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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적 소양을 키우는 학교교육 본문
학교에서 추진되어야 할 ‘인문학적 소양’ 교육은 ‘독서’와 연계한 교육이어야 합니다.
함께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타인과 나누며,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인문학적 스펙트럼을 넓혀나가야 합니다.
얼마 전 방영된 프로그램에서 노숙자 A씨는 한 기관에서 실시한 인문학 교육을 통해 삶이 변화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난생 처음 인문학 책을 읽고, 책 속의 주인공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행복해 하는 것을 보며, 본인의 삶을 되돌아보고 다시금 재활의 힘을 얻었다는 것입니다.
‘노숙자와 인문학’. 어울리지 않는 것 같지만 인문학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 사례입니다. 2016년 인문학 및 인문정신문화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습니다. 이는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의 창의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것이며,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인문소양교육을 개정의 중점 방향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는 학교교육은 어떻게 운영되어야 할까요?
독서와 연계한 인문학적 소양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표방하고 있는 ‘인문학적 소양’은 ‘세상을 보는 안목과 인간을 이해하는 능력’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즉, 자신과 타인,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사회와 문화를 이해하고, 비판적 사고 및 판단능력을 통해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며, 사회의 발전에 책임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 하려는 태도를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 해설, 교육부, p43).
이러한 측면에서 학교에서 추진되어야 할 ‘인문학적 소양’ 교육은 ‘독서’와 연계한 교육이어야 합니다. 함께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타인과 나누며,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인문학 적 스펙트럼을 넓혀나가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생각의 힘을 키우고, 삶에 대한 성찰들을 이룰 수 있습니다.
이것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한 학기 한 권’ 읽기와도 맥을 같이합니다. 교과서에 실린 짧은 글, 토막글 대신 책 한 권을 온전히 읽고 생각을 나누고,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수업을 통해 경청·소통·사고·성찰하는 배움이 일어나며, 삶으로 이어지는 의미있는 학습경험을 강조합니다. 이것이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는 첫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문학적 소양을 키울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야 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책을 읽을 수 있고,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인문 독서 환경 조성이 필요합니다. 복도문고, 학급문고 등을 통해 책과 친근한 환경을 조성하고, 특히 청소년들을 위한 문화카페를 조성합니다. 이는 청소년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책과 나눔과 문화가 있는 공간으로, 이를 통하여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이 증진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독서의 생활화가 필요합니다. 학업에 쫓겨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가방에 책 한 권’ 독서생활화 캠페인은 늘 책을 가지고 다니며 책을 읽는 모습이 일상화되는 것으로, 독서를 통해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경험을 나누며 ‘책 읽는 시민·토론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교육과정과 연계된 체험중심의 인문학적 소양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교과별 교육과정에 다양한 인문소양교육 내용 요소를 반영하여 운영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그간의 이론 위주의 문학교육을 감성과 소통 중심의 학습으로 전환하고, 문학, 역사, 철학, 사회, 과학 교과에서 인문소양 함양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 내용을 재구조화 합니다. 교과별 인문학적 가치와 요소를 통합한 융합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고, 교과 연계 인문학적 주제·질문을 중심으로 한 토의·토론수업을 활성화합니다. 특히, 비경쟁적, 협력적 토론인 질문이 있는 서울형토론모형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고 함께 성장해 나가는 체험적 인문학적 소양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며, 인문독서·책쓰기 동아리, 학생 독서토론 동아리, 독서캠프 등 학교단위 체험 프로그램 활성화가 필요합니다.
학교급을 고려한 인문학적 소양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초등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독서습관 형성입니다. 학교와 가정에서 저학년부터 ‘책 읽어주기’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풍부한 상상력을 키우고, 책과 연계한 체험 활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책 읽는 습관을 들여 평생 독자로 만들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야 합니다.
중학교에서는 자유학기제와 연계하여 공공기관, 지자체·대학 등에서 운영 중인 다양한 진로인문프로그램 등을 경험하게 하며, 중·고등학교에서는 독서·인문동아리활동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가치있는 삶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교육가족(학생, 교원, 학부모, 지역사회) 전반에 대한 인문소양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인재상이 요구되는 지금 교육의 방향도, 방법도 바뀌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키우고,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어느 한 개체만의 교육을 통해서는 어렵습니다.
학생들에게는 독서를 통한 인문체험활동 중심의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는데 중점을 둔다면, 교원과 학부모에 대하여서는 삶에 대해 성찰하고 사유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다양한 인문학 강좌뿐만 아니라, 인문 독서·토론 동아리활동을 통해 생각을 나누고 소통하는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지역사회와 연계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지역별로 개발·운영되고 있는 다양한 인문 프로그램, 지역축제에 참여할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인사 초청 등을 통하여 지역사회의 역사를 알고, 타인의 삶을 이해하는 것은 살아있는 교육으로서의 좋은 인문 체험이 될 것입니다. 또한, 주변 대학들을 활용하여 다양한 인문학적 체험과 프로그램을 경험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개인만을 생각하는 좁은 시야와 삶을 떠나 인간을 이해하고, 세상을 넓게 바라보는 시야를 갖고 사유하는 능력은 인문학적 소양교육의 결과입니다. 세계 유명 CEO들의 배경에는 인문학이 있다는 사실과 구글에서 신입사원 채용 시 6,000명 중 5,000명을 인문학 전공자로 뽑겠다고 한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학교교육과정과 연계한 체험중심의 인문소양교육을 통하여 학생들이 삶에 대한 올바른 가치를 가지고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글_ 김 경 하 서울특별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장학사
출처_행복한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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