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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영재학급 논문 발표회 본문

교육부 국민서포터즈

인문영재학급 논문 발표회

대한민국 교육부 2013. 12. 31. 11:00

서울고등학교인문 영재학급을 운영하고 있는데, 1~2학년 각각 20명씩 두 반이고 저는 1학년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매주 토요일에 법·정치, 경제, 사회, 철학, 역사 등 인문사회분야 전문서적을 읽고 해당 분야를 전공하신 선생님의 지도로 발표와 함께 토론하는 시간으로 진행됩니다. 1년 동안 96시간 과정인데, 시험 직전 2주 정도를 제외하고는 방학을 포함한 모든 토요일에 수업이 있었고 그뿐만 아니라 개인연구과제(논문)도 한 편씩 제출하도록 지도하십니다.

지난 11월 23일, 서울고등학교 1학년 인문 영재학급 20명 모두가 부모님을 모시고 자랑스럽게 논문발표를 했습니다. 이제 논문 쓰기와 발표회 상황을 소개하겠습니다.  

 

 논문 쓰기 안내 

7월 9일,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나자 오후에 인문 영재학급이 소집되었습니다. 일본자매학교방문 일정상 토요일에 수업이 진행될 수 없어서 일정을 당긴 것입니다. 선생님은 연구과제(논문)한 편씩을 제출해야 한다고 하시며, '논문 쓰기 방법'이라는 안내문과 전년도 2학년이 출판한 우수논문집을 사례로 주시며 참고하게 하셨습니다. 주제 선정은 아직 1학년이니 전공할 것에 치우치지 말고 지식의 밑바탕을 넓히는 내용이면 좋겠다는 말씀과 자료 수집 방법에 대한 안내, 내용을 지도해 주실 선생님은 주제에 맞게 개별 부탁을 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주제 정하기 위한 번민의 세월 - 여름 방학 중

방학 내내 또, 영재학급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너, 뭐하니?" "나는 OO해 볼까?" "지도 선생님은?" "주제가 정해져야지." 주로 이러한 이야기를 하며 보냈습니다. 주제가 정해지지 않은 경우도 많았고, 주제를 정하긴 했지만 아직 명확하지 않은 저 같은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방학이 끝나갈 무렵 2학년 형 중에는 이미 논문을 다 썼다는 소식도 전해왔습니다. 마음이 급하긴 한데 뜻대로 되지는 않았습니다.    

 

 논문 개요 제출 - 개학 직후

방학이 끝날 무렵, 1학년 부장이신 남궁원 선생님께서 논문개요를 가지고 오라고 하십니다. 이제 모두 급해졌습니다. 친구들에게 묻고 답하고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개요를 짜기 시작했습니다. 더는 주제를 미룰 수도 바꿀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지도하실 선생님도 뵙고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그래도 방학 전에 지도하실 선생님을 정해 놓아서 그 부분은 안정적이었습니다.

 

 논문 쓰기  
개요가 만들어지니 이제 안정이 됐습니다. 더는 방황할 것도 없고, 해당 자료를 수집해서 내용만 깊이 있게 연구하면 되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금방 2학기 중간고사가 가까워서 큰일입니다. 선생님은 우리에게 중간고사 시험 기간 전에 끝내게 하시려고 애쓰셨는데, 우리가 못 따라갔습니다. 결국, 중간고사 기간이 다가오자 논문 쓰는 것 중단시키고 시험 이후에 재개하도록 허락하셨습니다. 정하신 날짜가 될 때마다 메신저에는 '오늘, 밤새워야 한다.'라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논문발표 연습 - 친구들 앞에서 

그런 과정을 거쳐 우리 20명 모두가 논문 발표를 하게 됐습니다. 역사적 순간이죠. 그런데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서 친구들 앞에서 검증하기로 하셨습니다. 1주에 10명씩 2주에 걸쳐서 자신이 쓴 논문 내용을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고 친구들의 질문에 대답하면서 자신의 허점을 찾는 과정이 진행됐습니다.

 

 논문발표회 - 부모님과 지도 선생님 모시고

11월 23일, 부모님과 지도 선생님을 모시고 논문발표회를 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오신 친구도 있었습니다. 논문의 내용은 다양하고 20건 모두 겹치는 내용이 없었습니다. 선생님도 부모님께서도 신기해하시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어?"가 가장 많은 질문이었습니다. 

교감 선생님께서 격려사를 하고 계십니다. 볼거리 때문에 한 주 동안 등교 못했었는데, 논문을 발표하기 위해서 마스크 끼고 온 친구도 있었습니다. 발표하기 위해 섰을 때, 선생님께서 "친구들과 떨어져 있으니 마스크를 벗어도 되지 않을까?" 하셨는데도 친구들 건강을 생각해서 자신이 발표하는 동안도 마스크를 끼고 있었습니다.

 우리들의 논문 몇 편을 소개해 볼까요? 

김재윤 군"병역의무 이행으로 인한 자유 제한에 대한 보상제도의 필요성 및 방향 연구"입니다. 군 복무에 대한 가산점 제도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관한 연구입니다.

박준현 군 "사극의 역사 왜곡이 청소년들의 역사의식에 미치는 영향 연구"입니다. 사극에서 흥미를 더하기 위하여 새롭게 만드는 인물이 있기도 하고, 나이가 많이 차이 나는 사람을 또래처럼 같이 활동하게 하는 등 역사적 사실과 다른 내용을 찾아 지적하고 이런 내용이 청소년의 역사의식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내용입니다.  

"통일 후 한국 경제를 위한 현재의 노력"에 대해서 발표하는 서동근 군의 모습입니다. 연구내용에 의하면 우리 한 사람이 담당해야 할 통일 비용이 5천만 원 이라고 하네요. 평균이니까 우리 같은 학생도 5천만 원을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예측하네요. 그래도 통일은 되어야 하고, 가장 중요한 것이 경제문제이며, 그래서, 필요한 통일 비용을 미리 준비하여 시간상으로 나누어 부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장래 '통일부 장관감'이라는 칭찬을 들을 만하죠. 

여원구 군 "축구라는 전쟁에서의 승리 공식"이라는 제목으로 '역사 속 전쟁과 거장 감독들의 축구 전술을 비교 연구'한 것입니다. 어른들이 가장 신기해한 논문입니다. 거기다가 이 논문발표를 위해 준비한 ppt 자료에는 사용자 지정 애니메이션 기법까지 등장해 전투에서 적을 포위하는 장면과 축구 경기를 하면서 상대방 팀을 둘러싸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보여주어 똑같다는 것을 실감 나게 했습니다. 

 

 감사 인사 

우리 인문 영재반을 대표하여 서동근 군부모님과 선생님감사의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동안 늦잠자고 싶은 토요일 일찍 깨워서 영재학급 보내주시고, 금요일 저녁 발표 준비하느라 늦게까지 자지 않을 때 함께 깨어 계시며 간식도 챙겨주신 어머니께 감사드립니다. 토요일에도 학교 오셔서 우리를 지도해 주신 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1년 동안 우리를 이끌어 오신 1학년 부장, 남궁원 선생님입니다. 때로는 친절하게 때로는 혼내시며 우리를 이 자리에 있게 하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남궁원 선생님!

 

 논문집 출판 

오늘 우리가 발표한 것은 논문집으로 출판될 예정입니다. 처음으로 우리 글이 출판되게 되어서 마음이 뿌듯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멋쩍기도 합니다.

 

 느낀 점 및 교육적 효과 

주제를 정하지 못해 막막하던 때가 바로 어제 같은데, 그 시간이 지나고 논문이 완성되어 부모님과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게 되니 큰 자신감이 생깁니다. 이제 우리 사이에서는 각자가 연구한 주제에 대해서는 전문가가 된 기분입니다. 우리가 모두 놀라울 정도로 발전한 것을 보며, 보는 우리도 스스로 놀랐습니다. 부모님께서도 놀라시며 자랑스러워하셨습니다. 이렇게 같은 방향으로 발전해서 30년쯤 지나면 우리가 모두 각 분야의 제일가는 전문가가 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하니 열심히 꿈을 향해 정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참석하신 한 어머니는 "5시간 가까이 걸렸는데도, 전혀 지겹지 않았어요. 학생들의 발표 내용이 모두 다르고, 각자 자신이 잘 아는 내용을 재미있어 하며 쉽게 설명하니 듣는 우리도 재미있어요. 그런데 어떻게 그런(주제 선정에 대하여) 생각들을 했을까요?"라고 감탄하시기도 하셨습니다.

 

시험을 위해서 공부하는 것과 달리 스스로 선택한 주제에 대하여 탐구하니 힘든 일인데도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단순한 암기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쓰게 되니 생각의 깊이가 더해지는 느낌입니다. 주제를 선택해 정하기까지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다음은 재미있는 일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발표하는 과정에서도 친구 중에는 내년 2학년 때도 인문 영재학급에서 공부하고 싶다며 자신의 희망을 말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화성행차의궤와 화성성역의궤로 본 기록문화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연구를 했습니다. 역사와 경제를 융합한 것으로, 현대의 경제적 가치에 관한 논문에 비추어 두 의궤 기록에서 경제적 가치가 창출된 부분을 찾고, 우리 민족의 우수한 기록문화를 계승, 발전하려는 노력을 이끌어 내려는 목적에서였습니다. 구체적인 작성 과정과 논문 내용은 다음 기사(기록문화의 경제적 가치)에 싣겠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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