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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5분 더 걸어오면 24시간을 책임지는 학교

대한민국 교육부 2009. 7. 21. 22:50

열정으로 뭉친 공모형 학교장 · 교사들

24시간 책임지는 교육과정 자율 운영

서울 구현 고등학교


틀에 박힌 교육과정과 일방향적인 교수법에 대한 회의가 학교자율화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학교자율화의 선두에 개방형자율학교가 서 있다. 개방형자율학교는 교육과정에 대한 자율권을 갖고 수요자가 원하는 교육을 운영할 수 있는 제도. 서울 구로동에 위치한 구현고등학교는 서울에서 두 번째로 지정된 개방형자율학교로서 봉사활동으로 인성을 기르고 24시간 학습시스템을 통해 학력을 높이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글|강경하 꿈나래21 기자

 

현재 전국에는 10개의 개방형자율학교가 운영되고 있는데 학교를 운영해나갈 교장과 교사를 공모해 선발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학교장 지원자들은 학교경영계획서를 제출·발표하고 개방형자율학교 운영위원회의 심층면접을 거치는데 이를통해 ‘전인교육에 대한 이해도와 실천의지’를 가진 지원자를 선발해 낸다. 또 개방형자율학교는 단순암기나 전달교육을 벗어나 생생한 체험과 문제해결학습, 토론식 수업을적극 도입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에서 자율권을 갖는다. 학생들이 지적, 신체적, 정신적으로 균형 있는 자기계발을 할 수 있도록 해 전인격적인 인재로 키워나가는 것이다.


지난해 서울 구로동에 개교한 구현고등학교(교장 한명복)는 주위의 소음과 먼지가 많은 재래식 공장들 때문에 설립단계에서는 교사와 학부모들의 우려를 샀다. 하지만 개방형자율학교로 선정돼 학교의 경쟁력을 강화할 조건을 갖추자 지금은 오히려 주변학교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학습에 몰입하면 환경 따위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24시간 학습시스템을 구축하고 봉사활동을 통해 인성을 교육하는 구현고등학교의 교육철학이 수요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의 선지원 후추첨제를 채택하고 있는 개방형자율학교로서 구현고가 올해 7:1의 입학경쟁률을 보인 것이 그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각 층의 홀에 배치된 사물함을 이용하는 학생들


5분 더 걸어오면 24시간을 책임진다

대로변에서 골목길로 들어서 공장과 공장 사이에 있는 구현고 건물을 찾아내는 데까지는 어른 걸음으로 5분 정도가 소요된다. 처음 이 학교에 와본 학부모와 교사들은 이런 주변 환경을 걱정했다. 그때 한명복 교장은“학생들이 5분 더 걸어 들어오는 수고를 24시간 돌보고 가르치는 교육시스템으로 덜어주겠다.”라는 약속으로 학부모들을안심시켰다. 이른바 ‘5minute take, 24hour care’이다. 척박한 환경에서 남다른 교육을 선보이기 위해 고민하며 교장실에 간이침대를 놓고 석 달여를 생활하기 시작한것은 그 말을 한 이후부터다. 취재 당일도 간밤에 비가 많이 오는 것을 염려해 밤새 학교를 지켰던 한 교장이다.

 
구현고 학생의 24시간은 이렇게 이뤄져 있다. 우선 아침마다 ‘개미학교’ 학습을 한다. 월요일은 리더십훈련을 받고 화·목·토요일은 영어와 수학 형성평가를, 수·금요일은 독서를 한다. 리더십훈련은 학년마다 다른 내용으로 진행되는데 학생회중심으로 운영되며 시의성을 가진 이슈를 정리하고 생각해보는 시간이다.

 
정규수업시간이 끝나면 ‘디딤돌학교’ 프로그램이 있다. 주요 과목의 기초를 다지는8교시 수업이 전교생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석식 후에 있는 디딤돌 심화학교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으로 80%의 학생들이 참여한다. 2학년 한수정 학생은“우리 학교는 학원가지 않고 공부하려는 학생들에게 최고의 학교인 것 같다.”며 디딤돌학교가 학업에 도움이 된다고 전하고“선생님들이 늦게까지 계셔서 궁금한 것을 물어보기에도 좋다.”고 만족함을 나타낸다.

 
그 다음은 ‘반딧불학교’가 학생들을 기다린다. 야간자율학습의 형태인데 최신식 시설 도서관에서 교사들의 지도를 받으며 공부할 수 있다. 늦은 시간까지 공부를 한학생들은 집에 돌아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 전인교육관’(생활관)을 만들어 비교적 집이 먼 2학년 학생 남·녀 20명씩 40여 명의 학생이 여기에서 생활할 수있기 때문이다. 1학년은 반별로 2박 3일씩 돌아가며 생활하게 된다. 한 교장의 약속대로 아침 개미학교부터 반딧불학교까지 그야말로 24시간 교육을 실현하고 있는것이다.



 
구현고 학생들은 각 과목별로 특화된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다. 사진은 영어교실의 모습


1학년 1반 대신 1강의실로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구현고는 ‘무학년제’와 ‘교과교실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는 1학년과 2학년 밖에 없어서 무학년제는 구상 단계지만 교과교실제는 부분 도입했다. 1-1, 1-2 대신 1강의실, 2강의실로 쓰인 명패로 교실을 구분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외국인의 생활을 보고 들으며 수업할 수 있도록 각종영상기자재를 갖춘 영어교실, 실내에 농구코트를 만들고 매트를 깔아 날씨와 관계없이 수업할 수 있도록 한 체육교실, 세계지도와 각종 비디오를 볼 수 있게 설치한사회교실 등 각 교과교실은 해당 교과에 맞게 설계됐다. 영어로 된 영상물로 영어공부를 하던 1학년 박지민 학생은“수업시간에 많은 자료를 이용해 공부할 수 있어서 더 잘 기억돼 좋다.”며 교과교실 수업의 장점을 꼽았다. 수업시간마다 다른 교실로 옮기는 학생들을 위해 사물함은 각 층의 홀에 두었다. 학생들 키보다 큰 사물함은 교복과 체육복, 각종 참고서와 신발을 넣고도 넉넉할 정도다.


개방형자율학교는 지적 학습뿐 아니라 전인교육을 특화한 학교 모델이다. 인성도 교육을 통해 길러진다는 한명복 교장의 소신에 따라 구현고는 봉사활동에 열심이다. 학생들은 둘째·넷째주 쉬는 토요일을 이용해 ‘안양천 살리기’나 ‘사랑의 빵만들기’와 같은 다양한 봉사활동을 한다. 생전 주방기구를 만져본 적 없는 아이들이 이웃을 위해 직접 빵을 만들고 전달하는 과정에서 나눔의 기쁨을 배워가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개교 2년째, 꾸준한 지도결과 현재 전교에 흡연학생은 3명 이내로 파악되고 있는데 흡연, 수업 중 취침, 휴대전화 사용, 폭력, 지각 등이 사라지도록 전 교사들이 생활지도에 철저함을 기하고 있다.

학교 근처의 안양천 주변을 청소하고 있는 학생들


교사의 헌신이 아이들을 키운다

전인교육에 뜻을 두고 구현고라는 배에 함께 탄 한명복 교장과 교사들은 타 학교보다 업무량도 많고 책임도 커 어깨가 무겁지만 서로 가고자 하는 방향이 같기에힘이 난다고 전한다. 교사들의 헌신을 이야기하며 한 교장은“학교 모든 행사에 학생들뿐 아니라 교사도 100% 참석합니다. 야간 자율학습도 교사들이 자발적으로지도하고 있고요. 교사부터 기본을 지켜야 학생들의 본보기가 될 수 있고 동료교사에게도 동기부여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구현고 교사들은 수업의 질 향상을 위해서도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교사연수와 연구를 통해 ‘1교사 1대학 진학지도 전문가’로서 교사가 스스로 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학생들의 진로지도를 전문적으로 돕고자 한다. 때문에 구현고 47명의교사 각각은 47개 대학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실내 체육교실에서 수업을 하고 있는 모습


또 교사들은 본인의 수업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홈페이지에 올려놓고 서로를 평가한다. 다른 말로 ‘거울보기장학’이라고 하는데 홈페이지에서 교사, 학생, 학부모 누구나 로그인 없이 수업을 볼 수 있다. 맹보영 부장교사는“별난 제도 같지만 자기 장학의 측면에서도움이 된다. 동료들의 수업을 보면서 부족한 점을 배우기도 하고 늘 긴장하게 돼 결과적으로수업의 질이 높아진다.”라고 설명한다.


개방형자율학교로서 구현고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교육과정이라면 언제라도 도입할 수 있는 제도를 갖추고, 학생들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하겠다는 교사들의 노력으로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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