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공식 블로그

시험시간에 드라마를 본다구요?! 본문

교육부 국민서포터즈

시험시간에 드라마를 본다구요?!

대한민국 교육부 2012. 7. 18. 09:00




‘시험시간’ 하면 떠오르는 풍경이란? 바로 책상 위에 가방을 올리고, 시험지 나눠줄 때까지 책상에 엎드려 있다가, 시간 안에 문제 풀면 맨 뒷사람이 일어나서 걷어가는 모습이 일반적일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4월 경기도 안양남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은 험시간에 드라마를 보고 있었습니다! 아래 시험 문항을 보면 드라마를 안 볼래야 안 볼 수가 없었답니다.

 

문항 - 드라마 ‘깡순이’ 제7회의 마지막 부분을 보고, 그 뒤에 어떤 내용이 전개될지 이어질 내용을 예측하는 방법을 사용하여 써 봅시다.


 


- 드라마 ‘깡순이’ 소개 -

산속에서 옛것을 지키려는 할아버지와 살아온 촌스러운 산골 소녀 강순. 그녀는 천애의 고아로 성루 생활을 하면서 슬픔과 좌절, 분노까지도 유쾌, 상쾌, 통쾌의 3쾌로 날려 버릴 줄 아는 마음이 넉넉한 아이이다. 드라마 ‘깡순이’는 자기를 낳아 주신 어머니를 찾아 나선 강순이의 역경을 통하여 이기심과 욕심으로 가득한 지금의 메마른 우리 모습을 되돌아보게 한다. 

<2004년 EBS에서 방영>


- 드라마 ‘깡순이’ 제7회 마지막 부분 -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강순이는 할아버지께서 유일하게 알고 있는 춘자 할머니 댁에 가게 된다. 그런데 강순이가 찾아간 춘자 할머니 댁에 할머니께서 계시지 않자 할머니 댁에 거주하는 가족과 살게 된다. 그 가족(특히, 수봉이와 수봉이 누나, 그리고 수봉이 어머니)은 갑자기 찾아와서 함께 살게 된 강순이를 괴롭히고 구박한다. 결국, 강순이는 할머니 댁을 나가기로 결심하고 짐을 싸 가출을 하게 된다.

<안양남초등학교 국어 시험의 일부>

 

6학년 학생들은 국어(듣기∙말하기∙쓰기) 수업 시간‘드라마의 특성’ 과 ‘드라마에서 이어질 내용을 예측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배운 내용의 이해도를 측정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인데 위의 문제와 아래 문제를 비교해 보면 확연한 차이점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문항 - 드라마에서 이어질 내용을 예측하는 방법이 아닌 것은?

① 자세히 보여 주거나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물건을 찾습니다.

② 주요 사건이 어떻게 변하여 가는지 파악합니다.

③ 사건의 전개 과정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는 대화 내용을 찾습니다.

④ 주인공과 관련 있는 주변 인물들의 행동을 잘 파악합니다.

⑤ 내가 마음에 등장인물의 장면만 유심하게 관찰합니다.

<일반적인 객관식 문항>

 

왜 이런 변화가 나타났을까요? 우선 창의서술형 평가에 대해서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창의 서술형 평가란 단순 지식 암기 위주의 교육에서 탈피하여 보다 창의적인 문항을 출제하여 학생의 창의적 사고력, 자기 주도적 학습력, 문제해결력 미래핵심역량에 필요한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방안으로 경기도에서 도입한 평가 혁신 방법입니다. 


기존의 객관식이라 불리는 선택형이나 단답형 문항과는 달리, 제시된 평가요소에 대해 학생 스스로 답안 내용을 생성하고, 문항에서 요구하는 내용 범위에 맞게 논리적으로 써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기본 원리에 대한 이해, 실생활 사례 적용, 창의적 결론 도출 등의 능력을 고루 측정하고자 함이 목적이며 문항의 난이도를 고려하여 차등배점 처리되며 부분 점수도 인정됩니다. 현재 경기도의 혁신 교육 학교를 중심으로 확산 되고 있으며, 많은 학교에서는 자체적으로 의 서술형 평가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시험시간 드라마를 보고 직접 뒤에 나올 이야기를 예상하여 쓴 답안을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안양남초 국어 시험의 답안 중 일부(해당 학생의 동의하에 게시함)

-학년의 교사들은 평가에 관한 학년 협의회를 개최하여 채점기준도 마련하고 부분 점수는 어떻게 인정할 것인지도 상의합니다.

 

위의 문제를 푼 학생들에게 직접 창의서술형 평가에 관하여 몇 가지 질문해보았습니다.

 

질문 1 : 드라마를 보고 문제를 풀 때 어떤 생각을 했나요?

김현수(안양남초, 6학년, 남): 놀랍기도 하고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TV 드라마를 보고 문제를 서술한다는 것이 처음이라서 쉽지도 않았습니다. 평소에 책은 좀 읽는 편이지만 드라마는 많이 보지 않아서 감수성이 부족한지 잘 써지지도 않았습니다. 실제로 드라마를 보고 감정을 느낀 경우가 많지 않아서 어려웠습니다.


곽윤아(안양남초, 6학년, 여): 저는 영화나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는 편입니다. 평소에도 드라마를 봤을 때 뒷이야기를 생각해봤던 경험을 살려 써보았더니 크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험에 나온 것처럼 어린이 드라마가 아니라 엄마랑 함께 보는 막장 드라마가 많았어요^^

 

질문 2 : 객관식 평가와 창의서술형 평가를 비교해 본다면?

곽윤아: 객관식이 더 쉽고 편하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창의 서술형 평가가 실제로 제가 컸을 때 도움이 될 것 같은 생각은 듭니다. 제 생각을 표현하기도 더 자유로운 것 같기도 하구요.


김현수: 객관식은 문제집에 문제풀이나 원리가 다 나와 있어서 더 편하게 공부할 수 있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창의 서술형 평가는 문제집으로 공부할 수 없는 불편함은 있지만 생각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창의 서술형 평가가 적합하다는 생각에는 동의합니다.

 

질문 3: 서술형 평가를 봐온 지 벌써 2년째인데 공부 비법을 좀 말해본다면?

곽윤아: 공부할 때 문제집의 비중이 많이 줄었습니다. 오히려 교과서 보고 공부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현수: 저도 수업 중에 밑줄 친 부분을 살펴보는 등 교과서 보고 공부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기사의 주인공이 되어 얼떨떨한 현수와 윤아>

 

드라마 문제를 직접 출제한 안양남초 신희정 선생님은 평가 결과를 보고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학생들에게 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네의 삶과 땔래야 뗄 수 없는 부분이 드라마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부모님과 드라마를 보면서 다음 회에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쉽게 말하던 것도 시험이라는 틀 안에서 연필을 잡고 써 보려고 하니 제대로 적지 못한 학생들이 참 많았습니다. 아마도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는 경험이 많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표현하던 활동과 교과서에서 글쓰기를 통해 표현하는 활동을 별개로 인식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려면 평소에 좋은 영화도 감상하고 감상문을 적는 활동도 해보면서 감수성과 창의성을 길렀으면 좋겠는데 너무 선행학습 하는데 시간을 다 보내고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책도 많이 보고 글도 써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창의서술형 평가가 새로운 유형의 문제이다 보니 학부모나 학생 모두 생소하여 처음엔 거부감도 생길 것입니다. 하지만 존 평가의 고정관념을 버리고 진정한 배움을 위한 하나의 지향점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인다면 다양한 학교 안의 변화 바람처럼 평가를 즐겨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상으로 창의서술형 평가를 시행하고 있는 한장면을 살펴보았습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