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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약사사(藥師寺)에서 우리 전통 불교문화를 느끼다 본문

~2016년 교육부 이야기/부모의 지혜 나눔

남한산성 약사사(藥師寺)에서 우리 전통 불교문화를 느끼다

대한민국 교육부 2015. 7. 1. 14:10


약사사(藥師寺)에서 우리 전통 

불교문화를 느끼다

화창한 6월 주말, 경기도에 위치한 남한산성에 올랐습니다. 남한산성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문화적, 역사적으로 유적과 문화재가 가득한 역사 문화 공간이자 자연 공원으로 유명하지요. 공기 좋고 경치 좋은 이 남한산성에 절이 있다는 사실 혹시 알고 계셨나요? 


바로 '약사사(藥師寺)'입니다. 약산사를 통해 우리나라 전통 불교문화에 담긴 여러 의미를 알아보겠습니다. 사찰은 선조들의 뛰어난 과학성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불교의 조형물이 한데 모여 있는 곳을 총칭하는 곳이에요. 절이라고도 하지요. 절이란 불교에서 가장 귀한 세 가지 보물인 부처님, 불교경전, 수행 조직을 모신 곳을 말합니다. 


​절의 어원을 살펴보면 신라에 처음 불교를 전해 주신 외국 스님이 '모례(毛禮)의 집'에 머무셨습니다. '毛'자가 '털 모' 자라고 할 때 '털례의 집'이 됩니다. 털이 음운 변화를 하여 '절'이 되었다고 합니다. 목경찬 불교학 박사는 ‘배추를 소금으로 숨을 죽여 절이듯 자신을 죽이고 낮춘다고 하여 절이라고 한다’고 표현하셨습니다. 절을 많이 하여 자신을 낮추는 의미로 절이라고 하는 것과 일맥상통하기도 합니다.


보통 우리나라의 전통 사찰은 주위 산세에서 가장 좋은 기운이 맺혀있는 곳에 짓는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이번에 방문한 약산사 주변 자연이 너무나 아름다웠는데요. 


하지만 아름다운 자연 속에 위치한 만큼 오르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약사사의 계단은 정말 가팔랐습니다. 법당으로 가는 계단이 가파른 이유도 감히 두 발로 걷거나 고개를 들고 갈 수 없기 때문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자 한다면 자신을 낮추라는 의미가 있다고 해요.


▲남한산성 약사사 가는 길


※약사사 가는 방법

​약사사에 가는 방법은 남한산성 정문(경기도 성남 소재) 산성공원 입구에서 10분 정도 올라가다 보면 갈림길이 나옵니다. ​왼쪽 길로 올라가면 약사사에 갈 수 있지만 가파른 언덕을 한참 올라가야 해서 조금 힘들어요. 만약 남한산성 성곽을 보고 싶다면 왼쪽 길을 추천합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버스를 타고 구불구불 산길을 올라 남문 매표소 앞에서 하차해 15분정도 걸어내려오는 방법이 있습니다.   


▲남한산성 약사사


남한산성 내 사찰들은 '국가가 있어야 종교도 있다'는 불교의 종교적 특성을 강조한 나라 사랑 호국정신이 깃든 군막사찰(軍幕寺刹 : 승장이 승병을 양성하던 절) 입니다. 약사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약사사는 신라 원효가 경찬한 묘법의 현의와 고려 제관법사가 전한 법화의 종지 등을 계승하여 호국안민(護國安民 : 나라를 지키고 백성을 편안케 함)과 제도세민(濟度世民 : 세상과 백성을 구제함)의 구제 사업을 펼치는 것을 목적으로  1967년 3월 창건해, 남한산성의 옛 팔도 사찰 중 하나인 한흥사를 재건한다는 의미로 한흥사라 이름하여 일부 복원하였다가 1968년 동방교주약사여래입불상을 봉안한 후 현재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남한산성 약사사 인왕문


입구에 들어서니 인왕문이 보였습니다. 인왕문은 불교 사찰 입구의 일주문 다음에 있는 문으로, 사찰의 대문 역할을 하는 문입니다. 흔히 금강역사가 지키고 있어 금강문이라고 한다고 해요. 인왕문을 금강문이라고도 합니다. 사찰의 삼문이 일주문, 천왕문, 불이문이고 사찰에 따라 금강문 없이 천왕문에 금강역사를 모시기도 한다고 합니다.  약사사에는 인왕문이 있었어요.


▲초를 켜고 기도 드리는 어머님


“가족들을 위해 초를 켜고 불공을 드린다”고 말하던 어머님의 절하는 모습이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향을 피우고 초에 불을 붙인 뒤 소원을 빌었습니다.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또 농사짓는 아버지와 가뭄으로 고생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필요한 만큼 비 내리도록, 끝으로 메르스가 우리나라에서 사라지길 간절하게 기도했죠. 꼭 소원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남한산성 약사사 법당으로 가는 계단


약사사는 현재 한국대승불교여래종의 총본산으로 종정이 상주하고 있으며, 여래종 승려의 교육장이자 수행처, 포교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약사사의 '스승 사(師)'의 의미처럼 교육과 수행을 실천하고 있죠.


▲공양하는 모습


약사사에서는 어르신과 소외 계층을 위한 행사도 자주 열리는데요. 어버이날에는 '어르신 모시기 큰 잔치'를 열고, 성남시 내에서 소외 계층을 위한 행사를 통해 점심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고 다채로운 공연도 했습니다. 정기 법회 외에도 필요하면 '10대 제자 사리친견법회'를 열기도 하고 '수험생을 위한 100일 기도' 처럼 생활 속 바람을 절에서 함께 빌고 기원하기도 합니다.



■ 공양, 널리 나누어 먹는다

'공양'이란 말 많이 들어보셨죠? 절 음식을 가리키는 말인데요. ‘널리 나누어 먹는다’는 뜻이죠. 약사사에서는 공양 시간에 맞춰 가면 공짜 밥을 먹을 수 있습니다. 이날도 많은 사람들이 비빔밥을 먹고 있었습니다.

중식 시간은 12~1시로 정해진 시간 외엔 절대 식사를 할 수 없다고 해요. 대중법회 날은 법회를 마친 후 중식을 제공합니다. 먹을 만큼 덜어 먹고 음식을 절대 남기지 않아야 하며 공양을 마친 후 그릇은 씻어 놓아야 합니다. 나물과 밥이 전부였는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남한산성 약사사 연등


공양을 하고 나니 고운 빛깔의 연등이 눈에 들어왔는데요. 연등은 부처님께 공양하는 방법의 하나로 ‘번뇌와 무지로 가득 찬 어두운 세계를 부처님의 지혜로 밝게 비추는 것’ 깨달음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연등을 보니 마음이 맑아지는 것 같아요. 한지로 직접 꽃잎 한 장 한 장 붙여서 만든 연등도 있었습니다. 정성이 느껴졌어요.


▲남한산성 약사사 약수터


약사사 내 약수터에는 초와 향과 물을 떠 놓은 바가지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정화수를 떠 놓고 소원을 빌던 조상들의 모습이 생각났어요. 날씨가 더워서 저도 시원한 약수를 한 바가지 마셨는데요.  원효대사가 해골물을 마시고 깨달았다는 '진리는 내 안에 있다'는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모든 일은 내가 생각하기에 달려있고, 진리는 내 안에 있으니 나를 낮추고 깨달아 가는 자세로 인생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불교에서는 돌계단 하나에도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이 말처럼 스스로를 낮춰 작은 것도 소중히 생각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겠습니다. 약사사 방문을 통해 우리 전통 불교문화를 오롯이 느껴볼 수 있었고, 오랜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사찰에서 불교문화와 정신을 생각해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 출처(참고 문헌)

들을수록 신기한 사찰 이야기/ 목경찬 글 사진/ 조계종출판사

남한산성과 팔도 사찰/ 전보삼 지음/ (재)대한불교진흥원

재미있는 사찰 이야기/ 한정갑 지음/ 도서출판 여래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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