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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는 ‘잘’ 모르는 개정 교육과정 엿보기

대한민국 교육부 2018. 6. 21. 14:57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무엇을 어떻게 배우고 평가받아야 할지에 대한 종합적 설계도입니다. 그래서 국가는 그 시대 교육개혁의 방향을 교육과정 속에 담아냅니다.
 
  우리나라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가 중요한 나라입니다. 그래서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우수한 인적자원의 확보를 위해 노력해 왔고, 교육과정 속에 교육개혁의 화두와 방향을 던졌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우리나라의 국가수준 교육과정은 1차 교육과정부터 7차 교육과정까지 개정되었습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교육과정은 교육과정의 정치화를 거쳐 민주화의 진전에 따라 점점 교사가 교육과정 실행의 주제가 되어 학생과 상호작용하는 것으로 그 의미가 변해왔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여 7차 교육과정 이후부터는 수시개정체계를 도입하였습니다.
 
  수시개정체제란 아무 때나 교육과정을 전면적으로 바꾼다는 의미가 아니라, 개정이 필요한 경우에 수시로 부분적 개정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수시개정의 필요성은 이전 정부가 추진했던 교육개혁과 차별화를 꾀하고 정권의 임기 내에 교육개혁의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는 마음에서 무리하게 교육과정 개정을 추진하다 보니 교육과정은 역사적으로 교육적 이상보다 정치적 필요에 의해 급조된다는 인상을 받게 했으며, 교육과정의 잦은 개정은 교육과정의 단절을 초래해 비효율과 혼란을 부채질했다는 반성 속에 나온 교육과정 개정체제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7차 교육과정 이후의 국가수준 교육과정은 개정된 해를 기준으로
‘0000 개정 교육과정’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창의적인 인간을 기른다는 의미의 ‘역량’

  수시개정체제로 전환된 이후 3번째 개정인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이전 교육과정에서 도입된 창의적 체험활동, 집중 이수제, 학년군, 교과군 편성은 유지하면서 자유학기제 실시와 관련한 교육과정 자율화, 진로교육 강화, ·이과 통합 교육과정 등이 새롭게 강조되거나 도입되었습니다.

 

 

  특히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대표하는 개념으로 학부모들이 유행처럼 사용되는 역량(Competence)이라는 개념을 바르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역량은 교과로 나눠진 지식을 교과서를 통해서 습득하고,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지를 객관식 시험을 통해 평가받는 방식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 개념입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에 대한 논의가 무르익으면서 정보와 지식을 창출하고 확산하며 활용하는 능력과 함께 의사소통능력, 분석적 사고력, 협력적 문제해결능력, 창의적이며 혁신적 사고, 인간관계 능력, 자기관리, 세계적 생존능력 등이 강조되면서 역량이라는 개념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을 이룬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역량을 기른다는 것은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인간을 기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이제 더 이상 평균적 인간 양성이 목적이 아니라, 사고력과 창의력을 갖춘 개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생각이 교육과정 전반에 반영되었습니다. 그래서 동일한 지식을 가르치고 지식의 양을 누가 많이 암기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어떤 지식을 특정 맥락에서 수행할 수 있는가?’ 가 중심이 되는 교수 학습, 교육평가가 핵심을 차지하게 됩니다.
 
  이점에서 학부모들은 다소 혼란스러울지도 모릅니다. 역량이 지식(교과내용지식, 방법적 지식), 방법, 가치와 태도를 종합하는 개념이고, 역량이 환경과의 지속적인 상호작용 속에서 구체적인 수행 상황을 통해 획득된다는 것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고 해도, 그런 종합적인 역량을 지금과 같이 교과로 구분되어 있고, 서로 비슷한 주제의 내용을 서로 다른 시간에 교과서를 통해 배우는 상황에서 어떻게 교사가 가르치고 학생들이 배울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질문이 제기될 것입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그러한 역량을 어떠한 방법으로 평가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도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학부모들의 질문에 대해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교육과정에 대한 교사의 자율성, 그리고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돕는 방향에서 수업과 평가를 통합하는 것을 강조합니다. 그런데 교사의 교육과정에 재구성에 대한 자율성, 수업과 평가의 통합, 그리고 절대평가로의 전환을 명문대 입시의 관점에서 보면, 변별력을 떨어뜨려 학부모들에게 불안을 증폭시키는 것으로 이해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개정 교육과정에서 핵심을 이루는 것은 변별력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개개인의 즐거운 배움과 행복한 성장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다시 말해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궁극적 목표는 학생들이 능동적 활동 속에서 풍부한 의미가 내재된 학습경험을 주도적이며, 계속적으로 재구성해 나가며 성취의 경험을 계속해 가는데 있습니다. 이러한 즐거운 배움과 행복한 성장을 위해 교사의 교육과정 재구성 권한 필요한 것이고, 평가 방법을 포함한 입시 전형도 바뀌는 것입니다.

 

 

  학생의 배움과 성장에 맞춰진 2015개정 교육과정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지향하는 교육의 방향이 옳다고 하더라도, 학부모들은 남보다 앞서기 위해 개별 차원에서 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사회 속에서 그러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지나친 낙관주의라고 비판할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에 행복하고 즐거운 배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다는 것은 알지만 모두가 경쟁과 선별이라는 방법을 채택하는 탓에 제자리걸음을 하는 현실이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학부모들에게 던지는 질문은 바로 이러한 현실입니다. 학생들이 점수만 높이는 경쟁을 하다가 과목은 싫어하게 되는 역설, 가장 많은 시간을 학습해야 하는 비효율성을 넘어서서 역량을 기르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역량이라는 개념을 통해 2015 개정 교육과정이 학부모를 통한 우리 사회에 던지는 질문은 루이스 캐럴의 소설 거울을 통하여에서 붉은 여왕이 아무리 달려도 주변 세계가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제자리에 머물기 위해서는 죽을힘을 다해 뛰어야 하며, 다른 곳으로 가기 위해선 지금보다 두 배는 빨리 달려야 한다.’고 말했던 이 현실을 바꿔보자는 것입니다.

 

 

  학생들이 앎의 과정에 참여하면서 지식을 몸으로 체현하고,
바람직한 정신적, 도덕적 성장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학습 환경을 바꾸기 위해
교과서, 교육내용, 교수학습, 평가 방법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학부모로서 관심을 갖고 지켜보면서 참여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글_ 강 주 희 서울신곡초등학교 교사
출처_행복한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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