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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 지킴이를 만나다 본문
지난 6월 15일, 저는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주최한 <제8회 청소년 역사체험 발표대회>에 다녀왔습니다. 전국에서 175개의 역사동아리가 참가해 열띤 경연을 벌인 결과, 본선에 진출한 15개 팀이 그동안 진행해온 역사체험을 발표하는 자리였습니다.
열정이 가득했던 그 현장, 우리 역사를 지키고 알릴 미래의 리더를 만나러 가볼까요?
◆ 다양한 주제와 폭넓은 활동으로 지키는 우리 역사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학생들의 활동 중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주제의 다양화'였습니다. 보통 역사체험이라고 하면 독도·동해표기·위안부·동북공정이 단골 주제였는데, 이제는 반출 문화재·야스쿠니 신사·근로정신대·교과서 왜곡 등 구석구석 숨어있는 우리 역사를 찾아내는 열정을 보여주었습니다.
대전 둔산중학교 학생들은 아직은 낯선 '야스쿠니 신사'를 주제로 정하고 이번 대회를 통해 하나하나 알아가는 계기로 삼았는데요, 왜곡된 신사의 의미를 바로 잡고 품격있게 판단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동아리 이름을 '신사의 품격'으로 정했습니다. 중학생인데도 생각의 깊이가 남다르죠?
약탈당한 문화재를 되돌아보는 체험을 선택한 부산 남성여고 '누리보듬'은 문화재를 되돌려받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찾아보았습니다. 대학 교수님께 자문하고 설문조사를 하고 열심히 홍보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문화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무조건 반박하는 독도 사랑은 이제 그만! 독도 문제 역시 좀 더 다른 시각으로 해결해보려는 시도도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휘문고의 동아리 '아르스 노바'는 일본의 또 다른 역사 분쟁지인 쿠릴열도와 조어도 연구를 통해 독도 문제를 더욱 새로운 시각에서 재해석하여 현실적인 해결방안을 찾아보았습니다.
길에서 피켓을 들고 외치거나 홍보물을 나누어주는 학생들은 많이 보셨죠? 지금까지 흔히 보던 역사체험 활동이었는데요, 이제는 좀 더 창의력을 발휘하여 더 많은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아이디어들이 등장했습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 돕기 기금 마련을 위해 '100만인 나비 배지 달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광영여고 '대한민국 홍보부'. 감정적인 분노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나비 배지를 제작하여 판 수익금을 기부하고 있습니다. 인근 상점에도 도움을 요청하여 지역사회의 협조를 끌어낸 추진력이 돋보인 팀이었습니다.
SNS의 파급력은 이제 무시할 수 없는 홍보수단이 되었습니다. 동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는 것은 기본!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넘어 카카오톡도 대한민국 역사 지키기에 나섰습니다.
군산여고 '온고지신'은 카카오톡을 통해 '1인 1 국가 1 외국인' 독도홍보활동을 펼쳤습니다. 외국 친구들의 독도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고, 독도가 우리의 영토임을 알리면서 주변 친구들에게도 홍보를 부탁해 전 세계에 널리 퍼뜨리는 것입니다. 우리의 것을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가 창의력과 뭉쳐 이런 방법들을 생각해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기발한 아이디어 여기 다 모였네!
체험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왕 대회에 나왔으니 심사위원과 관중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싶은 바람은 마찬가지일 겁니다. 기발하고 독특한 아이디어로 다소 긴장된 대회장 분위기를 훈훈하게 바꿔준 학생들이 많았는데요, 안계고의 '다물'은 '독도는 우리 땅~' 노래를 부르며 등장해서 재미있는 마무리 동작으로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국제사법재판소 독도 영유권에서 승소했다고? 듣기만 해도 즐거운 소식이죠? 물론 원래부터 우리 땅인 독도를 국제사법재판소에 보낼 이유는 없지만, 율곡고의 '예터밟기'는 이런 가상의 상황을 소재로 뉴스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원어민을 직접 참여시켜 생생한 축하메시지를 전해줄 때는 비록 진짜는 아니더라도 가슴이 확 트이는 것 같았습니다. 패소한 일본은 '다케시마가 한국의 영토로 판결되었다'는 소식을 전하며 '동북아 평화에 같이 노력하도록 합시다'라는 메시지를 전해왔는데요, 바로 이런 것이 우리가 바라는 갈등 해소의 상황이 아닐까요.
고장의 유적지인 충주 고구려비를 통해 동북공정 알리기 활동을 펼친 충주 예성여고 '역사사랑'은 마법의 성을 개사한 노래를 불렀습니다. 누구나 쉽게 부를 수 있는 노래로 좀 더 친근하게 역사 왜곡을 알리는 좋은 아이디어였습니다.
응원 열기도 뜨거웠습니다. 친구들과 선생님의 뜨거운 응원으로 더 힘이 났을 것 같아요. 이런 응원이 자기 팀뿐만 아니라 다른 참가자까지 덩달아 즐겁게 해주고 대회의 긴장감도 풀어주어서 좋았습니다.
◆ 교사와 학생이 함께 만들어낸 값진 경험
이제 모든 순서가 다 끝나고 전국에서 참가한 175개 동아리 가운데 1등인 교육부 장관상(평화상)이 발표되는 순간입니다. 평화상의 영광은 공주 금성여고 '독도리'에 돌아갔습니다.
한국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독도를 체험과 지식을 통해 세계에 표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카페활동, 지역의 기관이나 행사를 이용한 홍보, 부스 활동 등을 펼쳤는데요, 특히 전교생이 한복을 입고 한 플래시몹에서 뛰어난 추진력과 열정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학과 진학을 꿈꾼다는 동아리 대표를 만나 리더로서 어떻게 이끌어왔는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역사과목을 좋아했고 특히 분쟁에 관한 관심이 있었지만 사실 제가 가진 역사지식은 많지 않았어요. 동아리를 만들고 대회를 준비하면서 다른 친구들이 역사에 대해 진지하게 임하는 태도를 보고 저도 더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동아리 부원들이 모두 같은 반 친구들이고 서로 친하다 보니 이견을 조율하고 추진하기가 쉬웠습니다. 시험기간에는 학업에 집중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었고, 짧은 시간 활동하더라도 확실한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더 철저하게 계획하였습니다.
학생의 신분으로 직접 외교활동을 벌일 수는 없지만, 이런 대회를 통해 계기를 만들고 우리의 생각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바로 옆 친구나 주변 사람들에게 우리의 생각을 전하려는 노력에서 역사 갈등 해소가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 구하윤(공주 금성여고 2학년)
지도교사이며 담임인 민기순 선생님은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만들고 스스로 활동을 해서 얻어진 결과라며, 매일 연락하고 격려하고 칭찬해준 것밖에 없다고 모든 공을 학생들에게 돌리셨습니다. 거의 모든 교사가 적어도 하나의 동아리를 맡아 학교에서도 아이들의 창의체험활동을 열심히 도와주고 있다는 공주 금성여고. 적극적인 학교·교사의 지원과 학생들의 열정이 만나 이런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우리가 모두 역사 화해와 발전을 이끌어갈 주인공
제8회 청소년 역사체험 발표대회는 경쟁의 시간이 아닌 축제의 장이었으며 모든 참가 학생이 주인공이었습니다. 다양한 역사갈등 문제를 스스로 찾아내어, 역사의식을 가지고 학교 현장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더 나아가 세계에 알리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는 학생들의 모습에 모두가 힘찬 박수를 보냈습니다. 또, 대회의 결과를 떠나 학생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고 격려하는 따뜻한 마음과 성숙한 모습도 보여주었으며, 앞으로도 더 열심히 활동할 것을 다짐하였습니다.
사는 지역과 언어는 달라도 같은 문화를 공유한 이웃 나라, 한국과 중국과 일본. 아직은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너무나 다르지만, 서로의 역사를 배우고 각자 고유한 문화를 존중하며 함께 어울려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에 우리가 먼저 다가가고 있습니다.
역사 화해와 발전을 이끌어갈 주인공은 바로 여러분,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청소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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