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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맛있는 수업, 이것이 살 길이다!

대한민국 교육부 2008. 12. 22. 18:20

 "꿈을 실현합니다. 미래를 열어갑니다"
 2008 교육현장체험수기 공모전 대상 

맛있는 수업, 이것이 살 길이다!

-꿈꾸는 학생, 보람찬 교사의 신나는 교실, 즐거운 학교 만들기-


충북 청주시 동주초등학교
교사 노 영 남


2005년. 흙내 가득한 논과 텃밭 사이에 오붓이 들어앉아 문을 연 새 학교. 학교 담장 옆 고추밭고랑을 연신 뛰어다니는 닭들의 분주한 몸놀림이 정겨운 모습이다. 그동안의 타성과 교직의 습성에 젖어있는 나를 다시금 일깨워보리란 다짐으로 오게 된 사천초등학교. 아담하고 정갈하기 그지없는 이 학교에 환경을 하나하나 만들어 채워가듯 아이들과 만들어갈 세상에 대한 설레임은 그동안의 교직에 대한 점검이자 자신에 대한 도전, 새로운 환경에 대한 모험심과 더해져 의욕을 불태우기에 충분했다. 

 

김빠진 사이다? 수업, 맛을 잃다!

기대 반 설레임 반으로 시작된 수업. 그래도 명색이 전에 두 번이나 수업연구대회에 나가서 상을 받았고 매년 대표수업은 도맡아 하는 터라 다른 학급활동보다 아이들과 수업에서 톱니바퀴처럼 잘 맞아 돌아가길 바랬다. 교사로서 가장 뿌듯하고 보람을 느낄 때는 역시 수업을 마치고 아이들이 보여주는 흥미로움과 즐거운 수업이었음을 인정하는 환하고 생기 있는 눈빛, 내 깊은 맘속에서 울려주는 찡한 전율이 있을 때다.

“이 시를 듣고 어떤 장면을 신체로 표현해볼까요?”, “누가 자신의 경험을 실감나게 이야기해 줄까?”, “자신에게 맞는 역할을 시연해볼까요?”, “나라면 어떻게 했을지 생각해서 이야기해 줄 친구?”, “사회자가 되어 진행을 해 볼 사람 있나요?”, “우리 다함께 일어나서 이 상황을 춤으로 표현해봐요”...묵묵부답. 쭈삣쭈삣. 단답형 대답을 요구하는 질문에는 몇 녀석이 대답을 하긴 한다. 자신의 생각을 묻는 질문이나 친구들 앞에서 활동을 해 주길 바랄 때는 도리도리를 치거나 아예 고개를 떨구어 버린다. 눈이라도 마주칠까 눈빛들을 애써 다른 곳으로 옮기느라 분주하다. 며칠동안 이런 주문들이 지속되자 몇몇 숯기없고 내성적인 녀석들은 수업시간만 되면 한숨을 내쉬며 이미 눈빛으로 하얀 백기를 흔들어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재미있고 신나는 수업의 맛을 보여주리란 하늘을 찌르던 의욕이 무참히 허물어지는 순간이었다. 내 목소리만 공허한 메아리처럼 온 교실 안을 떠돌 줄이야! 수업이 끝나면 마치 중노동에 시달리다 온 사람처럼 젖은 솜이 되어 축 쳐지기 일쑤였다. 그러나 육체적인 힘듦보다 만족 없이 반복되는 좌절감에 헤어날 길 없는 마음은 천근만근 더욱 무겁기만 했다.



힘빠진 아이들, 의욕을 잃다!

아이들은 참 말을 잘 한다. 또 할 말도 많은 듯하다. 우스개 소리의 달인이요, 상대를 가리지 않고 참견하고 말 끼어들고 받아치기의 선수들이다. 어쩜 그렇게 말들을 잘하는지 달변가도 그런 달변가들이 없다. 말 잘하고 많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아이들인데 수업시간만 되면 몸은 그야말로 꽈배기처럼 배배 꼬인다. 이런 헛똑똑이들! 그래서 미래의 리더로서 우뚝 서겠니?

학업과 관련된 학원도 적게는 1-2개, 많게는 일주일에 5개 이상을 다니는 아이들이다. 그렇게 공부에 들이는 시간이 많은 아이들임에도 불구하고 학업성취는 중하위 수준. 들인 노력이나 시간, 비용에 비해 수익도 볼품없고, 결과도 터무니없는 비효율의 극치다. 수업시간에 듣는 내용은 이전에 몇 번씩이나 들었던 내용들이에 당연히 따분하고 지루할 수밖에! 흥미가 있을 리 만무하다.

참 바쁜 아이들이다. 아침 등교하자마자 시작되는 컴퓨터 시간에 수업시간이 끝나고 나면 특기적성에, 학원 두 서너 개 쯤 돌고, 해가 뉘엿뉘엿 질 녘 부모님이 퇴근하고 들어오실 시간에 맞추어 귀가한다. 그러면 식사하고 가족과 대화할 시간도 없이 학교 숙제와 학원숙제와 씨름! 이런저런 이유로 늦게 잠들고 또 하루가 시작되면 딱딱한 책상에서 하루를 견디어낸다.

“선생님! 그냥 컴퓨터로 수업해요. 그게 편해요. 선생님은 왜 컴퓨터로 수업안하    세요?” 특별한 때 이외에 거의 컴퓨터를 이용하지 않는 내가 순간적으로 이상하게 여겨질 만큼 의아함과 부당함을 한껏 담은 아이의 눈은 당돌하게 반짝였다. 아이에게 컴퓨터로 수업하는 게 좋은 건 아니라고, 너희가 컴퓨터에 길들여있는 거라고 대답은 했지만 전혀 납득할 수 없다는 듯한 아이의 표정은 내 자신이 옹색한 변명을 하고 있는 것처럼 당혹스러웠다. 그랬구나! 시각적인 영상, 바라보기만 하면 진행되는 수업에 너희들이 길들여져 있었구나! 한 가지 방법밖에 모르는 중병에 걸려 있었어! ‘수업 편식증’. 

 

세상, 변화를 요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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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2-3년 전만해도 상당한 인기를 누렸던 관심집중의 노하우, 게임과 손유희를 경험하고 아이들은 구식이라고, 재미없다고 내 가슴에 비수를 꼽는다.

하루가 다르게 아이들이 접하는 세상은 빠르게 변해 가고 있다. 초임시절 아이들과 함께 같은 가요를 부르고, 같은 영화를 보고, 같은 책을 읽고 공감할 만큼 마음의 거리가 가까웠었는데, 해가 갈수록 접하는 아이들의 세상과 문화는 낯설기만 하다. 아이들의 성향도 달라져서 외적으로는 자극적인 것에 반응하고, 빠른 것을 즐기며, 다감각적인 것을 선호할 뿐 아니라 집중하는 시간이 굉장히 짧다. 반면 내적으로는 자신감이 없고, 도전정신이 부족하며, 인내심이 적고 애정에 대한 갈급함이 깊다.

모든 게 변해간다. 가장 변하지 않는 것이 나를 비롯한 교사들인 것 같다. 나 자신만 해도 아이들과 세상에 발맞추어 연구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새로운 수업기술을 확보해서 업그레이드시켜도 아이들의 요구수준을 따라가기 힘들 텐데 익숙한 활동들과 몇 개의 아이템으로 몇 년씩 우려먹고 있으니 말이다. 정말 부끄럽기 그지없다. 그래도 초임 때는 학습자료 만들기에 열심이라 만든 자료가 어림 한 리어카 정도는 되었었다. 그것으로 자료전에 1등급도 했었는데, 지금은 학습안내가 잘 되어있는 사이트를 찾기에 바쁘지 흥미롭고 재미있을 자료를 찾거나 만들기에 소홀한 면이 적지 않다.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면 도태되고 만다. 세상은 지금 변화하라고 함성을 질러대고 있다. 예전을 틀을 깨라고....창의적이고 톡톡 튀는 지금의 아이들에게 눈높이를 맞추라고....구태의연한 수업방식을 탈피하라고 말이다. 교사가 변하고, 수업이 변해야 교육이 산다고 말이다.
  


수업! 달라져야 한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수준을 넘어설 수 없다고 하고, 교사의 수준은 수업에 의해 판단된다. 그렇다면 수업을 잘하는 교사가 교육의 질을 높이는 교사라 할 수 있다. 요즘 공교육의 정상화에 대해서 언론에서는 물론, 교육계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지나친 사교육의 팽창으로 인해 붕괴 되어가는 공교육을 다시 돌이키자는 것인데,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교사의 능력을 신장시키고, 학교의 교육력을 높여서 학교에서 공부하더라도 좋은 학습 효과를 낼 수 있음을 보이면 되는 것이다.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한 수업은 교사는 최적의 학습자료와 방법으로 아이들의 수준에 적합한 교육내용을 흥미롭게 이끌면 되며 학생들은 즐겁게 학습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도달되도록 하는 것일 게다. 이렇게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우선 수업은 뭐니뭐니해도 즐겁고 재미있어야 한다. 수업 목표에 부합한 흥미있고 재미있는 수업이어야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 수 있고 학습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재미있는 수업이 좋은 수업이고 재미있게 수업하는 교사가 잘 가르치는 교사는 아니다. 수업을 설계하고 진행하는 수업 전문가로서의 교사는 수업에 관한 제반 이론들을 종합하여 수업에 적용할 수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교사의 수준에서 이끌어가고 제시되는 활동을 통한 수업이 아니라 아이들의 수준을 파악해서 그 수준에 맞는 활동을 하나하나 해 나아가되 아이들이 주도할 수 있는 요소들을 통해 수업목표에 도달되도록 말이다.

흔히 ‘말을 물가에는 데려갈 수 있어도 마시게 할 수는 없다’란 말을 한다. 교사는 아이들을 물가에 데려가서 물을 마시는 방법, 마실 물, 마시지 말아야 할 물을 구별할 수 있게 가르쳐 주면 된다. 억지로 마시게 할 수는 없지만 맛깔나는 홍보와 안내로 마시고 싶어 안달나게 그래서 꼭 마시도록 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인 것이다. 실낱같은 희망의 서광이 비춰오는 듯 가슴은 벅차오르기 시작했다. 기다려라! 우리 행복한 수업이 훨훨 날개를 펼칠 날이 오리라
  


시간마다 다른 맛을 만들어요!

재미있는 수업! 그냥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재미있는 수업을 위해 가장 먼저 변화된 것은 바로 교사인 나였다. 해가 거듭될수록 교재 연구 없이 즉흥적으로 수업에 임하거나 그 수업에 쓸 학습지나 동영상 정도만 찾아놓고 진행하던 안일하고 나태한 나를 버려야했다. 교과와 수업의 내용에 맞는 학습모형에 대한 탐색과 연구를 부지런히 했고, 하나의 수업에 하나의 모형을 적용하기도 하고, 두개의 모형을 필요한 부분만 삽입하여 새롭게 모형을 구상하기도 했다. 이전에 사용했던 자료보다 새로운 동기유발 자료를 찾아야 했고, 수업에 대한 다양한 테크닉을 익히기 위해 수업기술에 관한 연수와 책을 읽고, 인터넷 정보를 찾고 다양하게 진행되는 공개수업을 참관하였다.

아무리 바쁜 일들이 있어도 1시간씩은 꼭 교재 연구를 하여, 그 수업목표에 가장 적합한 활동이 무엇일지 선정하되 그 활동들도 아이들의 흥미와 수준을 충분히 고려했다. 한 차시 수업에 신선함과 참여를 유도하는 즐거운 활동 하나씩은 꼭 넣도록 하였다. 또 각 시간마다 맛과 색깔이 시간으로 확실히 느껴지도록 구상하고자 했다. 이렇게 하니 미리 준비된 자료와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려지는 수업에 대한 그림들로 출근길 발걸음이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저마다의 색깔을 찾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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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자라나는 내 마음’. 아이들은 아침에 등교하면 아침활동으로 독서를 하되 매주 금요일에는 자신이 선택한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런 활동을 통해서 잠재되어 있는 아이들의 창의성을 드러내고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줄 뿐 아니라 발표하고, 자신감을 심어주고자 했다.

‘내 마음의 일기예보’라는 교사와 아동간의 비밀 교환일기도 사용했다. 오늘 이런저런 일로 마음이 안 좋다거나 가정에 무슨 일이 있다거나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이야기를 선생님에게만 살짝 이야기 해주는 것이다. 아무리 즐겁고 신나는 일들이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어도 마음이 어둡고 힘들면 그것이 들어올 리 없다. 마음이 슬프고 괴로운 아이에게 왜 수업에 참여하지 않냐고, 왜 공부하지 않냐고 독촉하지 않고 배려하기 위한 한 방법이었다. 아이들이 적어놓은 마음의 상태를 읽고, 아이의 마음상태를 공감하고 어루만지는 스쿨맘(교사의 애칭)의 답장을 통해 아이가 조금은 힘을 얻고 자신을 이해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에 위로받길 바랬다. 교사는 공부만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마음까지 이해하고 헤아리고 보듬는 사람으로 여기길 바랬다.

‘오늘의 상황표’. 하교할 때 아이들의 알림장에는 오늘의 상황표라는 딱지가 하나씩 붙었다. 하루 동안의 아이들의 발표도, 학습태도, 교우관계, 과제수행에 관해 짤막하게 써 넣도록 되어있고, 맨 아래 칸에는 교사가 가정에 보내는 메시지를 넣었다. 아이들의 수업과 학교생활 전반에 대해서 가정과 함께 하고 싶었고, 학부모들이 학교생활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고 싶었다. 학부모들도 아이들의 학교생활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게 되어 기뻐했고, 아이들도 학교와 관련해서 가정에서도 다시 한번 칭찬받고 격려받고 위로받을 수 있어서 좋아했다.

‘내가 발표왕’. 21세기를 주도해나갈 글로벌 리더는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고 명확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학습활동 가운데 발표를 3번이상 한 친구들에게 스티커를 주었고, 한달에 한번 스티커 수에 따라 큰 선물과 함께 시상을 하였다. 발표하는 방법을 모르거나 친구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조차 부끄러워하고 수줍어서 못하는 친구들이 많았기에 수업 시간을 통해서 반복적으로 아이들에게 발표훈련을 해야만 했다.

‘또 다른 나를 찾아라!’. 아이들은 저마다의 색깔을 가지고 있다. 개성과 능력이 다르고 표현하는 방식도 다르다. 그것을 수업에 활용하기로 했고 걸맞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특유의 재치와 익살 넘치는 재민이와 성규는 우리반 영화배우, 웃기는 행동을 많이 하는 승희와 무강이는 우리반 개그맨, 늘 논리적이고 진지하게 말을 잘하는 예림이와 승원이는 우리반 변호사 등등...

‘알록달록 발표회’. 한 달의 끝자락 즈음 교실에서 우리반 만의 발표회가 열렸다. 악기를 연주하는 친구들도 있고, 노래를 부르는 친구, 동시를 낭송하는 친구, 사회시간에 배운 주제에 대해서 자신이 조사한 내용들을 더 발표하는 친구,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감동을 전하는 친구...처음에는 장기자랑 정도로만 여겨서 익살꾸러기들만 참여하던 발표회는 횟수가 거듭될수록 정착되어 대부분의 아이들이 참가하게 되었다.

‘열려라 쿠폰잔치’. 매일매일 상황표에 발표도 잘하고 수업에 재미있게 참여한 친구들에게 ‘참 잘했어요’ 쿠폰이 발행되었다. 이것은 학급을 위해 스스로 봉사활동을 하였거나 희생정신을 발휘한 멋진 일이 있을 때와 수업활동 중 남다르게 적극성을 보였다거나 참여를 잘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도 주어졌다. 이렇게 한 장, 두 장 모아진 쿠폰을 가지고 매월 마지막 날이면 학급에 차려진 각종 문구와 학용품류, 과자류, 장난감 등을 구입할 수 있는 우리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잔칫날이었다. 

 

수업, 이런 맛 처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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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아이들이 수업 맛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사회 단원 첫 시간에 단원학습에 대한 개요와 진행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이건 전문가학습을 해보자, 이것은 조별로 조사학습을 해서 발표하자, 이 주제는 다시 소주제로 나누어서 분단끼리 발표하자, 단원 마지막에서는 골든벨을 하자는 둥 나름대로 학습방법을 구상하기까지 했다. 국어 수업에서도 글의 종류만 접하면 역할극을 하자, 인터뷰해보자, 동영상을 찍어보자고 먼저 자신들이 흥미있어 하는 수업활동을 제시했다. 교사로서의 무색함도 잠시, 학습에 대해 스스로 구상하고 의욕을 갖는다는 큰 변화가 기특하고 대견하기 이를 데 없었다.

역할극 수업. 아이들이 좋아하는 활동이다. 처음에는 다들 고개를 도리질 쳤지만 나중에는 얌전이 민경이까지 부끄럽지만 용기를 내어 함께했다. 잘하는 아이들은 잘하는 대로 능청스러워서 웃음을 선사하고, 못하는 아이들은 못하는 아이들대로 흥미있고 나름 자긍심을 갖게 되었다. 짧지만 앞에서 내가 누군가 다른 인물이 되어 역할을 소화해 낸다는 것이 자신감과 더불어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볼 기회를 주는 것 같아 좋았다.

인터뷰활동과 동영상 만들기, 프리젠테이션. 도덕 수업을 위해 뉴스형식으로 앵커와 기자를 만들어 올바로 지켜지지 못하는 사례나 잘되는 사례에 대해 인터뷰해서 소개하는 활동을 많이 했다. 아이들의 흥미도 유발할 뿐 아니라 앵커와 기자, 사례자로서 즉흥적으로 말을 주고 받아야 하므로 말하는 훈련과 어휘사용의 폭도 넓혀주고 자신의 판단력을 담아야 하기 때문에 가치 판단에 대한 분별력을 심어줄 수 있으리라 여겨졌다. 아이들은 동영상을 파일로 만들어 수업에 활용하거나, 학교 선생님들 또는 친구들의 UCC를 활용하여 수업자료로 활용하기도 했기에 아이들의 흥미는 더해졌고, 직접 제작하였거나 참여하였기에 더 즐거운 수업이 될 수 있었다. 또 재량시간을 활용한 파워포인트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만들 수 있는 기능을 습득했고, 이것은 사회, 과학 수업에서 조사학습 결과를 발표하거나 과학 실험 준비물이나 과정을 설명할 때, 결과를 발표할 때 이용되었다. 아이들은 스스로 자료를 만들어서 발표하는 데 굉장한 자부심을 느꼈다.

다감각적 수업활동?. 독창적인 우리만의 수업방식이고 아이들이 가장 흥미로워했던 활동이다. 교과서에 우리나라의 음식에 대해 나오면 조사발표나 신문, 큰 책을 이용하여 다양하게 알아보기도 하지만 직접 만들어 보기도 하고, 먹어보기도 하면서 배우는 것이다. 비눗방울이 나오는 동시를 배울 때는 교실 한가득 비눗방울을 띄워놓고 배우고, 은행잎 편지를 배울 땐 노란 은행잎에 직접 편지를 써서 냇가에 띄워 보냈다. 학교 내에서 허락하는 한 가능한 아이들이 체험하면서 배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아이들이 훨씬 흥미로워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뿐 아니라 학습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추억으로 여기기까지 했다.

이외에 흔히 사용하는 전문가학습활동과 물레방아 학습활동, 긴장감을 늦추지 않기 위해 협동과 경쟁심 유발을 위한 요소들도 많이 가미했다. 학습 정리 단계에서는 골든벨이나 O×퀴즈, 함께하는 낱말퍼즐, 꼬마 박사선발대회 등을 통해 자칫 흥미위주로 지나쳐서 학습의 목표나 중요한 사항을 빠뜨리지 않도록 매시간 반복 학습시켰다. 수업분위기 조성과 정리를 위해서는 레크레이션 강사 자격증 소지자로서의 자질도 마음껏 발휘했다. 

 

우리 반 수업, 짱 재미있어요!

Open mind. 마음이 서로 통하는 기분이 이럴까? 처음에 서먹했던 마음의 벽과 경계심으로 교실이라는 한 공간에 있지만 서로를 보이지 못했던 아이들과 나는 점차 서로 눈빛만 보아도 무얼 원하는지 아는 사이가 되었다. 얼마나 나를 좋아하는지, 얼마나 내 말에 귀 기울이고 있는지, 나를 얼마나 신뢰하고 따라주는지 나를 좇는 까만 눈동자들에서 확연히 읽을 수 있어 참 행복했다. 아이들도 자신들과 즐겁게 수업하는 선생님, 자신들을 함께 수업을 이끌어가는 인격체로 존중하는 선생님이 자신의 마음 하나하나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보듬어 준다는 것을 느끼고 강한 친밀감과 존경의 마음 그리고 사랑을 적은 작은 쪽지나 편지, 일기로 나를 늘 행복감에 젖게 해 주었다. 교사로서의 보람이 이런 데 있었구나! 가슴부터 소용돌이 쳐 온몸을 감싸는 찡한 전율에 가슴이 벅차는 경험이었다.

신나고 재미있는 수업으로 활기찬 교실분위기는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5월에 열리는 운동회에서의 이어달리기, 줄다리기, 남녀 단체경기 모두 동학년 학급에서 최하위였었는데, 2학기에 개최된 동학년 체육대회에서는 2위를 한 이어달리기를 제외하고 모두 우승을 하였다. 특히 반 대항 줄다리기에서 우승하였을 때 서로 부등켜 안고 좋아라 운동장을 펄쩍펄쩍 뛰며 아이들과 하나가 되었을 때의 기쁨과 환희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늘 알림장에 붙여가던 상황표에도 매미 울음소리와 함께 시작된 더위가 시작될 무렵부터는 부모님들의 답장이 한 줄, 두 줄...기록되기 시작했다. 아이가 학교가길 너무 좋아한다고, 수업이 재미있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우리 선생님이 짱이라고 한다고......그리고 독특하고 섬세한 교육활동과 학급운영에 대해서도 감사하다는 말들이 가득했다. 부모님께도 아이들을 통해 신뢰받고 만족을 주었다는 생각에 기뻤다.

 

골라골라 생동감 넘치는 학부모 공개수업!

일찌감치 뜨겁게 달아오른 햇살에 달궈진 운동장 모래 알알이 반짝거리던 6월,  교실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노력한 결과를 중간 점검하듯 드러내 보일 생각을 하니 불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이들과 만들어 온 학급과 수업에 대해 받게 될 평가가 두렵기까지 했다. 처음이라는 부담감과 과연 아이들이 잘 해낼 수 있을지, 수업 참관자들인 학부모들 앞에서 수업공개를 한다는 것이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특히 부모들이 와 있다는 새로운 환경에 답답함과 침묵이 맴돌던 그 때로 아이들이 다시 돌아가는 건 아닐지 걱정이 태산이었다.

우리 주변에 있는 시장의 종류와 하는 일에 대해서 아는 사회 수업이었다. 시장에서 올바로 찾아가지 못하는 똘이의 시장탐험 애니메이션을 시작으로 수업은 시작되었다. 어느새 우리반은 다양한 시장을 옮겨 놓은 것처럼 활기와 생기가 가득했다.

재래시장에 대해 알아보았다는 성규네 모둠은 골라골라를 다리까지 떨며 외쳐대는 성규와 몸빼바지 안에 손을 넣어 거스름돈을 주던 나물장사 무강이 할머니, 값을 깎아달라는 지현아줌마와 덤을 더 주겠다는 홍상이의 실랑이, 수업을 보러온 경은엄마에게 수박 맛보고 사라며 수박을 커다랗게 잘라주던 재민이 때문에 온통 배꼽을 부여잡고 웃어대느라 온 학교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재래시장이 하는 일을 또박또박 전해주어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요즘 새롭게 형성된 시장인 홈쇼핑에 관심을 가졌다는 유민이네 모둠은 말 잘하는 쇼호스트 다정이와 보기만해도 군침돌게 먹어대던 현우와 송하 때문에 동해바다에서 갓 잡아 올려 신선하게 건조시킨 오징어를 모두 판매해서 감탄을 자아냈고, 홈쇼핑의 하는 일과 장단점까지 친구들과 토의해보는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백화점 직원으로 우아하게 핸드백을 팔고 백화점의 하는 일을 알려준 주희네 모둠, 대형 할인매장의 시식코너로 불고기와 참외 한 조각을 맛보게 해 준 수정이네 모둠까지 자신의 경험과 견학, 사전 조사학습으로 인해 얻은 정보를 토대로 잘 발표하였다. 몸으로 행동했기에 자신의 모둠에서 발표한 내용은 확실히 알 수 있었고, 다른 모둠에서 발표한 내용은 ‘이런 시장, 저런 시장’ 학습지에 기록하며 다시 정리할 시간을 갖도록 하였다.

아이들은 자신의 모둠보다 다른 모둠의 내용에 더욱 흥미로워했으며, 학부모들은 이런 수업도 있느냐고, 너무 재미있다고, 수업 같지 않다며 아이들의 수업준비와 능청스러움, 발표력과 학습태도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고 칭찬했다. 우리 모두 처음으로 어깨가 으쓱한 날이었다.
  


감동이 물결치는 장학 공개수업!
푸르던 들녘이 노란 풍요로움에 고개를 숙인 가을, 개교하고 처음 맞는 장학지도가 있었다. 알맞은 말을 사용하여 내 마음이 드러나는 편지쓰기로 정했다. 동기유발을 위해 우리 반을 방문한 짱구에 넋을 빼앗기며 그렇게 수업에 빠져 들어갔다. 뿡뿡 금방이라도 달려나갈 것 같은 기차로 제시된 학습안내에서는 와~!하는 감탄에 교실이 술렁였다. 알맞지 않은 말을 사용하는 모습을 역할극으로 시연한 친구들의 넉살좋은 입담과 연기력에 배꼽을 잡았고, 눈동자 하나 까딱하지 않고 바라본 결과 알맞은 말이 어떤 것인지도 다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알맞은 말을 사용하여 내 마음이 드러나는 편지쓰기를 했고 발표도 했다. 이런 마음도 있었구나 싶을 정도로 어른스러움이 묻어나는 시간이었다. 공개 수업을 보러 오신 학부모들을 위해 미리 찍어두었던 ‘부모님께 드리는 내 마음’. 그동안 부모님께 하지 못했던 마음 속 말들을 간단하게 영상으로 담았다. 조용한 음악과 함께 흘러나오는 영상을 보시며 어떤 학부모님은 눈물을 훔치셨다. 즉흥적으로 아이들의 편지를 듣고 몇 분 어머니의 소감을 듣는 시간도 가졌다.

그렇게 감탄과 웃음과 감동이 있는 우리의 공개 수업은 막을 내렸다. 스스로들 뿌듯했는지 아이들은 연신 싱글 벙글 이었다. 늘 철부지인줄 알았지 부모님을 저렇게 생각하고 있는 줄 몰랐다며 눈물을 훔치시던 어머님들도 인상적이고 감동적인 수업이었다고, 아이들이 어쩜 그렇게 말을 잘하느냐고, 아역 탤런트가 온 줄 알았다고 침이 마르도록 칭찬해 주셨다. 그 어떤 것보다 내 스스로 마음속에서 느껴지는 희열, 아이들과 하나가 되어 신나고 즐거운 수업을 하고 비로소 느껴지는 감동의 용솟음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맛있는 수업! 그 빛을 발하다.

-교육인적자원부 지정, ICT 국제교류 협력 연구학교 대표 공개수업을 하고-

2006년 11월. APEC에서 베트남과 On-line 협력 프로젝트를 통한 ICT 국제 교류 학습 방안에 관한 교육부지정 연구발표에서 대표 공개수업을 맡았다. APEC이 ICT분야의 후진국을 이끌기 위해 ICT 강국인 우리 나라와 베트남을 교류 협력할 수 있도록 연결한 것으로, 우리 학교는 베트남의 영재고등학교와 결연을 맺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가지고 온라인 학습을 추진해갔다.

우리 반이 맡게 된 프로젝트는 음식이었다. On -line 프로젝트 학습인 만큼상호 협력하는 협동 학습의 장점과 하이퍼미디어 및 상호 작용을 특징으로 하는 인터넷의 특징을 결합하여 보다 높은 학습 효과를 꾀할 필요가 있었다.아이들과 의논끝에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음식과 베트남의 대표적인 음식들에 대하여 on-line을 통해 상호작용하며 학습해 보자는 것이었다. 새로운 수업에 대한 도전이자 모험이었다.

아이들의 경험과 지식, 우리 나라 대표적인 음식과 베트남의 대표적인 음식이라는 주제망을 토대로 우리 나라의 떡과 베트남의 떡(반쯩), 우리나라의 국수와 베트남의 쌀국수, 우리나라의 쌈과 베트남의 쌈이라는 소주제를 가지고 탐구, 협의해 나갔다.

드디어 공개 수업. 흰색의 천으로 덮혀 식탁이 되어버린 책상위에는 향 짙은 국화꽃 병이 놓여졌다. 근사한 식당이 되어 있는 교실에서 우리의 국제적인 수업은 시작되었다. 화상카메라가 연결된 컴퓨터를 설치하여 서로의 모습을 실시간 지켜볼 수 있게 하였으며 그때 그때 채팅을 통해 대화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즉 우리 교실과 베트남 학급이 동시에 진행되는 수업이었다. 우리 교실에서는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승원이와 경은이가 나와서 영어로 우리반 소개와 인사를 했고, 베트남에서는 아오자이를 입은 학생이 뜻깊은 수업을 하게 됨과 한국 아이들에게 인사의 말을 전했다. 아이들은 신기함에 눈이 반짝였고, 수업을 보러오신 모든 분들이 색다른 수업에 와~!하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수업은 필요에 의해 영어와 한국어를 사용하였다.

며칠 전 게시판과 메일로 주고받은 반쯩과 인절미 만드는 법을 토대로 우리 반에서는 반쯩과 쌀국수, 월남쌈을, 베트남에서는 인절미와 잔치국수, 보쌈을 만드는 활동이 시작되었다. 우리반 재림이 모둠은 찐 찹살덩이 속에 야채와 고기를 볶아 넣어 사각형 모양으로 빚고 호박잎으로 싸서 다시 찜통에 쪄냈다. 다정이네 모둠은 쌀국수를 만들어서 따뜻한 국물과 함께 모두 맛볼 수 있게 해 주었다. 쌈을 주제로 다룬 현우네 모둠은 요리의 어려움으로 인해 인근 식당에서 주문한 월남쌈을 들고 와서 아주 구슬프고 애처로운 표정으로 ‘sorry'를 외쳐 모든 사람에게 한바탕 웃음을 선사했다.

베트남 친구들은 쪄낸 찹살을 커다란 그릇에 넣고 뭉툭한 나뭇대기로 쳐서 인절미를 만들고, 국수를 삶아 고명을 얹어 잔치국수를, 김치와 무절임등 구하기 어려운 재료들로 인해 보쌈은 직접 할 수 없어서 몹시 미안하고 아쉬워했다.

음식이 완성되고 우리는 서로의 음식을 시식하며 직접 외국의 음식을 만들어 먹어보았다는 감격스러움과 문화사절단이라도 된듯한 의기양양함으로 서로 고마움을 채팅방 가득 나누었다. 레스토랑 분위기의 교실분위기도 그랬지만 음식이라는 자료덕분에 분위기가 딱딱하지 않을 수 있었고, 이전에 접해보지 못한 색다른 수업으로 호기심과 흥미가 고조되었으며, 영어가 두 나라 학생들 모두 능통하지 않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임할 수 있었던 수업이었다. 온라인상이긴 하지만 교실을 넘어 다른 나라의 친구들과 소통하고 정보를 교환하며 상대 나라의 문화를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알아가려고 노력했다는 것에 가슴 뿌듯했다. 아이들도 직접 같은 시간에 실시간으로 대화하고 직접 상대 문화를 체험하면서 공유해갔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 맛있고 배부른 수업 그 자체였다.



이런 수업 처음이야!
-수업★스타 으뜸 수업 공개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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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초등학교로 옮긴 2007년 11월. 수업에 대한 열정만으로 달려온 내게 2001년 이후로 줄곧 수업★스타라는 이름이 따라다녔는데, 이번에는 시에 근무하는 저경력 교사들과 학부모들을 위한 으뜸 수업을 공개하라는 막중한 책임이 맡겨졌다.

주제는 옛날의 결혼식과 오늘날 결혼식의 공통점과 차이점 알기. 교사를 상대로 하는 만큼 활동도 활동이지만, 아이들에게 인상적이고 특이할 만한 경험과 추억을 만들어 주는 특별한 수업을 위한 자료준비의 열정도 보여주고 싶었다. 하나의 퍼포먼스처럼 전통혼례식과 현대 결혼식을 거행하되 신랑의 관복, 사모, 관대, 목화와 신부의 옷인 활옷과 족두리를 손수 천을 끊어다가 바느질을 하여 아이들의 신체 사이즈에 맞게 만들었다.

동기유발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커다란 비치 볼에 수십 겹의 신문지를 잘라 붙이고 말려서 은빛 스포레이를 뿌려 만든 타임캡슐에 신부가 타고 가던 가마, 족두리, 홍청색 보자기로 싼 기러기, 청사초롱을 미니어쳐로 만들어서 넣어두었다.

수업의 클라이막스. 대추, 밤, 떡, 고기, 암탉과 수탉 등으로 직접 차린 혼례상을 놓고, 은은한 국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전통혼례식을 거행하였다. 교배례, 근배례... 전통혼례식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고 하는 우리 반 아이들은 연신 신기한 듯 눈을 떼지 못했고, 꽃으로 화사하게 만들어진 활옷은 사람들의 탄성을 토해내게 했다. 폐백도 드리고, 신랑이 신부를 업고 신방으로 들어가기까지 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참관하는 교사들, 학부모들 모두들 진짜 혼례식에라도 온 듯이 펼쳐지는 전통혼례식에 푹 빠져들고 말았다.

씩씩한 신랑입장에 이어 음악에 맞춰 입장하는 신부. 멋진 나비 넥타이의 영준이와 하얀 드레스를 입은 수줍은 다인이가 윤중이의 사회와 카리스마 있는 지영이의 주례로 오늘날의 결혼식도 성대하게 치러졌다. 짓궂은 사회자의 장난이며 근엄한 주례사까지 많이 보았던 결혼식 그대로였다. 마지막 신랑과 신부의 함께 퇴장할 때는 친구들이 행복할 것을 다함께 폭죽으로 축하해 주었고, 멋진 기념촬영도 이어졌다. 아들과 딸의 결혼으로 얼떨결에 사돈이 된 어머님들은 몹시 즐거워하며 기념촬영도 하고, 폐백도 받으며 덕담을 건네는 아주 감칠 맛 나는 시간이었다. 결혼식장에서 많이 보았을 텐데도 바로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결혼식에 눈이 동그래진 아이들은 흥분과 고도의 호기심으로 벌겋게 상기되어 있었다. 전통혼례식과 결혼식을 직접 해보고, 바로 앞에서 본 친구들은 전통혼례식과 결혼식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활기차게 찾아내어 수업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이 수업으로 으뜸 수업 공개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교육청으로부터 기념패를 받았다. 많은 선생님들로부터 그런 수업을 어떻게 할 수 있느냐고 질문을 받았다. 나는 한 것이 없으니 부끄럽다고 말은 했지만 내 마음은 말한다. 아이들은 불만 당겨주면 저절로 터지는 다이너마이트와 같다고. 조금의 자극만 주면 스스로 탐색하고 발견하고 터득해간다. 난 단지 작은 불씨 하나 당겨주었을 뿐이고 나머지는 아이들이 스스로 일구어 낸 것이라고.



끝없는 도전, 나는 찾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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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중순 작은 화분 하나에 국화 묘종을 심었다. 화려하진 않지만 노란 꽃수술에 하얀 꽃잎을 소박하게 가지고, 작게 피어나서 화분 가득 탐스럽게 채워줄 하얀 마가렛 소국이다. 변함없이 봄에는 나팔꽃을, 가을에는 소국을 심지만 햇빛 하나, 물 한 모금, 잠깐의 망각이 같은 식물을 전혀 다른 느낌, 전혀 다른 외형의 식물체로 자라있게 한다. 며칠 바쁘다는 핑계로 돌보지 못했더니 잎사귀도 힘없이 쳐져있고 줄기에도 생기가 없어 보기 흉하게 벌어져있다. 생명을 다룬다는 건 한 순간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는 일임을 새삼 느낀다. 물을 흠뻑 주어 햇살 가득한 창가에 고이 두고 눈길을 자주 멈춘다. 그랬더니 하루 만에 잎사귀에 물이 오르고 줄기도 다시 탱탱하게 힘을 실었다.

수업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내가 쏟아내는 열정과 의욕, 함께하는 사랑과 배려가 단지 한 차시의 수업이 아닌 장래의 아이들 꿈과 미래를 그려내게 하고, 도전하게 하는 에너지를 충전시켜 준다는 믿음이 있다. 그래서 오늘도 꿈꾸는 학생들과 신나는 교실, 즐거운 학교를 만들기 위해 수업에 대한 끝없는 도전을 계속 하고 있다. 더불어 수업은 공교육을 바로 세우고 신뢰를 회복시킬 수 있는 첫째 관문이 될 것임을 알기에 노력을 게을리 할 수는 없다.

두 꽃봉오리 기지개 켠 화분에 살포시 코를 갖다댄다. 아직 작은 꽃봉오리에서 새어 나온 여린 국화 향을 한껏 가슴 속 깊숙이 숨겨놓는다. 국화 향 뿜어내며 오늘도 나는 아이들에게는 꿈을, 교사인 나에게는 만족을 주는 재미있고 즐거운 수업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아이들이 있는 한......그리고 늘 다른 맛, 다른 색깔을 찾기에 끊임없이 분주할 것이다.

아이들아! 오늘도 국화 향 묻어나는 맛있는 수업 한번 해볼까?

 

출처 : 사랑하는 만큼, 꿈꾸는 만큼 (교육과학기술부·EBS 발간, 2008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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