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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범대에서는 무엇을 배울까?

대한민국 교육부 2014. 7. 10. 13:00

마이크로 티칭으로 교사의 꿈을 키워요
사범대에서는 무엇을 배울까?
교사 I 사범대 I 수업시연 I 마이크로 티칭

가깝고도 먼 직업, 교사

매년 청소년 장래희망 조사를 보면 교사는 1, 2위를 다투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안정된 직업이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누구나 가장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직업이라는 이유가 크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꿈이 교사인 학생들, 심지어 사범대 진학을 앞둔 학생들도 사범대학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정확히 알지는 못합니다. 막연한 기대를 하고 입학해서는 엄청난 전공의 깊이에 놀라기도 하고, 교직과목을 공부할 땐 이 과목이 정말 현장에서 도움이 되는 걸까 하는 회의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저 또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요. 이번 학기, 제 예비교사로서의 전문성을 눈에 띄게 성장시켜준 수업이 있어 소개하려고 합니다. '수학 교과교재 및 연구법'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수업은 '어떻게 가르치면 좋을까'를 끊임없이 연구하는 수업이었는데요. 특히 이 수업의 꽃이라고 불리던 두 번의 수업시연은 교사가 되겠다는 제 꿈에 확신을 주었답니다.

 

마이크로 티칭, 서로에게 배우는 시간 

 수업시연은 '마이크로 티칭' 기법을 활용했습니다. 

* 마이크로티칭: 동료 학생들로 구성된 소집단을 대상으로 5~20분 동안 간단한 수업을 하면서 전 과정을 녹화한 다음 다시 관찰하면서 수업분석과 평가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새로 수업하는 순환적 과정을 통하여 수업기술을 습득하도록 하는 것이다. 마이크로 티칭의 주요한 목적은 예비교사에게 특정의 수업기술을 만족스러운 수준까지 습득하도록 연습시키는 데 있다.

-출처: 교육심리학용어 사전 2001.10 학지사

 

#_1. 수업의 출발은 구체적인 계획에서부터!

저희 과의 마이크로 티칭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먼저 교수님께서 제공해주신 틀에 맞추어 교수학습지도안을 작성합니다. 여기에는 가르칠 학생에 대한 분석이나 단원의 학습 목표, 수업시간에 함께 할 활동, 수업에 대한 평가방식 등이 포함됩니다. 또, 지도안에는 학생들의 사고과정을 돕기 위해 교사가 던져야 할 질문들, 그리고 그에 따른 학생들의 다양한 예상 반응에 따라 어떤 대답을 해야 할 지 세세하게 적어 준비합니다.  

 

#_2. 제한 시간은 10분! 10분에 모든 것을 담아라!

지도안을 작성하고 나면, 그것에 맞추어 10분간의 수업 시연을 준비합니다. 각 학생이 시연을 시작할 때 시간을 측정하여 10분이 되면 알람을 울리도록 설정해놓습니다. 이를 통해 시간을 철저히 지키는 연습도 함께하게 됩니다. 10분간의 수업시연 동안에는 학습 목표를 적고 복습을 하는 도입단계부터 교사의 설명이나 학생들의 활동, 수업의 정리 및 평가가 모두 포함되어야 합니다. 즉, 45분~50분 수업을 10분으로 축소해서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10분 안에 나의 모든 수업을 담아내는 일, 어쩌면 불가능해 보이기도 하는데요. 

 

#_3. 수업의 주인공들을 기억하자!

정답은 수업의 '주인공'을 찾는 일에 있습니다. 학생들이 주인공인 수업에서는 교사 그렇게 많은 시간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수업 시연을 준비할 때는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을 찾는 일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현직에 계시는 선생님들의 다양한 사례를 찾아보기도 하고, 미리 선배들의 조언을 구하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활동은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것만을 포함하는 것이 아니라, 조별로 모여 서로 가르쳐주며 토론하는 일, 개념을 그림을 그려 표현하는 일 등 다양한 활동이 전개될 수 있습니다. 학습 목표 달성을 위해 학생들에게 최대한 많은 시간을 주도록 고민하는 일. 저희가 예비교사로서 수업시연을 준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_4. 내 수업을 마주하는 일!

이렇게 10분간의 수업시연이 진행되는 동안 함께 수업을 도와주시는 조교 선생님께서는 한명 한명의 수업을 영상으로 촬영해주십니다. 시연이 모두 끝나면, 조교 선생님께서는 각자의 수업 영상을 파일로 만들어 보내주시고, 학생들은 이를 다음 수업시연에 반영합니다. 

 

한 사람의 시연이 끝날 때마다 함께 수업을 듣는 친구들은 평가표를 작성합니다. 평가표에는 굉장히 세세한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목소리 톤의 조절이나 발성과 같은 일반적인 것부터 판서, 설명의 논리성, 학생과의 상호작용이 얼마나 이루어졌는가 하는 수업 전반에 관한 부분까지 하나의 수업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여백에는 수업시연에서 칭찬하고 싶은 부분과 보완하고 싶은 부분을 세세하게 작성해줍니다. 평가표를 받은 학생들은 자신의 수업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계획을 작성하여 2번째 수업시연을 준비하게 됩니다.

 

노력하는 교사, 발전하는 교실

" 걸어가면서, 버스 타면서 계속 어떤 내용으로 수업해야 하나. 그 고민만 하게 되더라니까." 

"교과서며 논문이며, 정말 많이 찾아보고 준비했는데, 이번엔 정말 완벽하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의 시연을 보고 있으면 '어떻게 저런 아이디어를!'하는 생각이 늘 들었어." 


마지막 과제를 제출하며 동기들끼리 모여 앉아 주고받은 이야기들입니다. 14명 모두가 열심히 참여했기에 더 많이 배울 수 있었고, 학점을 잘 받고 싶어서가 아니라, 정말 질 좋은 수업을 하고 싶어 끝없이 고민했었고, 내 차례가 끝나고 나면 하루 종일 몸살에 시달려야 했던 수업. 한 학기가 지나고 동기들은 빨리 졸업하고 꼭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물론 제가 보낸 한 학기는 대단히 이상적인 교실을 전제로 했기에, 저희가 준비했던 수업들은 현장에서는 적용하기 어려운 것들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 학기를 지나면서 배운 '가르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교사가 되어서도 끊임없이 계속한다면, 미래의 교실은 좀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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