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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하는 과정을 배우다! - 대구경신고 학술발표대회 -

대한민국 교육부 2016. 1. 4. 12:03

학문하는 과정을 배우다!

- 대구경신고 학술발표대회 -



학년말이 다가오면 각 학교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의미에서 1년 동안의 학문적 성과를 발표하고 확인하는 학술제가 열립니다. 요즘 고등학교 현장에서는 학문적 역량을 키워가는 교육활동으로서 학술논문, 소논문, 리서치, R&E(청소년소논문, Reaserch&Education) 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학술제의 의미도 한층 중요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얼마 전 대구 경신고등학교 소강당에서는 학술발표대회 예선대회를 통과한 학생들이 한 해 동안 열심히 준비하고 탐구한 연구논문을 발표하는 학술제가 열렸는데요. 본 기자도 본선대회 진출 팀에 선정되어 이 날 발표대회에 참가하였답니다. 3월초부터 거의 1년에 걸쳐 진행된 학술발표대회를 준비한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경신고 학술발표대회의 이모저모를 생생하게 전달해 드리고자 합니다.



■ 3월: 학술발표대회 설명회

고등학교 입학 후 얼마 되지 않은 3월말, 1·2학년 학생이 참석한 가운데 학교 강당에서는 경신 학술발표대회와 관련된 설명회가 열렸습니다. 담당 선생님께서 슬라이드를 보여주시며 학술대회의 전체적인 일정과 평가기준, 예선, 본선, 결선대회별로 제출해야 할 서류, 수상기준 등을 상세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설명해 주시는 전체적인 일정을 보니, 1·2학년에서 연구계획서를 제출한 팀을 대상으로 예선대회를 거쳐 본선대회와 결선대회까지 계획되어 있는 엄청난 과정이었습니다만, 우리들은 이 학술발표대회야말로 그동안 쌓아왔던 탐구역량을 마음껏 펼쳐 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참가를 결심하게 되었답니다.


▲ 학술발표대회 설명회 모습(3월)(출처: 직접촬영)



■ 4월: 팀 구성 및 팀명 정하기 

학술발표대회는 개인으로는 참가할 수 없고 최소 4인 이상의 학생이 팀을 이루어 참가해야만 합니다. 팀을 구성하고 나면 각 팀의 특성을 나타내는 팀명을 정하게 되는데, 본선대회 참가팀의 팀명만 보아도 ‘차렷 열중 셧’, ‘학술이 조아라’, ‘우주는 크다’ 등등 개성 있고 재미있는 팀명들이 많답니다. 저희 팀의 이름은 ‘VISTA’(앞날, 전망이라는 뜻)인데, 호기심이 많고 과학을 좋아해서 함께 모인 우리들이 경신 과학의 ‘앞날’을 책임지고, 나아가서는 우리나라 과학의 ‘전망’이 되자는 의미에서 VISTA를 팀명으로 정했답니다.



■ 4~5월: 주제 선정 및 자료 검색 

학술대회의 가장 첫 번째 단계는 연구주제를 선정하는 단계입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연구주제를 매우 거창한 내용이나 어렵고 전문적인 내용으로 정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사실 고등학생의 눈높이에서 정말 재미있고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참신한 내용을 주제로 선정하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생긴 궁금증이나 학교 수업을 들으며 생긴 의문점들을 잘 발전시키면 좋은 연구주제가 될 수 있어요. 4월 첫째 주부터 우리들은 학교에서 시간이 날 때마다 머리를 맞대고 연구주제에 대해 고민하고 토론하였습니다. 수면부족으로 고생하는 주위 친구들을 보고 정상적인 생체리듬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생체시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의 영향력 정도를 분석해 보는 탐구실험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학술대회를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학기 중에 시간을 쪼개어 준비해야 하는 시간적 압박감이었습니다. 학술발표대회 예선대회를 준비하는 기간 중에 중간고사도 있었고 학기 중이라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연구의 이론적 배경을 탐색하기 위해 책을 찾아서 읽고 수많은 자료를 검색, 요약, 정리, 분석해야만 했거든요. 그러나 자신이 관심 있어 하는 자료를 검색하는 이 과정이야말로 학술대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할 수 있어요. 인터넷에서 쉽게 검색할 수 있는 단순 정보가 아니라 학자들이 축적해 놓은 학술적 정보를 찾고자 하는 학문적 호기심이 바로 학문적 탐구의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으니까요. 저희들도 한국교육학술정보원 학술연구정보서비스(http://www.riss.kr)와 같은 국내 사이트는 물론 다양한 해외 학술사이트를 검색하며 내신공부와는 다른 폭넓고 깊은 공부를 하면서 진정한 공부가 무엇인지를 절실히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 점심시간을 활용하여 연구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모습(출처: 직접촬영)



■ 6~8월: 실험설계 및 실험 

주제가 결정되고 자료수집 및 정리가 끝나고 나면, 구체적으로 누구를 대상으로(연구대상), 어떤 도구를 사용하여(분석도구), 어떤 자료를 어떻게 수집하고(방법 및 절차), 어떻게 분석할 것인지(분석방법) 등등 연구에 대한 전체적인 설계를 하게 됩니다. 논문에서 연구방법을 기술할 때 포함되어야 할 요소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연구대상, 분석도구, 분석방법 등은 다른 사람들이 보고 따라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기술되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들이 한 연구처럼 실험연구를 할 경우에는 실험집단과 통제집단, 조작변인과 통제변인을 구체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학술대회를 준비하면서 첫 번째 고비가 찾아왔습니다. 우리들의 연구가 햄스터의 활동양상을 동영상으로 찍어 분석하는 것이다 보니, 하루 종일 햄스터 촬영 동영상을 관찰하는 날에는 머리도 아프고 눈도 아파서 거의 녹초가 되다시피 했었고, 실험 중간에 햄스터가 탈출하기도 하고 스트레스를 받아 죽어나갈 때는 과연 이 실험을 계속해야 되는지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기도 하였습니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실험과정을 거치면서 우리는 과학자라는 직업이 정말 엄청난 노력과 인내, 그리고 끊임없는 열정을 필요로 하는 자리임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 실험장면(출처: 직접촬영)



■ 9~10월: 보고서 및 포트폴리오 작성 

아무리 훌륭한 연구라도 논문 형식에 맞게 잘 표현되지 않는다면 그만한 가치를 인정받기 힘들겠지요? 논문은 시나 소설, 일기, 편지와는 달리 학술적인 글쓰기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논문의 형식을 따라 쓰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제목-목차-서론-본론-결론-참고문헌의 순서를 따르기도 하고, 제목-목차-연구동기-연구목적-이론적 배경-연구방법-연구결과-결론-참고문헌의 순서대로 작성을 하기도 하는 등 약간의 차이는 있습니다. 참고문헌의 경우,  자신이 직접 참고하지도 않은 문헌들을 간혹 참고문헌 목록에 넣어두는 경우가 있는데, 참고문헌에는 반드시 이 연구를 하면서 참조했던 문헌들만을 기록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우리 학교의 경우에는 보고서뿐만 아니라 연구의 과정을 담은 포트폴리오가 심사점수에 같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우리들은 실험설계 계획서를 비롯한 햄스터 관찰보고서, 동영상 자료, 참고문헌 등을 하나의 파일에 담아 포트폴리오로 제출했습니다.



■ 11월: 학술제 

매년 11월 말이 되면 1년 동안의 학술발표대회 성과를 발표하는 경신 학술제가 축제 제일 첫째 날에 열립니다. 이 날은 최종 결선대회에 진출한 인문 5팀, 자연 5팀이 그동안 준비한 학술논문의 결과를 담은 발표 슬라이드를 제작하여 학교 선생님과 학생들이 모인 자리에서 발표회를 가지게 됩니다. 이 날 제4회 경신 학술발표대회가 열린 소강당은 고된 학교생활 속에서도 열심히 학술대회를 준비해 온 학생들의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 차 추운 줄도 모를 정도였답니다. 이 날 발표하는 팀의 학생들 외에도 학술대회에 관심이 있는 많은 학생들과 선생님들께서 자리를 함께 해 주셔서 더욱 뜻 깊었던 시간이었습니다.


▲ 학술제(학술발표대회) 당일 모습(출처: 직접촬영)



■ 인터뷰 

Q) 학술대회를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

실험과정이나 준비과정에서는 별로 힘들거나 어렵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발표를 하는 것이 제일 힘들고 기억에 남는다. 일단 시험기간과 학술제 발표날짜가 너무 가까워서 준비하기 벅찼고 발표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1학년 김재민).


학술대회가 학기 중에 진행되다 보니 바쁜 학교생활 중에 시간을 쪼개어 준비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제일 힘들었다. 학술대회 준비 때문에 시간을 많이 뺏길 때는 차라리 내신공부를 하는 것이 더 현명한 것이 아닌지를 고민하기도 하였다(1학년 강○○).


Q) 학술대회를 준비하면서 좋았던 점 & 의미 있었다고 생각되는 점

앞으로 이번 학술발표대회보다 더 큰 규모로 남들 앞에 서서 발표할 일이 생길 때 좀 더 자신감 있게 발표할 수 있는 경험을 얻은 것 같다. 그리고 발표를 준비하는 동안 실제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1학년 권○진).


자료를 검색하기 위해 국내 학술 사이트는 물론 외국 학술 사이트에 들어가 많은 학술논문들을 조사해 보고, 영어 원서로 된 논문을 찾아가며 자료를 정리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학교 수업에서 하던 공부와는 달리 깊고 넓은 공부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1학년 이○석).


친구들과 함께 연구를 진행해 나가다 보니 좋은 추억이 많이 생긴 것 같다. 발표 당일 너무 긴장되어 내가 어떻게 발표했는지도 기억이 안날 정도로 떨면서 발표를 마쳐서 팀에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지켜본 친구들은 오히려 잘했다고 격려해줘서 정말 고마웠다(1학년 김○○).


Q) 전체적인 평가

발표대회에 처음 참가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 발표를 하면서 정말 대단한 친구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 실험부터 발표까지 우리 조 조장이 너무 많은 일을 해주었고, 다른 친구들도 준비과정에서 자신이 맡은 바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없이 너무도 열심히 활동해 주었다. 앞으로는 남에게 이끌려가기 보다는 스스로 도움을 주고 준비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느낀다(1학년 김재민).


학문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함께 협력하고 배려하는 인성적인 측면에서의 성장도 함께 이루어진 것 같다(1학년 권○진).


▲ 학술발표대회를 마치고...(출처: 직접촬영)



■ 학문하는 과정을 배우다! 

처음에 반드시 팀을 구성하여 출전해야 한다는 학술대회의 규정을 들었을 때 잘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1년에 걸친 대회 준비과정을 마무리하고 나니 그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저는 팀의 대표학생으로서 팀원들과 계속 연락을 주고받으며 전체 연구를 이끌어 가야 했고, 마지막 보고서 제출 마감 1-2주 전부터는 친구들의 보고서 내용을 모두 수합하여 종합 정리해야 했기 때문에 정말 많이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바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 준 팀원들의 협조와 훌륭한 팀워크가 없었더라면 결코 이러한 결과를 얻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상’ 발표를 듣고 우리 모두가 함께 기뻐하였던 이유는 ‘대상’이라는 상의 등급 때문이 아니라, 1년 동안 어렵고 힘든 과정을 함께 참고 견뎌온 것에 대한 보람, 시간을 쪼개가며 열정을 쏟았던 일이 인정받은 것에 대한 기쁨 때문이었을 겁니다. 이번 학술발표대회에서 경험한 깊이 있는 학문의 과정, 협력과 배려의 가치들은 정말 소중한 배움의 과정이었고, 앞으로 우리가 다른 공부를 하게 될 때에도 분명 든든한 기초가 되어 주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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