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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공식 블로그
경북고의 놀라운 변화, 1인 1책 쓰기 활동 본문
지난 1월 28일. 학교 교육과정 선진화 엑스포가 열린 일산 킨텍스에 가기 위해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버스를 타고 대화 역에 내려 킨텍스의 셔틀버스가 오길 기다리는 동안 꽤 많은 분들이 모이셨습니다. 그 중에서는 광명에서 오신 초등학교 선생님 한 분도 계셨습니다. 초등학교 수업사례를 보시려고 광명에서 먼 걸음을 하신 모습에 선생님의 열정이 느껴졌습니다. 이렇듯 다양한 지역의 많은 선생님들과 교육 관계자분들 그리고 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이틀에 거쳐 엑스포가 진행되었습니다.
창의적 체험활동 사례발표에 앞서 초 ㆍ중 ㆍ고 수업사례발표가 있었습니다. 모두 앉아서 들었는데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낭독 수업을 통해 한 번에 여러가지 효과를 거둔 대전 진잠초등학교의 윤소라 선생님. NIE에 대한 흥미를 자연스럽게 일으켜 아이들이 신문을 즐겁게 접할 수 있도록 하신 대전 가오초등학교의 김수진 선생님. 툴툴대는 아이들에게 기존의 수업을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과 함께 학교에 투자를 하면 달라진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업그레이드 된 영어 수업을 하신 경기 늘푸른중학교의 오수정 선생님.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고전 문학을 마음으로 느낄 수 있을까 여고생들의 감수성을 한껏 이끌어 내주신 경북 구미여자고등학교의 박지은 선생님.
지금 대학생이라 수능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교실에 앉아서 선생님들의 수업을 들어보고 싶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시행착오를 겪고 계시는 선생님들이 계신다면 굉장히 유용하게 적용해 보실 수 있을 거 같았는데 이를 위해 발표집을 업로드해 두셨더라구요. 학교교육과정 선진화 엑스포 홈페이지(http://www.curri100expo.com)에 있는 공지사항의 가장 첫번째 글 '학교교육과정 선진화 엑스포 세미나 자료집 다운로드'를 통해 자료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수업사례뿐만 아니라 엑스포의 전반적인 내용을 알 수 있으실거에요. 이어서 창의적 체험활동 사례발표가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을 위해 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저의 책을 스스로 만들어 보았던 경험은 제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해주었습니다.”
유지태를 닮은 경북고등학교에 있는 2학년 조민섭 군이 한 말입니다.
경북고 수업사례 발표를 맡은 이금희 선생님은, 처음에 저자체험에 대한 학부모님들의 반발이 거셌다고 하셨습니다. 아무래도 경북고가 대구에서도 학구열이 높은 지역에 위치한 학교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공부하느라 학원 다니느라 하는 데에도 시간이 많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나중에는 학부모님들께서 오히려 굉장히 열렬한 반응을 보이셨다고 하는군요. 아마도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걸 깨달은 학생들이 더 열심히 그리고 진지하게 공부에 임했기 때문이겠죠. 실제로 자신의 책을 직접 만들고 여기서 기쁨과 성취감을 느낀 경북고의 몇몇 학생들은 공부를 왜 하는지 깨닫고는 초분을 아껴가며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아이디어 팩토리에 있는 여러 기사를 통해서도 그리고 제 경험을 통해서도 느끼는 바인데 자기가 진정으로 깨닫는 순간이 와야만 엄청난 속도로 공부에 몰입하게 되나 봅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주제를 제한해서도 책을 쓰는데 이용하는 매체를 제한해서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금희 선생님께서는 책 쓰기의 주제를 잡는 과정은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결정하는 과정이 되기 때문에 아이들이 내면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자신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도와줘야 된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주제 선정은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힘든 과정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아이들이 책의 주제를 결정하고 자신의 책을 쓰기 위한 목표를 가지면 활동이 다양해지고 이는 곧 글쓰기로 수렴되는 과정을 거친다고 하네요.
이 때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이 흥미를 잃지 않게 책 쓰기는 글쓰기가 아니다고 계속 강조를 하신다고 합니다. 뛰어난 매체 활용 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자신의 방식대로 책을 만들어 나갈 수 있게 제한을 두지 않았더니 오디오 북부터 그림책까지 다양하고 흥미로운 책들이 많이 나왔다고 하네요.
그리고 이금희 선생님께서는 많은 선생님들께서 해야 될게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서 ‘왜 내가 다 가르쳐야 되는가?’라는 고민을 하실 텐데 그럴 필요가 없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사회의 인력 풀(pool)을 적극 이용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이금희 선생님 또한 1인 1책 쓰기 활동을 진행하시면서 현직 기자님을 초청해와 강연을 하였는데 이 경험이 아이들의 동기부여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저작권에 대해서 알려줄 일이 있었는데 한국저작권관리위원회에 들어가니 수정조차 할 필요 없는 뛰어난 자료들이 있어서 그걸 이용하셨더니 매우 편리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이금희 선생님께서는 굉장히 재미난 사례를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저희 학교에는 잠신(神)으로 유명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가 어떤 책을 쓸지 굉장히 궁금했었는데 ‘잠’에 관한 책을 쓰더라구요. 나중에 책을 보니 ‘사람은 몇 시간까지 자도 죽지 않는가’와 같이 인터넷에서 찾은 잠에 대한 깨알 같은 자료가 다 모아져 있더라구요. 그런데 신기한 점은 이 아이가 자신의 책을 쓰고 난 이후에 잠을 많이 자지 않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그 아이는 자신이 뭔가를 하나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꼈기 때문이었겠지요. 저는 그 때 느꼈습니다. 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자존감’을 키워주는 것이라는 걸요.”
모든 사례발표가 끝나고 1층에 있는 전시관에 갔습니다. 여기서는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의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지난 1월 6일에 교과부는 학교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특색 있게 운영하여 창의․인성교육을 실천한 100개교를 선정하여 ‘2010학년도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창의․인성 우수학교)’로 발표하였는데 바로 그 100개교 였습니다. 전시관에서는 엑스포가 막을 내릴 시간이 가까워짐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계셨습니다.
저 또한 여러 전시들을 구경하다가 창의적 체험활동 발표사례였던 1인 1책 쓰기 운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대구시의 부스 앞에서 멈춰 섰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아이들의 땀이 고스란히 베어 있는 책들을 직접 손으로 만져보며 볼 수 있었습니다. 지식 나눔을 실천하며 깨달은 것을 깨알같이 적어 놓은 책부터 자신이 알고 있는 곤충에 대한 지식을 사진과 그림을 통해 자세히 표현한 책까지 아이들 제각각의 생각이 다르듯 다양한 아이들의 책이 그곳에 있었습니다. 그 책을 들고 있는 제 손에 아이들의 노력과 정성이 손끝으로 전해지는 거 같아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사실 그 외에 엑스포에서는 국제세미나와 교육포럼 그리고 대입정책세미나도 진행되었는데 동시에 진행되어 참가하지 못했습니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 다 할 수 없었을 정도로 풍성하고 다채로웠던 2010 교육과정 선진화 엑스포였어요.
이번 엑스포에 참가하면서 개인적으로 열정 가득 찬 눈빛의 선생님들을 만나고 사진을 통해 행복해 하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초등사례를 발표하신 선생님의 말씀이 가슴 속에 오래 남아 있네요. "선생님에게는 하루가 마치 한 달 같아요. 왜냐면 선생님은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삶을 모두 살아가기 때문이지요."
내년에는 학교 교육과정 선진화 엑스포에서 또 어떤 선생님들을 만나게될지 벌써부터 가슴이 설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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