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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요?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8. 9. 07:00

자신이 하고 있는 자원봉사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본 적 있으신가요?
우리는 주변에서 너무나도 쉽게 자원봉사를 접하게 됩니다. 자신이 원해서 하는 경우, 친구 따라 강남가는 식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경우, 취업을 위한 스펙으로서 봉사를 하는 경우 등 그 종류도 정말 다양합니다. 하지만 자원봉사의 의미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자원봉사를 한다'는 행위 자체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왜 자원봉사를 해야할까요? 저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제주시자원봉사센터에서 주관하는 '2011 제1기 청소년 자원봉사학교'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자원봉사학교는 7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진행돼 첫날은 자원봉사 교육을 하고 나머지 이틀은 실습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첫째 날, 자원봉사의 의미를 아는 시간
 

김석주 제주 중앙성당 신부님 자원봉사에 대한 강연


청소년 자원봉사학교의 첫째 날에는 김석주 제주 중앙성당 신부님께서 학생들에게 자원봉사에 대한 강연을 하셨습니다. 다음은 강연의 주요 내용입니다.
 

* 자원봉사의 의미

요즘 학생들은 자원봉사를 맹목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봉사를 행하는 주체가 자신임에도 불구하고 "너는 왜 봉사활동을 하니?"라는 질문에는 쉽게 대답하지 못합니다. 이번 자원봉사학교에 참여한 학생들은 자원봉사를 하기 전에 그 행동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충분히 생각해보기 바랍니다.

 

저는 자원봉사를 바라보는 관점에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집합체로서의 자원봉사, 다른 하나는 공동체로서의 자원봉사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원봉사가 집합체의 개념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공동체의 관점에서 자원봉사를 바라봐야 합니다.

 

집합체는 이권에 따라 조직이 구성되고 해체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의 자원봉사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봉사홛동을 하게 됩니다. 대학에 진학하려면, 취업을 하려면 봉사활동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하는 자원봉사가 이러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이런 행위들은 타인을 보지 못하고 정신적인 충족감도 얻기 어렵습니다.

 

반면, 공동체로서의 자원봉사는 삶과 운명을 같이 하는 봉사입니다. 봉사하는 대상에게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또한 자원봉사자 역시 뿌듯한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김석주 신부님은 자원봉사에 있어 '경험'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하셨습니다.
 

* 경험의 중요성

자원봉사자는 '경험'이 있어야 봉사할 수 있습니다. 이 사진은 난민수용소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른 인종에게, 아직도 전쟁이 발생하고 있는 위험한 지역에 자원봉사를 가는 것이 쉬운 일일까요? 이 사람들도 처음부터 이런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작은 봉사에서 시작해서 경험을 쌓아왔던 것입니다.

 

제가 소록도에서 자원봉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이곳의 거주민들은 모두가 나병환자입니다. 여기서 봉사활동을 하려면 그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가장 큰 문제는 식사입니다. 소록도에서 식사를 할 때는 특이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닭을 삶아서 나병환자가 직접 찢어서 주는 것입니다. 이것은 그들이 자원봉사자가 진정으로 자신들을 도우러 왔는지 시험하는 것입니다. 저도 3일간 밥을 제대로 못 먹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을 사랑하려고 마음을 다잡고 조금씩 실천했습니다. 이 경험은 제게 후에 어떠한 봉사활동이라도 할 수 있는 용기를 주었습니다. 


* 자원봉사의 장애요소

자원봉사에는 3가지 장애요소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견지망월(見指忘月)입니다. 이 말은 정작 보아야 할 달은 못 보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쳐다본다는 뜻입니다.

자원봉사를 하고 인증 사진을 찍으며 성과에 치중해서는 안된다는 의미입니다.

 

두 번째는 호가호위(狐假虎威)입니다. 이것은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려 다른 짐승에게 위세를 부린다는 뜻입니다.

어떤 유명한 기관에서 자원봉사를 했다든지 해외에 나가서 봉사했다든지 남들에게 허세부리며 자랑할 것이 아니라 봉사의 과정과 의미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자기중심주의입니다. 자원봉사는 자기만 생각하는 마음을 지니고서는 하기 힘듭니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지 않으면 그 사람은 '이 사람이 자기 이익을 위해서 봉사활동을 하러 왔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자원봉사자의 마음가짐

첫째, 사람은 사랑받아야할 존재라는 것입니다.

자원봉사를 할 때 측은지심으로 봉사를 해서는 안됩니다. 상대방이 사랑받아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느끼도록 해줘야 하는 것입니다. 특히 스킨십이 최고의 자원봉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자원봉사는 공평하게 해야 합니다. 험상궂은 사람에게는 봉사하지 않고 귀여운 아이만 잘해주면 누군가는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친구를 대하는 마음가짐으로 자원봉사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고통을 겪어왔습니다. 그만큼 사랑이 필요하기 때문에 고통과 허물을 짊어지고 갈 수 있는 '친구'의 모습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함께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신뢰'입니다. 다가가고 싶으면 먼저 좋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김석주 신부님의 강연을 통해 학생들은 자원봉사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저도 자원봉사를 단지 취업을 위한 수단으로서만 생각하지 않았나 곰곰이 돌이켜 봤습니다.
 



 둘째 날, 사회복지기관 인효원에서의 자원봉사 실습
 


자원봉사학교 둘째 날, 학생들은 이른 아침부터 사회복지기관인 인효원을 찾았습니다. 인효원은 몸이 불편하신 노인들을 보살펴주는 곳입니다. 학생들은 인효원 안을 견학하면서 사회복지사가 하는 일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시설에서 요양중이신 어르신들은 아파서 몸져 누우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학생들은 어르신들과 말동무도 해드리고 안마도 하면서 자원봉사를 했습니다. 이들은 체험을 하면서 집에 계신 할아버지, 할머니가 생각난다면서 앞으로 어른들을 보다 공경해야겠다고 말했습니다.  
 

* 김희 사회복지사

 
저는 학생들의 자원봉사에 대해 의견을 듣고자 인효원의 김희 사회복지사를 인터뷰했습니다.

Q1 자원봉사가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적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노인들을 위해 자원봉사하는 경우 학생들은 어르신들을 존경하는 마음이 커지는 것 같아요. 단지 견학하는 것만으로도부모님이나 할아버지, 할머니를 공경하게 되지요. 그만큼 학생들의 바른 인성을 키우는데 자원봉사가 큰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Q2 자원봉사를 하는 학생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으세요?

노인분들께 안마 등을 하는 봉사도 좋지만 공연 같은 것으로 봉사하는 것도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어르신들이 웃을 기회가 그리 많지 않으신데 손자, 손녀 정도 되는 학생들이 웃음을 선사한다면 의미가 더 크지 않을까요?
예전에 사대부중에서 학생 30명이 공연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어요. 학생들이 몸빼바지를 입고 춤추고 노래를 했는데 어르신들이 어찌나 기뻐하시던지 잊을 수가 없어요. 학생들도 어르신들과 헤어지기 싫어해서 공연 후에 엄청 울었죠. 저도 정말 감동했어요.

 
 
학생들은 직접 봉사활동을 하면서 한층 더 성숙해진 듯 보였습니다. 쉽지 않은 체험이었을텐데 힘든 기색이 아닌 환한 미소가 보였습니다.
 



 셋째 날, 자연환경에 대한 이해
 


셋째 날은 지속가능환경개발센터에서 환경 관련 교육을 받았습니다. 자원봉사에서 환경은 빼놓을 수 없는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설 관계자에게 센터에서 하는 일과 환경정화에 대한 내용을 배웠습니다.
 
 
교육이 끝난 뒤에는 '페트병을 이용한 밀폐용기 만들기'를 했습니다. 쉽게 쓰고 쉽게 버리는 페트병을 재활용해서 음식 등을 담거나 연필꽂이로도 사용할 수 있는 용기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페트병을 잘라서 하나는 뚜껑, 다른 하나는 몸통을 만들고 잡지에서 오린 사진들을 붙여서 꾸몄습니다.  
 
 
이것이 만들어진 밀폐용기입니다. 시행착오도 많이 했지만 학생들은 자신이 의미있는 물건을 만들었다는 점, 환경을 위한 재활용에 기여했다는 점에 대해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강윤영 중앙여고 2학년

 
 3일 간의 자원봉사학교 프로그램이 끝나고 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갖게 됐을까요? 행사에 참여했던 강윤영 학생을 인터뷰했습니다.
 
Q1 자원봉사가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자원봉사는 '똑같은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상대방이 나보다 불쌍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고 봉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같은 사람이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서로 도와야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Q2 어떻게 이번 행사에 참여하게 됐나요?

저는 나중에 대학에 가서 사회복지과나 특수교육과에 진학하고 싶어요. 그런 점에서 봉사활동을 미리 체험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학교에서 친구들을 모아 이번 자원봉사학교에 지원하게 됐어요. 3일 동안 정말 배운 것이 많아요.

 
Q3 앞으로 자원봉사에 대한 포부가 있다면?

 앞으로 자원봉사를 꾸준히 하면서 사람들을 돕고 싶어요. 봉사에는 나이제한 같은 것도 없잖아요? 나이가 들어서도 열심히 봉사활동을 할 거에요. 나중에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난민들이나 굶주리는 사람들을 위해 힘쓰고 싶어요.


자원봉사학교를 수료한 학생들은 봉사의 의미에 대해 큰 깨달음을 얻은 듯 보였습니다. 남을 돕는다는 것이 자신을 성장시키는 기회가 되는 것, 그것이 자원봉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뉴스맨 기자님의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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