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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박이가 아닌, 자기주도적 소풍 어때요?

대한민국 교육부 2011. 6. 8. 07:00



해마다 학교에서는 소풍을 갑니다. 
주로 시험이 끝나고 단체소풍을 나가기 때문에 놀이공원이나 야구장 등 인기 있는 나들이 장소에서는 여러 학교에서 온 엄청난 인파가 한꺼번에 들어오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단체소풍은 학교에서 정해준 스케쥴대로 진행되지요. 
하지만, 학생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소풍이 과연 재미있을까요?
친구들과 함께, 우리들만의 단체소풍 계획을 짜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한 번도 없나요?
보통 때는 할 수 없는 무언가를 친구들과 함께 도전해보고 싶은 적은 없었나요?
 
올해 저희 학교는 처음으로 특별한 시도를 해보았는데요.
바로 학생들이 직접 계획해서 실천하는 자기주도적 소풍, 'Challenge Day!'입니다.
학급별로 학생들끼리 미션을 만들어서 도전하는 소풍, 여러분도 함께 떠나보실까요?
 
 


 소풍 일주일 전 ~ 하루 전날
 
 
작전은 시험이 끝나고 며칠 후 학급회의에서 세워졌습니다.
‘연예인 싸인 받기’ ‘야구장 전광판 나오기’ 등등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지만, 보람있는 목표를 잡자는 의견에 맞춰서 나온 작전은 바로 케이크를 만들어 부모님께 배달가기!
저희도 평상시에 해 볼 수 없는 경험을 해보고, 부모님께도 효도할 수 있는 미션이었기에 회의에서 금새 통과되었습니다.
남자아이들의 강력한 의지로 야구경기 관람도 추가되었답니다.
 
모든 부모님께 케이크를 드리고 싶었지만, 여러가지 현실적인 이유로 그럴 수 없었기에 서울권에 사시는 부모님 4분을 정하고, 그에 따른 배달용 케이크 제작 조 4개와 저희 반 전용 케이크 제작 조 2개, 거기에다가 배달 조를 또다시 짠 후에야 회의가 끝났습니다. 회장단과 몇몇 자원봉사자들은 회의 이후에도 케이크 집 수색과 티켓 예매를 해야 했지만, 모두가 함께 즐기기 위한 절차라는 것을 알고 즐겁게 자신의 임무를 수행했답니다.
 
다른 반에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오이도에서 옥구공원 둘러보기 & 갯벌체험을 진행한 반도 있었고요, 설악산 신흥사 답사 & 아바이마을 앞바다에 입수하기 등등 각 반별로 개성 넘치는 미션들이 수행되었습니다.
 
 


 소풍 당일
 
 
[ 08:30 AM ]
드디어 Challenge Day!
다른 반들과는 달리 스케쥴이 조금 늦게 시작해서 저희는 8시 30분에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조원들끼리 교실에서 기념샷 한 방 찍고, 버스에 올라타서 출발!
  
[ 10:00 AM ]
깜빡 잠들었다가 일어나보니 저희가 케이크를 만들게 될 장소에 버스가 도착했습니다.
아담하고 예쁜 케이크집에서 조원들과 자리잡고, 디자인을 정한 다음, 첫 번째 미션에 도전했습니다.
  

 
첫 번째 미션은 케이크 제작하기!
제과점 진열대에 가지런히 진열되어있는 먹음직스러운 케이크들을 떠올리며 디자인을 고려해낸 다음, 실행에 옮겼습니다. 저희 조는 대부분이 남자였지만, 서로 협동하면서 만든 덕택에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아직은 미숙한 초보자여도 부모님과 친구들을 위해 정성을 담아 멋지게 장식했습니다. 제과점 케이크들만큼 예쁘진 않았지만, 마음이 우러나오는 개성있는 케이크들이 완성되었답니다.
 

 
[ 01:00 PM ]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밥을 먹어야 배달 갈 기운이 납니다^^
다행히 케이크 장식을 끝내자마자 점심시간이었기 때문에, 모두 식사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케이크 제작에 집중해서 에너지 소모가 컸는지, 친구들과 함께였기 때문에 식욕이 더 왕성해졌는지는 모르지만, 엄청난 속도로 식사를 마친 후 저희들은 신속히 배달에 나섰습니다.
 

 
[ 02:00 PM ]
드디어 두 번째 미션의 시작!
혼신의 힘을 다해 제작한 케이크를 부모님께서 계신 곳으로 배달하는 것이었는데요, 지하철로 이동하는 동안 저희들이 열심히 만든 케이크가 망가지는 것을 막기위해 보호막을 형성해야 했답니다.
지하철 역에서 나온 저희 조원들은 씩씩한 걸음걸이로 부모님 직장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 03:00 PM ]
아버님 직장에 도착! 아들이 아버님께 사랑이 담긴 케이크를 전달하는 순간입니다.
 

 
감동의 포옹도 물론 잊지 않았죠^^
 

 
자, 이제 저희 조원들은 세 번째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 몸을 던졌습니다.
그 이름하여 '부모님께 드리는 감사의 이벤트'.
평소에 전하지 못했던 부모님을 향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벤트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트로트를 개사해서 아버지를 향한 사랑의 세레나데를(?) 불렀는데요, 비록 미숙한 실력이었지만 아버지께서 너무 즐거워하셔서 저희 모두 뿌듯했답니다.
 

 
케이크 제작, 배달에 이벤트까지 드디어 완료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 05:30 PM ]
아버님과 잠시 화목한 시간을 보낸 후 소풍의 마지막 코스를 밟기 위해 다시 길을 떠났습니다.
부모님들과 보람찬 시간을 보냈으면, 친구들끼리의 재미있는 시간도 보내야 하는 법이지요^^
그리하여 정해진 소풍의 마지막 코스는 남자아이들의 강력한 추천으로 스케줄에 들어간 '야구장!'.
 
야구 규칙을 잘 알지 못하더라도,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아니더라도, 모두가 함께 어울려 즐겁게 관람을 하고, 전광판 이벤트를 보면서 함께 웃을 수 있었습니다.
오전에는 가족과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면, 오후에는 친구들과의 우정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반의 자기주도적 소풍을 이끌었던 학급회장 인터뷰
 
 

중학교 3학년 4반 회장 김한주

 
 
Q1 
학생들이 직접 계획하고 실천한 소풍을 갔다 온 소감은 어떤가요?
 

우선 타 현장학습은 학교 내의 정책에 따라, 또는 학생들의 편의와 의견이 별로 반영되지 않는 현장학습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자기주도적 학교행사였던 이른바 Challenge Day 는 학생들이 학급별로 각 학급의 의견을 총 수렴하여 학생 대표 주도 하에 성사된 학교 행사였습니다.

이 같은 학급 행사는 학교에 시사하는 바도 크고, 제 자신을 포함한 학급 친구들 역시 다른 현장학습과 학교 축제보다 훨씬 더 선호했습니다. 저희들이 스스로 가보고 싶은 곳, 방문하기를 원하는 곳을 정하고 여러 친구들의 의견을 모두 수렴하여 학생 주도로 진행된만큼 ‘어른들의 도움 없이도 우리 스스로가 상상했던 것 보다 더 많은 일들을 알아서 처리할 수 있다’ 는 자신감도 심어주었습니다. 여러모로 큰 의미를 지닌 행사였다고 생각합니다.



Q2
이번 소풍을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무엇이었나요?
 

회장으로서 이번 행사 진행의 총 책임자였던 저로서는 행사 때 방문하게 될 지역을 사전 조사하고 방문해보고 싶은 많은 후보지들 중에 하루 안에 반별로 갔다 올 수 있는 곳을 정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케이크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케이크 하우스와 프로야구 경기를 본 잠실 야구장 등 결정된 방문 지역은 방문 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 하는 곳이었기 때문에 학생의 입장으로서 약간의 어려운 점이 있었습니다.

  
 
Q3
다른 학교에 이러한 소풍을 추천해주고 싶나요? 그렇다면 해주고 싶은 조언은 무엇인가요?
 

다른 학교 역시 많은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곳에 학급 친구들과 같이 가보고 싶은 열망이 대단할 것이라고 믿기에 이러한 제도 역시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미리 경험한 자로서 몇 가지 조언을 하자면, 우선 이 행사를 진행하는 데에 있어서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현장학습 장소를 골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턱대고 가고 싶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장소를 선정하다 보면 개인당 부담해야 하는 비용도 많을 뿐만 아니라 교육적이지 않은 곳을 골라 방문하게 될 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는 행사 준비 위원회를 체계적으로 조직하여 각자가 맡아서 할 일들을 정하고 재미있는 이벤트를 정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이색적이지만 안전하고 교육적인 이벤트일수록 학생들과 선생님들, 학부모님들 모두가 만족하는 학교 행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4
대부분의 학교 행사는 선생님들께서 계획/주관하시는데요, 학생들의 참여기회를 넓혀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대부분의 ‘학교 행사’ 라 하면 학생들이 직접 나서서 축제와 행사들을 즐긴다는 목적 역시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학교 행사에 선생님들이 주축이 되어 행사를 계획하고 위원회를 조직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약간 모순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 스스로가 즐기는 행사인 만큼 학생들이 어느 정도는 참가하여 진정 즐기고 싶은 ‘축제’를 만들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들과 학생들은 세대 차이도 존재하고, 학생들과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적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논리적으로 표명할 줄 알고 상대방에게 그것을 전달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 중학생 나이부터는 학교의 축제를 계획하는 데에 참가하는 것이 바람직한 학교 행사 기획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 있어서 다른 학교에서 역시 Challenge Day 와 비슷한 제도를 시행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도 합니다.

   
현장학습이란 학교 내에서 이루어지기 어려운 것들을 직접 밖에서 체험해보는, 일종의 ‘학습’입니다. 이러한 현장학습을 학생들이 자신들만의 힘으로 계획, 실행하는 것 역시 자기주도적 학습이 아닐까요. 
 
Challenge Day를 통해 반 학생 모두의 협동을 이끌어내고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었던, 잊지못할 추억을 바로 저희들의 손으로 일구어 낼 수 있었습니다.
 
학교의 일방적인 진행으로 이루어지는 학교행사가 아닌 학생들의 의견이 녹아 들어있는, Challenge Day 같은 학교행사가 점점 늘어난다면 학생들도 그만큼 자기주도적 학습능력과 창의력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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