 등 공동체 생활을 하기에 적합한 구조입니다. 모둠별로 어린이집 원생들이 선생님을 따라다니며 둘러보고 있었습니다. 우리도 저럴 때가 있었는데……. 삼 남매가 움막 안에서 축제를 흉내 내기도 했습니다. 

막내에게 물어봤습니다.

"대부분 역사는 고리타분하다는데 넌 왜 재미있어?"

"형은 형체도 없는 수와 식을 좋아하잖아요. 그런데 역사는 조금 무섭긴 하지만 유골도 있고 유물도 있고 살아있잖아요."

움막 안에서 원시인처럼 춤이나 추던 아이가 조금은 의젓해진 것 같습니다. 

진주 청동기 문화 박물관에서 살아있는 역사여행을 해보세요. 어린이들이나 가는 곳이 아니랍니다. 청소년은 또 다른 재미로 즐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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