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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전학오고픈 '명품 전원학교'

대한민국 교육부 2009. 7. 29. 11:04

 

 

농산어촌 지역의 교육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농산어촌 지역의 낮은 학업성취도나 열악한 교육환경은 걱정거리가 된 지 오래다. 이농(離農)·고령화·농촌공동화 현상도 따져보면 그 뿌리가 교육문제에 닿아 있다. 농촌자원개발연구소는 2006년 기준으로 외지에 나가 공부하는 농촌 지역 학생의 비율이 무려 46.1퍼센트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 읍면 지역 학생들의 경우 교육환경에 대한 만족도가 38.1점으로 매우 낮고, 해마다 불만족 비율은 늘어가는 추세다. 이렇듯 농산어촌에 학생이 없고, 학교가 줄어들면 지역사회 유지도 어렵게 된다.
 
농산어촌과 같은 낙후 지역의 교육여건을 개선하고 실질적인 교육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나섰다. ‘공교육 다양화’를 반영한 기숙형 고교, 전원학교, 연중 돌봄학교들이 농산어촌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방과후 학교의 다양한 특성화 수업이 상면초등학교의 자랑거리다. 독서교실의 모습


 
도시에서 오고 싶은 '전원학교' 육성
 
교육과학기술부는 7월 17일 전국 농산어촌 전원학교로 경기 가평군의 상면초등학교를 비롯해 1백10개 초중학교를 선정했다. 이 중 초등학교가 77개교, 중학교가 33개교다. 이들 학교는 앞으로 3년 동안 총 1천3백93억원의 예산을 지원받게 된다.
 
전원학교란 농산어촌 소재 소규모 학교 중 자연친화적 환경과 e러닝 첨단 시설을 바탕으로 지역 사회와 연계해 우수 공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자율학교를 말한다. 이번에 선정된 학교들에는 공통적으로 첨단 e러닝 교실이 구축되고, 주민과 지역사회의 연계 확대로 다양한 도농 교류 프로그램과 방과후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교육복지정책과 배동인 서기관은 “단지 지역 내 학생들의 교육 강화라는 측면만이 아니라 농산어촌의 미래 발전을 견인하는 지속가능한 모델학교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경기 가평군 임초리의 상면초등학교. 전원학교의 ‘청사진’을 엿보기 위해 학교를 방문했다. 전 학년 통틀어 학생 수가 98명인 상면초등학교는 ‘작지만 강한 학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다양한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으로 사교육 없는 학교를 실천하고 있는 모습을 높이 평가했다. 아울러 가평군 내 연하초등학교, 율길초등학교 등 이웃 학교와 연계해 소규모학교 협동 학습체계를 꾸리며, 학교 내 체육관(가칭 상면체육관)을 지역 주민들의 거점으로 삼고, 자연친화적 환경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에코피아’ 계획에도 좋은 점수를 줘 이 학교를 ‘전원학교’로 선정했다.

 

 

 

학교 뒷산 근처 실습지에서 옥수수를 관찰하는 상면초등학교 아이들.

자연친화적 환경은 전원학교의 가장 큰 인프라다.

 
최명환 교장은 학교 협동 학습체계에 대해 “지역 내 이웃 학교들이 같이 성장해야지 전원학교로 선정된 학교만 발전을 독식해서는 안 된다”며 “교직원 공동 연수는 물론 우리 학교의 자랑거리인 방과후 학교와 특성화 프로그램을 지역 학교와 공유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 학교의 자랑거리는 독서교실. 1986년에 문을 연 ‘청우도서관’은 2006년 9월 한겨레신문사와 ‘책 읽는 사회’가 추진한 ‘희망의 작은 도서관 프로젝트’ 1호 도서관으로 선정되어 완벽한 리모델링을 거쳤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책꽂이와 푹신푹신한 소파, 영화 상영도 가능한 간이무대와 1만2천여 권의 장서, 10여 대의 컴퓨터 시설을 갖췄다.
 
전문 사서를 고용해 체계적인 독서교육을 시키는 점도 돋보인다. 김은미 사서는 “학기 중과 방과후뿐 아니라 방학 때도 도서관 문은 상시 열려 있다. 지역 내 학부모들을 위한 도서대여 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또 한 달에 한 번 밤 10시까지 도서관을 개방해 ‘달빛도서관’이라는 문화 프로그램도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가 올해 도서 구입에 책정한 돈은 5백만원. 이러한 노력으로 도서관은 늘 아이들로 북적인다. 도서관에서 만난 1학년 이상우 군은 “공룡에 관한 책이 제일 재미있다”며 밝게 웃었다.
 

 

상면초등학교의 방과후 학교 특성화 수업 중 록밴드 활동


특성화 수업이 잘돼 있는 방과후 활동도 자랑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개설된 ‘록밴드’반은 군 행사에 초빙될 정도로 빼어난 실력을 자랑한다.
 
최 교장은 “우리 학교 아이들은 뮤지컬 한 번 못 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다양한 악기 연주법을 가르치고 감수성을 길러주자는 의도로 일주일에 두 번씩 전문 강사를 초빙해 아이들을 가르쳤는데 실력이 일취월장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방학 중에도 연습실에 모인 아이들은 전자기타와 드럼 등을 두들기며 ‘난 네게 반했어’를 열창했다. 5학년 정은진 양은 “연주하다가 어려운 부분에 부딪히면 힘들기도 하지만 악기를 배우고 연주하는 게 너무 재미있고 신난다”고 말했다.
 
이 학교에서는 록밴드반뿐 아니라 풍선교실, 수학교실, 바이올린·피아노교실, 독서논술교실 등을 열고, 외부 강사를 초빙해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이런 활동을 하는 데 학부모들이 내는 비용은 한 푼도 없다.
 
최 교장은 “앞으로는 록밴드뿐만 아니라 가야금, 플루트 등 고급 악기 수업도 늘릴 것”이라며 “학원 갈 일 없이 학교에서 모든 것이 다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부모와 지방자치단체 역시 상면초등학교의 계획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 같은 모범 사례는 상면초등학교에 국한되지 않는다. 강원도 평창의 면온초등학교는 전교생 수 21명의 폐교 직전 농촌학교에서 스키, 골프, 영어, 연극 등 여타 학원이나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내용을 학교에서 배우도록 하여 80퍼센트 이상의 외지 학생이 찾아오는 ‘명품학교’로 거듭났다. 또한 지역사회 시민단체와 협력해 다양한 체험프로그램(텃밭 가꾸기, 동물 기르기, 꿀벌 기르기 등)으로 2001년 34명에 불과하던 학생 수가 2009년 현재 4배나 불어난 충남 아산 거산초등학교에 이르기까지 많은 학교들이 ‘학교 실험'에 나서고 있다.

 

 

도시에서 전학오고픈 학교를 만들어낸 상면초등학교

 

 

농산어촌 교육의 명품 '기숙형 고등학교'
 
교통시설이 열악한 농산어촌에 기숙사 시설을 짓고, 학교 특성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자는 취지로 출발한 기숙형 고등학교가 농산어촌 학교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며 각광받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11년까지 기숙형 고등학교 1백50개를 지정 운영한다는 계획 아래 2008년 82개교를 선정했고, 2009년 68개교 지정을 앞두고 있다. 이 사업을 위해 투입된 예산은 3천1백73억원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4월 경남 함양고등학교, 강원 평창고등학교, 전남 보성고등학교 등 전국 8개교를 ‘모델학교’로 지정하고, 기숙형 고교 관련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 중인데 그 결과는 매우 희망적이다.
 
교육과학기술부 학교제도기획과 김상규 사무관은 “기숙형 고교가 본격 가동되면서 지역 내 중학교 졸업자 중 상위권 학생들의 대도시 이탈현상이 급격히 줄고 있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기숙사에 머물면서 안심하고 학업을 지속할 수 있어 좋고, 학부모도 자녀교육 때문에 지역을 떠나야 했던 문제점이 해결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실질적인 사교육비 경감 효과도 거둘 수 있다.

 

 


경남 함양고등학교의 경우 기숙형 고교 지정 이후 2007년 15명에 달하던 타 지역 이탈 학생 수가 4명으로 줄었다. 상위권 학생들의 증가도 고무적이다. 충북 지역이 대표적인데, 충북 옥천고등학교는 18퍼센트에서 28퍼센트로, 진천고등학교는 22퍼센트에서 29퍼센트로 증가했다.
 
함양고등학교는 작년에 개교 이후 처음으로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하기도 했다. 입시 학과 교육 외에도 체육이나 특기 적성교육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역 특성을 십분 감안한 특성화 수업 중심의 기숙형 고등학교도 있다. 전남 보성고등학교는 ‘판소리 명창반’을 운영해 향토에 대한 자부심을 고취하고 있다. 가정의 역할을 대신하는 만큼 기숙생활 지도도 빼놓을 수 없다. 이영만 교장은 “주말과 방학을 이용해 기숙사생을 대상으로 명사 특강을 진행한다. 진로지도교사의 수시 상담으로 학생 개인의 진로 탐색에도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다”고 기숙형 고교 프로그램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기숙형 고교가 또 하나의 기숙형 입시학원이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정부는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 교육 자원을 확대하자는 본래 취지에 맞게 해당 학교들이 과도한 입시위주 수업 대신 인성 교육, 예체능 교육 등에 투자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앞으로는 도농복합도시의 읍면 지역과 사립고에까지 기숙형 고교를 확대할 예정이다.

 

 

 

외국인 선생님과 함께 '영어교육 TaLK' 

 

영어학습만큼 도농 지역의 격차가 심한 분야도 없다. 정부 초청 해외봉사 장학생사업(TaLK·teach and learn in Korea)은 도농 간 영어교육 격차 해소와 사교육비 경감, 학생들의 영어에 대한 흥미 향상 등 긍정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TaLK 장학생들은 해외 교포 대학생이나 원어민이 대부분이다. 정부는 이들을 농산어촌 지역의 영어강사로 1년 동안 배치하고 있다. 2008년 4월에 시작된 TaLK사업은 1기 3백80명, 2기 1백77명에 이어 현재 3기 6백명 선발을 앞두고 있다.
 

 

정부 초청 해외봉사 장학생 사업(TaLK) 설명회에 참여한 해외 교포 대학생 및 원어민들

 


TaLK 장학생으로 선발된 교포나 원어민들은 부산, 대구, 인천, 경북 등 13개 시도에서 주당 15시간의 영어수업을 하도록 돼 있다. 이들은 원격 화상강의와 방학을 이용한 영어 무료캠프 등에도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농산어촌 지역의 경우 현재 원격 화상강의에 3만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학생들의 반응도 열광적이다. 호주에서 온 에린 커비 선생에게 영어를 배우고 있는 충남 부여군 초촌초등학교 김하람 양은 “이런 시골학교에서 원어민 선생님에게 영어를 배울 것이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참여 장학생들의 만족도도 높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설문 결과에 따르면 참가자 3백80명의 87.3퍼센트에 달하는 94명이 “학교 현장에 매우 만족한다”고 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앞으로도 TaLK사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365일 엄마의 마음으로 '연중 돌봄학교'
 
학교 없는 농산어촌에 연중무휴로 아이들을 돌보는 학교가 떴다. 연중 돌봄학교다. 정부는 2008년 전국 군의 면지역 소재 유치원과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연중 돌봄학교 3백78개교를 선정하고 2백98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연중 돌봄학교는 학기 중이나 주말, 방학 등을 가리지 않고 3백65일 교육을 지원하는 학교다. 단지 방과후 활동만 책임지는 방과후 학교와 달리 연중 돌봄학교는 방과후 학교 이후 시간에도 야간 보육교실을 운영하는 등 좀 더 밀착된 관리를 표방하고 있다. 아울러 통학버스 지원과 급식, 보건소 등 복지지원도 아우를 계획이다. 모범 사례는 인천시 강화군 불은면 두은리의 불은초등학교. 외진 곳에 위치한 학교지만, 오후 8시까지 개인 시간을 포기하고 나선 교사들의 헌신으로 전교생 77명이 방과후 학교는 물론 주말과 방학에도 돌봄을 받고 있다. 이 학교에는 8천여 권의 장서가 있는 도서관은 물론 노래방기기, 탁구대 등도 갖추고 있다.
 

 

 | 정지연 기자  사진 | 전경택 기자  내용출처 | Weekly 공감
문의 | 농산어촌 전원학교, 연중돌봄학교 : 교육복지정책과 02-2100-6522

기숙형고등학교 : 학교제도기획과 02-2100-6456

영어교육 TaLK : 영어교육강화팀 02-2100-6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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