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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녀는 다리를 꼬았을까? 본문
“다리를 꼬면 훨씬 건강해 보여”
인간 의사표현 중 93%가 보디 랭귀지
멜 깁슨 주연의 ‘왓 위민 원트(What women want)’란 영화가 있다. 주인공은 전기감전 사고를 겪게 되면서 남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갖게 된다. 그리고 여성에 대해 특히 관심이 많던 주인공은 이 같은 능력을 통해 여자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달인이 된다는 이야기인데, 모두가 부러워할 내용이다.
심지어 한 이불을 덮고 자는 부부 간에, 매일 만나는 회사 직원들 간에도 서로의 마음을 잘 모르겠는데 만나는 사람마다 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다.
22일 삼성경제연구소 경영전략실 이민훈 연구원은 동영상 강의(www.seri.org 멀티미디어룸 로그인 후 이용 가능)를 통해 심리학자이면서 컨설턴트인 토니야 레이맨이 수년 간의 경험을 통해 인간 행동과 행동 간의 연관성을 분석한 내용을 정리한 저서 ‘보디 랭귀지의 파워(The power of body language)’를 소개했다.
국내에서는 모 출판사에 의해 ‘왜 그녀는 다리를 꼬았을까?’란 제목으로 번역 출간됐는데, 이 책자에서 저자는 그동안의 분석 결과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몸짓을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여자가 왜 다리를 꼬았는지에 대한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여자는 남자의 시선을 끌기 위해 이러한 동작을 취한다는 것. 왜냐하면 다리를 반대쪽 다리에 포개놓으면 다리가 훨씬 건강하면서 탄력 있어 보여 성적 매력을 물씬 풍긴다는 설명이다.
영화 '원초적 본능'에서 주연을 맡은 샤론 스톤의 유명한 장면
몰론 이러한 주장을 반박하는 여성도 많을 것이다. 다리를 꼬고 앉은 자세가 편해서 그렇게 했을 뿐이라는 여성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토니야 레이맨은 그처럼 편한 것도 다른 사람(여성)의 모습이 좋아보였기 때문에 따라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가급적 바르게 앉는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얼굴 표정도 인간의 감정변화를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다. 9·11 테러사건 이후 뉴욕 주민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며칠 후 뉴욕타임즈의 알렉스 쿠친스키 기자는 ‘무표정을 벗어버린 뉴욕’이란 제하의 기사를 썼는데, 내용은 평소 무표정하고 냉정했던 맨허튼 주민들의 표정이 바뀌었다는 것이었다.
주민들이 길거리에서 감정을 그대로 내보이기 시작했다는 것. 덧붙여 토니야 레이맨은 뉴욕 시민이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고 시선을 교환하기 시작했을 뿐 아니라 “입술을 수평으로 모으는 표정”을 지었는데 이는 시민들과 함께 슬픔을 같이 나누고 있으며, 동시에 뇌를 자극시켜 슬픔을 최소화하려는 표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몇 주가 지나 눈앞에 닥쳤던 공포가 사라지자 시민들은 다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바뀌었으며, 예전처럼 입술을 일자로 굳게 다문 표정은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쓰고 있다.
“눈은 마음의 창”이란 말이 있다. 한국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형사로 분한 송강호는 범죄 용의자를 앞에 두고 “내 눈을 똑바로 보라”고 명령하는데, 실제로 범죄 현장에서 용의자 진술을 듣는 가운데 눈을 관찰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과정 중의 하나다.
이는 심리학적으로 증명된 부분이다. 시카고대 에커드 헤스 교수는 “호기심을 자극하거나, 흥분하게 만드는 무엇을 보면 사람들의 동공이 확장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실제로 중국의 보석 상인들은 선글라스를 쓰고 거래를 한다. 고객의 동공이 확장되는 것은 물건을 사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내는 것으로 선글라스를 쓰고 그것을 세밀하게 살펴보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물건을 구매할 때에도 자신의 눈을 보이지 않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눈꺼풀을 내리 깐 표정으로 어필한 마리린 먼로
마릴린 몬로의 눈꺼풀을 내리 깐 표정 역시 자신의 감정 표현을 분명히 나타내고 있다. 남성을 향한 유혹의 몸짓으로 해석되고 있는데, 이 표정은 이미 1930년대 유명 여배우 클라크 케이블이 선보여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되고 있다.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는 바디 랭귀지도 있다. 대화를 할 때 앞으로 몸을 기울이면, 상대방은 “나에게 관심이 있으니 어서 더 많은 말을 해달라”는 의사표현으로 해석하게 된다는 것. 상대방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려면 몸을 상대방에게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손으로 턱을 괴거나 만지는 것도 대화에 도움이 된다. 이 자세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당신이 한 말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상대방과 대화 시 어떤 자리에 앉는가 하는 것도 대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토니야 레이맨은 상대방과 친해지려면 대각선 위치의 좌석에 앉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대각선상의 좌석이 서로 간의 친밀감을 높이면서 동시에 서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단 대화중에 코나 귀를 만지는 것은 금물이라고 경고한다. 코나 귀를 만지는 것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신뢰를 주지 못한다는 것.
“의사소통의 93%가 비언어적 표현”이란 심리학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말로 숨기는 것을 몸이 말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여기에는 인간의 몸뿐만 아니라 향수, 액세서리, 헤어스타일 등 약 1천 가지가 넘는 요소가 작용한다.
우리가 말할 때 말로 전달할 수 있는 부분은 10%가 채 안 되고, 상대방은 직감을 통해 우리 몸에서 표현하고 있는 내용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저자는 의사소통이 완벽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7%밖에 안 되는 말에 의존하지 말고 93%에 해당하는 신체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말과 함께 신체 언어, 즉 얼굴 표정과 몸짓, 목소리, 간격과 위치 등을 활용할 때 비로소 생각과 느낌을 제대로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다며, 보디 랭귀지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일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사이언스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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