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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신기한 과학세계

아이언맨2, 과학기술이 만든 슈퍼히어로

대한민국 교육부 2010. 4. 30. 15:24
상반기 할리우드 최대 액션 기대작으로 꼽히는 ‘아이언맨(IRON MAN) 2’가 29일 국내 극장가에 개봉됐다. ‘기술이 만든 슈퍼히어로’라는 특이한 설정을 담은 아이언맨은 그러나, 2편에서 기술을 이용한 오락영화에 치중해 아쉬움을 남긴다. 

'아이언맨2'는 지난 29일 한국에 개봉돼 미국 현지 개봉일 5월 7일보다 일주일이상 먼저  첫 선을 보였다. 한국 관람객들이 보여준 입체영화에 대한 관심을 먼저 살펴보고 미국 시장에 전력하겠다는 제작사 및 배급사의 의도로 풀이된다.

한국 관객들이 단기간만에 영화의 흥행을 결정짓는 집중적인 관심을 보여준다는 점과 한국 영화계가 왕성한 영화제작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아직 본격적인 3D 영화를 내놓지 않았다는 점도 할리우드가 3D, 4D 영화를 들고 한국을 겨냥하는 이유다.

▲ 아이언맨 개발 연구실의 토니 스타크 ⓒ아이언맨2




   4D 입체영상 통해 대중에 다가가기 유리
 

아이언맨2의 특징은 4D 입체영상을 통해 대중에 다가가기 유리하다는 것. 지난해 '아바타'가 3D 및 4D 상영으로 한국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크게 인기를 끈 뒤 이어지는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지만, '아바타'보다도 4D로 즐기기에 좋다는 점이 영화계의 관심을 받는 이유다.

3D영화는 편광필터 등으로 양쪽 눈 각각이 느끼는 시선의 차이를 이용해 영상을 입체적으로 보이게 만든다. 이에 더해 4D는 입체영상 뿐만 아니라 그 영상에 맞춰 영화관 좌석이 진동하거나 앞좌석에서 바람, 수증기 등이 뿜어져 나와 영상의 입체감을 배가시킨다.

'아이언맨2'는 3D영화로 인기를 끈 '아바타'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넘어 4D 영화로서 남다른 기대를 모은다. 도심에서 벌어지는 무장한 기계 로봇들(메카닉)간의 전투를 소재로 하기 때문이다. 

대형 로봇이 아스팔트에 떨어지거나 서로 부딪치면서 낼법한 액션 장면들이 좌석에 진동을 줄 수 있는 꺼리가 되기 때문이다. 또 '아바타'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나무나 풀 등 자연적인 조건이 배경이 돼 등장인물들과 지면이 부딪히는 경우에도 비교적 부드러운 느낌으로 묘사된다. 이에 비해 '아이언맨2'는 도심 한 가운데에 있는 빌딩, 건물 등 인공물들이 영화의 배경으로 나와 아이언맨이 움직일 때마다 좌석에 진동을 줄 수 있는 꺼리가 풍부한 편이다. 아이언맨 등의 등장소재들이 가진 강력한 기계적 힘이야 말로 진동을 느끼는 관객들을 놀래킬 수 있는 색다른 소재이기 때문이다. 

▲ 슈트를 입은 토니 ⓒ아이언맨2


전편 '아이언맨'에 이어 속편에서는 주인공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가 스스로 슈퍼 히어로 아이언맨이라고 밝힌 이후 세계평화를 유지하는 역할을 도맡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토니를 시기하는 군수업체와 러시아의 또 다른 로봇제작자가 등장, 두 사람이 만든 로봇들과 아이언맨이 격돌하는 것이 주요 스토리다. 

스타크는 애초 단지 개인이 즐기기 위한 목적으로 슈트를 만들었지만, 강력한 힘을 바라는 수많은 전쟁주의자들은 스타크의 슈트를 만들고자 노력한다. 미국 국방부는 또 다른 아이언맨 슈트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며, 안정된 국방력을 확보하기 위해 스타크에게 슈트를 넘길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그보다 뛰어난 슈트는 결국 개발되지 못했고, 국방력 보강을 위해 가져간 슈트가 오히려 세계평화를 위협하게 된다.

전편은 기존 정지영상인 만화에서 아이언맨의 특징을 잡아내 속도감있는 동영상을 창조적으로 묘사했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지상에서 대기권 밖까지 빠른 속도로 상승하거나 대륙을 가로지르며 비행기보다 빠른 속도로 날아다니는 아이언맨의 모습을 밀도있는 영상으로 보여준 것이다. 

▲ 아이언맨에 대항해 무기로서의 기술을 개발한 러시아 은둔과학자 ⓒ아이언맨2


전투기 등에 카메라를 매달아 촬영했을 때 느낄 수 있는 속도감과 사람이 직접 날아다니는 시선으로 보는 속도감이 같을 수 없다. '아이언맨'은 이제까지 대형 영상으로 보기 어려운 속도감있고 기상천외한 장면을 다수 영상에 포함시켜 영화팬들을 흡족하게 만들어왔다. 

그러나 '아이언맨2'는 아이언맨만이 가지는 속도감있는 움직임을 보여주는데 있어서는 그다지 새롭지 않다. 대신 4D 입체영상에서 만끽할 수 있는 속도감을 보여주기 위해 자동차 레이싱 장면이 추가되거나 여러 대의 로봇군단이 출연해 다층적인 입체감을 보여주는데 주력하고 있다. 

본래 '아이언맨'은 테크노필리아(기술 낙관주의)와 테크노포비아(기술 공포주의)간의 갈등을 극의 내면에 깔고 있다. 뛰어난 기술을 가진 스타크는 단지 개인의 만족을 위해 아이언맨 슈트를 만들지만, 슈트를 대량살상 무기로 사용하고자 하는 악의 무리가 등장한다. 스타크는 발전된 기술이 공포로 다가오지 못하도록 평화적인 목적으로 이를 사용하고자 노력한다. 이에 따라 더욱 뛰어난 기술로 악의 무리를 처단한다는 테크노필리아의 승리를 그린다. 

▲ 아이언맨의 새로운 슈트 ⓒ아이언맨2




   '아이언맨'의 기술은 무기인가? 예술인가?
 

전편의 '아이언맨' 영화가 이런 기술 사회적 의제를 풀어내는데 노력했다면 '아이언맨2'에서는 보다 강한 무기, 보다 뛰어난 기술들 간의 격돌을 주제로 삼아 흥미있는 볼거리를 만들어 내는데 주력한다.

기술을 놓고 벌이는 두 관점은 언제나 대립적인 성격을 지속해왔다. 인본주의자들은 여러 매체나 영화를 통해 테크노포비아를 확산시켜 기술 발전이 인간의 안전을 위하는 방향을 노정하도록 조언한다. 이에 대해 기술개발주의자들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조차도 더욱 발전된 기술을 통해 통제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보다 안전한 기술이 개발되지 않으면 인류 기술의 발전이 저해돼 인류의 복지도 뒤처진다는 것이다. 

많은 과학영화 등을 기반으로 테크노포비아는 대중들에게 널리 퍼져있으나 실질적으로 기술개발을 제한하기는 어려운 반면, 테크노필리아는 과학기술개발자들에게 널리 퍼져 기술개발의 철학으로 자리잡고 있으나 기술사회학 쪽의 논리적 주장을 대중적으로 반박하지는 않는 편이다. 

'아이언맨'은 기술이 무기로 사용되어야 할지, (광의의) 예술로 사용되어야 할지 등에 대한 기술사회적 의제를 제안하는 만화다. 기술은 개발자의 의도에 따라 무기로도, 예술로도 개발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핵분열 등의 기술이 무기일수도, 에너지일수도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무기와 예술을 동시에 발전시킨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케치가 이에 대한 좋은 예가 된다.

Iron Man 2 | Director Jon Favreau | Escritores Justin Theroux, Stan Lee (Marvel comic book) | 124 min | 2010

박상주 객원기자
 한국과학창의재단  사이언스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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