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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음악교육, 학생오케스트라가 온다

대한민국 교육부 2011. 4. 1. 09:25

 

 

당신도 곧 그의 이름을 듣게 될 것이다. 구스타보 두다멜은 가장 재능 있는 젊은 지휘자이다!(뉴욕 타임즈)
이 젊은이들의 연주에선 음악에 대한 강렬한 신뢰가 느껴진다. (가디언)

 
언론사들이 무엇에 대해 이렇게 극찬을 하였을까요? 바로 Orquesta Simón Bolívar(시몬 볼리바르 오케스트라)와 Gustavo Dudamel(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에 대한 말들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 아니라 백견이 불여일문[百見不如一聞]입니다.
그들이 연주한 Arturo Márquez - Danzón No.2을 직접 들어보세요.



 1. MUSIC TO CHANGE LIFE
 
 


여러분은 자신이 음악과 얼마나 가깝다고 생각하시나요?
꼭 거창하게 오케스트라 연주회를 다니거나 음악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가지고 않으셔도 좋습니다. 출근길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노래에 가슴이 먹먹해지거나 길거리를 걷다 우연히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나올 때의 그 기분 좋아짐을 겪어보신 분들이라면 음악과 굉장히 밀접한 소통을 해본 적이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음악, 그리고 예술의 힘은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정말 큰 거 같습니다. 노래 하나가 우리를 즐겁게 하기도 하고 행복하게 만들기도 하니까요. 가끔은 노래를 통해 힘을 얻어 새로 일어설 용기를 받기도 하고 그게 삶의 전환점이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음악을 통해 한 나라의 30만명 아이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삶의 전환점을 제시해 준 개혁가가 있습니다. 그는 행정에 능한 정책학자도 아니고 거대한 힘을 가진 권력가도 아닙니다. 그는 바로 경제학자이가 음악가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입니다. 그는 3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단지 음악이라는 수단을 통해 ‘엘 시스테마’라는 시스템으로 베네수엘라의 풍경을 확 바꿔놓았습니다. 저는 지난번 우연한 기회에 ‘엘 시스테마’에 관한 영화를 본적이 있는데요. 그 방법과 취지에 깊은 감명을 받은 적이 있기에 이 감동을 이 기사를 통해 여러분께도 나누어드리고자 합니다.
  

엘 시스테마(El Sistema)란?
엘 시스테마(El Sistema)는 ‘시스템’ 이라는 뜻의 스페인어이지만 ‘베네수엘라의 빈민층 아이들을 위한 무상 음악교육 프로그램’을 뜻하는 고유명사로 통한다. 엘 시스테마의 정식 명칭은 ‘베네수엘라 국립 청년 및 유소년 오케스트라 시스템 육성재단(FESNOJIV; Fundacion del Estado para el Sistema Nacional de las Orquestas Juveniles e Infantiles de Venezuela)’이다.
 
1975년 경제학자이자 아마추어 음악가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가 설립하였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빈민가 차고에서 빈민층 청소년 11명의 단원으로 출발한 엘 시스테마는 35년이 지난 2010년 현재 190여 개 센터, 26만여 명이 가입된 조직으로 성장하였다. 오케스트라의 취지에 공감한 베네수엘라 정부와 세계 각국의 음악인, 민간 기업의 후원으로 엘 시스테마는 미취학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음악교육 시스템으로 정착하였다.
 
엘 시스테마는 종전의 음악교육과는 달리 사회적 변화를 추구한다. 마약과 폭력, 포르노, 총기 사고 등 각종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베네수엘라 빈민가의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침으로써 범죄를 예방할 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비전과 꿈을 제시하고, 협동·이해·질서·소속감·책임감 등의 가치를 심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출처] 엘 시스테마 | 네이버 백과사전
 
 
 

 2. "음악은 역경을 희망으로 만든다!" (아브레우 박사)
 
      :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 이야기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는 행정부에서 184개의 센터(2008년 기준)를 운영하고 있는 형태입니다. 운영자금은 다양한 형태로 얻어지는데 이중 90%가 정부의 도움이고 10%가 개인 기업과 다국적 기구의 지원입니다. 이러한 베네수엘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활동의 독립성과 공공성이 확보되었다고 하네요.
  

 
3세 이상의 베네수엘라 아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데 빈민층 아이들의 비율이 80% 이상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교육에 참가하는데 필요한 제반 경비가 일체 지원되며 음악학교 내에서만 사용가능하다는 전제 하에 악기 또한 무상 대여라고 합니다. 그래서 다들 엘 시스테마에 자녀들을 참여시키고 싶어 하고 아이들 또한 자발적으로 안식일을 제외한 매일 4시간 정도의 연습과 교육을 하게 된다고 하네요. 이 때 선생님들 또한 자신의 휴식 시간을 반납하게 되지만 누구 한 명 불평을 하지 않는다고 해요. 엘리트를 양성하기 위한 음악교육이 아닌 모두를 위한 음악교육이기 때문이죠.
  

 
처음엔 걸음마 훈련에 해당하는 종이 오케스트라 단원으로서 지휘자를 따르며 합주의 의미를 배웁니다. 그리고 합창을 통해 음의 기본적인 지식을 익히기도 하지요. 그러다가 자신의 파트를 맡게 되면 그 때부터 열심히 자신의 의지와 열정에 따라 악기를 익힙니다.
 

 
그런 뒤 오디션을 통해 점점 더 높은 단계의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되는 거죠. 그들은 실력 있는 음악가로서 세계로부터 인정받기도 하고 오케스트라 단원을 하면서 자신이 자란 지역의 센터에 와 후배들을 가르치기도 합니다. 선순환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거죠.
  

 
이 외에도 수감 중인 재소자들을 단원으로 하는 교도소 교향악단도 운영하는데 놀라운 교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또한 청각 장애인 청소년들에게 수화로 노래하는 법을 지도하는 장애인 음악 단체들도 엘 시스테마의 수혜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위의 사진을 한 번 봐주세요. 위의 사진은 귀가 들리지 않는 소녀인데 아베마리아의 연주에 따라 수화를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마음과 손으로 노래를 부르면서 소녀가 이 순간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듣고 있는 것만 같아요. 이 소녀의 표정이 모든 걸 말해주네요.
  

“나한테 악기를 맡기고도 도둑맞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바보가 있다.
놀라웠다. (중략) 손에 잡힌 클라리넷의 촉감이 총보다 훨씬 더 좋았다.”

 
이는 클라리넷 연주자이자 엘 시스테마 음악학교 교사인 Renard Acosta라는 분이 한 말입니다. 이전의 그는 소매치기와 마약 거래 등의 전과 9범으로 빈민촌의 문제아였다고 하네요.

음악은 아이들이 경제적 소외에서 비롯된 부정적 의식을 극복하고 긍정적인 자아의식을 갖도록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다양한 계층의 아이들이 참여하는 오케스트라를 통해 하모니를 이루면서 아이들은 공동체의식을 기르게 됩니다. 서로서로가 알려주고 성장한 아이들이 다시 돌아와 음악교사가 되는 과정을 통해 ‘엘 시스테마’ 운동은 지금도 어마어마한 규모로 계속 확장되고 있습니다.
  

 

 3. "우리 나라에도 '엘 시스테마'같은 음악교육 재단이 절실히 필요하다."
     (피아니스트 서혜경)

 
      : 한국형 엘 시스테마 이야기

한국에서도 올해부터 한국판 ‘엘 시스테마’를 문화부와 힘을 합쳐 시행한다고 하는데요. 어떤 식으로 진행 되는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이번 오케스트라 지원 사업의 목적은 문화예술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의 학생들에게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이들의 예술적 능력과 인성을 함양하는 동시에 문화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번 학생오케스트라 사업의 지원 규모는 총 55억 원으로, 교육과학기술부는 선정된 학교에 대해 악기 구입, 연습 시설 구비 등 창단에 필요한 소요비용을 1억 원 이내로 지원합니다. 또한 시도교육청과의 대응투자를 통해 운영 학교당 1,2인의 예술교육 인턴교사 채용도 지원합니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처음 해야 할 일은 아무래도 이를 운영해 나갈 기관과 학생 오케스트라 학교를 선정하는 것이겠지요. 지난 1월 교과부는 사업에 응모한 88개 교육지원청 중에서 총 28개의 교육지원청을 선발하였습니다. 행정부를 중심으로 하고 각 지역의 센터를 통해 운영하는 엘 시스테마처럼 교육과학기술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또한 교육지원청을 거점으로 지역사회의 도움과 받아 학교 단위로 추진한다고 하네요. 그리고 그 이후에 교육지원청의 주도로 관내 학교 중에서 학생 오케스트라의 취지에 부합하고 운영의지와 능력이 뛰어난 학교가 교육지원청당 1~4개교 선정되었습니다.
 
초등학교 36개교, 중학교 22개교, 고등학교 7개교 등 총 65개 학교가 오케스트라 운영학교로 선정되었는데, 선정 학교는 학교급별 다양한 분포를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 농촌 작은학교의 롤모델이 되고 있는 전남 관기초등학교를 비롯하여 마이스터고·특성화고·특목고 등 다양한 학교가 포함되었다고 하네요. 이러한 오케스트라는 향후 100개규모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엘 시스테마와 다른 한국만의 특징은 다양한 형태의 오케스트라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선정된 대다수의 학교가 관․현․타악 형태의 오케스트라를 운영할 예정이나, 전북 정주고와 인천 부원중은 국악오케스트라를 운영할 계획이며, 도서벽지 지역인 전북 완주와 경남 의령 교육지원청 관내에서는 소규모 학교가 공동으로 악단을 만들어 운영할 예정이라고 하니 정말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교육지원청에서는 인근 대학·지방자치단체·예술단체 및 기업 등이 참여하는 ‘지역예술교육협의회’를 구성하였습니다. 그래서 대학·문화원 등으로부터 음악전공 대학생·강사 및 운영 인력 등 인적 지원을 확보하고, 기업과 지방자치단체로부터는 재정 지원을 이끌어 낼 계획입니다.
 
인천 북부 교육지원청
지역특성 : 역사가 오래된 구도시, 빈부격차 심함

지원주체

지원내용

대학

경인교대 음악교육과 대학생 멘토 지원

지방자치단체

부평구청 재정 지원문화예술단체 연계 지원

지역문화단체

부평문화원 워크숍 및 지역축제 참여 지원

부평아트센터 프로그램연습 공간공연장 지원

미추홀오케스트라 관현악단 구성 및 운영 자문

교사 단체

교사실내합주단 방학캠프 운영 및 자문

   

한편 교과부에서는 교사연수․자료 개발 등을 총괄 지원하기 위해 저명한 음대 교수와 탁월한 실적 을 보유한 현직교사 등 예술전문가로 구성된 ‘학생오케스트라 사업단’을 조직하였습니다. 이 사업단은 앞으로 참여 교육지원청과 학교에 대한 컨설팅과 교사연수(지휘법 및 악보편곡법)와 자료개발(교재․악보 제공) 및 국제 교류 등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향후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선정된 학교는 4월까지 연습실 정비, 악기 구비, 강사 채용 등 오케스트라 운영 준비를 마치고 단원을 모집하여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합니다. 단원 선정에 있어서는 학생의 가정 형편(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층)과 흥미도, 음악적 잠재력이 고려될 것이라고 하네요.
 
또한 앞으로 ‘학생오케스트라’는 학교단위 활동뿐만 아니라, 지역 예술단체와의 합동공연, 지역축제와 연계한 청소년음악축제 등 다채로운 지역사회 연계 활동을 펼칠 예정이며, 연말(12월)에는 학생오케스트라단 모두가 참여하는 ‘전국 학생오케스트라 페스티벌’을 통해 그간에 닦은 기량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하네요.
 
교과부는 이러한 학생 오케스트라 지원 사업을 통해 학생들이 예술적 감수성과 재능 계발은 물론, 함께 악기를 배우고 공연하는 과정에서 자긍심과 유대감을 고취하게 되고, 이는 인성 함양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학생오케스트라는 학교와 교육지원청, 나아가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동참하여 문화․예술적으로 소외되었던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좋은 사례가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4. 글을 마무리하며
 

지금까지 베네수엘라에서의 엘 시스테마와 한국에서의 학생 오케스트라 지원 사업에 대해 알아보셨습니다. 아직은 적은 수의 학교가 지원을 받지만 점점 늘어나서 베네수엘라처럼 30만 명의 아이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는 좋은 사업으로 발전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엘 시스테마 시행 후 범죄율이 40% 감소하였고 이후 아메리카 개발 은행이 수혜자 50만 명을 목표로 1.5억 달러의 융자를 내주기로 하는 등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선순환이 한국의 학생 오케스트라에서도 이뤄지길 기대해봅니다.
  

 
제가 영화를 보면서 가장 감명 깊었던 부분을 여러분께 알려드리며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이 부분은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엘 시스테마'시스템의 창시자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님께서 환한 미소와 함께 하신 말입니다.
 

“선진국에서는 풍요로움이 지나치면 권태와 염세주의에 빠져들어요. 공허하고 지루한 삶. 지키고 싶은 것도 이루고 싶은 것도 없단 거죠. 엄청난 부는 엄청난 가난만큼이나 비참할 수 있어요. 

물질적으로 가난한 애들은 음악으로 마음의 부자가 되죠. 일단 음악으로 마음이 풍요로워지면 그 힘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어요. 
사랑을 표현하는 최고의 방법은 봉사입니다. 이 사회엔 그 이상을 실현해 줄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봉사의 중요성을 아는 이들이죠.

비관주의ㆍ패배주의ㆍ슬픔에 빠지지 않고, 삶을 부정하는 마음이 들지 않게 하고, 낙관적이고 의욕적으로 세상을 보게 하는 건 봉사 정신과 음악에 대한 사랑이에요.
우리가 애들에게 전하는 중요한 교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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