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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부모의 지혜 나눔

내향적인 아이, 어디서나 밀리는 것 같다고요?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2. 9. 07:00



방학 동안 '어린이 스피치 프로그램'에 보냈거나, 올해는 '리더십 학원'에 보내야지 맘먹은 학부모가 꽤 계실 겁니다. 특히나 공개수업에서 당차게 나서서 발표하는 아이들을 본 후라면 '외향적 성격'에 대한 부러움은 더해지죠. 집에선 말도 잘하는 아이가 교실에선 발표 한 번 안하고 의사표현조차 제대로 하지 않을 때, 엄마들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그저 '조용한 성격'으로 인정하면 될 일 같지만 엄마 입장에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죠.  초등 3학년 자녀를 둔 박윤미 씨(41)는 내향적인 아이를 은근히 걱정합니다. "아는 것도 표현하지 않으니 잘 몰라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아이들한테 밀리곤 하죠. 눈에 띄는 아이들은 대부분 말도 잘하고 활발한 성격들이라 내향적 아이는 존재감 갖기 어려워요."
 
곧 초등생 학부모가 될 박형순 씨(39)도 수줍은 아이 성격 때문에 속상할 때가 많습니다. "선생님 말씀에 즉각 반응하고 친구한테 먼저 인사하는 성격이 적응도 쉽지 않을까요? 주위에 내향적인 아이 성격 바꾸려 이것저것 시키며 부던히 노력하는 엄마들이 많아요."
 
보여지는 면으로 평가되는 게 많다 보니 내향적인 성격은 걱정스럽기만 한 엄마들. 답답하고 뭔가 부족해 보이는 아이 성격을 바꾸고만 싶다면 내향적 성격의 장점부터 들여다 보는 게 어떨까요?

<내향적인 아이를 둔 엄마들은 적극적이고 활발한 외향적인 성격이 부러울 때가 많다>




내향적인 성격은 결코 나쁜 게 아니다?!

 
EBS <60분 부모>에서는 '내성적인 아이 행복하게 키우기'에 대해 방송한 바 있습니다. 흔히 '내향적'이라고 하면 뭔지 모르게 부정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고 열정이 없는 것이 아니며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고 해서 사람을 싫어하는 건 아님을 보여줬죠.
 
그 예로 영재와 리더의 성향을 분석해 보여줬습니다. IQ가 좋은 사람들이나 아이디어가 필요한 시대의 리더들에게서 내향성이 더 많이 발견되었더군요. 콜로라도 영재센터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영재들은 대체로 내향적 성격이 나타났습니다. 또 아이큐가 높을수록 내향적인 경향도 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과학고와 일반고 외향성 비교>에서 일반고 학생에 비해 과학고 학생들 외향성이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외향적인 사람만이 리더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 또한 편견에 지나지 않습니다. 한국상공회의소 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CEO들에게 물어본 결과 45% 정도는 '외향적인 동시에 내향적'이라고 답했으며, 35.9%는 '내향적'이라고 답했습니다. '외향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9.1%였습니다.
 
'소프트 리더십', '카푸치노 리더십'과 같은 신조어가 현대 리더십 키워드가 되고 있다고 하죠. 내향적 리더십이 주목받는 이유는 남의 말을 경청하며 내면을 들여다보는 능력이 뛰어나 '소통'에 강하기 때문입니다.

<나서지 않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한다고 해서 나쁜 성격은 아님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들이 있다>



 

'내향-외향'은 '오른손잡이-왼손잡이' 같은 것


<마이어스-브릭스 성격유형 탐구>에 의하면 외향과 내향은 상호보완적이라고 합니다. 내향적인 사람의 관심은 개념과 아이디어의 내면 세계에 있는 반면, 외향적인 사람은 사람과 사물의 외부 세계에 더 많이 개입되어 있는 것이지 하나로 제한된다는 말은 아니라는 것이죠.
 
쉽게 말하자면 왼손잡이가 있고 오른손잡이가 있듯, 두 부류 모두에게 태생적으로 선호하는 삶의 지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대체로 일을 더 빨리 처리하고 내향적인 사람들은 일을 보다 신중한 방향으로 처리합니다. 내향적인 사람은 영구적인 진실을 추구하면서 자신의 통찰을 천천히 조심스럽게 발휘할 것입니다. 반면에 외향적인 사람은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며 자신의 영감을 실천에 옮기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만약에 외향적인 사람의 결과가 폭이 더 넓다면, 내향적인 사람의 결과는 깊이가 더 깊을 수도 있습니다.

<내향적인 아이는 부모에게 의존적이 될 수 있지만 말로 해결할 수 있는 시기가 자연스럽게 온다>



 

그래도 내향적인 아이 키우기는 힘들어?


내향성이 나쁘거나 모자란 게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막상 엄마들은 힘겨울 때가 있습니다. 밖에만 나가면 움츠러들고 엄마한테 의존적인 모습을 보이는 아이가 못마땅할 수밖에 없죠. 심리학적 이론에 따르면 집에선 활발한 아이라도 밖에서 움츠러 드는 이유는 사회불안이 높고 자의식이 유달리 높아 긴장하고 회피하기 때문이라 합니다. 잘하고 싶은 욕구가 대단히 많으나 욕구들을 실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능력은 떨어지는 상태라 부모에게 의존적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좀 더 크면 말로 해결할 수 있는 시기가 자연스럽게 오게 되므로 의존성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럴 때 부모가 민감하게 반응해 밀리는 게 아니라, 조숙하기 때문에 좀 더 관대하게 봐주는 것임을 인정해주고 자존감을 살려주는 게 필요합니다. '나중엔 분명히 더 잘할거야'란 희망적 메시지를 많이줘야 합니다.
 
특히 유아기에 내향적인 아이들은 갈등 상황의 피해자가 되기 쉬운데요, 관찰을 많이 하도록 탐지 시간을 충분히 주는 게 필요합니다. 뭐든 아이 몫으로 해결하도록 방치하기보다 처음에는 멍석 깔아주고 중재자로서의 어른 역할을 해주는 게 좋습니다. 내향적인 아이들에게는 또래관계가 가장 어려우므로 어른, 언니, 오빠처럼 다양한 연령층과의 교류를 통해 관계맺음을 익숙하게 해나가는 게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물쭈물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아이에게 '너도 친구들처럼 하지 왜 안해!' 다그치면 안된다는 점이죠. 뒷걸음치는 아이에게 '하기 싫었구나' 마음을 읽어주며 긍정적으로 말해줄 때 아이도 편안한 미소를 지을 수 있을테니까요. 

 

양육 선험자들이 전하는
내향적인 아이에게 하지 말아야 할 것, 해주면 좋은 것


●답답하다고 비난하지 마세요!
친구와 놀 때도 안전하고 우호적인 환경에서 한 두 명과 친하게 지내게 하는 게 우선입니다. '넌 친구가 그애 밖에 없냐!' 거나 '두루두루 좀 친하게 지내라'는 재촉은 하지 마세요.
 
●웅변, 리더십 캠프가 왕도일까요?
내향적인 아이들에게 갑작스런 환경의 변화는 오히려 위축되고 불안하게 만듭니다. 잠시 변화가 보이는 듯 해도 자꾸 본래의 성향으로 되돌아오게 될 수 있어요. 외향적으로 바꾸려기보다는 내향성을 긍정적으로 살릴 수 있는 활동을 찾아주세요.
 
●즉각적인 대답을 요구하지 마세요!
내향적인 아이들은 생각이 많고 신중합니다. 내향적 아이들은 깊이 생각하기에 겉으로 보이는 반응이 좀 느린 것이죠. 말을 자르거나 방해하는 것은 좋지 않아요. 즉각적으로 판단하고 대답할 것을 요구하지 마세요.
 
●매일 친구들과 놀아라?
외동아이라 늘 친구와 노는 시간을 만들어줬는데, 정작 아이는 엄마랑 둘이 얘기하는 시간이 제일 행복하다고 했다는 사례도 있습니다. 내향적이라고 해서 사회성이 떨어지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절친한 친구 소수와 깊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요.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한 아이한테 자꾸 밖으로 나가 친구와 어울리게 만드는 건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격의 없는 경험의 기회를 만들어 주세요~

평소 가족들과 친척 집을 방문하거나 친구들과 모임을 갖는 등 자연스러운 기회를 지속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서서히 분위기에 익숙해지면서 아이는 적극성을 발휘하게 됩니다.
 
▲가족과 대화와 토론을~
아이와 함께 감정과 사고 표현을 되도록 자주 하세요. 또 독서 토론이나 찬반 토론을 통해 안에만 쌓여있던 생각을 밖으로 표현시켜주는 게 보이지 않는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많이 들어주고 관심 가져주고~
내향적인 아이들은 생각을 많이 하므로 말이나 행동으로 해보라 강요하는 건 좋지 않습니다. 아이 말을 귀기울여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어른의 무관심이 욕구불만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부모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선택을 존중해 주세요~
내향적인 아이들은 자신의 성격에 잘 맞는 환경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엄마의 결정권을 강요하기보다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게 중요합니다.


*참고자료/ EBS 부모60분, <성격의 재발견>(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 지음, 부글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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