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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교사] 학교폭력 물리치는 ‘낙동 슈퍼맨’

대한민국 교육부 2015. 6. 16. 13:48


[화제의 교사] 학교폭력 

물리치는 ‘낙동 슈퍼맨’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전방을 주시한다. 어깨에는 바람에 휘날리는 망토를 두르고, 가슴에는 슈퍼맨을 상징하는 ‘S’마크를 달았다. 빨간 조끼를 두 다리에 끼워 위로 치켜 올리자 영락없는 우리들의 히어로 슈퍼맨이다.


▲김영환 부산 낙동중 교사


부산 낙동중에 나타난다 하여 이름 붙여진 ‘낙동 슈퍼맨’. 정의를 지킨다는 그는 체육 시간, 아이들을 향해 이렇게 외치고 있다. “학교폭력은 내가 물리친다!”

 

“예전보다 학교폭력이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아직 학교에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학교폭력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모든 선생님과 학생들에게 퍼포먼스를 통해 즐겁고 재미있게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있지요.”

 

낙동 슈퍼맨의 주인공은 김영환(42) 부장교사다. 그의 퍼포먼스를 본 아이들은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깜짝 놀랐잖아요.” “선생님 너무 웃겨요.” “오늘 너무 행복했어요.” 등등. 소소한 학교폭력이 있는 날이면 그는 머리를 풀어헤친 채 흰 소복을 입고 석고대죄를 펼친다. 춘향이처럼 목에 칼을 차고 점심시간 학생들이 많이 모여 있는 홈베이스에서 그는 학생들에게 큰 소리로 외친다. “학교폭력은 나빠요!”


▲ 소소한 학교폭력이 있는 날이면 머리를 풀어헤친 채 석고대죄 퍼포먼스를 펼친다.



재미있는 퍼포먼스로 학교폭력 예방

“학교폭력을 제대로 예방하지 못한 나는 정말 죄인 중의 죄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간부수련회 때 담력훈련을 하기 위해 소복과 귀신 가발을 샀는데, 수련회가 끝난 후 이 소품을 사용할 때가 없나 생각하는 찰나, 춘향전에서 춘향이가 칼을 차고 있는 모습이 떠올랐지요.”

 

재미를 추구하나 그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2학년 한 여학생은 그의 퍼포먼스를 본 후 “자신과 주변에 대해 그리고 자신의 언어와 행동 습관들에 대해 돌아봤다.”는 쪽지를 전했다. 김 교사는 “분장이나 메시지를 통해 서로 배려하고 나와 다른 친구들을 이해하는 학교 문화가 만들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란다.

 

그가 퍼포먼스를 시작하게 된 건 2009년 부산 연제중에서 생활지도부장을 할 때다. 학생들이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자 이 아이들을 지도하기 위해 귀신 복장을 하고 화장실에 숨어서 ‘담배를 피지 맙시다’라는 문구를 들고 서 있었다. 그런데 학생들이 너무 놀라서인지 그때부터 ‘화장실에 귀신이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화장실에서 담배 피는 학생들이 사라졌다. 엄격한 규율만 강조하는 생활지도보다는 재미있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생활지도가 학생들에게 더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사건이었다.

 

그때부터 시작된 퍼포먼스는 학생들에게 가르침과 함께 웃음을 선사했다. 크리스마스 이브날 학교 전체에 캐롤을 틀고 산타복장을 한 후 교문에서 학생들에게 선물 나눠주기. 귀신 복장을 하고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더라도 반갑게 인사하자는 캠페인 펼치기. 롯데자이언츠 응원단 복장을 하고 학교폭력 없는 우리학교 파이팅! 외치기, 직접 학생으로 분장해 친구에게 학교폭력을 당하는 사진을 학생들과 연출해 SNS에 올리고 ‘학교폭력 나빠요’ 제목과 함께 전달하기 등을 해왔다. 퍼포먼스 학교폭력 예방 후 낙동중에서는 지난해와 올해, 학교폭력이 ‘0’건을 기록했다.

 

“학교폭력 예방을 재미있게 접근하는 이유는 모두가 함께 공감하고 생각해보자는데 있습니다. 폭력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시작점이 바로 학생 자신인 점을 깨닫게 하는 것이지요.”

 

지난 간부수련회 때는 ‘학교폭력 OUT 런닝맨 게임’을 실시했다. 아이들이 흥미로워 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컨셉으로 학교폭력에 관한 내용(방관자, 왕따, 자살, 빵셔틀 등)을 이름표에 쓰고 그 이름표를 떼는 과정을 통해 학교폭력을 찾아 뿌리 뽑고자 하는 마음을 심어줬다. 특히, 그는 학교폭력을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교내 친구사랑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고 봤다. 매월 첫째 주 월요일 등교시간 학교 정문에는 각 학급 담임교사, 학교임원, 채움이(학교부적응 학생)들이 등교하는 학생들을 반갑게 맞이하며 프리허그를 하는 활동도 이런 이유다.


▲크리스마스 이브날 학교 전체에 캐롤을 틀고 산타복장을 한 후 교문에서 학생들에게 선물을 나눠줬다.



■ 담배없는 니코틴프리스쿨 만들기 시동

체육교사로 다년간 학생들의 생활지도를 도맡아 온 그는 학생 스스로 깨닫게 하는 교육에 주목하고 있다. 벌칙선택프로그램은 그가 오랜 고민 끝에 학생 스스로 자율적 실천 의지를 높이도록 시도한 생활지도 프로그램이다. 2012년 교육부 학교폭력종합대책 프로그램으로 선정될 정도로 주목을 받아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 벌칙선택프로그램은 1~4단계로 운영되는데, 1단계에서는 벌칙을 받는 학생이 수업점검표와 청소점검표 중 하나를 선택한 뒤 1주일간 점검표 활동을 하고 소감문을 작성하는 활동이다. 그 다음 단계에서도 중요한 건 여러 벌칙 중 학생이 자율적으로 자신의 벌칙을 선택한다는 점이다.


▲‘학교폭력 나빠요’ SNS 전달하기


특히, 생활지도의 문제는 담배에서 시작된다고 본 그는 담배 피는 학생들의 모임(푸르미 활동)을 8년째 지도하고 있다. 해당 학생들은 학교 주변에 있는 담배꽁초를 줍는 활동뿐 아니라 자기 꿈을 스스로 가꾸기 위한 푸르미 일지를 매일 써야 한다.


김영환 교사가 중간·기말시험 시험지 맨 마지막장에 꼭 적는 문구가 있다. ‘오랫동안 꿈꾸는 사람은 반드시 그 꿈을 닮아간다’. 그는 앙드레 말로의 이 글을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스스로도 좌우명처럼 생각하고 있다. 평소 상담에 관심이 많은 그는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항상 고민 중이다.

 

“소통이라는 영어단어 communication에서 ‘I’보다 ‘U’가 먼저 나온다는 것은 상대방을 먼저 생각할 때 소통이 원활하게 잘 이뤄진다고 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학교 현장에서 ‘U’를 먼저 생각하는 공감과 소통이 잘 이뤄진다면 행복한 학교가 반드시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행복한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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