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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견이 홈닥터 되는 '개코 BMI 프로젝트' 본문

~2016년 교육부 이야기/신기한 과학세계

애완견이 홈닥터 되는 '개코 BMI 프로젝트'

대한민국 교육부 2010. 2. 24. 09:53
로봇기술 선진국인 일본에서는 인공 손을 부착한 환자의 뇌에 신경칩을 부착하고 글씨를 쓰게 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도요타자동차의 경우 뇌파로 움직이는 휠체어를 개발하는 등 BMI(Brain Machine Interface) 기술, 즉 뇌-기계 인터페이스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척수 손상으로 운동신경이 마비된 환자가 손발을 의지대로 움직일 날이 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생각대로' 움직이는 기술… 10년 만의 성과
 

국내에서는 신형철 한림대 의과대 교수가 BMI 연구의 독보적인 존재다. 미국에서 학위를 마치고 하버드 의대 강사를 하던 중 '90년도 초에 한림대 의과대에 부임 후, 김성준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로부터 국가과제 차원으로 진행하는 BMI 기술과제를 부탁받게 됐다. 이유인 즉, 그 당시 미국에서는 신 교수를 지도했던 스승과 같은 연구실 출신인 동료가 원숭이를 활용한 BMI 연구 성과를 속속 내놓고 있었던 만큼 신 교수를 연구의 적임자로 판단한 것이다. 

국가 미래융합기술로 선정된 ‘BMI’ 기술을 연구 중인 신현섭 한림대 의과대학 교수와 생리학교실 연구원들


이렇게 2000년부터 신 교수와 5명 남짓의 생리학교실 대학원생들은 본격적인 BMI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연구 초반에는 쥐를 이용한 단순한 기술 획득에 만족해야 했지만 2006년부터는 개를 이용해 1, 2차원 운동기계제어 BMI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하면서 IT/로봇제어 기술과의 융합으로 다양한 실용화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주인과 간단한 언어소통은 물론 게임, 로봇 및 가전제품의 제어도 가능해졌고, 최근에는 뇌에 이식이 가능한 소형 신경신호 추출 및 무선전송 BMI칩을 개발해 슈퍼독에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뇌질환 환자에 도움을 주는 BMI를 개발 중이다. 연구팀이 무선전송 칩을 개발하는 데만 3년을 공들인 끝에 얻은 결실이다.  


   냄새로 '암' 구분하는 '개코 프로젝트' 진행
 

연구팀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개의 뛰어난 후각신경신호를 활용한 BMI 기술로 다양한 질병을 조기 진단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개코 BMI' 프로젝트는 개의 냄새 인지 능력을 BMI 기술과 접목해 다양한 암의 초기진단에 실용화하기 위한 연구로, 일정한 훈련을 거쳐 8종의 암 진단에 활용해 본 결과, 그 정확도가 9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BMI 무선칩이 이식되어 간단한 언어표현이 가능한 뇌-기계 인터페이스 반려견 ‘복술이(伏術理)’


이러한 기술이 실생활에 적용되면 애완용 개가 집안의 '홈닥터' 역할도 거뜬히 수행할 수 있다. 가족들의 건강상태와 암을 포함한 다양한 질병까지 조기에 진단해 주는 웰빙 슈퍼독의 역할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그런데 왜 하필 '개'일까. 반려동물로서 사람과 친근한 만큼 이러한 기술적용이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연구팀은 오히려 사람과 가장 친밀하기 때문에 개를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원숭이를 대상으로 상당한 BMI 연구 성과를 낳은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개체수 부족으로 원숭이 연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한계'를 역으로 반전시킨 것이다. 문화적인 차이로 서구권에서는 실험동물로 개를 이용할 수 없는 상황도 뇌 연구의 '틈새시장'을 확보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미래기술 개발 위한 '연구인력' 양성해야
 

현재 BMI 기술은 선진국에서도 21세기 100년에 걸친 10대 신기술, 국내 과학계에서도 10대 미래유망기술 중 단연 첫째로 선정됐을 정도로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중요한 신기술도 함께 연구해 나갈 연구 인력이 없다면 무의미한 일이다. 

신 교수는 "융합기술인 BMI 연구 특성상 하드웨어, 컴퓨터, 기계제어, 프로그램 등 다양한 학문 분야의 연구자들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연구 개발에 집중할만한 연구원의 적절한 수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지방대학의 현실"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줄어드는 국내 연구원의 빈자리를 몽고 등 대체인력으로 채우고 있지만, 연구 성과가 점차 알려지면서 마약견을 담당하고 있는 현직 제주경찰청 소속 경찰이 진학하는 등 다방면의 전공학생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의 기술 개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건 '우수한 연구인력 양성'과 '지원'이라고 신 교수는 거듭 강조한다.  

 교과부 웹진  꿈나래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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