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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신기한 과학세계

태풍은 왜 꼭 반시계방향으로 돌까?

대한민국 교육부 2010. 9. 2. 09:42

▲ 북반구에서 태풍이나 허리케인이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하는 이유는 전향력 때문이다. ⓒTitoxd

태풍 뎬무에 이어 곤파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로 인해 연일 계속 되는 비 소식은 매일 아침저녁으로 일기예보에서 눈을 뗄 수가 없게 한다. 그런데 일기예보를 유심히 본 사람이라면 태풍의 소용돌이 치는 모습에서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일기예보에서 보이는 태풍은 항상 안쪽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소용돌이 형태를 띠고 있는데, 그 방향이 언제나 반시계방향이다. 신이 태풍을 만들 때 꼭 반시계방향으로 휘저어주기 때문에 생기는 것일까? 사실은 신이 그런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때문에 그런 것이다.



   지구 자전에 의해 발생하는 ‘전향력(轉向力)’
 

이제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사실이지만, 몇 세기 전만 해도 ‘지구가 구형이며 돌고 있다’는 말은 미치광이의 말로 여기는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현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지구가 항상 자전과 공전을 하고 있으며, 둥근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들은 우리 삶에 뗄레야 뗄 수 없는 것들이다. 공전으로 인해 계절이 바뀌며 자전으로 인해 밤낮이 바뀐다. 이는 우리에게 1년, 1일이라는 시간 개념을 갖게 해줬다. 

이 외에도 지구의 운동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들은 많은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전향력’이라는 것이다. 앞서 말한 태풍의 반시계방향 소용돌이도 이 전향력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전향력이 미치는 영향
 

▲ 전향력의 개념을 도입한 프랑스 물리학자 코리올리(Gustave Gaspard Coriolis, 1792~1843)

전향력은 발견한 학자의 이름을 따 ‘코리올리 힘(Coriolis force)’이라고도 한다. 이는 지구가 일정한 회전축을 중심으로 자전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으로 사실 실제로 존재하는 힘은 아니다. 자전하고 있는 지구 위에서 우리가 봤을 때, 그런 힘이 있는 것 같이 보일 뿐, 지구 밖에서 본다면 전향력이란 힘은 작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상의 힘은 더 쉬운 예로 원심력이 있다. 

지구의 70%를 덮고 있는 바닷물의 움직임, 즉 해류의 방향이 이 전향력과 관계가 있으며 대기의 움직임도 마찬가지다. 대기의 움직임이 전향력의 영향을 받아 편서풍과 같은 큰 바람이 발생하며, 태풍의 회전 방향이 일정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전향력 발생시키는 원인, 관성과 회전
 

그렇다면 지구 자전이 어떻게 이런 현상을 가져다주는 것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회전하는 물체와 관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하지만 크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 이미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충분히 경험하고 있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우선 관성은 배우지 않아도 쉽게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버스가 갑자기 속도를 줄였을 때 몸이 앞으로 쏠리는 현상이나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것 등이 모두 관성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자신의 운동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성질, 이것이 관성이다. 

다음으로 회전의 문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회전축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더 빠르게 움직인다는 것이다. 큰 원판 가운데 막대를 꽂아 놓고 팽이처럼 돌리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원판 위는 안쪽이든 바깥쪽이든 같은 시간에 1바퀴, 즉 360도를 회전한다. 하지만 이동거리는 다르다. 같은 한 바퀴를 돌더라도 안쪽의 한 바퀴보다 바깥쪽의 한 바퀴가 훨씬 길기 때문이다. 즉 같은 시간에 한 바퀴를 돌았다면 안쪽보다 바깥쪽의 속력이 더 큰 것이다. 

이는 지구에서도 마찬가지다. 지구의 회전축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은 적도이며 고위도로 갈수록 회전축과는 가까워진다. 즉, 적도 부근이 가장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빠르기는 우리가 보통 속도를 말할 때 사용하는 ‘움직이는 속도’인 선속도다. 반면 같은 시간에 같은 바퀴 수를 돈다고 할 땐 회전하는 속도, 즉 각속도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각속도가 같을 때, 회전축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선속도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어려운 말을 뒤로 하더라도, 멀리 떨어진 지역이 더 빨리 움직인다는 것은 앞서 말한 팽이를 생각하더라도 당연하다. 이런 현상 때문에 전향력이 발생하게 된다. 

놀이터에 있는 회전하는 놀이기구를 생각해 보자. 바깥쪽에 서 있는 사람이 안쪽으로 공을 던졌다. 정확히 가운데 있는 사람에게 던졌다 하더라도 그 공은 가운데 있는 사람에게 가지 않는다. 바깥쪽에 있는 사람이 회전으로 인해 움직이고 있는 동안 상대적으로 적게 움직이는 안쪽 사람은 거의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이 때 바깥쪽 사람이 던진 공은 바깥쪽 사람이 운동하던 방향으로 관성이 작용해 휘어지게 되고, 선속도가 느린 안쪽 사람에게 가지 못하고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 북반구에서 전향력때문에 물체의 진행방향의 오른쪽으로 편향된다.

  


   자전으로 인한 선속도 차이와 관성이 전향력 만들어
 

이 모습을 지구 위에서 생각해보자. 우리나라가 북반구에 있기 때문에 북반구를 기준으로 설명을 하자면 적도 지방에서 고위도 지방으로 포탄을 쐈을 때, 적도지방에서 출발한 포탄은 자전에 의해 발생하는 동쪽방향 성분의 속도를 가진 채 고위도로 움직인다. 하지만 고위도는 그 속도에 비해 동쪽으로 향하는 속도가 작다. 즉, 포탄이 동쪽으로 움직이는 속도가 고위도지방이 자전에 의해 동쪽으로 움직이는 속도에 비해 큰 것이다. 이로 인해 포탄은 목표 지점보다 동쪽에 치우쳐져 떨어지는 것이다. 

이는 꼭 고위도 방향인 북쪽으로 쏠 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반대인 남쪽으로 포탄을 쏜 경우는 속도가 느린 곳에서 빠른 곳으로 전달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포탄이 가진 가로방향 속도 성분은 느린데, 남쪽의 목표지점은 그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이번엔 목표지점의 서쪽에 떨어지게 된다. 쉽게 생각하면 두 경우 모두 진행방향의 오른쪽으로 경로가 휘어져 보인다고 할 수 있다.

▲ 포탄을 쐈을 때, 궤도가 휘어지는 것 역시 전향력의 영향 때문이다.

그렇다면 동서 방향은 어떨까. 전향력이 자전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같은 위도로 발사한 포탄은 휘어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또한 전향력의 영향을 받는다. 그 이유는 지구가 구면이기 때문이다. 대포를 같은 위도로 발사한다고 했을 때, 그 포탄이 위도선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지구를 북극이 가운데 오게 한 채로 위에서 본 모습으로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포탄 또한 지구의 자전에 의해 생긴 관성의 영향을 받아 경로가 휘게 되는 것이다. 이 때도 마찬가지로 예상 경로에 비해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남반구에선 반대로
 

이것이 전향력의 기본 원리다. 북반구를 중심으로 설명했지만 남반구도 마찬가지다. 다만 남반구에서는 남쪽으로 갈수록 고위도가 되기 때문에 북반구와 완전히 반대로 생각하면 된다. 즉, 결과적으로 남반구에선 진행 방향의 왼쪽으로 치우쳐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전향력으로 인해 소용돌이는 일정한 방향을 갖게 되며 해류와 대기의 움직임에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또한 북반구와 남반구의 소용돌이의 방향이나 해류, 대류의 움직임이 반대로 나타나는 것도 그 이유다. 

특히 태풍의 경우는 저기압 중심으로 공기가 들어오다가 전향력에 의해 휘어지며 북반구에선 반시계방향으로 소용돌이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글 | 조재형 객원기자
 한국과학창의재단  사이언스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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