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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

주현진 : 1.7배 정도의 인생경험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8. 3. 18:50
안녕하세요?
이번 블로그 기자단으로 선발된 주현진 이라고 합니다.
저는 1986년 호랑이띠구요 개인적으로 호랑이띠에 커다란 자부심이 있습니다. (어흥!) 벌써 학교에는 09 학번들이 다니더라구요. 개인적으로 나이가 들었구나 라는 생각을 잘 안하는 편인데, 나도 이제 나이가 들어가는구나 라는 생각이 확 들게 된건 신문의 오늘의 운세면 있죠? 거기에 어느새 부턴가 제 나이의 운세가 실리기 시작하는것을 느끼게 되면서 입니다.

하하하

무라카미 하루키가 인생은 비누같은 것이라 처음엔 잘 닳지 않다가 어느정도 일정한 크기가 되면
확 닳게 되는것이 느껴진다고.. 그만큼 시간이 빨리 지나가게 된다고 했는데 저도 그말에 동의합니다.

과거와 지금을 비교해서 생각해보면 확실히 예전보다 시간이 빠르게 간다고 느껴지고 앞으로는 더 급속히 갈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면 가끔은 아득해 지곤 합니다.



저는 1986년 진해 라는 소도시 에서 태어났습니다. 나름대로 초등학생 때까지는 상당한 '엘리트' 였던 저는 지금 생각해보면 특이하게 책 읽는것을 좋아해서 집에가면 항상 책을 읽었는데 그건 제가 똑똑하거나 특별한것이 아니라 집에 동생이 없어서 할 것이 없었고 관사에 살아서 특별한 놀이대상도 없었으며 텔레비전이 안방에 있지않고 그때까지만 해도 케이블이 활성화 되어있지 않은 시대라 정말 할 것이 없어서 책을 읽었던것 같습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5학년때까지는 남들에게 인정받는 엘리트, 선생님들이 사랑하는 학생~! 이었던거 같습니다 하하하. 지금 생각하면 웃기죠

6학년때 전학을 가게 되면서 저는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radio 라는 새로운 매체를 접하게 되면서 저는 책을 그만두고 radio를 듣기 시작합니다. 그 전까지는 자의적으로 공부를 했다면 6학년 이후로는 자의적으로 공부를 해본 기억이 거의 전무합니다. 그저 신해철의 음악도시 ( 후에 유희열로 바뀌죠 ) 나 듣고 시시덕 거리다가 학교에선 그냥 놀고 재밌게 지냈던 기억만 납니다.
 


중학교에 올라가서 culture shock 를 경험하게 되는데 일단 서울로 처음 이사간것이 첫번째이고 두번째로는 제가 학교를 다니게 된 곳이 상당히 부자동네 였습니다. 지금까지 시골에서만 살던 저는 주눅들 수 밖에 없었고, 제가 사는곳과 학교를 다니게 된 곳이 달랐었는데 제가 사는곳은 달동네로 유명하던  ** 동이었습니다.

학교 친구들은 ** 에서 온 친구들을 은근히 무시하는 분위기였는데, 그전까지 빈부격차 라는것을 알지 못하던 저에게 커다란 문화적 충격이었습니다.

' 아 내가 모르던 세계가 존재하구나 ' 라는 생각에 어린마음에도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그때까지도 공부에 관심이 없는 저였고, 집도 잘살지 못해서인지 학교선생님들도 저에게 별 관심을 보여주지 않아서 학업에는 별 관심이 없는 생활을 지속 했던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때 충남으로 이사하게 되는데 서울은 고등학교 입시가 평준화 정책에 의해 일정수준 이 넘으면 다 인문계 고교를 갈 수 있었는데 충남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때 저의 중학교 퍼센트가 36 퍼센트 정도 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저는 전학을 가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 집 앞 고등학교에서 저의 학업성적이 낮은것을 보고 저를 받아주지 않겠다고 하였는데, 어머니가 눈물로 호소하여 겨우 입학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고 1, 2까지는 그냥 생각없이 공부 거의 안하고 맨날 놀았던거 같습니다. 그러다가 고3때 정신을 조금 차려서 

 
(이렇게 체육복을 입고 공부를 시작하게 됩니다.)


사실 공부를 마음먹게 된 계기도 조금 웃깁니다. 제가 그때 과외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과외선생님을 좋아하게 되어 공부를 열심히 하였습니다. 그리고 황당하게도 그 과외선생님이 다니던 대학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사랑이야기는 해피엔딩이 아닙니다 ㅠ 저는 합격후 선생님께 고백했지만 선생님은 냉정하게 저를 홀대하셨고 더 황당한것은 1년뒤 소개팅을 나갔는데 그 과외선생님이 나오셨습니다.

물론 잘되지는 않았구요...

수능이 끝나고 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집앞에 "서울 왕만두" 라는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였는데 05년도 인걸 감안하더라도 믿어지지 않는 가격 시급 2500원!! 제 노동력을 착취 당하였습니다ㅋㅋ 그때 저는 거의 트랜스 포머 급의 일처리 능력을 자랑하여 주문이 들어오면 주문을받고 만두를 만들다가 설거지를 하고 서빙을 하고 배달까지 하는 그야말로 전천후 일꾼 이었습니다ㅋ

지금도 기억에 남는일은 제가 배달을 하게 되었는데 고1때 제가 다니던 학원에 배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학원 선생님들이 주문을 하신것이었습니다 .ㅠㅠ 그때 저를 보며 겉으로는 아무말 하지 않았지만 그들의 눈빛이 'ㅉㅉ 공부 못하더니 수능끝나고 알바나 하는구나 ' 이런표정 이어서 상당히 가슴이 아팠습니다.ㅠ

  

그러다가 다시 서울로 오게 되었는데  적성에 맞지 않는 학과는 정말 저를 힘들게 하더라구요. (혹시 이글을 보고계신 수험생 분들이 계신다면 절대 학교 네임밸류나 학과 점수에 현혹되지 말고 꼭 자기가 하고싶은 전공을 선택 하라고 조언 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인지 학교생활을 거의 하지 않고 수능도 다시보고 ㅋㅋ 엄청 놀고 ㅋㅋ 돈도 벌고 그랬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정말 추억이네요.

 
한때는 세상이 싫어 이렇게 회피해 보기도 하고,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이렇게 된장짓도 해보고 ( 나는 부자다 으하하!) 

 

 
그냥 생각없이 웃고 살고싶은 마음에 친구랑 이렇게 옷을 차려입고 번화가에서 놀아보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의 반응은 역시나 뜨악 하더군요 ㅋㅋㅋ)

 

그렇게 생각없이? 혹은 우물쭈물 지내다가 어느새 2009년 이네요. 지금 생각하면 내 인생은 정말 파란만장 한 편인것 같습니다.

사실 이 작은지면에 소개하기엔 너무 개인적인 일도 많고, 또 자세히 쓰자면 길어질 일이 너무 많기에 제대로 적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자기소개를 통해 되돌아본 나의 인생은 나름 짧은 23년 의 삶이지만 남들의 1.7배 정도의 인생경험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인생경험이 훗날 나에게 어떤 결과로 작용 하련지는 아직 잘 모르겟습니다.

남들보다 어찌보면 늦어진 지각인생 이라 이런 인생경험이 불필요 한것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나이 들어 방황하는것보다 어린시절 끝없이 방황도 해보고 사고도 쳐보고 해서 훗날 후회없는 인생을 사는것도 괜찮은것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어렸을때부터 사람들은 나에게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었습니다. 부모님도 나에게 기대를 하지 않았고
선생님도 기대를 하지 않았구요, 하다못해 친구들 마저 고등학교때 나에게 사회생활 잘 못할것 같은 사람 1위 라며 놀려대곤 하였습니다.

예전에는 그런 것이 참 싫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마음이 편해집니다. 나에게 아무도 기대하는 것이 없으니까 저는 그냥 zero 상태에서 열심히만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20살이 넘어서부터는 저는 항상 돈을 벌어왔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돈을 벌면서 조금이나마 배운것은 사회는 냉정하다 는 것입니다. 사회에 나갔을때 지금까지의 인생이 나에게 영양가 있는 자양분으로 행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정말 보잘것없고 한심하기까지한 저의 자기소개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진짜 여러 훌륭하신 분들에 비해 부족한 사람입니다. 만약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저 처럼 부족한 분이 있다면 앞으로 힘내서 열심히 살아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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