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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신기한 과학세계

성균관에는 '스캔들' 대신 '체벌' 있었다

대한민국 교육부 2010. 10. 29. 09:30
과학으로 파헤쳐 본 체벌의 효과


우리 속담에 ‘서당 아이들은 초달에 매여 산다’란 말이 있다. 여기서 초달(楚撻)이란 회초리를 뜻한다. 

조선시대의 화가 김홍도는 ‘서당도’라는 작품에서 이 속담에 대한 풍경을 아주 생동감 있게 묘사해 놓았다. 한 아이가 훈장에게 회초리를 맞기 위해 대님을 풀고 있는데, 그 주위에는 답을 알려주는 아이도 있고 재미있다는 듯 웃고 있는 아이들도 있다.

서당에 다니는 아이들은 매월 초하룻날마다 회초리를 구해와 훈장에게 바쳤다. 그 회초리가 부러지지 않고 그대로 있으면 아이의 부모들이 훈장을 찾아가 오히려 섭섭함을 표시했다.

 

▲ 화제를 모으고 있는 TV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성균관의 체벌 풍습
 

요즘 ‘성균관 스캔들’이란 TV 드라마가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남장을 한 여자 주인공과 유생들 간의 알콩달콩한 러브 스토리가 화제다. 그런데 알고 보면 조선 최고의 인재들이 모인 성균관에는 그런 달콤한 스캔들 대신 따끔한 체벌만 있었다.

성균관 학칙을 살펴보면 전날 공부한 내용을 숙지하지 못할 경우 종아리를 맞아야 했고, 수업 시간 중 졸아도 벌을 받았다. 또 장기와 바둑, 사냥, 낚시 같은 유희를 즐겨도 벌을 받아야 했다. 즉, 체벌이 일상적으로 행해진 것이다.

오죽했으면 매우 뛰어난 문장에 대해 ‘삼십절초(三十折楚)’ 또는 ‘오십절초(五十折楚)’라고 했을까. 이는 회초리가 30개 혹은 50개가 부러져야 그같이 뛰어난 문장을 쓸 수 있다는 뜻이었다. 

최근 체벌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그러나 일선 교사를 비롯해 학부모 사이에서는 지금도 여전히 체벌 금지에 대한 찬반 의견이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체벌은 교육적 효과가 전혀 없으며 학생의 인권을 존중해 마땅히 없어져야 한다는 의견에 반해, 체벌이 없어지면 학생들의 교권 침해가 심각해져 교실 붕괴가 우려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또 체벌의 장단점과 부작용보다도 현재의 학교 시스템이 더 문제라는 원론적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그럼 체벌을 순수한 과학적 시각에서 살펴보면 어떤 결론이 나올까?



   체벌보다 칭찬과 사랑, 그리고 신뢰감
 

러시아의 생리학자 파블로프는 개에게 종소리를 들려주고 먹이를 주는 것을 반복하면 나중에 종소리만 듣고도 개가 침을 흘린다는 조건반사 실험을 해보였다. 그런데 여기서 먹이 대신 ‘전기충격’을 가하면 동물은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쥐에게 종소리를 들려준 다음 전기충격을 가하는 것을 반복하면 나중에 쥐는 종소리만 들어도 그 자리에서 얼어붙어 버린다. 이처럼 무서워서 꼼짝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을 ‘프리징(freezing) 행동’이라고 한다.

실험 결과 어떤 쥐는 평생 동안 종소리만 들으면 프리징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종소리가 아니라 전기충격을 받은 장소에 갖다놓기만 해도 프리징 행동을 보였다. 여기서 전기충격을 체벌로 바꿔놓고 생각하면 답은 간단해진다.

흔히 사람보다는 동물을 교육시킬 때 체벌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동물 쇼를 할 때 조련사들이 긴 채찍을 휘두르면 무서운 호랑이나 사자들도 꼼짝 못하고 순순히 말을 듣는 장면을 익히 보아왔다.

하지만 조련사들이 휘두르는 채찍은 다음 동작을 알리는 신호일 뿐 체벌의 암시가 아니다. 오랫동안 동물을 훈련시킨 조련사들의 공통된 주장은 체벌이 오히려 인간과 동물과의 관계를 악화시킨다는 것. 동물 조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훈련 도구는 칭찬과 사랑, 그리고 신뢰감을 쌓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체벌이 인간의 두뇌 및 지능 발달에 좋지 않다는 좀 더 직접적인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뉴햄프셔대의 머레이 스트라우스 박사팀이 2세부터 9세까지의 아동 1천510명의 IQ를 조사한 결과 체벌이 지능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이 4년 후 다시 IQ 테스트를 실시해 보니 체벌을 받은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평균 5점(2~4세)에서 평균 2.8점(5~9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스트라우스 박사팀이 32개국의 대학생 1만7천여 명을 대상으로 국가 간의 평균 IQ를 비교한 결과에서도 체벌이 흔하게 이뤄지는 국가의 평균 IQ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체벌 당한 아이, 뇌 크기 작아
 
  

▲ 체벌을 익살스럽게 묘사한 김홍도의 '서당도'

한편 미국 하버드대와 일본 쿠마모토대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한 달에 한 번 꼴로 3년 이상 체벌을 받은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뇌의 용적이 80%에 불과하고 전두엽 부분은 19%나 더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뇌의 전두엽은 의욕이나 집중력, 주의력을 관장하는 부위이다.

특히 3세 미만의 아이들이 체벌을 받을 경우 결과가 더 치명적이다. 미국 듀크대의 아동가족정책센터에서 작성한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1살 때 체벌을 가하면 부정적 영향을 확대시키고 2살이 될 때까지 아동의 공격성을 키울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또 그런 아동은 3살이 돼서는 사고능력이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만 3세까지는 정서를 담당하는 변연계의 신경회로가 급속히 발달하는 시기이다. 따라서 이 시기에 학대를 당하거나 심각한 체벌을 받게 되면 변연계가 손상돼 성인이 된 후에도 폭력적이고 사회성이 떨어질 우려가 높다.

또한 체벌은 상상력이나 창의성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프랑스에서 어떤 개에게는 그냥 음식을 주고 또 어떤 개에는 체벌을 한 뒤 음식을 먹이는 인지행동 실험을 4주 동안 한 적이 있었다. 그 후 음식을 직접 주는 대신 감춰놓고 찾게 해보았다.

그 결과 정상적인 개는 감춰둔 음식을 매우 잘 찾아냈다. 그러나 체벌을 당한 개는 음식을 전혀 찾지 못할 뿐 아니라 음식을 앞에 두고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체벌을 당한 후에야 음식을 먹는 행동을 보였다.

11년 동안 특수아동학교 교사로 일한 적이 있는 히딩크 전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은 체벌이 창의력을 파괴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때문에 그는 대표팀 훈련 중 부근에서 연습하던 청소년팀의 코치가 선수들을 때리는 것을 보고는 달려가서 말리며 정식으로 문제를 삼겠다고 경고까지 했다. 그의 자서전 ‘마이웨이’를 보면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온다.

“구타는 수준 낮은 사람들이 하는 짓이다. 아이들을 때리면 아이들의 창의력이 죽는다.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기 때문에 때린다는 선생님은 자신부터 반성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말을 듣도록 또는 이해하도록 설명해준 적이 있는지 스스로 묻기 바란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사이언스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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