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공식 블로그

교과서 밖 발로 뛰는 지리수업 본문

교육부 국민서포터즈

교과서 밖 발로 뛰는 지리수업

대한민국 교육부 2014. 8. 19. 11:00

몸으로 부딪힌 재래시장 탐방기 
교과서 밖 발로 뛰는 지리수업
지리수업 I 재래시장 I 백문이불여일견 I 체험학습

시장으로 떠난 학생들? 

여러분이 떠올리는 지리 수업은 어떤 수업인가요? 사회과 부도를 펴놓고 하는 수업? 선생님의 설명을 듣는 수업? 어렵고 외워야 하는 것투성이인 수업? 하지만 '백문이 불여일견', 한 번 보는 게 백번 듣는 것보다 낫다고 하지요. 그래서 지리탐구 프로그램을 수강하는 천안교육청 인문사회 영재원 학생들은 교과서 밖 현장을 찾았습니다. 


시장의 형성과 쇠퇴에 대해 배우기 위해 천안의 전통 재래시장인 '천안 중앙시장'에 모였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시내버스를 갈아타고 힘들게 도착한 곳에서 저희를 반겨주는 것은 뜨거운 태양과 낯선 시장 풍경뿐이었습니다. 모두 항상 동네 슈퍼나 마트만 이용해 봤기에 재래시장의 풍경이 무척 낯설게 다가왔습니다.

상인 인터뷰팀, 고객 설문조사팀, 시장 구조도 그리기 팀으로 나누어서 팀별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함께 떠나볼까요?  

 

상인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상인 인터뷰팀은 중앙시장에서 장사하시는 분들께 중앙시장에서 장사하신 지 얼마나 되셨는지, 영업 중에 업종 변경을 하신 경험은 있으신지, 매출과 하루 평균 구매자는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구매자들의 나이나 성별은 무엇인지 인터뷰를 하였습니다. 


저도 인터뷰 팀에 속해있었는데요, 처음에는 겁이 많이 났습니다. '상인분께서 인터뷰를 거절하시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 '물건을 사는 것도 아닌데 친절하게 답변해 주실까?' 하는 걱정, 무엇보다 먼저 다가가는 것이 무척 힘들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인터뷰 팀에게 그야말로 '멘탈붕괴'가 찾아왔습니다. 그렇게 눈치만 보며 시장을 몇 바퀴 빙빙 돌았습니다. 

그러던 중 건너편에서 설문조사팀이 용기 있게 행인들에게 다가서는 모습을 보고, 저희도 용기를 내서 인터뷰를 시도해보았습니다. 아예 거부하시는 상인분들도 많아서 속상했지만, 계속 시도했답니다. 상인분들께서 매출이 예전보다 많이 감소했다고 말씀하실 때는 저희도 무척 안타까웠어요. 저희가 원래 얻으려고 했던 인터뷰 결과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를 느낄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고객의 소리'를 듣다 

시장을 이용하는 고객분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설문조사팀은 인터뷰 팀과는 다르게 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고객분들께 설문조사에 응해달라고 부탁했어요. 설문조사팀의 외향적인 성격도 한몫한 듯합니다. 물론 설문조사팀도 거절당할 때도 있었지만,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열심히 설문조사를 부탁했답니다. 

 

시장의 구조는 우리가 접수한다!! 

시장의 구조를 그리는 팀도 열심히 뛰어야 했던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시장의 구조뿐만 아니라 어디에 무슨 상점이 있는지까지 세세하게 조사를 했습니다. 시장을 몇 바퀴 돌았는지 알 수 없을 만큼 이리저리 돌았다고 해요.


교실로 돌아와서 

열심히 시장탐방을 한 다음 날, 교실로 돌아와서 시장에서 직접 얻은 자료를 정리해서 모둠별로 정리하고 보기 좋게 시각화시켜서 발표했습니다. 


먼저 인터뷰 팀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중앙시장에서 장사하시는 분들 대부분이 20년~30년 전부터 장사를 해오신 분들이 많았고, 중간에 업종 변경을 한 경우는 생각보다 적었다고 합니다. 하루 평균 매출과 구매자의 수가 예전보다 점점 감소하고 있다고 했고, 주로 구매하시는 분들은 50~60대 여성분들이라고 합니다. 가정살림이나 가게 일을 하시는 단골손님이 많다고 해요. 

이어서 설문조사팀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설문조사팀 역시 이용하는 고객의 연령대와 성별은 50대 이상, 여성이 가장 많다는 결과로 인터뷰 팀과 결과가 비슷했어요. 고객들의 거주지는 대부분 중앙시장과 매우 가까운 곳이었고, 주로 구매하는 것은 과일, 채소, 생선이라고 합니다. 중앙시장을 찾는 이유는 '가격이 저렴해서'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고객들이 생각하는 불편한 점(개선했으면 하는 점)은 주차공간, 위생, 서비스 등이 있었습니다. 저희 학생들은 이날 직접 중앙시장 상인 협회장님을 만나뵙기도 했는데요, 시장 차원에서 시장 환경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붕(아케이드) 설치, 주차장 확대, 상인 대학 운영 등 시장 환경과 서비스, 재화의 품질 개선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하니, 불편한 점을 이야기하셨던 고객분들은 시장의 변화를 기대할 만할 것 같습니다.

시장 구조도 조사팀도 직접 그림을 그려 발표했습니다. 이렇게 이틀간의 지리 수업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더운 여름날 중에서도 가장 덥고 습한 날 시장에서 직접 뛰어다니며 조사할 때는 무척 힘들었지만, 정리와 발표가 끝나자 모두 흐뭇한 표정이었습니다. 


환서중학교 이정아 학생은 "처음에는 쉽고 재미있을 줄 알았던 것이 생각보다 무척 어렵고 힘들었어요. 하지만 시장과 직접 부딪히면서 시장을 온몸으로 배우고,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정'이라는 단어를 직접 느낄 수 있었어요."라고 전했습니다. 불당중학교 류초연 학생도 비록 더운 날 시장을 이리저리 걸어 다니느라 덥고 힘들었지만 그만큼 느끼는 것도 많고 얻어가는 것도 많아요. 무엇보다 시장에 대해 더 잘 알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불당중학교 강나언 학생은 평소에 시장에 가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수업이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이야기해주었습니다.

 

뉴스나 신문, 책에서 배우던 딱딱한 '재래시장의 상생방안'이 아니라 직접 상인분들, 고객분들과 이야기하며 몸으로 배운 재래시장은 이번 수업 내용은 그 어느 수업보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