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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출렁이는 ‘제2의 지구’를 찾아라 본문
최근 지구 밖의 천체에서 물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고 있다. 물은 생명체 존재의 기본 조건이다. 생명체는 액체 상태의 물에 의존하므로, 물이 발견된다는 것은 생명체의 발견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의미이다.
올해 10월 9일 달 남극의 영구 그늘지대인 ‘카메우스’란 분화구에 달 탐사 우주선인 엘크로스(LCROSS)에서 분리된 무게 2.2톤의 추진체가 총알보다 2배나 빠른 시속 9천㎞의 속도로 충돌했다. 이어서 4분 뒤 거기서 약 3㎞ 떨어진 곳에 엘크로스 본체가 다시 충돌했다.
이 충돌로 350톤에 달하는 거대한 흙기둥이 수㎞ 상공까지 치솟았는데, 9개의 관측 장비가 흙먼지 속으로 들어가 사진을 찍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엘크로스호를 달 표면에 충돌시킨 이유는 달의 극지 밑에 얼음 층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1970년대 초 마무리된 아폴로 프로젝트에서 NASA는 달에 물이 없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1998년 루나 탐사선이 달의 극지방에 수소가 많이 분포된 것을 확인한 이후 물의 존재 가능성이 제기되어 왔다.
엘크로스 충돌 때 찍은 사진을 판독한 결과, 파편과 먼지 기둥 속에 7~45리터에 이르는 얼음 형태의 물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실험으로 NASA는 달 표면에 상당한 양의 물이 얼음 형태로 존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달에 수소 에너지 생성을 통한 우주기지의 건설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게 되었다.
엘크로스호가 달 남극에 충돌 실험을 한 결과 상당한 양의 얼음이 발견되었다.
외계에서의 물 발견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7년 화성에 착륙해 탐사 활동을 벌인 이동탐사차 소저너가 암석의 형태를 분석한 결과, 과거에는 화성에도 대양과 강이 존재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2008년 5월 화성 북위 68도 부근에 착륙한 탐사선 피닉스호는 얼음 상태의 물을 발견했다. 또 NASA의 무인탐사선 MRO호도 화성의 북극과 적도 중앙 부근에서 운석의 충돌로 표면이 깎이면서 드러난 얼음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에는 피닉스호가 화성의 구름에서 눈이 내려오는 모습을 목격하기도 했다.
달이나 화성에서 발견된 물은 얼음 형태이지만 액체 상태의 물이 다량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천체도 있다. 1610년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손수 만든 망원경으로 처음 발견한 유로파가 바로 그곳이다.
목성의 4대 위성 중 이오 다음으로 목성 가까이 위치한 유로파는 지름이 3,130㎞로서 달보다 약간 작다. 보이저호와 갈릴레이호의 탐사 결과 유로파는 수많은 줄무늬를 가진 유리거울처럼 매끈한 얼음 표면으로 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표면이 25㎞ 두께의 얼음으로 뒤덮여 있는 유로파의 지표 온도는 낮에도 영하 130℃나 된다.
하지만 유로파는 달보다 5배나 밝으며 1천m 이상의 산이 없을 정도로 표면이 고르고 비중이 비교적 작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얼음으로 된 지각 밑에 액체 바다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표면은 꽁꽁 얼어붙어 있지만 그 아래에는 목성 및 다른 위성들로부터 받는 조석으로 인해 생기는 열에너지 때문에 수심 160㎞에 달하는 거대한 바다가 있다는 것. 실제로 보이저호가 보내온 사진을 확인한 결과 조석의 영향으로 유로파 표면의 두꺼운 얼음이 군데군데 깨져 있는 것이 발견됐다.
한편 지난 달 미국 천문학회 행성학 모임에서 애리조나 대학의 리처드 그린버그 교수는 이론적으로 유로파의 바다에 적어도 300만톤의 물고기류 생명체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로파에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는 바다에서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100배 이상 많은 산소가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라는 것.
유로파의 바다와 비슷한 곳이 지구에도 있다. 남극 대륙의 한가운데에 있는 지하 3,700m 속의 보스토크 호수가 바로 그곳이다. 1천500만~2,000만년 전 남극 대륙이 두꺼운 얼음으로 덮이기 전에 생긴 것으로 추정하는 보스토크 호수는 수심 약 800미터에 크기는 1만4천㎢로서 우리나라의 충청남·북도를 합친 것과 비슷하다.
오랜 세월 지상과 단절되어온 이 미지의 호수에는 따로 진화한 특이한 생물이 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지표의 생물들로부터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동안 보스토크 호수는 3,623미터까지만 굴착한 채 작업이 중단되었으나, 앞으로 본격 탐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보스토크 호수의 탐사는 곧 유로파 바다 탐사의 예행연습이라는 점에서 NASA의 주목을 끌고 있다. NASA는 유로파에 정밀 장비를 갖춘 탐사선을 보내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하에 바다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목성의 위성 유로파.
토성의 위성인 엔셀라두스에서는 물이 존재하는 좀 더 직접적인 증거가 촬영되었다. 2004년부터 토성 궤도를 돌고 있는 탐사선 카시니호가 2005년 7월 촬영해서 전송해온 사진을 보면, 엔셀라두스 남극 부근에서 거대한 가스와 먼지 기둥이 수천㎞의 상공으로 치솟고 있다.
과학자들이 사진을 분석한 결과, 솟구치는 가스와 먼지기둥은 무려 시속 2,180㎞가 넘는 속도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처럼 빠른 속도는 액체가 없이는 나오기 어렵다는 점에서, 엔셀라두스 지하에 액체로 존재하는 물이 강한 압력에 밀려 지표면을 뚫고 분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솟구친 가스와 먼지 기둥 중 일부는 토성 외곽 E고리까지 도달하는데, 카시니호는 E고리의 얼음 알갱이 속에서 나트륨 성분을 검출했다. 이는 소금기를 지닌 엔셀라두스의 지하 바다 존재를 보다 더 확실히 해주는 증거가 되는 셈이다.
지름 500㎞의 엔셀라두스는 60개에 달하는 토성의 위성 가운데 하나로, 표면이 반들거리는 얼음으로 덮여 있어 달보다 10배나 밝다. 또 남극의 깊은 골짜기에는 ‘호랑이 줄무늬’ 같은 모양의 균열부가 있어서 수증기와 먼지 기둥이 솟구치는데, 이것이 지하 바다의 간헐천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NASA가 공개한 토성 위성 엔셀라두스의 ‘초음속 기둥’.
태양계 바깥에서 지구처럼 항성 주위를 공전하는 외계 행성에서도 물이 존재한다는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다. 2004년 유럽의 천문학자들이 지구로부터 230광년 떨어져 있는 2M1207이라는 불리는 갈색왜성을 촬영한 사진에 그보다 100배는 희미한 별이 함께 찍혔다.
그 희미하고 붉은 물체의 스펙트럼을 분석한 결과 물 분자의 흔적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 물체가 2M1207의 행성인지는 확신하지 못했다. 2007년 미국 애리조나주 로웰천문대의 과학자는 지구에서 150광년 떨어진 페가수스 자리의 거대한 가스 행성의 대기에서 수증기를 발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껏 발견된 태양계 밖의 외부 행성 중 지구와 가장 닮은 것은 지구에서 20.5광년 떨어진 천칭자리 근처의 적색왜성인 ‘글리제 581’ 주위를 돌고 있는 행성들이다. 글리제 581 주위에서는 현재 4개의 행성들이 관측되었는데, 그 중 13일 주기로 공전하는 ‘글리제 581C’라는 행성은 평균 기운이 섭씨 0~40도 정도이며 바다로 뒤덮여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이 행성은 자전을 하지 않아 반쪽은 항상 낮이고 반쪽은 항상 밤이라고 한다.
지구에서 20.5광년 떨어진 글리제 581과 그 행성들.
최근 제네바천문대의 연구팀은 4개의 행성 중 최외곽에 있는 ‘글리제 581d’가 수천㎞의 깊은 바다로 완전히 덮여 있을 거라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한편 미국 과학자들은 최근에 태양계 밖에 있는 외계 행성의 바다를 찾는 새로운 방법을 고안했다. 이들은 2005년 1월 발사된 우주탐사선 딥임팩트호에서 얻어진 데이터를 이용해 이 방법을 개발했다.
딥임팩트에 장착된 고분해능 망원경으로 먼 거리에서 찍은 지구 사진을 분석한 결과, 지구의 대륙이 보일 때는 색이 스펙트럼의 적색 끝으로 이동하고 바다가 보일 때는 색이 스펙트럼의 적색 끝으로 더 이동했다는 것. 이 같은 색의 변화를 관측하면 바다를 가진 실제 외계 행성을 찾을 수 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그러나 지구로부터 멀리 떨어진 외계 행성의 바다를 관측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허블우주망원경보다 훨씬 성능이 뛰어난 우주망원경이 필요하다. NASA는 앞으로 외계 행성을 관측할 수 있도록 특별히 제작된 망원경을 관측기에 탑재할 예정이다. 그 관측기가 궤도로 들어가는 2017년경에는 실제로 지구처럼 바다를 가진 외계 행성을 발견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글 | 이성규 과학저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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