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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신기한 과학세계

스모 선수들 왜 일찍 죽나 했더니

대한민국 교육부 2009. 12. 4. 10:08
일본의 스모 선수들은 새벽 5시에 일어나 운동을 한다. 매우 격렬한 체력운동을 하지만 그들은 아침을 먹지 않는다. 그 이유는 그들이 점심 먹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창코나베'를 먹는 스모선수들
 

대부분의 스모 선수들이 즐겨 먹는 음식은 ‘창코나베’라는 냄비요리이다. 쇠고기, 돼지고기, 생선, 조개, 야채 등 영양가가 풍부한 각종 재료를 잔득 넣어 끓인 잡탕의 일종이다. 영양가 만점의 고칼로리 음식인데다 반찬을 따로 마련한 필요가 없어 식사 준비가 간편하므로 그들은 창코나베를 매일 먹다시피 한다.

그런데 그 식사량을 보면 일반인들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나다. 보통 밥 3~4공기에 창코나베 5~6그릇을 해치운다. 새벽부터 운동을 하면서도 아침을 먹지 않은 것은 공복감을 극대화시켜 이처럼 한꺼번에 많은 양의 식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점심식사를 마치면 2시간 정도 늘어지게 낮잠을 잔다. 그리고 다시 저녁을 엄청나게 먹는다. 그들이 한꺼번에 많은 양의 식사를 하는 건 체중을 늘리기 위해서다. 체급이 따로 없는 스모 경기는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유리하다. 기술이 비슷한 상황에서 승패를 결정짓는 건 바로 힘인데, 힘은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세지기 마련이다.

▲ 스모선수 중에는 200㎏ 이상의 체중을 지닌 거구들은 흔히 볼 수 있다.

따라서 스모선수 중에는 200㎏ 이상의 체중을 지닌 거구들은 흔히 볼 수 있다. 일본 성인 남자들의 1일 평균 섭취 열량이 약 2천300㎉인데 비해 스모선수들의 1일 평균 섭취 열량은 약 5천500㎉에 달한다. 일반인보다 2배 이상의 식사를 하는 셈이다.

하지만 평균 수명을 비교해보면 식사량에 반비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 남자의 평균 수명이 76.7세인데 비해 스모 선수들의 평균 수명은 56세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장수촌으로 알려진 오키나와 지역 주민들은 평균 수명이 약 82세인데, 그들이 1일 평균 섭취하는 열량은 1천500㎉에 불과하다.

세계에서 가장 체중이 많이 나간 사람은 미국의 월터 허드슨이었다. 1987년 기네스북에 오를 당시 그의 체중이 650㎏이었으니, 스모선수들조차 그 앞에서는 아담하게 보였을 것이다. 

그의 식사량은 일반인이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많아서, 하루 일과 중 대부분을 식사시간으로 보냈다. 그 육중한 체중 때문에 27년간 집안에서만 생활했던 그는 결국 1991년 46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소식, 노화가 천천히 진행돼
 

음식 섭취를 제한할수록 수명이 늘어난다는 것은 수많은 동물실험 결과로서 증명되었다. 소식을 하면 세포의 부담이 줄어들며 신진대사를 할 영양소 역시 적으므로 유해산소도 적게 만들어져 노화가 천천히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동물실험 결과 소식은 알츠하이머나 뇌졸중,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으며, 기억력 감퇴를 막을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암, 심장병, 당뇨, 신장병 등 나이와 관련된 병에 걸릴 위험도 훨씬 낮아진다고 한다.

실제로 최근에는 독일 연구팀이 60세 이상의 건강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3개월 동안 칼로리 섭취를 30% 줄이게 한 결과, 평상시의 식습관을 유지한 그룹보다 20% 정도 더 나은 기억력을 보였다는 실험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하버드의대에서 원숭이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를 보면 소식한 원숭이가 훨씬 젊어 보이고 활동력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소식은 수명 연장뿐만 아니라 활력을 유지시키고 기억력도 좋게 하는 등 건강에 미치는 전반적인 영향력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한때 ‘팔팔구구’ 하지 말고 ‘구구팔팔’ 해야 한다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팔팔구구는 88세까지 구질구질하게 산다는 의미이고, 구구팔팔은 99세까지 팔팔하게 산다는 뜻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구구팔팔 이삼사’라는 말이 있는데,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만 아프고 죽는다는 뜻이다.

요즘은 먹을 것이 항상 부족했던 옛날과 달리 너무 풍족한 밥상 때문에 문제가 더 생긴다. 구구팔팔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자신에게 알맞은 소박한 밥상만큼 좋은 건강 비결이 없는 것 같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사이언스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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