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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나눔 봉사모임 ‘새싹멘토링’

대한민국 교육부 2009. 7. 16. 11:41

"세상에 진 멘토링으로 낼게요”

연애하고, 여행도 가고, 면접을 위한 ‘스펙’쌓기에 여념이 없을 젊은 나이에, 주말마다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대학생들이 있다. 서울대 공부나눔 봉사모임 ‘새싹멘토링’을 통해 빈곤층 아이들에게 ‘공짜 과외’를 하고 있는 임승찬(기계항공학과·4), 박의현(외교학과·4), 권성경(지리교육학과·2) 학 생들이 그 주인공이다. 멘토링으로 세상과 소통하 는 법을 배운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글|강재옥 꿈나래21 기자


새싹멘토링으로 공부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박의현, 임승찬, 권성경 학생(위쪽부터)



임승찬, 박의현, 권성경 이 세 학생의 공통점은 모두 ‘빚’이 있다 는 점이다. 금전적인 빚이 아닌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세상에 진 빚이다. 그리고 그 빚을 갚기 위해 어려운 환경에 처한 학생들을 먼저 찾아다니며 공부를 가르치고 있다. 그에 따른 대가는 ‘보람’뿐이다. 멘토에게 장학금과 활동비가 일부 지원되지만 이 조건만 보고 멘토링을 하는 학생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관 둘 만큼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세상의 관심이 지금의‘나’를 만들었다

“집안 형편이 너무 어려워 학교도 못 다닐 뻔 했어요. 학원은 가 본적도 없고, 과외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죠. 어려운 사정을 학교에서 알고 장학금과 교재를 지원해 줬는데, 그 덕분에 공부를 계속 할 수 있었습니다.”



임승찬 군은 학교와 주위의 관심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뭔가 보답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학교게시판에 ‘새싹멘토링’ 모집공고가 떴고 바로 신청에 들어갔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데 더 생 각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권성경 양 역시 집안 사정이 안 좋았지만 이웃 언니의 지도로 공부를 즐겁게 할 수 있게 됐다.“ 그 당시에는 과외라기보다 옆집 언니가 공부도 가르쳐주고, 과자도 사주고, 그냥 함께 놀았다는 생각밖에 안 드는데 지금 제가 멘토링을 하면서 그 당시 상황이 많이 떠오르는 걸 보면, 그때 그 언니가 인생선배로서 좋은 역할 모델이 된 것 같아요.”

권 양은 ‘가난의 되물림을 교육으로 끊어보자’는 새싹멘토링의 취지도 마음에 들었지만 사범대 학생으로서 미리 교사체험을 해 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다. 또 다른 학내 멘토링제도인 ‘샘(SAM)’도 병행하고 있을 만큼 이젠 멘토링이 대학생활 의 일부가 됐다.

박의현 군은 두 친구보다 상황이 더 안 좋은 편이다. 3살 때 앓은 열병으로 청력을 잃어, 학원은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는 곳이었다. 보청기를 껴도 희미하 게 들리는 오른쪽 귀에 의지해 학교수업을 따라갔고 그의 말에 따르면 ‘그냥 무식하게’공부했을 뿐이다.

멘토링은 빈곤층 아이들이 대상이지만, 장애인이 수업시간에 겪을 어려움을 누 구보다 잘 알기에 박 군은 이례적으로 장애인을 대상으로 멘토링을 하고 있다. 현재 박 군이 가르치는 학생들 모두 인공와우를 한 청각장애인들이다.

 

 임승찬 학생

멘토링이 고액과외보다 값진 이유…

“제가 아이들에게 좋은 모델이 됐으면 좋겠어요. 장애가 제약이 되기도 하지만 장애 역시 하나의 ‘변화(Change)’라고 볼 때, 알파벳 하나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기회(Chance)’가 된다는 걸 강조하죠. 장애를 단점이 아닌 강점으로 극화 시키고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박 군이 가르치는 아이들은 청각장애로 인해 발음까지 안 좋은 학생이 대부분 인 만큼 크고 또박또박하게 설명을 해야 한다. 박 군 역시 사람들의 입 모양으 로 대부분의 말을 알아듣고 있지만 아이들로 인해 보다 노력하고 인내하는 법 을 배우고 있다.
 
“주말에 편히 쉬고 싶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그런 건 생각도 못 해요. 스승의 날엔 감사노래를 휴대전화로 보내오고, 취직 준비 중인 저를 응원해 주는 아이들을 보면서 보다 최선을 다 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임 군 역시 아이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하나라도 더 가르치기 위해 부지런해 졌다고 한다.

봉사하듯 멘토링을 하는 모습을 보면 물질적 대가를 중시하는 요즘 세태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들 역시 고액을 받으며 과외를 해 본 유경 험자들이다. 하지만 결국 택한 건 멘토링. 권 양은“입학 초기에 고액과외를 했지만 학생에 대한 별다른 유대감도 없고, 내가 강사와 다름없다는 생각만 들었어요. 반면 멘토링은 공부는 물론 인생 상담까지 시간과 금전에 개의치 않고 편하게 할 수 있어 아이들이 훨씬 더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고 말한다.

임 군도“과외를 여러 번 해봤지만 그들은 형편이 좋은 아이들입니다. 과외받을 기회조차 없는 멘티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 같고 나 역시 멘티들에게 더 정이 많이 가는 건 사실이에요.”라고 강조한다.
 

박의현 학생



공부는 기본! 인생까지 가르친다


박 군은 아이들에게 ‘선배와의 대화’자리를 종종 마련하고 있다. 훌륭한 선배 들을 초청해 학창시절의 어려움과 공부방법 등 다양한 경험을 얘기하면서 아이들에게 꾸준히 동기부여를 하기 위함이다. 임 군은 아예 토·일요일은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날이 많다. 도서상품권을 걸고 영어단어 게임을 하기도 하고 교과서에서는 볼 수 없는 신기한 수학 문제들을 풀기도 한다. 종종 아이들을 서울대학교로 불러 공부하고, 탁구치고, 식사까지 하다보면 3~4시간이 훌쩍 지나갈 때도 있지만 서로에게 분명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믿고 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마음을 못 잡고 방황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그럴 땐 제 경 험담을 많이 이야기 해요. 얘기하다가 아이들과 함께 울기도 하고요. 그런 제 마음이 통했는지 방황하던 한 멘티는 성적이 100등 이상 올랐고, 아이들로부 터 고맙다는 편지를 받을 땐 가슴 벅찬 뿌듯함을 느낍니다.”


 

권성경 학생

권 양은 따로 시간 낼 것 없이 수업 중에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21살의 어린 나이지만 서슴없이‘아이를 키우는 마음으로, 육아 일기 쓰듯 멘 토링 일기를 쓰고 있다.’고 할 만큼 애정이 가득하다.

세 학생 모두 1년간 멘토링을 하면서‘더 이상 못 하겠다’고 느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한다. 오히려 기회가 된다면 멘토링을 계속 하고 싶다고 할 정도다. 현재 2학년인 권 양은 다시 선발될 기회가 있지만, 임 군은 졸업예정 이라 대학생으로서의 멘토링은 이번이 마지막이 된다. 박 군은 대학원 진학예정인 만큼 대학원생으로서 멘토링을 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힌다.

세상과 소통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이들은 ‘멘토링’을 통해 세상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 ‘지금의 멘티들이 더 훌륭한 멘토가 됐으면 좋겠다.’는 그들의 착한 욕심이 반드시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새싹멘토링은...
서울대와 미래국제재단이 공동 추진하는 '새싹멘토링'은 장학생으로 선발된 멘토가 직접 봉사활동 계획서를 작성하고, 멘티의 선발에도 참여하는 등 멘토가 주도적으로 활동하는 교육나눔 프로그램입니다. 새싹멘토링은 영어와 수학을 중심으로 멘티(5명)의 학교에서 토·일요일 총 4시간 수업을 원칙으로 합니다. 물론 시험기간이 되면 다른 과목을 특별과외 하기 도 하고 장소가 교실 밖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멘토링이 빛을 발하는 순간은 오히려 공부를 하지 않을 때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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