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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그림책을 읽어주어요. Reading Seed 본문

~2016년 교육부 이야기/부모의 지혜 나눔

영어 그림책을 읽어주어요. Reading Seed

대한민국 교육부 2013. 5. 16. 11:00

동네 구립 도서관을 드나들다가 아! 이런 자원봉사도 할 수 있구나 싶어 관심이 가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이제 겨우 중1, 중 2인데 다문화가정의 미취학 아동들에게 영어 그림책을 읽어주다니? 저는 정말 놀랍다는 생각을 했습니다.이름 하여 Reading Seed! 구립 구수산 도서관에만 있는 "읽기 씨앗"이라는 이름의 이 중학생 봉사단체는 어떻게 활동하게 되었는지 한 번 따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도서관 측에 알아본 Reading Seed의 자격 요건은 중학생이 되기 전에 도서관 영어독서회 활동을 1년 이상 했던 회원은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먼저 찾아가 본 곳이 영어독서회 현장이었습니다.

 

큰소리로 영어 그림책을 따라 읽는 초등 5~6학년 영어독서회를 만나다!

따뜻한 토요일 오전 구수산 도서관 영어독서회 수업이 있는 토요일 독서회가 진행되는 도서관 강의실을 찾았습니다. 화면에는 그 옛날 우리가 즐겨들었던 We are the world라는 노래가 화면 가득 울려 퍼졌고 아이들은 가사를 따라 작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2013년 올해 독서회 주제는 "함께 사는 사회"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그림책은 "Fly away home"이라고 하는 노숙자에 관한 책이었습니다. 봄산 선생님께서 준비한 자료집에는 그림책 원고가 그대로 들어있었고 아이들이 함께 나눔 할만한 내용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있었습니다. 

그렇게 노래를 따라 부르고 나자 아이들은 돌아가며 한 문단씩 영어책을 큰소리로 소리를 내 읽기 시작했습니다. 노숙자는 거지와는 달리 희망이 있다는 이야기를 담아서 아이들에게 질문하고 그림책 속의 상황을 어떻게 우리의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지를 풀어내는 수업은 참으로 흥미진진했습니다. 영어 그림책을 그저 영어로 된 그림책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과 연계해서 풀어내는 독서회 수업은 제가 듣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수업이었습니다. 이 아이들이 1년 혹은 2년씩 이렇게 함께 독서회를 한 후에 활동하게 되는 것이 Reading seed구나 생각하니 얼른 그 아이들의 봉사 현장으로 가보고 싶었습니다.

 

Reading Seed! 너희가 뿌리는 이 소중한 씨앗은 열매가 되고 꽃이 되어 피어날 거야

토요일 오후 12시 30분 도서관 로비에서 아이들을 기다렸습니다. 하나 둘 나타나는 아이들과 함께 근처 북구다문화지원센터로 함께 걸어갔습니다. 다문화 지원센터에는 이미 와서 기다리는 아이들과 엄마들로 사랑방이 가득하였습니다. 중학생 선생님들은 제 생각과 기준으로 고른 그림책과 워크시트. 사인펜과 색종이 가위 등을 챙기며 수업준비를 했습니다. 크리스마스에 관한 책, 숫자에 관한 책 등 자신이 준비한 영어 그림책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천천히 읽어주며 전체 훑어보기를 하는 아이들은 그림책을 읽어주기 전에 아이들과 눈 맞추기와 손잡기를 시도하며 오빠처럼 언니처럼 친근하게 시작했습니다. 

아직 학교에 입학하지 않은 미취학 아동들인 어린이들은 중학생 선생님들의 수업에 완전히 집중하였습니다. 그림책 읽기가 끝나자 선생님들은 그림 그리기, 색칠하기, 자르고 붙이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흥미를 더했습니다. 한 시간 내내 조용한 교실에서는 간혹 흘러나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선생님들의 웃음소리가 하모니처럼 들렸습니다.

1시간이라는 제법 긴 시간도 지겨워하지 많고 집중하는 걸 보면서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다들 마음이 급하고 바쁠 텐데도 그런 내색 한 번 없이 모여서 진행해 나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아이들이 참으로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업이 끝나자 아이들에게 기념사진을 한 장 찍자고 부탁했습니다. 이 아이들이 뿌리는 씨앗이 우리 사회에 작은 꿈이 되고 희망이 되어 언젠가는 꽃으로 열매로 피어날 것이라는 믿음이 절로 생겨났습니다.

함께 나누는 마음도 얼마든지 더 따뜻하고 더 창의적일 수 있다.

집에서는 엄마의 잔소리의 대상일 중학교 1학년 2학년 아이들은 그 시간만큼은 교사가 되어 의젓하고 즐겁게 자신의 방식으로 어린아이들에게 즐거운 나눔을 하고 있었습니다. 책 고르고 하는데 힘들지는 않았어?라고 물어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아요. 라는 쑥스럽고 다소 짤막한 대답이 되돌아왔지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읽어주고 이해시키려고 노력하는 태도를 보면서 어른인 나보다 백배는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집에 있는 우리 초등학생 아들딸에게도 좀 더 잘하는 엄마가 되어야겠다는 다짐도 했습니다. 그리고 봉사라는 의미에 걸맞은 창의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도서관에서 만나고 배우고 읽고 느끼며 키운 아이들이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좋은 씨앗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봄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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