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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정명화 마스터에게 듣는 첼로 수업 감동과 떨림… 실력으로 키울래요”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1. 13. 07:00

“정명화 마스터에게 듣는 첼로 수업 
 
감동과 떨림… 실력으로 키울래요”



 의정부 효자중학교 ‘마스터클래스’  

최근 우리 사회는 나눔과 배려를 바탕으로 한 교육기부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학생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공교육 강화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낳고 있다. 지난 12월, 의정부 효자중학교에서는 뜻 깊은 교육기부 프로그램이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첼리스트 정명화 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와 효자중 오케스트라 단원 55명이 함께한 ‘마스터클래스’ 현장을 담았다. 


정명화 교수와 함께한 ‘마스터클래스’ 




지난 12월 1일, 의정부 효자중학교 시청각실. 학생들이 숨죽이며 앉아있다. 한껏 상기된 표정의 학생들 사이에선 묘한 긴장감마저 감돈다. 잠시 후 첼리스트 정명화 교수의 등장에 일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정 교수의 표정 하나, 행동 하나에도 학생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짧은 시간이지만 여러분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음악을 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고, 또 음악가로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효자중 음악중점반에서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1학년 55명의 학생들은 음악계 대선배이자 롤모델인 정 교수를 눈앞에서 직접 마주할 기회를 얻었다. 교육기부 프로그램인 ‘마스터클래스’를 통해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국내 음악ㆍ미술 분야의 최정상급 예술가들이 교육기부의 일환으로 예술중점학교 학생들을 직접 찾아가 지도하고 함께 대화를 나누는 ‘이야기가 있는 마스터클래스’를 진행해 오고 있다. 지난 11월 16일 충남 공주 금성여고(현악기-박상민)를 시작으로 12월 말까지 중ㆍ고등학교를 포함한 전국 19개 음악ㆍ미술중점학교(음악 13곳, 미술 6곳)에서 총 38회 수업이 열렸다. 현재 전국 일반계 중ㆍ고등학교 가운데 예술중점 교육과정을 설치, 운영하고 있는 학교는 음악 13개교, 미술 8개교, 공연ㆍ영상 2개교 등 총 23곳에 달한다.
 

 
이번 마스터클래스에서는 ‘정 트리오’의 첼리스트 정명화 교수를 비롯해 ’95년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상 수상작가 전수천(설치미술), ’06년 리즈 콩쿠르 우승자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한국 바이올린계의 대모 김남윤 등 최정상급 예술가들이 교육기부에 힘을 보탰다. 교육 분야도 피아노, 성악, 현악, 관악, 실용음악, 회화, 판화, 조각, 사진 등 다양했다. 
 
마스터클래스는 학생들에게 예술가로서의 꿈과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특히 예술적 재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ㆍ지리적 여건 등으로 인해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개별 맞춤형 실기 교육을 실시해 교육 효과를 높였다. 음악적 이해를 높이는 것은 물론,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예술가들의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학생들의 호응이 뜨거웠다.   


학생 눈높이에 맞춘 설명으로 공감 이끌어내 


이날 첫 순서로 효자중학교 이재강(1학년) 군, 김필범 군과 김세은 양(이상 3학년), 음대 입시를 준비 중인 효자고등학교 이승수(3학년) 군 등 총 4명에 대한 1:1 레슨이 시작됐다. 정명화 교수는 학생들의 첼로 연주를 차례로 5분 여간 지켜본 뒤, 연주의 가장 기본이 되는 올바른 자세부터 연주 스킬, 노하우까지 개개인을 위한 맞춤식 레슨을 진행했다.
 



정 교수는 학생들의 수준과 눈높이에 맞춘 알기 쉬운 설명으로 공감을 이끌어 냈다. 비브라토(악기의 소리를 떨리게 하는 기교)가 어렵다는 이재강 군의 말에 “병원에서 주사 맞고 나서 손으로 살살 문지르는 느낌으로 비브라토를 연습해 볼 것”을 권했다. “이때 힘을 주고 억지로 하면 안 된다.”는 당부의 말도 이어졌다. 정 교수의 설명에 여기저기서 팔을 걷어붙이고 비브라토 연습 삼매경에 빠졌다. 
 
김필범 군은 연주할 때 생기는 두려움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정 교수는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서는 자신이 잘하는 부분을 만들어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려운 곡을 연주해야만 잘하는 것이 아니에요. 쉬운 곡부터 차근차근 연습하다 보면 그게 쌓이고 쌓여 자신의 진짜 실력이 될 겁니다.”  정 교수는 특히 학생들에게 ‘기본’을 강조했다. “연주의 가장 기본이 되는 음정과 박자를 지키기 위해서는 평소 음악을 열심히 들으며 귀를 훈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 속에 진리가 숨어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들으며 자라온 정 교수는 이날 낯선 곡을 단 한 번만 듣고도 똑같이 연주해보여 학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1:1 레슨을 받은 김세은 양은 “그동안 노래하듯 자연스럽게 연주하는 것이 힘들었는데 교수님의 지도 덕분에 자신감을 얻었다.”면서 “이번 가르침을 계기로 교수님처럼 훌륭한 첼리스트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마스터클래스에 참여했던 송주헌(1학년) 군은 “직접 레슨을 받지는 못했지만, 설명만으로도 생생하게 전달돼 감동받았다.”며 “교수님께서 가르쳐주신 내용을 잘 기억해 그대로 실천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음악은 우리 삶에 풍요로움 가져다 줄 것

 

 
2시간 여 동안 진행된 1:1 레슨이 끝난 뒤 정 교수와 학생들 간의 대화 시간이 이어졌다. 1:1 레슨이 사뭇 진지한 분위기였다면, 이번 시간은 학생들의 톡톡 튀는 질문과 정 교수의 재치 있는 답변으로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음악은 가장 큰 공부’라고 늘 강조하시던 어머니 덕분에 5살 때 피아노를 시작했어요. 너무 어릴 때라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제가 피아노 치는 모습을 본 선생님께서 음악성이 있다며 칭찬하셨대요. 그 후 10살 때부터 동생(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과 바이올린을 배웠는데 왠지 내 소리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듬해 첼로로 전향했어요. 요즘 시대에는 늦은 편에 속하지만, 당시에는 첼로를 배우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11살도 빠른 시기였어요. 어릴 때부터 음악을 배웠기 때문에 악기를 바꿔도 큰 어려움 없이 자연스럽게 적응이 됐던 것 같아요.”    
 
서정은(1학년) 양은 “첼로를 전문적으로 공부해 전공을 해야 할지, 아니면 취미로 배우는 게 나을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며 진로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정 교수는 “자신이 진심으로 첼로를 좋아하고 하고 싶어 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결정하라.”고 답했다. 이어 “어떤 분야이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한다면 각자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음악은 ‘제 마음의 표현’입니다. 저는 저의 모든 감정을 첼로라는 악기를 이용해 표현합니다. 첼로와 저는 따로 떨어뜨려 놓고 생각할 수 없는 관계인 것이죠.” 첼로의 의미에 대해 묻는 김나연(1학년) 양의 질문에 정 교수는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마스터클래스를 마치고 교문 밖으로 나서는 정 교수의 표정은 수업 시작 전보다 훨씬 밝았다. “우리의 미래인 학생들과 뜻 깊은 시간을 가져 행복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정 교수는 “학생들이 나중에 어떤 직업을 갖든지 음악과 연결됐으면 좋겠다.”며 “음악이야말로 우리의 삶에 풍요로움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효자중학교는…   
효자중은 지난 2007년, 음악에 소질을 가진 학생 60명으로 오케스트라를 창단했다. 이후 2010년 5월, 교육과학기술부의 예술중점학교로 지정되면서 2011학년도 음악중점반(관현악) 학생 55명을 선발했다. 현재 1~3학년 총 125명의 학생들이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은 2011년 10월, 제4회 정기연주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기도 했다.   
한편 지난 2009년에는 인근에 위치한 효자초와 효자고에서도 오케스트라를 창단, 초ㆍ중ㆍ고 세 학교 학생들이 참여하는 ‘효자 심포니 연합 오케스트라’를 구성,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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