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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놀라운 생명체의 능력, '생체모방공학' 본문

~2016년 교육부 이야기/신기한 과학세계

끝없이 놀라운 생명체의 능력, '생체모방공학'

대한민국 교육부 2010. 4. 26. 10:21
홍합의 접착력은 폭풍우에도 끄떡없고, 딱정벌레의 단단한 껍데기는 갑옷을 능가한다. 뿐만 아니라 파리는 회전, 후진, 8자 비행 등 다양한 비행 기술로 자유자재로 날아다닌다. 자연의 생명체들이 보여 주는 놀라운 능력은 끝이 없다. 과학자들은 이처럼 동식물들의 놀라운 능력을 모방하여 우리 생활에 필요한 형태로 만들어내려고 한다. 이러한 기술을 ‘생체모방공학(Biomimetics)’이라고 한다. 



   ‘연잎’ 응용해 방수 유리창·변기 탄생
 

생체모방의 모든 것은 자연에 존재한다. 자연이 훌륭한 스승인 셈이다. 자연에서 배운 아이디어로 상품을 만들어 상업적으로 널리 성공을 거둔 것에 ‘벨크로’ 테이프가 있다. 일명 ‘찍찍이’라고도 부르는 벨크로는 엉겅퀴의 갈고리를 흉내 낸 것이다. 한 면에는 고리를, 한 면에는 갈고리를 붙여 서로 붙이면 고리에 갈고리가 걸려서 강한 접착력을 지니게 된다. 오늘날 벨크로는 옷소매에서부터 무중력 상태인 우주선 안의 도구를 고정시키는 데 이르기까지 그 쓰임새가 다양하다. 

연잎의 표면은 마치 코팅이 된 것처럼 매끄럽게 보이지만 울퉁불퉁하게 올라온 무수한 돌기로 인해 항상 깨끗한 표면을 유지한다.

또 다른 식물로는 연잎이 있다. 연잎은 항상 깨끗한 표면 상태를 유지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다른 잎과 달리 마치 코팅이 된 것처럼 표면이 매끄럽고, 울퉁불퉁한 돌기들이 무수히 나있는 독특한 구조 덕분에 연잎 위에 떨어진 물방울은 퍼지지 않고 공처럼 동글동글 말려서 구른다. 그렇게 구르는 물방울은 표면의 먼지까지 쓸고 가 연잎은 항상 깨끗하다. 이런 연꽃잎의 자정 능력을 활용해 비가 내려도 저절로 깨끗해지는 유리창, 물만 한번 내리면 깔끔해지는 변기, 비 한번 맞으면 청소가 자동으로 되는 자동차 등의 개발이 가능하다. 실제로 청소를 하지 않아도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는 유리창, 하얀 면바지에 콜라를 흘려도 손으로 툭툭 털어 내면 깨끗한 원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면섬유, 가죽·나무·섬유 등에 뿌리면 물과 오염을 방지해주는 스프레이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접착제에서 우주선 분야까지 ‘생체모방’
 
 

벽을 기어오르면서도 떨어지지 않는 도마뱀 종의 발바닥 구조를 연구한 끝에 다양한 접착제들이 탄생했다.

도마뱀붙이(도마뱀의 일종)는 왜 미끄러지지 않고 벽을 잘 기어오를 수 있을까. 한번쯤 해봤을 만한 질문이다. 도마뱀붙이가 천장이나 유리 벽면에 거꾸로 매달려 잘 오르고 붙어 있을 수 있는 건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난 발바닥의 미세한 털 때문이다. 이들 털이 물체의 표면과 닿으면 물체 표면의 분자와 털 사이에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 생겨 도마뱀붙이의 몸무게를 지탱해준다. 이를 모방해 만든 것이 ‘도마뱀붙이 테이프’로, 끈적끈적한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도 접착력을 발휘한다. 테이프 1㎠로 3㎏을 천장에 매달 수 있다.

상어 비늘을 본떠 만든 전신수영복에는 삼각형의 미세돌기가 있어 물의 저항을 줄여준다.

뿐만 아니라, 상어가 어떻게 그렇게 빨리 헤엄칠 수 있을지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던 중 만들어진 산물도 있다. 바로 상어 비늘을 응용한 전신수영복이다. 상어 비늘에는 작은 돌기들이 있는데, 이것은 물의 마찰 저항력을 줄여 더욱 빠른 스피드를 내게 한다. 상어 비늘을 본뜬 전신수영복에서는 삼각형의 미세 돌기가 돋아나와 있어 수영복에 닿는 물이 잘 흘러가게 저항을 줄여준다. 올림픽에서 수영선수들이 이 전신수영복을 입고 0.01초의 기록을 앞당긴다. 이 원리는 비행기에도 적용되는데, 항공기의 경우 10%만 공기마찰을 줄여도 40% 연료를 절감할 수 있다.

먹고 나면 쓰레기가 되는 전복 껍데기도 알고 보면, 웬만한 충격에도 잘 부서지지 않는 초고강도 ‘무쇠 껍데기’이다. 전복 껍데기는 지름 10㎛, 두께 0.5㎛ 크기의 수천 개의 탄산칼슘 타일이 겹겹이 쌓여 있는데 각 타일은 단백질 접착제로 단단하게 붙어 있다. 전복 껍데기의 이런 분자 배열을 분석해 전투에 사용되는 탱크의 철갑뿐 아니라 가벼우면서도 총알을 쉽게 막아내는 방탄복도 등장했다.

생체모방공학은 로봇을 만드는 데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로봇 기술의 주요 대상은 곤충이다. 곤충의 뇌신경시스템은 상당히 단순하지만 기억이나 학습능력 면에서 기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울퉁불퉁한 곳에서도 똑바로 잘 걸어 다니는 일본의 로봇 ‘로보로치’는 바퀴벌레가 움직일 때 더듬이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전기신호를 측정해 적용시켜 만든 것이다. 자벌레의 몸 움직임을 이용하여 대장 속을 자유자재로 드나드는 내시경 로봇, 굴곡이 있어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지네 로봇 등 로봇 기술의 대상이 되는 곤충은 무궁무진하다. 

이 세상에 자연만큼 정밀한 기술은 없다. 어떤 첨단기술도 자연만큼 뛰어나고 정밀하지 못하다. 자연을 모방하는 생체모방공학에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길이 있다.

글 |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교과부 웹진  꿈나래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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