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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게너와 대륙 이동설
독일에서 태어난 알프레드 베게너(Alfred Wegener, 1880~1930)는 기상학자였습니다. 기구를 사용하여 고층의 기상을 관측하는 기술의 선구자였던 그는 1911년 가을, 마르부르크 대학 도서관에서 우연히 브라질과 아프리카 사이에 옛날에 육교가 있었을 것이라는 내용의 논문을 발견하였습니다. 그 전년도인 1910년 베게너는 세계 지도에서 아프리카 대륙과 남미 대륙의 해안선이 일치하는 것을 보고, 지금은 멀리 떨어져 있는 두 대륙이 예전에는 하나로 붙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대서양 양쪽 대륙에서 동일한 화석이 발견된다는 육교설의 배경은 베게너에게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베게너는 이와 관련된 지질학과 고생물학, 고기후학, 천문학, 지구물리학 등 여러 분야를 연구하며 대륙 이동설을 주장하게 되었습니다. 베게너는 1912년 자신의 강의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학설을 제시하였고, 프랑크푸르트 학회에서 대륙 이동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발표하였습니다. 이후 계속 연구를 진행하여 1915년 대륙 이동설에 대한 자신을 생각을 『대륙과 해양의 기원(The Origin of Continent and Ocean)』이라는 소책자로 내놓았습니다. 이후 함부르크에 있는 해양 관측소의 기상 연구 부분의 책임자가 된 베게너는 1919년 『대륙과 해양의 기원』 2판을 출간하였고, 고기후학의 대가인 쾨펜과의 공동 연구를 거쳐 고기후로도 대륙 이동설을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 1922년 『대륙과 해양의 기원』 3판을 출간하였습니다.
▲ 베게너(출처: 에듀넷)
베게너는 1906~1908년에 극지방의 대기 순환 연구를 위한 그린란드 탐험에 참여하였고, 그 후에도 1912~1913년, 1929년, 1930년, 3차례에 걸쳐 그린란드를 탐험하였습니다. 1930년에는 베게너가 대장이 되어 대륙 이동설의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탐사를 떠났습니다. 이 탐험에서 탐사팀은 내륙 빙하의 두께가 1,800m인 것을 밝혀 냈습니다. 그러나 이 탐사에서 베게너는 50세 생일이 되는 1930년 11월 1일, 그의 동료 빌럼센과 함께 기지를 나간 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였습니다. 이렇게 실종된 베게너는 다음해 5월, 정성스럽게 침낭에 싸인 채 시신으로 발견되었는데, 베게너는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같이 조난 당한 동료 빌럼센이 베게너를 눈 속에 묻은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빌럼센은 베게너를 묻은 뒤 그의 유품을 가지고 기지를 향해 간 것으로 보이지만 그는 아직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베게너가 발표한 대륙 이동설의 주요 내용은 예전에 모든 대륙들이 판게아(Pangaea)라는 초대륙으로 합쳐져 있었는데, 약 1억 8천 만 년 전, 이 판게아를 구성하는 지역들이 오랜 시간 동안 수천 km에 달하는 거리를 각각 다른 방향으로 천천히 이동함으로써 서로 분리되어 지금과 같은 위치에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베게너는 이러한 대륙의 운동을 '대륙 이동'이라고 했습니다. 베게너는 대륙 이동설의 증거로 대서양 양쪽에 있는 대륙의 해안선이 일치한다는 점, 현재 서로 떨어져 있는 대륙에서 지질학적 특성이 서로 유사하다는 점, 석탄광·빙하 퇴적층·사막·산호초·동식물 등의 분포가 대륙을 붙였을 경우 한 지역으로 결합된다는 점을 제시하였습니다.
▲ 화석 분포로 본 대륙이동설 증거(출처: 에듀넷)
베게너의 대륙 이동설은 그 후 10년 간 몇몇 학자들에 의해 지지를 받았으나 대륙의 이동을 일으키는 힘에 대한 그의 가정은 믿기 어려웠습니다. 베게너는 대륙이 대양의 해저 지각을 헤치고 이동한다고 설명하였으나 당시의 대부분의 학자들은 해저 지각이 단단하고 유연성이 없기 때문에 베게너의 이론이 옳지 않다고 반박하였습니다.
▲ 베게너의 대륙과 해양의 이동(출처: 에듀넷)
베게너처럼 초대륙의 존재를 주장하는 과학자들도 있었지만, 그들은 초대륙의 일부가 함몰되거나 침강하면서 대서양과 인도양이 형성되었기 때문에 대륙이 분리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1940년대 이후 관측 장비의 발달과 연구 방법의 정교화로 대륙 이동설의 증거들이 속속 발견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통해 대륙이 해양 지각을 헤치고 이동한다는 대륙 이동의 과정에 대한 베게너의 가정은 옳지 않았다는 것이 드러났지만, 그가 제시했던 대륙 이동의 체계적인 주장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베게너는 당대 학문의 흐름과 맞지 않아, 많은 사람들의 반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끈기 있게 자신의 신념을 주장함으로써 현대에 우리 지구의 모습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데 있어 매우 큰 역할을 한 과학자로 인정받고 있으며, 그의 주장들은 현대의 판구조론 이론을 뒷받침하는 데 중요한 근거들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자료출처: 에듀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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