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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나무가 들려주는 삶의 지혜

대한민국 교육부 2014. 2. 20. 13:00

목요일 아침 10시 30분. 국립과천과학관 자연사관 강의실에 학생과 학부모 20여 명이 모여있습니다.

진지한 표정으로 귀 기울여 듣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학관의 전시 해설과 탐구활동, <자연생태계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교실에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1월부터 시작한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매주 목요일, 전문가인 과학관 연구사가 직접 수업을 진행하며 쉽고 재미있는 설명을 들려준답니다. 자연 생태계 속에서 다양한 생물들이 저마다의 생존 전략을 가지고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상호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또, 그들의 삶에서 우리가 배울 점은 무엇일까요? 그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저도 수업에 참여해봤습니다. 

◆ 똑똑하고 지혜로운 참나무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생태계는 무엇을 말하는지, 그 안에는 어떤 요소들이 있는지 이해하기 쉬운 그림을 통해 알려줍니다. 특히 오늘 우리가 살펴보려는 참나무는 식물이므로 식물이 어떻게 에너지를 생산하고 그 에너지가 어떻게 순환이 되는지도 잠시 살펴봅니다. 먹고 먹히는 생태계 먹이 사슬과 피라미드는 학교에서도 배운 내용이겠지만 체험활동과 연결된 수업이라서 그런지 학생들이 더 집중하는 것 같았어요. 

강의실을 나와 자연사관 내의 '한반도의 육상생태계'로 이동했습니다. 나무에서 떨어진 도토리를 먹던 고라니가 호랑이에게 잡혀먹히네요. 아까 PPT 자료로 본 내용이 생생한 디오라마로 펼쳐집니다.

숲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참나무도토리를 아주 넉넉하게 만들어 고라니, 다람쥐, 청설모 등 다른 동물이 먹고 살 수 있도록 해주죠. 그리고 그 동물들은 나중에 먹으려고 도토리를 땅속에 저장했다가 잊어버리는 바람에 도토리가 얼지 않고 뿌리를 내려 다시 나무로 자랄 수 있게 됩니다. 남을 주기도 하고 남에게 도움을 받기도 하는 생태계의 순환, 그리고 나눔의 지혜를 배웁니다.

참나무 잎은 단풍나무나 은행나무처럼 예쁘지 않아서 인기는 없지만, 겨울에도 떨어지지 않고 계속 나무에 남아 영양소를 만듭니다. 겉으로 예쁜 것도 좋지만, 최선을 다해 자기 일을 잘 해내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 참나무에서 또 하나를 배워갑니다.

◆ 비슷하지만 다른 참나무 6형제

자, 이제 다시 강의실로 돌아온 아이들은 다른 동식물 친구들과 함께 살아가는 똑똑하고 지혜로운 참나무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애국가 2절에도 나오는 소나무. 침엽수인 소나무는 2008년에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분포하는 나무였습니다. 그런데 2013년 백두대간 10개 구간을 조사한 생태지도에서 소나무를 제치고 우리나라 거의 모든 지역에서나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최다수종 나무가 되었지요.

그 비결은 무엇일까요? 참나무 6형제의 잎을 비교해보며 자세히 살펴봅니다.

참나무라고 다 똑같은 나무가 아니었네요. 잎만 비교해봐도 이렇게 차이가 납니다. 긴 타원형과 달걀형, 잎자루가 뚜렷한 것과 짧거나 없는 것, 잎 가장자리가 톱니 모양인 것과 물결 모양인 것. 여러분은 알고 계셨나요?

잎을 관찰하고 나서 뒤에 붙은 스티커를 떼고 어떤 나무인지 확인을 해봅니다. 이렇게 배우고 나니 이제는 숲에 가서 참나무 6형제를 확실하게 구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전시장으로 왜 또 나왔느냐고요? 잎뿐만 아니라 나무나 줄기, 그리고 열매를 비교하며 비슷비슷한 참나무 6형제를 구별해내는 방법을 배우려고 왔지요. 같은 형제라고 하지만 나무의 껍질이나 무늬, 파인 골도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도토리는 다 똑같이 생긴 줄 알았더니 털이 수북하고 보송보송한 모자를 쓴 것도 있고 딱딱한 겹기왓장 모양의 모자를 쓴 것도 있더라고요. 취재하러 나왔다가 오늘 아주 제대로 배우고 왔습니다. 이젠 숲에 가면 떨어진 잎과 도토리를 관찰하는 취미가 생기겠어요.

참나무가 작은 나무에서 큰 키로 자랄 수 있는 건 바로 잎이 넓기 때문입니다. 숲 속에 파묻혀 다른 큰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적은 양의 햇빛으로도 무럭무럭 자랄 수 있는 비결이죠.

인내심도 대단합니다. 다른 나무보다 더 자라서 바람을 받아 벌과 나비가 많이 찾아오고 널리 퍼뜨릴 수 있을 때까지 약 20년을 기다려서 열매를 맺는다고 합니다.

◆ 우리나라 최다수종이 된 비결은 바로 이것! 

참나무가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살게 된 비결을 이제 알았습니다.

도토리를 넉넉하게 만들어 다른 동물과 나누며 서로 돕고, 적은 햇빛으로도 양분을 만들 수 있는 넓은 잎을 가졌으며, 큰 키로 자라 널리 번식할 수 있을 때까지 열매를 맺지 않고 기다리는 등 흔하디흔한 나무가 가진 지혜가 놀랍기만 합니다.

 

프로그램을 만들고 진행하시는 구수정 박사님을 만나 단순히 동물이나 식물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수업이 아닌, '자연생태계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라는 독특한 주제를 선택한 이유를 들어봤습니다.

"생태계 안에는 여러 가지 동물이라든지 식물도 있지만, 사람도 그중 하나의 구성요소입니다. 따라서 동식물의 특징을 지식으로 전달하는 것보다는 사람이 그 안에서 어떤 지혜를 가지고 그들과 함께 살아갈 때 유익할지 생각해보길 바랐어요. 특별히 청소년들이 자라면서 이런 지혜를 배워서 더 좋은 사람으로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삶의 지혜’라는 말을 썼습니다."  

더불어, 우리 선조들이 좋아하는 소나무를 제치고 '참'이라는, '진짜' 나무라는 이름을 주었는지 그 의미를 새기면서 아이들도 진짜 사람, 참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하셨습니다.

 

이번 체험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은 서로 공존하는 세계 속에서 자기가 만든 도토리를 여러 동물에게 나누면서 또 사람을 되돌려 받으면서 다음 세대를 훌륭히 키워내는 참나무의 특성을 통해 삶의 지혜를 깨달았겠지요?

국립과천과학관의 '자연생태계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교실은 12월까지 매주 목요일 10시 30분에 열립니다.

일 년 내내 참나무 이야기만 듣느냐고요? 아니에요.

<약육강식의 세계를 통솔하는 맹수의 리더십>, <버섯이 약도 되고 독도 되어 퍼져가는 비결>, <식물이 정도와 본분을 지키며 살아가는 비결>, <소나무가 추울수록 독야청청 빛을 내는 비결>, <어둠 속의 포유류 박쥐가 새처럼 살아가는 비결>6가지 다양한 주제로 2개월씩 진행된답니다. 제목만 들어도 흥미롭지 않나요?

 

초등학생 이상이면 누구나, 가족과 함께도 참가할 수 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국립과천과학관 홈페이지를 방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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