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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벽지교육 : 발전방향과 시사점 본문
대만 벽지교육의 양적 현황
‘벽지’란 농·산·어촌의 외진 곳이나 낙도의 교통이 불편한 지역을 말합니다. 대만에서는 벽지지역 또는 특수 벽지지역 학교를 소정의 규정에 따라 각급 주관 교육행정기관이 인증하고, 교육부의 심사 후에 실제 수요에 따라 조정합니다. 벽지지역 학교의 인증은 각 지방정부의 책무입니다. 일부 지방정부는 지리적 환경과 교통상황 그리고 학교 규모 등의 조건에 따라 벽지지역 혹은 특수 벽지지역학교 형태에 대한 인증 표준을 제정합니다. 일부 지방정부는 일반지역과 벽지지역 학교를 구분하는 동시에 더욱 불리한 지역을 분리하여 특수 벽지지역 학교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2014년 기준 벽지지역의 중학교는 223교, 초등학교는 887교이며,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0.2%, 33.5%입니다. 교사 수는 각각 5,765명, 12,811명으로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1.1%, 13.0%이며, 학생 수는 각각 6만3천 명 및 8만8천 명으로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7.9%, 7.0%입니다. 벽지학교 중에서 학생 수 50명 이하의 과소규모학교가 약 1/3을 차지합니다. 우리나라와 비교해보면 면지역과 도서벽지의 학교 규모를 합산한 결과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우리나라는 2016년 현재 면지역과 도서벽지지역 교육이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학교 수의 경우 중학교 26.7%, 초등학교 30.7%, 교사 수의 경우 중학교 11.3%, 초등학교 13.5%, 학생 수의 경우 중학교 6.1%, 초등학교 7.5%에 이르고 있습니다.
대만 벽지교육의 문제 인식
가정의 ‘소자녀화’, 도시로의 인구 이동 현상으로 벽지지역 초·중학교의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학교 소규모화, 유휴 학교자원의 점증, 학교 통폐합 추진 압박 등의 문제가 발생하여 정상적 학교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학교 과소규모화로 학생사이에 상호작용의 기회가 부족하고, 전반적으로 학습의 질이 낮은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또한 벽지지역의 초·중학생은 지리적으로 교통이 불편한 가운데 일부 학생들은 가정의 교육적 조건이 열악합니다. 결손가정과 기초생활수준 미달 학생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가정교육의 기능이 취약하여 학교와 교사가 학생의 학습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고, 학생의 성장을 지탱하는 버팀목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벽지교육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도 상존하고 있습니다. 벽지지역은 자연환경이 양호하고, 문화자원이 풍부하여 벽지지역 학교를 존속시켜야 한다는 기대가 높습니다. 벽지지역의 초·중학교는 학생들을 교육하고 지도하는 기능 외에 충분한 힐링 공간으로 아름답고 쾌적한 자연환경과 지역마다 특색 있는 문화자원을 지니고 있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생태 혹은 인문학적 특성을 발전시켜 보존하고 발양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벽지학교는 상급학교 진학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아서 학교혁신을 실현하고 교육의 본질을 추구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벽지지역의 초·중학교는 불리한 조건에 직면하고 있지만 입시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아 교사들이 창의·실험정신을 갖고, 교육과정을 발전시키며, 교육혁신을 진행하고, 학생의 다중 역량을 기를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벽지학교는 시범운영을 통하여 창의적인 교육전략과 학교경영방식을 결합하여 학교에 새로운 교육흐름을 유입하여 혁신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만의 벽지교육 발전방향: 안정화와 특성화
대만 교육부에서는 1994년 재정지원과 연계한 교육우선지역계획을 수립하여 시범 운영했습니다. 운영결과에 대한 검토에 의거하여 1996년부터 교육우선지역계획을 면밀하고 신중하게 보완하여 대폭 확대하였는데, 이것을 대만 벽지지역 교육정책의 기원으로 간주합니다. 창의와 진로 교육활동의 추진, 학교교육의 특색화 지원, 작은 섬과 벽지지역 교원숙소의 보수와 개축, 학교 기본교육시설의 확충, 원주민 교육 문화의 계승과 발전 및 시설 설비의 보강, 교통 불편 지역 학교에 통학차량 제공, 학교 주변 지역사회 활동 시설의 보수와 정비 등을 시도합니다.
대만 남하초등학교 학생들의 영어 특화학습 활동
대만의 중각초등학교 선생님들과 임연기 교수(맨 오른쪽) 학교 통폐합 결정과정에서 고려해야 하는 원칙 중에서 학생들이 교육받을 수 있는 최고의 교육환경 조성과 학습효과를 최대한 거둘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통합 혹은 전환계획을 한다는 점, 관할구역 내 소규모 학교의 통합발전계획을 수립하여 교사와 학생, 학부모 및 지역주민의 공감을 얻은 후 순차적으로 면밀하고 신중하게 처리한다는 점, 학교통합 이후에는 교직원 배치와 부대시설을 보완하여 그 권익을 보장받도록 한다는 점, 통합한 학생들의 생활과 학업지도 및 적응계획을 수립하고 지속적으로 지도하여 학생들이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도록 한다는 점 등은 주목할 만한 것들입니다.
대만 중각초등학교 급식
대만 십분초등학교 천등 지역문화 연계과정
대만의 벽지교육은 현황과 문제, 그리고 육성 대책 차원에서 우리나라의 면지역 이하 농어촌 교육과 유사성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대만 정부의 초청에 의해 2015년 12월 대만의 벽지학교를 현장방문한 결과, 벽지학교를 육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고, 진정성을 가지고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농어촌 교육정책에 주는 시사점을 몇 가지 약술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글_ 임 연 기 공주대 교수(한국농촌교육연구센터장)
대만의 벽지학교 육성 정책은 벽지교육의 안정화와 특성화 전략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벽지학교의 안정적 운영을 위하여 무엇보다 질 높은 교원의 확보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교사양성법에서 “교사양성은 자비를 위주로 하고 국비 장학생 및 장학금 방식을 겸하여 실시하며 국비 장학생은 졸업 후 벽지지역 혹은 특수지역 학교에서 복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2003년에 발표한 ‘교사양성 국비 장학금 분배 및 복무 지침’에는 국비 장학금에 의한 교사양성과 관련된 권리와 의무사항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각 지방정부는 벽지지역 혹은 특수지역에 신규교사 수요가 발생하면 국비 장학생 교사양성 소요 인원과 유형을 보고하고, 교육부의 조정과 심의과정을 거쳐 관련 교사교육대학에 위탁하여 교사를 양성합니다. 또한 이를 복무의 근거로 삼아 벽지지역 및 특수지역학교 교사 정원을 유지하고 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합니다. 국비 장학생 교사양성제도를 통하여 우수 학생들을 교직에 유인하여 교사의 자질을 높이는 한편, 벽지지역 교사인력의 공급을 안정화시켰습니다.
다음으로 벽지학교의 안정화를 도모하기 위하여 벽지지역 학교의 합병 및 폐교를 합리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각급 학교의 신설 및 관리는 각 지방정부의 자치사항이고, 공립 중학교, 초등학교의 통폐합은 지방정부의 권한입니다. 학생의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학습의 질을 높이기 위하여 교육부는 소규모학교발전평가지표를 공표하여 지방정부의 소규모학교의 통합 여부에 참조하도록 합니다. 일반 지표와 특수 지표로 구분하여 그 중 일반 지표는 학교의 일반적인 조건으로서 예를 들어 학생 수, 지역사회 구조, 지역사회 의존도 및 인근 공립학교와의 거리 등으로 구성합니다. 특수 지표는 통합불가의 요소를 함축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해당 기초 행정단위에 초등학교가 1곳 밖에 없을 경우, 원주민 지역 학교일 경우, 인근학교로 통학하면 중대한 안전위험이 있을 경우(산사태의 위험이 있는 지역 포함) 등으로 구성합니다. 이 중에 하나라도 해당되는 학교는 통합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정합니다.
학교 통폐합 결정의 원칙
한편, 벽지학교의 특성화 전략으로서 벽지지역 초·중학교로 하여금 창의적 사고와 학교내외의 자원을 결합하여 현지 실정을 고려한 특색 있는 학교 기본교육과정을 연구·개발하고, 학교 기본교육과정을 중심으로 특성화 학교로 전환하여 지속 발전가능한 학교로 존립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학교부근의 자연경관, 문화자원, 유명 관광명소 그리고 인근 지역사회의 인적 및 물적 자원을 결합하여 지방의 특색을 가진 벽지 유학학교로 발전시키는 사례도 있습니다. 외부 학생 및 관광객이 학교를 방문하면 벽지지역 학교의 학습환경, 학습자원, 문화자극 및 자아성장 등의 면에서 긍정적인 도움을 주고, 방문객 또한 일부가 유학 교육과정에 참여하여 교육자원의 활용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벽지의 특색 있는 유람학습센터를 조성하여 벽지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지역사회 자원과 인력을 결합하여 특유의 지역 문화를 발굴하고 전승함으로써 벽지지역의 학교를 ‘지식중심, 문화중심, 창업중심’ 학교로 육성하여 벽지 학생들의 교육기회의 균등을 담보하고, 벽지학교가 지역사회의 중심으로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청년들이 벽지에 가서 사회적 기업을 발전시키고, 일반인들이 벽지에 가서 봉사하는 데 자부심을 가지도록 하며, 벽지지역의 발전을 활성화시키고자 합니다.
또한 대학생의 벽지학생 학습친구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벽지지역 중학교, 초등학교 학생의 학습친구 역할을 수행하기를 희망하는 대학생들을 모집하여 학습친구로 양성합니다. 영상설비와 디지털 학습플랫폼을 이용하여 도시와 농촌 간의 공간적 장애를 뛰어넘어 대학과 중학교, 초등학교 간에 정해진 시간, 장소에서 단체방식으로 매주 2회에 걸쳐 1대1로 온라인학습과 오프라인학습을 하게 하여 정보 검색과 활용 및 학습상담을 하도록 합니다. “생명과 생명이 동행하고 생활이 생활을 지도한다”는 핵심가치 아래 대학생과 중학교, 초등학교 학생이 온라인(즉시 동행)과 오프라인학습으로 사랑과 배려를 주고받습니다. 대학생들은 사회봉사와 배려정신을 키우고, 정보기술을 활용하여 벽지학생의 학습의 질을 높임과 동시에 벽지지역의 교육문화 발전을 도모합니다.
우리나라 농어촌 교육정책에의 시사점
둘째, 농어촌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하여 온라인 학습플랫폼을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농어촌 학생들은 교육경험의 제약, 사회·문화적 고립과 소외, 수업 효과성 미약 등의 불이익을 받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 학습플랫폼을 바탕으로 학력 향상과 진로 탐색, 지리적으로 단절되어 있는 여러 전문가와 친구들과의 소통, 다양한 문화·예술활동 참여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셋째, 학습자 중심의 학교 통폐합 정책을 추진해야 합니다. 학교총량제에 근거하여 학교 통폐합 추진 실적에 연연하기보다는 중·장기적 학교 통폐합 계획을 수립하고, 학습자의 생활과 학업활동을 최대한 고려하여 학교 통폐합을 추진하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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