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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미달 학교서 가고픈 학교로 탈바꿈한 비결? 본문
정읍고 학생은 따뜻한 격려를 받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교장을 비롯한 여러 교사들이 아이들과 손뼉을 마주치면서 “오늘도 좋은 하루 돼라.”, “넌 할 수 있어.”란 말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건네는 것이다.
학생들은 처음에 어색해하긴 했지만 자신을 위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격려해주는 교사를 보며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지금은 도리어 교장이 등굣길에 서있지 않으면 그의 건강을 걱정할 정도. 이러한 ‘하이파이브 희망 아침운동’이 시작된 건 소찬영 교장이 정읍고에 부임한 2007년 3월 2일부터다.
자율형 공립고로 지정된 정읍고는 정원미달 학교에서 '가고 싶은 학교'로 탈바꿈 했다.
“시골학교인데다가 학교 평판도 좋지 않아 기죽어 사는 아이들이 많더군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기운을 북돋아주기 위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나가 응원했던 것인데 그 덕에 우리학교가 발전한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자신감을 얻고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했거든요. 매일같이 등굣길에 서서 아이들을 맞는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지만 지속적인 관심 속에 나날이 발전해가는 아이들을 보며 보람을 느낍니다.”
이 같은 교육 혁신을 추진한 까닭에 정읍고는 ‘Vision 2009 대한민국 교육경영 혁신대상’과 ‘2009 코리아 비전 혁신 리더’ 교육인 부문에 선정됐다. 대입 성적도 좋아졌다. 과거에는 서울 4년제 대학 입학생이 전교생 150여 명 중 6, 7명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그 수가 3배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개교 이래 처음으로 서울대 입학생이 배출되기도 했다. 그 결과 신입생 정원 채우기조차 힘겨웠던 학교가 지금은 정원 초과 현상(경쟁률 1.23:1)이 나타나고 있다.
100% 교사초빙제로 우수한 인력 확보
물론 학생을 믿어주는 것만으로 학생의 실력 향상을 보장해주지는 않을 터. 정읍고의 또 다른 성장 비결은 바로 100% 교사초빙제에 있다. 자율형 공립고로 지정된 정읍고는 교과부로부터 연간 2억 원을 지원받는 것은 물론, 우수 교원을 초빙하고 국민공통기본교과를 연간 수업시수의 35% 범위 내에서 조정하는 등 학교 운영의 자율권을 갖고 있다. 덕분에 외고, 과학고 교사 등 경쟁력 있는 교사들의 유입이 늘었는데, 때마침 정읍고가 2007 교육과학기술부 지정 연구학교가 되어 새로운 교육을 꿈꾸는 교사들의 지원이 몰렸다.
선발된 교사들은 자율형 공립고의 자율성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학생들에게 방과후 다단계 맞춤형 수업을 제공할 뿐 아니라, 학업 성취도가 낮은 아이들을 위해 별도의 기초 학력 신장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
정읍고 명상다도 동아리 '다락방' 나눔차회
교과 외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학습동기를 유발하기 위해 스키 캠프, 유원지 방문과 같은 ‘당근’을 상품으로 내거는가 하면, 아이들의 인성 교육을 위해 울릉도·독도 2박3일, 지리산 종주반, 동학발상지 체험활동 등 학생 활동도 적극적으로 도왔다. 교사가 체험활동에 동행하긴 했지만 수련활동 기획부터 활동 평가까지 학생이 참여하도록 유도해 학생들의 ‘자율성’을 키워준 것이다.
정읍고 교사들이 이처럼 교과지식 전달과 함께 학생의 자율성 향상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학습동기를 찾아주기 위해서다. 자율성이 강해야 학습동기를 빨리 파악해 공부의 ‘의미’와 ‘재미’란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것이라고 여긴 까닭이다. 물론 직접적으로 학습 동기를 일깨워주기도 했다. 정읍고 교장실 벽에는 전교생들의 꿈과 목표,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적힌 커다란 패널이 걸려 있는데, 학생들은 이를 스스로 작성하며 자신의 학습 동기는 물론 존재 의미를 깨닫고 학습에 열을 올렸다.
교장실에는 전교생들의 꿈과 목표가 적힌 커다란 패널이 걸려있다.
정읍고 출신으로 학교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손창엽 교사는 “예전에는 학생들이 학교에 대한 애정이 부족해 교복 입기도 꺼렸지만 지금은 당당히 정읍고 출신임을 밝힐 정도로 자부심이 생겼다.”면서 학교의 위상이 개선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변화를 독려한 총동창회와 학부모회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 모든 변화를 이끌고 있는 소찬영 교장의 바람대로 진정성을 가지고 학생들의 자율성을 독려해 더 나은 정읍고로 거듭나길 기원해본다.
글|이혜민 기자
교과부 웹진 꿈나래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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