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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신기한 과학세계

"칠판 긁는 소리, 왜 듣기 싫을까?"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1. 20. 07:00


“끼이익 끽~”
학교에서 수업을 하다보면 칠판에 손톱이 긁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때 들려오는 “아악~”하는 아이들의 비명소리. 아이들 뿐 아니라 나도 그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고, 몇 분 동안 그 느낌이 내 손에 남아서 소름이 돋는다. 그리곤 칠판을 긁으며 괴상한 소리를 낸 장본인인 손톱을 징그러운 벌레를 만진 손톱처럼 잠시 두려워하며 바라보게 된다.
 
여기서 왜 칠판을 긁는 소리는 “괴상한 소리”가 되어버린 것일까 생각해 본다. 고막이 터질 듯 큰 소리도 아닌데, 무엇이 이 소리를 “괴상한, 듣기 싫은”이란 수식어가 붙게 만들었을까? 사실 “미”라는 것도 학습된 것이라고 하는데, 소리도 그런 것은 아닐까? 하지만 네 살배기 우리 아이도 이 소리를 들려주었을 때 뭐 심각한 반응은 아니지만 살짝 얼굴을 찌푸리는 것을 보면, 학습과 관련된 것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알쏭달쏭한 소리의 세계로 들어가 보는 것은 어떨까?
 
 

밝혀진 칠판 긁는 소리의 비밀


실제로 이에 대해 많은 의문이 있었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단순히 주파수 때문일 것이라는 추정이 있었다. 실제로 손톱으로 칠판을 긁는 소리들은 2000~4000 헤르츠 사이의 주파수 대역의 소리들이라고 한다. 우리가 듣기에는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이 소리는 인간이 들을 수 있는 가장 높은 음역이라는 것. 게다가 인간의 귀 모양이 그러한 고음의 소리를 더욱 증폭 시킨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후 이를 반증하는 실험들도 많았다. 이 소리에 주파수 처리 장치를 통해 높은 주파수를 제거해 들려줘도 불쾌한 반응이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 최근 독일 마크로미디어 대학 연구팀은 이 소리가 영장류 중에서 하위종인 일본 원숭이가 두려움에 울부짖는 소리와 매우 유사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이 소리가 소름끼치는 이유는 “본능”인 것이다. 과거 원시시대 사나운 동물을 만났을 때 두려움에 소리 지르는 우리의 고대 인류들의 소리. 그 소리가 바로 칠판 긁는 소리가 아니었을까 싶다. 결국 소름끼치는 소리는 우리 자신의 소리(?)였던 것이다. 실제로 이 소리의 주파수인 2000~4000Hz는 인간의 목소리 주파수와 같다고 한다.
 
 

소리는 진동?

 

 
그렇다면 지금 위에서 이야기하는 주파수란 뭘까?
실제로 우리가 소리를 듣는 귀는 소리 에너지를 감지하는 곳이다. 물론 감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인식도 하고, 이를 분류해서 뇌로 전달하기도 한다. 소리에 담긴 정보를 분류해서 인식하고 뇌로 전달하는 것이다. 이렇게 신경 세포들이 감지하는 소리는 진동수에 따라 분류되는데, 그 진동수가 바로 주파수인 것이다.

즉, 소리는 진동이라는 것이다. 초등학교 4학년 교과서에 보면 “소리”라는 단원이 있는데, 그 단원에 보면 큰 소리가 나도록 스피커를 켜고 촛불을 그 앞에 세워 놓으면 바람 한 점 없어도 초가 흔들리고 심지어 꺼지기까지 한다. 물을 놓아도 물이 흔들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아이들도 ‘소리는 진동이구나’라고 인식을 한다.
 
그런데 생명체마다 들을 수 있는 주파수가 다르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경우는 1,000 ~ 4,000Hz의 소리를 가장 잘 들을 수 있고, 전체적으로는 20 ~ 20,000Hz의 소리를 감지할 수 있다고 한다. 쥐의 경우에는1,000 ~ 50,000Hz, 고양이는 100 ~ 60,000Hz라고 한다.
 
 

신비한 사람의 귀


우리의 인체 중에 신비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지만 귀도 참 오묘하다. 가끔 아이들이 “귀는 왜 두 개에요?”라고 묻곤 한다. 귀가 두 개인 이유는 오른쪽인지, 왼쪽인지 소리의 방향을 알기 위해서다. 필요 없어 보이는 귓바퀴의 존재 이유도 수직적으로 소리가 위에서 오는지, 아래서 오는지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서이다. 귓바퀴에 부딪혀서 돌아오는 소리로 위치 파악이 되는 것이다. 또 어지러움을 감지하는 고리관도 바로 귀 안에 있다. 그래서 어지럼증을 느끼는데, 다른 원인을 찾지 못하면 의사가 귀의 문제를 의심하곤 한다.
 
 

상상만으로도 스트레스를 줄 수 있는 소리 

 

<위기탈출 넘버원>


 
소리의 규모는 '데시벨(Decibel: dB)'이라는 단위를 쓴다. 최소한으로 들을 수 있는 정도의 소리를 0dB이라고 하면 일상적으로 주고받는 말소리가 약 60dB이라고 한다. 그런데, 지하철 소음 같은 100데시벨 이상의 소음에 장시간 노출되면 귀가 피로와 불쾌감을 느낀다고 한다. 여름에 울어대는 매미 소리도 120데시벨까지도 올라간다고 하니 듣기 싫은 이유가 이해가 간다. 또 130데시벨 이상은 고통도 느낀다고 한다. 이렇게 주파수, 음량, 그리고 우리의 본능 등에 의해 듣기 좋은 소리, 듣기 싫은 소리가 구별된다. 이러한 소리들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수치를 높일 수 있다고 한다. 게다가 너무 큰 음악은 폐까지 상하게 할 수 있다고 하니, 큰 소리의 위험을 알만한다.
 
 

우리에게는 듣기 싫은 소리가 아프리카인에게는 기쁜 소리?


그런데, 
월드컵 때의 부부젤라를 생각하면 듣기 싫은 소리의 다른 원인도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방송으로 듣는 것도 싫었으데 선수들은 오죽했을까. 실제로 부부젤라의 소리는 120데시벨로 귀가 불쾌해 하는 음량이었다. 또 꽹과리나 북과 달리 반복이 없이 산발적으로 나오는 소리라서 더욱 더 불쾌함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소리가 아프리카 사람들에게는 듣기 좋은 소리였다고 하니 정말 이상한 일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바로 ‘뇌’에 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기쁜 일이 있을 때, 특히 경기에서 이겼을 때 부부젤라를 많이 분다고 한다. 즉, 과거의 승리의 기쁨과 이 소리의 연상을 통해 이 소리가 불쾌한 소리가 아닌 즐거운 소리로 뇌에 인식이 된 것이다. 우리도 부부젤라 소리에도 승리를 한 기억을 잘 활용하면 부부젤라가 거슬리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초등 교과서에 나오는 소리를 연구해 내가 만드는 악기


1. 고무줄로 만드는 기타
과자 상자 같은 작은 종이 박스에 고무줄을 끼우는 것만으로도 멋진 현악기를 만들 수 있다. 줄을 튕길 때 다른 소리를 내도록 하기 위해서는 줄의 길이나 두께를 다르게 해야 한다. 아이와 함께 두께가 다른 줄, 길이가 다른 줄을 가지고 소리의 높낮이를 탐색해 보면 좋다. 길이를 다르게 하려면 종이박스가 사다리꼴 모양으로 생기게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2. 컵으로 만드는 실로폰
간단하게 컵만 있다면 실로폰을 만들 수 있다. 같은 컵이 여러 개 있을 경우, 물의 양을 다르게 하면 높낮이가 다른 소리가 난다. 다른 컵이 여러 개 있을 경우에는 컵의 재질과 크기에 따라 소리가 다를 것이다. 
  
 
 
우리의 몸이지만 소리, 눈, 피부 같은 감각기관도, 그리고 이를 인식하는 우리의 뇌도 참 놀랍다. 알면 알수록 놀라울 일이 많은 것 같다. 가깝고, 신비하지만 재미있는 과학. 초등학교 3학년 때 배우는 소리나, 6학년 과학시간에 배우는 신체 단원의 감각기관에 대한 것 정도만 알아도 우리 몸에 대해서 충분히 알 수 있다.
이 글을 읽고 아이와 미리 이에 대해서 공부할 겸 재미있는 악기도 만들고, 소리와 뇌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  청진기, 보청기 등 소리와 관련된 도구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면서 소리에 대해 주변을 탐색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우리 아이에게 나의 연인에게는 어떤 소리가 가장 듣기 좋은 소리일까? 아마 사랑하는 사람의 말소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참고자료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와 지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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