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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에게 호통 치는 우리아이 어떻게 해야할까? 본문

~2016년 교육부 이야기/부모의 지혜 나눔

어른에게 호통 치는 우리아이 어떻게 해야할까?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1. 6. 07:00


“너 뒤에서 봐야지, 누가 앞에서 텔레비전 보래. 그러면 나빠.”
“엄마가 미역 다 먹었지. 나 안 주고?”
 

 
할아버지 할머니께 큰 소리로 호통을 치는 이 야멸찬 목소리의 주인공.
바로 이제 두 돌이 지난 세 살, 우리 딸아이입니다.
 
정말 세 살짜리가 어찌나 사람을 잘 혼내는지 깜짝 놀랄 지경입니다. 목소리도 크고요. 가족뿐 아니라 지나가는 사람도 깜짝 놀랍니다. 하지만 귀여운지 긍정적으로 이야기 하십니다. '어쩜 저렇게 작은 아이가 말을 잘 하니?'하면서요. 어떤 사람은 그런 저희 아이를 보고 굉장히 똑똑한가보다, 영재인가 보다 이야기를 하지만 ‘영재에 대해 남들과 좀 다르게 생각하고 학교에서 많은 아이들을 본 저는 조금 걱정이 됩니다. 또 실제로 저희 아이는 말은 잘 하지만 다른 면에서 그리 빠른 편은 아닙니다.

아직 기저귀도 못 뗐고, 말만 잘 할 뿐 생활 습관은 형성이 되지 않았습니다. 고집도 세고요. 언어 능력은 뛰어나지만 색깔이나 모양에 대한 인지, 소근육 운동이 빠른 편은 아닙니다. 또래의 아이들은 연필을 잡고 선 긋기를 하는데, 저희 아이는 연필을 저에게 주고 원하는 그림을 그려달라고 그 잘하는 말로 조목조목 요구를 하죠. 학교에서 많은 아이들을 보면서 그리고 제 아이를 보면서 저는 “모든 아이는 잘 하는 게 다 존재하고, 그것이 다를 뿐이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모든 아이가 한 분야에서는 영재가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부모라는 것이 참 모순적인 존재라서 내 아이가 잘 할 때는 영재 같다가, 내 아이가 조금이라도 쳐지는 부분이 보이면 걱정을 합니다. 어떤 엄마는 아이가 친구들 것을 다 빼앗아 고집이 세고 집착이 강해서 걱정이고, 어떤 엄마는 아이가 욕심이 없고, 다른 아이들에게 다 주는 게 습관이라 걱정인 것처럼요.
 
 

말 잘하는 초등학교 1학년 귀염둥이가 천덕꾸러기 고학년으로

 
 
제가 저희 아이가 말 하는 것을 보고 조금 먼 미래지만 걱정을 하는 이유는 저의 한 제자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한 학교에서 5년 또는 6년을 있다 보니까 한 아이가 자라는 과정을 보게 됩니다. 1학년 때 정말 말도 잘하고, 사교성도 좋던 한 아이. 정말 귀여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수줍음이 많고, 학교에 적응을 하기 힘든 1학년생이 어쩜 그렇게 활발하고 말도 잘하고 발표도 잘 하는지 선생님들의 사랑을 받으며 반의 리더로 거듭났습니다.
그런데, 귀엽다 잘 한다 칭찬만 받던 그 아이는 점점 더 말을 많이 하게 되고, 자신의 말을 자신이 주체를 못할 지경이 되었습니다. 학년이 올라가 집중해서 수업을 해야 하는 시간에도 선생님이 한마디 하면 10마디를 받아쳐서 수업 진행을 방해했습니다. 보다 못한 선생님의 조치.

“할 말이 있으면 손을 들어 발언권을 꼭 얻고 말을 해라. 그리고 옆의 친구들도 이 친구가 선생님 말을 끊고 이야기를 하려 하면 제지해서 도와줘라.”
 
한창 수업이 진행되고 선생님의 설명이 정점에 이르러서 수업 분위기를 흐리면 안 될 때. 그 학생은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다 하고 싶은 말이 생각이 났습니다. “저기요.~”라고 말을 끊으려하자 옆 친구가 말렸습니다. 손을 들고 이야기하라고요. 손을 들었는데, 선생님이 설명 중이라서 기다리라는 동작을 했음에도 이 친구는 계속 손을 들고 있었고, 결국은 선생님이 봐 주지 않자 손을 들고 교탁 앞으로 뛰쳐나가서 칠판에 필기를 하는 선생님을 손을 들고 쫓아다녔습니다.
 
어떻게 보면 재미있는 광경이지만 말을 주체 못하는 본인이 오죽 답답했을까 생각합니다. “너무 말을 잘 해서”하지만 “제대로 하는 법을 배우지 못해서” 생긴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말 잘하는 것은 잘못이 아닙니다. 하지만 잘 들어주는 것, 상황에 맞게 마을 하는 것도 단체생활에서는 중요합니다. 혼자 말을 하는 것은 소통이 아니라 소음이니까요. 혼자 큰 소리로 호통을 치는 저희 아이를 보고, ‘앞으로 어떻게 이 아이에게 제대로 말하는 법을 가르치지?’라는 고민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아이가 참 말 잘하네요.’라고 이야기를 할 때 긍정도 하고 칭찬도 하지만 그 말에 스스로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기로 다짐했습니다.
 
 

기질이 다른 우리 아이들

 
사실 사람마다 기질이 다르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기질이란 인간의 타고난 반응 유형을 말합니다. 저마다 다른 외모처럼 저마다 다른 기질을 타고 나는 것이고 쉽게 고쳐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기질을 어떻게 받아들여주고, 어떻게 키워주느냐에 따라 같은 기질의 아이도 다르게 자라게 되는 것입니다.
이에 최근에 육아강의를 통해 <사티어의 의사소통 유형>이란 이론과 <알렉산더 토마스외 스텔라 체스의 신생아 기질> 이론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사티어의 의사소통 유형 4가지

  
사티어라는 학자는 의사소통 유형을 4가지로 나누었습니다. 회유형, 비난형, 초이성형, 산만형입니다. 어느 유형이 좋고, 나쁜 것이 아니라 다 특징이 있고, 장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유형에 따라 육아법, 교육법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아래 설문지를 보고, 자신이나 아이는 어떤 유형인지 알아보고, 그 유형의 특징을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요?
 


 

회유형

특징: 자신이 없는 아이, 남과 상황만을 생각하는 이타적인 아이. 음식을 주문해도 “아무거나”라는 아이. 자신의 의견이 거의 없는 아이.

장점: 
착하고, 부모님 말씀 잘 듣고 배려심이 많음.
단점: 착하지만 소심해 스트레스가 많음

육아 방법:
칭찬이 중요. “네가 원하는 게 뭐니?”란 질문을 해 주기, 이 질문에 대답을 안 하는 “네가 원하는 게 00이니?”라고 구체적으로 접근해 마음을 알아차리게 해 주기.

 
비난형

특징: 내가 강한 아이. 세 살짜리 아이가 동생을 쥐 잡듯이 잡고, 호통을 치는 아이.

장점:
자신의 주장을 잘 이야기 하고, 무엇이든 의욕과 욕심이 있어 열심히 한다.
단점: 일 중독증이 될 수 있고,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면 자기 자신도 비난을 할 수 있다.

육아 방법:
다른 사람의 의견도 옳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적당한 선에서 호통치고, 소리 지르고 주장하는 것을 끊어준다. 함께 의사소통하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올바른 의사소통 방법을 이해시킨다.

 
초이성형

특징: 나와 너는 없고 상황만 있는 이성적인 아이. 책을 좋아하고, 공상을 좋아함.

장점:
지식이 많고, 합리적 사고를 하는 아이. 정보수집력이 강함. 논리정연하고, 냉철하고 이성적이어서 영재아가 될 수 있는 소질이 다분. 세계 10대 재벌의 대부분.
단점: 사회성이 부족. 자신의 감정을 잘 이야기 하지 않음. 스킨십 부족함.

육아 방법:
사회성을 키워주고, 스킨십을 많이 해 준다. 보통 “네가 느끼는 게 뭐니?”라고 물으면 “제 생각은 00이에요~”라고 바꿔서 이야기하는데, 그 때도 “네 감정은, 너는 00을 느끼는구나.”라고 감성적인 면을 살려서 이야기 해 준다.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도록 도와준다.

 
산만형

특징: 나도 너도 상황도 없는 아이로 엉뚱한 소리를 잘 하고, 상황에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한다.
 
장점: 융통성, 순발력, 유머감각이 있다. 독창성이 있어 예술계, 연예계 소질이 많다.
단점: 엉뚱한 이야기를 잘 해, 학교생활에서 많이 혼날 수 있다. 심하면 ADHD가 될 수 있다.
 
육아 방법: 상황파악 하는 능력을 키워주기. 아이에게 종종 어떤 상황인지 이야기 해 주고, 어떤 상황에서는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하는 지 훈련시키기. 상황파악만 잘 되면 유머감각이 있고, 쾌활해서 인기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음.

 
이 유형에 따르면 저희 아이는 바로 비난형인 것입니다. 이에 부모의 제지와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함께 소통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알렉산더 토마스외 스텔라 체스의 신생아 행동관찰 중 기질 연구

 

 
미국의 두 학자는 신생아의 행동을 관찰해 기질을 구성하는 9가지 요소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이는 규칙성, 활동의 수준, 접근과 회피성이라는 새로운 자극에 민감한 정도, 적응 정도, 잘 웃는 등의 기분, 반응의 강도로 나타내는 기분의 표현 정도, 반응의 역치로 나타나는 어느 정도 수준에서 반응을 하는지, 산만한 정도, 한 가지 일에 지속하는 정도 등을 종합해 세 가지 기질로 나눴습니다. 순한 아이, 까다로운 아이, 반응이 느린 아이입니다. 이 기분에 의하면 저희 아이는 정말 까다로운 아이입니다.
 

순한 아이

특징: 수유, 배설, 수면 등이 규칙적이며, 환경 변화에 적응력이 높음.
전체의 약 40%

장점:
부모의 지시를 잘 따름
단점: 자기주장이 없는 편임. 자율성과 주도성이 꺾일 수 있음

교육방법:
적절하게 아이의 주장을 받아주어야 함. 개별적인 상호작용 시간을 주어야 하고, 관심과 사랑을 많이 표현해야 함

 
까다로운 아이

특징: 낯선 사람을 보면 울고, 새로운 음식은 뱉어내는 등 적응이 느리고 이에 울음 등 부정적인 반응을 많이 보임, 자신의 욕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울고 짜증을 냄. 전체의 약 10%

장점:
자신의 욕구를 잘 표현하고, 어떤 것을 하고자 하는 의욕이 많다.
단점: 부모나 교사가 비일관적인 반응과 처벌을 하면 더 부정적으로 변함.

교육방법:
아이의 요구와 바람을 먼저 인정하고, 현재 상황을 인식시킨 후, 실행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고, 그 중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게 한다.

 
반응이 느린 아이

특징: 환경 변화에 적응이 느려서 낯선 사람을 보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소리지르거나 짜증을 내거나 심하게 울지는 않는다. 즉, 반응 강도가 약함. 전체의 15%

장점:
느긋하고 여유로움
단점: 적응이 느림

교육방법:
다른 아이의 속도를 강요하기 보다는 자신의 속도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것이 필요.

 
35%의 아이는 특정 유형이 아니라 복합적이라고 합니다.
연구결과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 70%가 반응이 느린 아이의 50%가, 순한 아이의 경우는 18%만이 학령기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연구되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그렇다고 까다로운 아이와 반응이 느린 아이가 다 문제아로 자라는 것이 아닙니다. 얼마든지 잘 자랄 수 있죠. 아마도 연구 결과가 이렇게 나온 이유는 까다로운 아이, 반응이 느린 아이의 경우 부모님이 적절하지 못하게 반응을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미 가지고 태어난 기질이 어떤 것이냐가 아니라 그 기질을 어떻게 부모가 좋은 방향으로 키워주느냐 하는 것입니다. 유전도 중요하지만 이는 부모와 상호작용을 통해 얼마든지 세상에 다른 모양으로 나타납니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의 유형을 미리 알고, 인내심과 믿음을 갖고 올바른 마음으로 키워야 할 것입니다.
 
 
 

어떤 유형이든 필수! 아이 마음 읽기


하지만 어떤 유형이든 부모가 꼭 지켜야 할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아이 마음 읽기”입니다. 부모와 아이가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유형이든 상관없이 가장 먼저 아이의 마음상태를 알고, 이해를 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울고 소리 지르는 아이든, 이성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하는 아이든, 남을 비난하는 아이든, 엉뚱한 말을 하든 그 안에 아이의 마음이 담겨 있다. 이 때 “너 왜 소리 지르니? 그러지마, 너 자꾸 그럴래?”라고 하기 보다는 “아, 엄마가 미역을 다 먹어서 지금 속상하구나.”라고 한마디 한 후에 아이에게 올바른 행동을 알려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말 한마디에 아이는 부모의 말도 들을 마음을 열 것입니다. 아이의 마음은 알아주지도 않고, 설득을 하려 하면 어떤 아이도 더 화가 나거나 숨어버리지 설득되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저도 처음에 아이를 대할 때 좋은 것만 보여주고 좋은 것만 들려주면 다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싫은 소리도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아니 제대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해야 합니다. 잘못된 칭찬은 독이 되듯이 바른 칭찬과 바른 훈계가 필요한 것입니다. 써도 먹어야 하는 약처럼요. 다만 우선 아이의 마음을 읽어 준 후 나쁜 말도 해야 합니다. 대신 그 나쁜 말이 아이의 성향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죠. 병을 고칠 때에도 사람의 몸과 체질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듯 아이의 성향에 따른 다른 교육법을 위해 부모 스스로도 자신의 기질을 되돌아보고, 자신의 육아법을 한번 뒤돌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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