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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와 초음속의 세계
■ 초음파와 동물
사람은 20~20,000Hz 범위의 진동수를 갖는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이러한 소리를 ‘가청 진동수 영역’에 있다고 합니다. 20,000Hz 이상의 소리는 일반적으로 들을 수 없으며, ‘초음파(supersonic wave)’라고 부릅니다. 초음파는 의료 기기, 거리 탐사에 이용되는 등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초음파를 이용한 의료 검사(출처: 에듀넷)
박쥐와 돌고래는 초음파를 이용하는 대표적인 동물들입니다. 박쥐는 시각이 큰 기능을 발휘할 수 없는 환경에서 초음파를 이용해 성공적으로 적응한 생물입니다. 200년 전, 이탈리아의 과학자 라자로 스팔란차니는 박쥐가 어둠 속에서 어떻게 길을 찾는가를 조사하였습니다. 그는 박쥐의 눈을 가렸으나 박쥐는 여전히 잘 날아다녔고, 대신 박쥐의 귀를 밀랍으로 막았더니 박쥐가 완전히 무력해진 것을 보았습니다.
박쥐는 일반적으로 20,000~130,000Hz 사이, 최고 160,000Hz에 달하는 초음파를 만들어 내고, 듣습니다. 사람이 들을 수 없는 높은 음을 내고, 들을 수 있는 것입니다. 박쥐의 초음파는 입이나 코를 통해 발사되며, 장애물이나 먹잇감인 곤충 등에 부딪친 후 반사되어 박쥐의 귀에 돌아옵니다. 박쥐는 이 반사파를 듣고 장애물을 피하고, 곤충의 위치를 탐지하여 사냥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박쥐들은 빛의 존재 여부 정도를 알 수 있는 작은 눈을 가지고 있지만, 초음파를 들을 수 있는 귀를 갖고 어두운 동굴 속을 빠르게 날아다닐 수 있습니다.
고래나 돌고래도 초음파를 마치 레이더처럼 이용합니다. 이들은 초음파를 입에서 발사해서 먹이나 장애물을 식별하거나 동료를 알아 내기도 합니다. 어떤 연구에서는 진흙으로 탁하게 만든 풀장에 그물을 쳐서 둘로 나누고, 그물의 양 끝에 돌고래가 빠져나갈 수 있는 정도의 작은 구멍을 내고, 그 두 구멍을 투명한 플라스틱판으로 번갈아서 막았다 열었다 했으나 돌고래는 실수 없이 열린 구멍으로 빠져나갔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초음속과 소닉 붐 현상
초음파와 이름은 비슷하지만, ‘초음속’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갖습니다. 초음파가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진동수 이상의 소리를 의미하는 것에 반해 초음속은 ‘음파 이상의 속력’을 의미합니다. 즉, 소리의 속력보다 빠른 속력을 초음속이라고 부르는 것이지요. 공기 중에서 소리의 속력은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온도가 높을수록 소리의 속도는 더욱 빨라집니다. 일반적인 실온 상태를 가정할 때 소리의 속력은 보통 340m/s, 약 시속 1,200km가 됩니다. 초음속은 음속과의 비율로 표시한 값인 마하로 나타내며, 마하 1은 시속 약 1,200km에 해당합니다.
비행기는 소리보다 빠르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음파 이상의 속력으로 비행하는 비행기를 초음속 비행기라 하는데, 세계 최초의 초음속 비행기는 1947년에 등장한 로켓 엔진을 단 ‘벨 X-1’입니다. 이후 초음속 전투기가 앞다투어 등장하기 시작했고, 1958년에는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으로 최초의 초음속 여객기인 ‘콩코드’를 개발하였습니다. 하지만 초음속 비행기들은 엄청난 속도를 내는 대신 그만큼의 엄청난 소음을 일으킵니다. 이는 음속을 돌파할 때 발생하는 소닉 붐(sonic boom) 현상 때문인데, 콩코드의 경우도 일반 여객기보다 몇 배나 큰 소음을 일으켜 육지가 아닌 바다 위로만 비행했고 결국 소음 때문에 수명보다 일찍 은퇴했습니다.
소닉 붐 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요? 소닉 붐은 음속 폭음이라고도 말하며, 큰 에너지를 발생시키며 마치 폭발음처럼 들립니다. 소닉 붐 현상이 일어나는 근본적인 이유는 ‘비행기가 자신의 소리를 따라잡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행기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비행기가 만들어 내는 공기의 파동(소리)은 멀리 퍼져 나가지 못하고 진행 방향 앞쪽에서 모이게 되고, 공기의 밀도와 압력이 증가합니다. 그러다가 약 340m/s에 해당하는 음속과 같은 속도로 비행하게 되면, 비행기보다 먼저 진행하고 있던 소리와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비행기가 음속을 돌파하게 되면, 최대한 압축되어 비행기를 가로막고 있던 공기의 장벽이 부서지면서 이 모든 압력파가 하나로 합쳐져 충격파를 일으키게 됩니다. 이때 발생하는 큰 폭발음이 소닉 붐입니다. 즉, 비행기가 자신의 앞에 놓인 공기층을 추월해 나갈 때 압축된 공기층이 찢어지면서 강하게 팽창하면서 소리가 소닉 붐인 것입니다. 초음속 비행기가 다른 비행기에 비해 훨씬 날카롭게 생긴 것도, 비행기 앞을 가로막은 공기를 쉽게 뚫기 위해서입니다. 소닉 붐에 의한 충격파가 굉장히 강력하여 지상 가까이에서 일어나면 건물의 유리창을 깨뜨릴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비행기는 낮은 고도에서는 음속을 돌파하지 못하도록 제약을 받습니다. 그런데 비행기 조종사는 초음속을 돌파하는 순간 소닉 붐을 들을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충격파를 느끼거나 다른 비행 소음은 들을 수 있지만 소닉 붐은 들을 수 없습니다. 왜냐 하면, 조종사는 음속 이상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어 이미 소닉 붐보다 빨리 이동하였기 때문입니다.
▲비행기 근처에서 발생하는 수증기 응축 현상(출처: 에듀넷)
그런데 소닉 붐 현상이 일어날 때의 영상이나 사진에서는 비행기 근처에 흰 구름을 볼 수 있습니다. 이 흰 구름은 소닉 붐이 나타날 때 일어나는 공기의 폭발일까요? 아닙니다. 소닉 붐은 소리이기 때문에 눈으로 볼 수 없습니다. 흰 구름은 수증기 응축 현상(PGS, Prandtl-Glauert Singularity)으로서, 비행기 근처의 공기가 갑자기 단열 팽창하면서 수증기가 응결하여 구름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비행기가 고속으로 움직이면 기체 주위 공기의 흐름도 함께 빨라지고, 공기의 흐름이 빨라지면 기체의 압력은 감소합니다(베르누이의 정리). 기체의 압력이 감소하면 공기는 팽창하게 되는데, 부피가 커진 공기는 온도가 하강합니다. 그래서 공기가 포함할 수 있는 수증기(기체 상태)의 양이 줄어들게 되고, 공기는 수증기로 포화됩니다. 이때 더 이상 공기에 포함될 수 없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구름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자료출처: 에듀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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