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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세계의 교과서 여기 다 모였다!

대한민국 교육부 2013. 4. 4. 11:00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지금의 위치에 우뚝 서게 된 기반은 바로 '교육의 힘'이라고 합니다. 요즘이야 책이 흔하고 교육 수단도 다양해졌지만, 옛날에는 교과서가 거의 유일한 학습 자료였고 '교육'을 이끌었던 것이 '교과서'인 만큼 교과서의 역사에서 우리 교육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선조가 서당에서 배우던 서적에서부터 개화기부터 일제 강점기, 광복을 거쳐 현재의 교과서까지 전시되어있는 박물관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봤는데요, 다른 나라 교과서와 북한의 교과서까지 이곳에 다 모여있었답니다.

 

교과서와 함께하는 역사 여행, 함께 떠나볼까요?

 

 

 * 교과서의 변천사로 살펴보는 교육의 역사 *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니 '교과서 어제와 오늘'이라는 주제 아래 개화기 이전부터 7차 교육과정까지의 교과서 변천 과정이 펼쳐집니다. 시대별 교과서뿐만 아니라 교육이 추구했던 방향, 교육 기관의 특징까지 한눈에 들어오도록 설명되어 있습니다. 당시의 상황이 그대로 교과서에 녹아있어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역사 공부까지 하게 된답니다.

조선 시대에 사용되었던 책들입니다. 이렇게 많은 교과서가 있었다니 저도 놀랐어요. 대학, 중용, 논어, 소학, 사서 등 어디에선가 들어봤던 책도 보였지만 그림까지 자세히 그려진 오륜행실도각종 기술 서적은 '아니, 이런 책도 있었어?'하는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옛날에도 딱딱한 공부는 아이들에게 흥미를 주지 못했나 봐요. 천자문을 처음 배우는 아이들을 위해 글자마다 그림과 설명을 해둔 '도형천자문', 흘림글씨를 연습하기 위한 초서천자문(草書千字文)도 있습니다.

<조선 시대 교과서>

위압적인 일본 순사의 표정과 경직된 학생들의 자세에서도 느껴지는 슬픈 역사, 일제 강점 시대로 넘어왔습니다. 식민 지배에 따른 황국 신민 양성을 교육 목표역사는 일본사로, 국어는 일본어로 바뀌었죠.

 

일본어 읽기 교과서에는 '국어(國語)'라고 쓰여있고 우리 한글을 가르치는 책은 '조선어'로 바뀌어 일개 지방어 취급을 받았습니다.

 

'조선교육령' 아래 교과서에 그들의 이념을 담아 우리의 정신을 지배하려 했던 음모가 하나하나 드러나 있습니다. 일본어로 쓰인 책들을 보니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일제강점기의 수업 모습>

아래 사진은 65년 전 국어교과서 '바둑이와 철수'입니다. 정부수립 후 1948년에 처음 발행된 국정교과서인데요, 세월의 차이가 참 크네요. "하양 이야요", "집으로 가아." 등 띄어쓰기도 어투도 저에겐 굉장히 생소해요.

<최초의 국정교과서>

또다시 전쟁이라는 시련이 다가오고 그런 역사를 반영하듯이 교과서에도 변화가 있습니다.

'전시생활' 제목 아래 '국군과 유엔군은 어떻게 싸워 왔나?', '우리도 싸운다.', '우리나라 와 국제 연합' 등의 전시생활 교과서가 여러 권 보입니다.

 

물자 절약을 위해 교과서도 소형으로 발행되었는데요, "UN 한국재건위원단에서 기증받은 인쇄용지로 교과서를 박았기에 원조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공부하자."라는 글이 당시의 어려웠던 상황을 말해줍니다.

<6·25전쟁 중 발행된 교과서>

 

* 세계의 교과서 vs 북한의 교과서 * 

교과서 박물관에는 우리나라 교과서와 더불어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세계의 교과서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각 나라의 교육제도 설명도 덧붙여 함께 비교해볼 기회가 됩니다.

 

특히 좋았던 점은 세계의 지리 교과서를 따로 분류하여 전시하면서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된 것을 눈으로 확인하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말로만 듣다가 직접 보니 앞으로 동해 표기 문제는 우리가 꼭 해결해야겠다는 각오를 하게 됩니다. 

<세계의 교과서>

교과서박물관을 방문하기 전부터 가장 보고 싶었던 것이 북한 교과서였습니다. 이렇게 자세히 볼 기회가 없었거든요.

 

북한은 인민학교 4년, 고등 중학교 6년, 대학교 4년으로 우리와 학제 자체가 많이 다른 만큼 교과서의 배우는 과목이나 내용도 차이가 큽니다. 사회주의 건설에 매진할 수 있는 공산주의자를 양성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보니 김일성· 김정일·김정숙 우상화에 관련한 교과서도 있는데요, 어투나 내용이 저에겐 생소하기만 합니다.

 

또, 2000년에 발행되었다는 교과서의 인쇄 상태나 종이의 질을 우리의 국정 교과서와 비교하니 얼핏 봐도 20년 이상의 차이가 느껴졌습니다.

<북한의 교과서>

 

*이건 또 뭐지? 색다른 볼거리도 가득 *

교과서만 잔뜩 전시해놓았느냐고요? 아니에요. 교과서의 개발절차, 편집과정, 제작과정이 패널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고요, 미래교과서인 '디지털 교과서'를 직접 경험해보는 체험 코너도 마련되어 있어요. 활판 인쇄의 연판을 만들기 위해 특수 종이로 만든 지형실제 인쇄된 종이를 비교해보는 것도 신기했답니다. 옛날 유생들이 썼던 문구, 부모님께서 초등학교 다닐 때 가지고 놀았던 딱지와 콩주머니도 처음 구경했어요.

<조선 시대 책과 문구류>

생각지도 못했던 보물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1940~1980년대까지 실제 교과서를 만드는 데 사용했던 기계들을 전시해놓은 '인쇄 기계 전시관'인데요, 자모를 조각하고 마지막 제본이 될 때까지 교과서 한 권을 만들기 위해 이렇게 많은 과정을 거쳤다는 걸 알고 나니 아까 본 교과서 하나하나가 다시 떠오르더라고요.

<인쇄 기계 전시관>

'박물관'을 생각하면 뭔가 어렵고 딱딱하다는 느낌이 떠오르는 분 계시죠?

교과서박물관은 가족이 서로 삶의 경험을 나누는 따뜻한 공간입니다. 부모님은 그때 그 시절 함께 했던 교과서를 보며 다시 그 책을 끌어안고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도 모릅니다. 찌그러진 도시락과 운동회에서 박을 터뜨리던 콩주머니, 딱지는 잊고 살았던 아름다운 기억들을 떠올려 줍니다.

 

아이들은 교과서에 담긴 우리 조상의 고단한 삶과 역경 극복의 과정을 보면서 지금 누리고 있는 모든 것에 대한 소중함을 배우게 됩니다. 세계 지리 교과서의 일본해 표기와 북한 인민학교 교과서에서는 앞으로 우리가 짊어져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도 깨달았을 것입니다.

 

박물관을 나서면 푸른 잔디와 나무가 멋지게 꾸며진 넓은 정원이 있습니다. 교과서를 통해 역사를 배우고 학창시절 추억을 회상하며 가족이 모여 세대 간 대화를 나누어보는 건 어떨까요? 

 

교과서박물관 홈페이지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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