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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소식/공지사항

“다양한 학사 운영으로 꿈과 끼 키워주세요”

대한민국 교육부 2014. 12. 9. 15:34

학부모와 함께하는 정책대화

“다양한 학사 운영으로 꿈과 끼 키워주세요”


정책대화 | 학부모 | 학사운영 | 행복한교육 | 꿈 | 끼 |  자유학기제 | 자녀돌봄 | 방학 

교육부가 ‘2015 학사 운영 다양화·내실화 추진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초·중·고교의 방학 유형이 다양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월별 단기체험, 봄·가을 단기방학, 2월 등교기간 최소화형, 혼합형 등 학교마다 특색 있는 학사 운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는 이번 방안으로 수능 등 각종 평가 이후나 2월의 취약시기에 교육공백과 비효율성의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 새 학기부터 시작되는 학사 운영 다양화에 앞서 교육부 정책담당자와 초·중·고 학부모가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참석자

이승표 교육부 창의교수학습과장

강유라 안산 광덕고등학교 학부모(연구학교)

백진희 서울 목동중학교 학부모

조선주 인천 계산초등학교 학부모 

대화 일시와 장소

일시: 2014년 11월 17일(월) 오후 3시


총괄: 곽은우 본지 총괄 교육연구사

진행: 황자경 본지 편집장

정리: 한주희 본지 기자


진행자  |  2015학년도부터 지역별·학교별로 다양한 방학이 운영될 전망입니다. 교육부가 발표한 ‘학사 운영 다양화·내실화 추진계획’에 따른 것인데요. 학부모들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이승표  |  교육제도는 한 번 만들어지면 바뀌기 어렵기 때문에 오랫동안 ‘긴 수업 긴 방학’의 관행적인 학사 운영이 유지돼 왔습니다. 외국에서도 지리적 환경 및 사회 여건에 따른 학사 일정을 이어 오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1960년대 이후 기후 등을 고려하여 정한 긴 수업과 방학을 유지해 왔는데요. 이제는 이러한 관행적인 학사운영에서 벗어나 단위 학교별로 다양하고 특성화된 교육을 운영할 수 있도록 틀을 제시한 것이 바로 이번 학사 운영 다양화의 취지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수능 등 각종 평가 이후나 2월 등 취약시기에 학사운영을 내실화하자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안산 광덕고와 같이 이전부터 학사 운영을 다양하게 운영해 온 우수 학교 사례와 시범 학교 운영 결과를 학교에서 적용하기 쉽도록 유형화해 안내하게 된 것이지요. 


진행자  |  제 학창시절을 돌이켜봐도 1~2월 취약시기에는 자습이나 비디오 시청을 하며 무료하게 시간을 보낸 경험이 있는데요. 요즘 학교에서는 취약시기를 어떻게 보내고 있나요?  


조선주  |  특별한 매뉴얼이 있는 건 아니고 교사 재량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아이가 흥미로워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체험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기엔 어려움이 있지요. 


백진희  |  학년 전환기에는 선행학습을 시키곤 했는데, 이번에 ‘6.3.3. 징검다리 프로그램’을 학교에서 운영하자 의외로 학부모들의 반응이 좋았어요. ‘6.3.3. 징검다리’는 비교과 활동을 다양하게 하는 전환기 프로그램인데, 외부 체험학습이나 영화 관람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활동으로 이뤄져 있지요. 어떻게 남은 학기를 ‘알차게’ 보낼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이와 학부모의 의견이 크게 갈리지만, 취약시기 학교에 가는 것조차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즐겁고 오고 싶은 학교’가 되는 건 좋은 변화라고 생각해요. 


이승표  |  다양한 프로그램을 취약시기에 운영하는 데 학교가 부족함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특히 수능 이후 시기는 입시 준비 등으로 정상적인 교육과정이 어려운 사각지대라 볼 수 있지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달에는 수능 이후 고교 3학년 교육과정 운영 사례집을 개발해 전국 일선 학교에 보급한 바 있습니다. 자료집에는 학교 교육과정을 탄력적으로 재편성해 운영하는 사례와 교과 중심, 창의적 체험활동 중심, 꿈·끼 신장 중심 등 다양하고 특색 있는 학생활동 프로그램이 소개돼 있어 학교 현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요. 


‘붕어빵 교육’ 이제는 그만!

진행자  |  학사 운영 다양화·내실화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요? 


이승표  |  전통적으로 중앙집권적 교육 제도가 발달한 나라에서는 학교마다 교육 내용이나 학사 일정 등이 획일적으로 운영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학사 일정의 경우, 오래 전부터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법령으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행적으로 비슷하게 운영해 온 것이지요.이번에 교육부가 마련한 방안에서는 기존에 학사 운영을 다양화한 학교 사례를 통해 4가지 유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자유학기제와 연계해 한 달에 한 번 방학을 주는 월별 단기체험(방학)형, 어린이날이나 추석 즈음하여 봄·가을 방학을 짧게 가지는 단기방학형, 학사 일정을 앞당기고 취약시기인 2월에 종업식을 하는 2월 등교기간 최소화형, 기존 방식을 유지하면서 두 가지 이상을 혼합하는 혼합형입니다. 큰 틀에서 4가지로 유형화했습니다만, 교육부가 제시한 유형을 참고하여 학교마다 탄력적으로 특색 있게 운영했으면 하는 것이 교육부의 바람입니다.  


강유라  |  안산 광덕고는 5년 전 신설된 학교로, 초창기부터 4학기로 운영해 왔습니다. 사계절별 46∼50일씩 학사를 운영하기에 법정 수업일수(연간 190일)를 채우는 데도 어려움이 없지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끝나는 봄과 가을에 일주일 정도 짧은 방학을 두고 있는데, 여름·겨울방학을 그만큼 줄여서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학사 일정을 앞당겨 취약시기인 2월에는 졸업식과 종업식을 하고, 3월에 입학과 개학을 동시에 합니다. 이렇게 운영하다 보니, 좋아진 건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든 점이에요. 어쨌든 계절마다 휴식기간이 있고, 4학기로 학업이 균등하게 나눠져 운영되기 때문에 학생 입장에서는 덜 지치는 것 같더군요. 


백진희  |  애매한 시간을 보내는 2월에 종업식을 하는 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다만, 겨울방학이 너무 길어지는 건 아닐까 우려되는데요. 겨울방학 기간이 얼마나 되나요? 


강유라  |  45일 정도로 길지만 어영부영 2월을 보냈을 때보다는 좋다고 생각해요. 특히, 가장 좋았던 건 봄·가을방학 동안 아이들이 떠나는 ‘따라체험’이었습니다. ‘길따라 사람 속으로’(1학년), ‘꿈따라 세상 속으로’(2학년), ‘끼따라 학과 속으로’(3학년) 등 학년별로 체험활동을 진행하는데, 기존 수학여행·수련회 대신 학생들이 5~10명씩 팀을 꾸려 가고 싶고, 하고 싶은 체험계획을 세우지요. 아이들이 직접 여행일정도 짜고 학교 선생님을 섭외하는 등 스스로 준비하는 과정을 무척 즐거워합니다. 체험을 다녀온 후에는 보고서를 작성해 내게 되고요. 


이승표  |  앞으로 취약시기 동안 각자의 꿈과 끼를 찾아볼 수 있는 진로탐색·체험 프로그램, 독서, 탐방 등 다양한 참여형 체험 프로그램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학생들에게는 수업-평가-후식의 조화로운 학습 조건을 제공해 학습 효율을 높일 수 있고, 취약시기의 형식적인 수업 관행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요. 


진행자  |  외부 체험학습이 많아지면,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도 있지 않나요? 


강유라  |  지난 4~5년간 사고가 일어난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그렇지만, 세월호 사건 이후 직·간접적인 제재 때문에 올해는 따라체험을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1~2학년 때 아이가 다녀오고 굉장히 좋아했던 터라 무척 아쉬워했지요. 안전대책이 강화되면서 안전요원을 대동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요건이 생김에 따라 다양한 활동들이 위축되는 건 아닐까 염려도 됩니다.


조선주  |  인천만 해도 지역 내에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처가 산재해 있어요. 테마·그룹별 체험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학교-지역사회 연계도 강화되면 좋을 텐데요. 교장선생님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승표  |  그동안 학교나 교육청 단위에서 결정하고 진행해 오던 학생 체험은 앞으로 교사나 학생이 주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학생이 스스로 기획하고 준비하면 오히려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적어지고 책임감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지요. 학생의 체험활동과 관련해서 저희가 학교에 제안하는 것도 첫째가 ‘안전하게 하자’, 둘째가 ‘자기주도적으로 기획하는  소규모 테마형으로 하자’입니다. 그러나,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나 과도한 제재로 교육 활동이 위축되는 일이 없도록 교육청과도 긴밀해 협의해 나가려고 합니다. 


다양한 체험활동을 위한 기반은 교육청과 학교가 함께 마련해 나가고 있는데요. 지역사회와 연계한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전국의 창의적 체험활동 체험처를 지도로 만든 ‘창의적 체험활동 자원지도(CRM)’를 인터넷 사이트인 크레존(www.crezone.net)을 통해 제공하고 있지요. 


형제·자매의 방학이 달라진다면… 

백진희  |  학사 일정이 다양화되면 혼란이 생기는 건 아닐까 우려가 돼요. 신설학교와는 달리 오랫동안 학사 운영이 유지된 학교의 경우 한 번에 변하기란 쉽지 않거든요. 특히 교사가 순환 근무를 하는 공립학교라면 학교 현장도 어수선해지지 않을까요? 


이승표  |  학사 운영 다양화·내실화 정책의 기저에는 학부모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학교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있습니다. 학교는 교육부에서 제시한 학사 운영 모형을 참고해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기 전 교원, 학생, 학부모 등의 의견을 수렴하여 학사 일정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학부모도 학교교육에 참여하고 함께 하는 것이라 할 수 있지요. 아울러, 교원의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시·도교육청에 방학 중 연수 기간을 조정하고, 인사 시기 조정 등의 노력을 하고자 합니다. 


강유라  |  4학기로 학사 운영을 한다고 했을 때 초반에는 학부모들의 민원도 있었어요. 특히, 고등학교이다 보니 입시 준비에 대한 우려가 많았지요. 학원을 보낼 때 시간이 안 맞거나 일선 학교와는 다른 학사 일정이 문제가 되기도 했어요. 그래서 과외를 하거나 소규모 집단으로 학원에 부탁해 별도로 가르치기도 했지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광덕고는 서당학습제, 튜터제 등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교과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해 사교육에 대한 불안감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 주었어요. 


이승표  |  아마도 말씀하신 문제를 많은 학부모님들께서 우려하고 계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공교육의 틀을 사교육의 틀에 맞도록 바꾼다는 건 주객이 전도된 것 아닐까요. 아이들의 공동체적인 행복에 대해 이제는 엄마들이 답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백진희  |  형제·자매가 학교가 다르면 방학도 달라지고, 가족여행이나 휴가 일정 등에도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요. 


조선주  |  학교에서 도서관 개방을 하고 있는데, 방학 기간에도 개방해서 오후에는 학교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어요. 


이승표  |  교육지원청 단위 또는 학군 단위에서 학사 일정 등을 사전에 협의하는 등 인근 학교와 연계하려고 합니다. 특히, 지역별로 교장협의회를 두면 말씀하신 문제는 해결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맞벌이 부모 위한 ‘자녀 돌봄’ 강화해야

조선주  |  단기 방학 등이 생기면 맞벌이 부모들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어요. 자녀를 챙기지 못하게 되면 학원에 보낼 수밖에 없거든요. 학교에서 5일간 단기 방학을 한 적이 있었는데, 학부모의 60%가 반대를 표했어요. 돌봄교실은 신청자가 많아 이용할 수 없는데다 돌봄교사도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자녀 돌봄의 어려움을 호소했었죠. 


이승표  |  학부모 부담을 해소의 일환으로 맞벌이 가정 자녀를 위해서는 돌봄 프로그램을 강화하려고 합니다. 또한, 저소득층 자녀의 경우에는 다양한 체험활동도 지원해 소득격차로 인한 문화적 차이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조선주  |  학사 운영에 대해 학부모들은 학교와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학사 일정을 정하기 전에 학부모들에게 통신문을 발송하고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승표  |  학사 운영은 11월~1월 사이에 교원, 학생, 학부모로부터 기초조사 및 협의를 하고, 12월~2월 시안을 작성해 1~2월 사이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학교장이 확정합니다. 내년부터는 학사 운영 다양화·내실화 추진계획에 따라 학사 운영 결정과정에서 학부모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학교에 요청하고 협조해 나갈 계획입니다. 


취약시기 ‘미니 자유학기’로 운영

강유라  |  4학기제를 운영하면서 개교기념일, 소풍, 수련회를 대신할 단기 방학이 생겼습니다. 특히, 체육대회 등 교내 행사를 대신해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마다 아이들끼리 준비하는 공연이 펼쳐지는데요. 대학의 버스킹 공연처럼, 끼 있는 학생들이 공연을 신청하면 전교생이 공연을 함께 즐기고 관람할 수 있습니다. 저희 아이는 중국어학과 진학을 희망했는데, 친구들과 중국어로 광장에서 노래자랑을 펼쳤어요. 입학사정관으로 대학에 진학할 때 이러한 활동이 도움이 되어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합격하게 되었지요. 아이들에게 끼를 펼칠 수 있는 장이 마련된 것도 학사 운영이 다양화되면서 가능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  현재도 자발적으로 학사 운영을 다양하게 하고 있는 학교들이 있는데요. 굳이 유형화된 학사 운영 틀을 만들어 제시할 필요가 있을까요. 


이승표  |  전국에 1만여 개의 학교 가운데 학사 운영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는 학교는 300~500여 개교에 불과합니다. 이번 학사 운영 다양화·내실화 추진계획은 이러한 일부 학교들의 노력을 일반화하기 위한 정책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수 운영 사례와 자료를 전국 학교가 공유하고,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지원하는 방향이지요. 


강유라  |  직접 경험해 본 학부모로서 말하자면, 걱정하시는 것만큼 학사 운영이 바뀌는 게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학사 운영이 바뀔 때 어려웠고 반대 의견도 많았지만, 결론적으로 봤을 때 학사 운영이 다양화되고, 꿈과 끼를 키워주는 큰 틀이 마련되는 것이 정답인 것 같습니다. 


이승표  |  오늘 이 자리에서 해주신 말씀은 앞으로 정책을 추진해 나가면서 충분히 반영하고 개선하고자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꿈·끼를 키우는 자유학기를 확산하여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은 교육 정책의 큰 흐름입니다. 1·2학기 시험이 끝나고 아이들이 의미 없이 보내는 시간들을 진로와 연계해 꿈·끼 탐색 주간으로 운영하는 등 교사와 함께 호흡하는 ‘미니 자유학기’로 운영하고자 하는 것이 저희의 생각입니다. 앞으로 학사운영 다양화·내실화 추진계획이 교육 현장에게 잘 안착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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