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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가대표팀, 물리학의 월드컵 국제청소년물리토너먼트대회(IYPT) 우승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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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가대표팀, 물리학의 월드컵 국제청소년물리토너먼트대회(IYPT) 우승

대한민국 교육부 2009. 9. 25. 11:28
‘물리학의 월드컵’이라고 불리는 국제청소년물리토너먼트대회(IYPT, International Young Physicists’Tournament)는 국제물리올림피아드와 쌍벽을 이루는 물리경연대회로 올해는 7월 22일부터 27일까지 중국 톈진의 남개대학에서 27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되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후원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지원하는 이 대회는 사전에 제시된 17문제를 실험과 연구를 통해 해결하고, 그 해결방식의 타당성을 놓고 영어로 논쟁하는 팀 경기이다. 우리나라는 2002년부터 참가하여 공동우승 1회, 준우승 2회, 동메달 3회의 성적을 거둔 바 있고, 올해 처음으로 단독우승을 차지하게 되었다.
 

▲ 태극기를 들고 시상대에 오른 우리대표팀 학생들과 지도교수들



   세계 과학영재들 물리탐구 과제를 연구하며 창의력과 토론능력 겨루는 대회  
 


이번 대회에서 가장 어려웠던 승부처는 예선 마지막 5차전이었다. 최다 우승국인 독일팀이 완벽한 실험 데이터를 제시할 때마다 이를 보고 있던 우리나라 지도교수들은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예선 3차전까지 종합 1위를 달리던 우리 학생들이 4차전에서 하위 팀들과 맞붙어 종합 2위로 밀린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 대회는 문제에 대한 해결방법을 놓고 치열한 학술적 공방이 벌어지는 경기이기 때문에 실력이 없는 팀과 붙으면 토론이 되지 않아 점수를 획득하기가 어렵다. 반면 실력이 우수한 팀과 붙을 때 격렬한 논쟁과 한 치 양보도 없는 공방은 양 팀 모두에게 높은 점수를 얻게 한다. 그래서 이 대회는 고수끼리 붙어야 경기의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4차전 직후 우리나라 지도교수들과 학생들은 즉시 전략회의를 열었다. 우리팀이 발표할 문제들을 최소로 묶어 놓으면서 독일팀을 공략할 문제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토론자들을 선정했다. 전략에 따라 독일팀에게 발표 문제를 지정했을 때, 독일팀은 두 번이나 연속해 거절을 했다.



   최다 우승국인 독일팀과 치열한 토론 펼친 끝에 결승 진출  
 

   

▲ 치열했던 예선 5차전이 끝난 후 독일팀, 스위스팀과 함께 한 기념사진 촬영

이 대회는 5차례의 예선전을 거치는 동안 모두 3번 지정된 문제를 거절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3회를 초과하면 감점을 받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독일팀은 마지막 예선전에서 한국팀을 만나 자칫하면 패널티를 받게 되는 궁지에 몰린 상황이었다. 그런데 ‘물과 같은 얇은 막 위에서 컵이 회전할 때 감속운동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분석하라’는 문제를 세 번째로 지정했을 때 독일팀은 수락했고 이를 한 여학생이 깔끔하게 발표하면서 양팀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 때 우리팀이 날카로운 질문과 함께 반론을 제기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전날 밤 치밀하게 준비한 질문들은 청주교대에서 1개월이 넘도록 더위와 싸우며 합숙훈련을 하면서 실험과 연구를 통해 얻은 자료를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다. 질문은 기본적인 물리 개념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당신의 모델에 적용된 ‘thin layer’의 물리적 정의를 말해달라.”
“당신이 실험했던 소재는 ‘hydrophobic’인가, 아니면 ‘hydrophilic’인가? 소재에 따라 물체의 운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데이터를 제시해 달라.”
“컵이 회전운동을 할 때 컵의 측면에서 발생되는 ‘shear stress’의 효과는 얼마나 되는가? ”

우리는 이에 관한 모든 데이터를 이미 가지고 있었다. 우리 팀의 반박이 이어지자 독일팀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5차 예선전을 마치면서 심사위원장은 지극히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이제까지 본 IYPT 경기 중 이처럼 치열했던 토론은 한번도 없었다!”고 감탄했다.



   공격문제와 예상답변 완벽하게 준비해 우승 거두자 참관객들 전원 기립박수 보내  
 

  

▲ 시상식에서 한국팀의 우승이 발표되자 참관객들이 기립 박수를 보내주었다.

예선 종합 1위를 탈환하고 난 다음 치른 결승전은 비교적 수월했다. 사전에 준비한대로 이찬 학생이 결승전의 선발로 나섰다. 사실 우리는 대회 참가 전부터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었다. 그래서 조직위원회에서는 이찬 학생에게 결승전에 발표할 문제를 별도로 준비하라고 지시한 상태였다. 결승전은 우리팀의 완벽한 승리를 과시하는 절차에 불과했지만, 그것 역시 전날 모든 학생들이 밤을 새워 대비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상대방이 반박하거나 심지어 심사위원들이 질문할 때마다 기다렸다는 듯이 답변 슬라이드를 하나씩 꺼내는 것을 보고 청중들은 경악했다.

“믿을 수 없어. 한국팀은 있을 수 있는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을 완벽하게 준비했어!”

시상식에서 한국팀의 우승을 발표했을 때 참가팀 전원과 청중들이 모두 일어서 기립 박수를 보내는 장면을 보면서 그동안 고생했던 우리 학생들과 지도교수들은 무척이나 감격스러웠다.

    

▲ 정병훈 청주교육대학교 교수

올해 국가대표팀은 이찬, 김홍, 전형규(이상 민사고 3학년), 최낙원, 심민규(이상 한국영재고 2학년) 학생으로 구성되었고, 지도교수진으로는 정병훈(청주교대, 단장), 권명회(인천대, IOC 위원), 박찬웅(경원대, 대표팀 지도교수), 장영록(인천대, 대표팀 지도교수), 김광주(건국대, 국제심사위원), 양인상(이화여대, 국제심사위원), 정홍(숙명여대, 대표팀 지도교수) 교수가 참여하였다. 이번 대회에서의 우승은 대표팀 학생들의 철저한 준비와 지도교수들의 헌신적인 지도가 함께 맺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그중에서도 주장 이찬 학생은 그 전위에 서서 우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한국의 KYPT 조직위원회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우수한 물리실력을 세계에 널리 알리게 된 이 대회 참가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은 한국과학창의재단에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앞으로 더 많은 국내학생들의 참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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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훈 (청주교육대학교 과학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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