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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잔혹한 기술의 양면

대한민국 교육부 2018. 2. 19. 09:00

아름답고 잔혹한 기술의 양면

2018 미국 CES REVIEW 컨퍼런스




지난 9일부터 12일(현지 시각)까지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올 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onsumer Electronics Show, CES 2018)의 대미는 거대한 드론 쇼가 장식했다.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호텔 상공에는 수백 대의 드론이 날아오르며 밤하늘을 화려한 불빛으로 수놓았다. 지상에는 벨라지오호텔을 상징하는 분수 쇼가 펼쳐졌다.


인텔이 AI 조종으로 선보인 드론 쇼(△영상 바로가기)는 기술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전율의 순간이었다. 하지만 인간을 현혹시키는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는 기술이란 역설적으로는 인간을 파멸에 이르게 할 수도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밤하늘에는 ‘드론 오로라’가 내렸다. 1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에서 선보인 인텔사의 인공지능 드론쇼의 모습.  https://www.youtube.com/watch?v=1AzQJFlucdE#action=share



전 세계 ICT 산업의 트렌드를 제시하고 있는 전시회인 만큼 올 해 CES에서는 드론, 로봇,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 각국 기업들의 최신 기술이 총출동되었다. 특히 이번 CES에는 최첨단 기술을 지닌 다양한 드론이 전시되며 ‘드론’이 전면에 내세워졌다.


하지만 수많은 기술의 진보 속에서 가장 돋보였던 것은 기술의 이면에 존재하고 있는 양면성을 경계하자는 메시지를 상기시켰다는 점이었다.


매년 CES를 취재해 온 AVING NEWS 김기대 발행인은 직접 찍은 영상을 소개하며 올 해 CES가 가지는 의의를 설명했다. 그는 23일 성남산업진흥재단과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 주최로 열린 ‘CES 2018 Review’ 컨퍼런스에서 올 해 CES에서 보여준 드론 쇼의 장관 이면에 숨겨져 있는 드론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23일 경기도 성남 킨스타워에서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들과 ICT 전문 기자들이 올 해 열린 CES의 핵심을 다시 짚어보는 자리를 가졌다. 

ⓒ 김은영/ ScienceTimes



기술이 예술과 다름없는 아름다움으로 감동을 선사할 정도의 파급력이 있다는 것은 인간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더욱 강력한 힘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미 해군연구소는 초소형 드론의 군집 비행기술 시연 및 운용을 위해 적측형 드론 군집 드론 ‘CICADA’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약 65g의 초소형 드론을 개발하는 한편 전투기에서 초소형 ‘킬러 드론’을 투하하는 실험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벨라지오호텔 상공을 아름답게 누볐던 드론의 군집 비행을 가능토록 한 첨단 기술력이 인간을 쉽게 죽이는데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시민단체 ‘킬러로봇금지 캠페인(Campaign to Stop Killer Robots, www.stopkillerrobots.org)'은 킬러 로봇의 위해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UN 주최로 열린 특정재래식무기금지협약(CCW)에서 킬러 드론을 직접 시연(△영상 바로 보기)했다.


사람 손바닥 보다 작은 이 드론의 폭격 성능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안면인식 기술과 카메라, GPS를 폭탄과 함께 장착하고 정확히 공격해야할 사람의 두뇌를 순식간에 공격해 뚫어버린다.



 시민단체 킬러로봇금지 캠페인에서 소개한 킬러 드론의 모습. ⓒ 

https://www.youtube.com/watch?v=EFZB6AhsYHQ



보스턴 다이나믹스에서 개발한 이족보행로봇은 걷고 달리고 장애물을 넘고 급기야는 360도 회전까지 하는 ‘묘기’도 부린다. 하지만 이렇게 사람의 신체보다 더 강하고 유연하기까지 한 이족보행로봇을 보면 슬슬 두려움이 몰려온다. 사람 편하자고 만든 기술 앞에 인간이 초라해지고 급기야는 생명의 위협까지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두려움을 읽은 것일까. CES에 등장한 혼다의 로봇은 인간의 감성을 읽어내려 했다. 로봇의 바디는 인간이 위협적으로 느끼지 않는 둥그런 유선형의 귀염성을 가지고 있다. 소프트뱅크사가 개발한 인공지능 로봇 페퍼가 초등학생 정도의 신장을 가지게 된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더 이상 우리가 생각하는 ‘로봇’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듯하다. 올 해 CES에서는 로봇의 경계를 허물어버렸다. 앞으로는 로봇과 드론, 자동차를 구분하는 의미가 없다. 경계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 곤충과 같이 작은 초소형 드론이나 사람을 태울 수 있는 드론 택시, 장애인들이 사용하는 휠체어, 자율주행차량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것이 로봇이라 할 수 있다.





자동차는 더이상 이동수단이 아니라고 선언한 자동차회사들


가장 큰 변화는 자동차 회사에서 부터 시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요다 아키오 회장은 CES 컨퍼런스에서 “도요타는 더 이상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며 “도요타의 경쟁자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이라고 선언했다. 자동차가 이제는 단순히 이동을 위한 디바이스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올 해 CES가 가지는 의의를 한국에서나마 알기 위해 수백명의 참관객들이 몰렸다. ⓒ 김은영/ ScienceTimes



이 날 행사에서 도요타는 자동차가 레스토랑이나 슈퍼, 집, 상점 등 실생활의 기반이 되는 셔틀 기반의 모빌리티 플랫폼인 이팔레트(E-Pallete)를 미래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포드사도 같은 출사표를 던졌다. 짐 해킷 포드 CEO는 9일 개막식 기조강연을 통해 포드가 앞으로 모빌리티와 스마트시티에 미래 비전이 있다고 선언했다.


메르세데스-벤츠사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종원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는 “AI 관련 모든 기술의 집약체가 바로 자동차”라며 “국내 현대·기아차나 삼성전자·하만의 자율주행 플랫폼도 전시되었으나 벤츠사의 딥러닝 기반의 음성인식기술을 보며 굉장한 기술 진보를 느꼈다”고 감탄했다.


CES에서 보여지는 또 다른 트렌드 변화는 모든 사물과 서비스의 사물인터넷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정송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는 “모든 서비스와 제품의 사물인터넷(IoT)화가 빠른 시일 안에 이루어질 것”이라며 “이제 이 모든 기술의 끝은 5G를 가리키고 있다”고 전망했다.


세상이 바뀌는 기술의 미래는 이제 우리 앞에 경계도 없이 펼쳐지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은 엄청나게 발전하고 있다. 기술의 양면을 잘 사용해야 할 시기가 점점 가까이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글_ 김은영 객원기자 teashotcool@gmail.com

출처_ 사이언스올 사이언스타임즈

저작권자 2018.01.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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