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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녹색어머니가 만드는 안전한 등굣길

대한민국 교육부 2012. 12. 13. 09:00


녹색 어머니가 만드는 안전한 등굣길 

- 우리 아이를 지키는 아름다운 봉사 -

 

경찰청이 발표한 '지역별 스쿨존 교통사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사고 발생률은 등교 시간(오전 6~10시)보다 하교 시간(오후 12~18시)이 6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안전운전 불이행이나 신호 위반 등이 하교 시간 교통사고 발생률의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반면 등교 시간에는 ‘녹색 어머니’의 봉사가 교통사고 발생률을 낮춘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이처럼 녹색어머니회아이들의 안전한 등교를 책임지고 있는 중요한 봉사활동입니다. 어떤 표지판이나 과속방지시설보다 교통사고를 예방하는데 더욱 효과적인 역할을 하는 ‘녹색 어머니’를 지금 만나볼까요?


<보행자 신호에 맞춰 차량들을 정지선 밖에서 세우는 녹색어머니>

 

1. 바쁜 아침, 위태로운 등굣길


출근하는 차량들로 아침 도로는 언제나 혼잡합니다. 끼어들기, 꼬리물기, 신호위반 등을 하여 조금이라도 빨리 가려고 하는 차량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어느 차량은 불법인 것을 알면서도 빠른 신호를 받기 위해 보행자 신호를 무시하고 그냥 지나쳐 갑니다. 또 맞은편 차량이 오지 않는 틈을 타 건널목으로 불법 유턴 하는 차량도 있습니다. 신경이 날카로워진 운전자들은 과속, 급정지를 일삼고 연신 시끄러운 경적을 울려댑니다. 


<횡단보도를 뛰어서 건너는 아이들과 정지선을 넘은 차량이 서로 뒤섞인 등굣길>

 

학교 근처까지 왔다고 해서 아직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학교 주변은 좁은 도로, 이른바 골목이 많은데 이러한 길에서 운전자는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하지만 차들은 등교하는 학생을 아랑곳하지 않고 매우 빠른 속도로 좁은 골목길을 달립니다. 학교 주변 주차금지 구역에 버젓이 주차한 차량 또한 학생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주차된 차들이 운전자와 보행자의 시야를 가려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학생 교통사고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 학생들은 날마다 사고의 위험 속에서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학교 주변 불법주차 된 차량들로 인해 아이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2. 등굣길을 지키는 녹색어머니


위태로워 보이는 등굣길을 지나 우리 학생들은 무사히 교실에 도착하여 공부할 준비를 합니다. ‘혹시 길을 건널 때 위험하지 않나요?’라는 질문에 이혜빈(8세, 수문초등학교)는 걱정 없다는 표정으로 대답합니다.

“항상 녹색 어머니께서 길 건널 때 도와주세요. 녹색 어머니가 건너라고 차들을 멈춰주면 우리는 그때 건너면 안전해요.”

아이들의 안전한 등굣길에는 녹색 어머니가 언제나 도움을 주고 계셨습니다.

녹색 어머니회학부모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지는 교통봉사 조직입니다. 대부분 학교에서는 새 학년이 시작되는 학기 초에 녹색어머니회를 조직합니다. 녹색 어머니회는 학교 주변 통학로 중 통행량이 많고 혼잡한 도로와 신호등 없는 건널목을 중심으로 학생들의 등교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녹색어머니가 안전하게 등굣길을 지켜주고 있습니다.>

 

녹색 어머니회의 활동은 학생 자녀가 없는 운전자들에게도 익숙합니다. 등교 시간이 되면 학교 주변 곳곳에 어김없이 나타나 노란 깃발을 펄럭이는 녹색 어머니를 매일 아침 만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든 운전자는 바쁜 출근길에도 녹색 어머니의 노란 깃발이 신호를 보면 안전하게 멈춰 학생들이 지나가기를 기다립니다. 녹색 어머니는 수호천사가 되어 우리 아이들의 등교를 지켜주고 있습니다.

 

3. 함께하는 녹색 봉사


올해 큰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내게 된 우계정(수문초등학교 학부모)씨는 입학 준비를 하며 설레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걱정되었습니다. ‘아이가 길을 건널 때 위험하지는 않을까?’ 항상 불안하여 입학 전에 아이와 함께 건널목을 같이 건너보기도 하고 여러 차례 주의도 주었습니다. 하지만 입학하는 첫날, 등교하면서 불안한 마음이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바로 건널목 앞에서 녹색 어머니를 만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출근에 바쁜 차량들로부터 아이들을 지키는 녹색어머니의 모습>

 

전에도 녹색 어머니에 대하여 익히 들은 바가 있었지만, 오가며 여러 번 보았을 뿐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어 녹색 어머니를 다시 보니 무척 새삼스럽게 느껴지며 감사하는 마음이 우러나왔습니다. 무섭게 달리는 차량과 신호가 바뀌면 좌우도 살피지 않고 뛰어가는 아이들이 함께하는 혼잡한 아침, 등굣길에서 만난 녹색 어머니는 아이들을 지키는 든든한 지킴이였습니다.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는 녹색어머니의 역할이 더욱 중요합니다.>

 

입학 날 아이의 담임선생님께서는 녹색 어머니회 봉사활동에 대해 설명하셨습니다. 아침에 보았던 녹색 어머니 활동에 감동을 하였던 터라 바로 신청을 결심하였습니다. 그 뒤 아이와 함께 등교하는 날이면 다른 녹색 어머니께서 어떻게 활동하시는지 유심히 관찰하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첫 교통 봉사하는 날, 건널목 앞에서 아이들을 맞이하니 낯설고 조금 쑥스러웠지만, 시간이 지나며 이내 익숙해졌습니다. 막상 교통 봉사를 해 보니 신호를 지키지 않는 차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또한, 학교 앞 어린이보호 구역임에도 규정 속도를 지키지 않는 차들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녹색 어머니의 노란색 깃발은 차량이 정지선 앞에서 멈추도록 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습니다.


<등교시간에 늦은 지각생까지도 안전하게 건널 수 있도록 녹색어머니가 지켜주고 있습니다. >

 

지각하여 헐레벌떡 뛰어가는 마지막 학생들까지 무사히 길을 건너도록 도와준 뒤 봉사활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마음은 무척 뿌듯하였습니다.

“생각해보면 몇 사람의 녹색어머니 봉사로 인해 전교생이 안전하게 등교한다는 사실은 매일 접하는 일상이 되어버렸지만, 어쩌면 날마다 일어나는 작은 기적이라고도 생각됩니다. ”

 

4. 아버지도 녹색어머니


녹색 어머니라고 해서 진짜 ‘어머니’만 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버지들도 관심과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교통 봉사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4학년과 1학년 자매의 아버지인 김용운(수문초등학교 학부모) 씨는 도로교통에 관련된 직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김용운 씨는 평소 학생들의 건널목 이용에 무척 관심이 많습니다. 큰 아이가 입학했을 당시 학생의 아버지로서 녹색 어머니 교통 봉사에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학교에 밝혔지만 ‘아버지’라는 이유로 참여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봉사의 명칭이 ‘녹색 어머니’인 만큼 참가자의 조건을 ‘어머니’로 제한하였던 당시 학교의 인식, 남자와 함께 봉사하면 좀 불편할 것이라는 다른 어머니들의 걱정과 염려, 이러한 편견들 때문에 아버지는 교통 봉사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작은 아이가 입학하자 또다시 교통 봉사에 대한 의지가 생겼습니다. 새로 만나게 된 담임선생님에게 교통 봉사를 신청하였는데 뜻밖에 흔쾌히 승낙을 받았습니다. 오히려 담임선생님은 학교의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해 주어서 감사하다는 말까지 하였습니다. 작은 아이의 담임선생님은 녹색 어머니에 아버지도 참여하는 것이 무척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머니들도 세심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봉사를 잘 해주십니다. 하지만 아버지들만의 장점도 많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고등학생은 종종 녹색어머니의 말을 잘 듣지 않고 마음대로 행동하는 때도 있는데 아무래도 남자 어른이 지키고 있으면 더 어려워하면서 말을 듣는 것 같아요. 또 오랜 운전경력을 바탕으로 돌발 상황에 대처를 잘합니다. 예를 들어 신호등이 고장이 나거나 교통 체증이 심한 경우 직접 거리로 나가 경찰이 오기 전까지 교통정리까지 하면서 학생들을 안전하게 등교시킬 수 있지요. 전에 근무하던 학교는 군인가족이 많이 살아서 아버지들이 교통 봉사에 적극 참여해 주셨습니다. 그때 이러한 장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김용운 씨도 녹색 어머니 활동을 하면서 학교와 학생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어 무척 뿌듯하다고 말합니다. 또한, 어린 딸도 교통 봉사하는 아버지를 대단히 자랑스럽게 생각하였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녹색어머니 봉사활동은 봉사의 주체가 ‘어머니’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사회의 인식이 변화하면서 이제는 ‘아버지’들도 교육 활동과 봉사의 영역을 조금씩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가 정착된다면 더욱 안전한 등굣길이 되지 않을까요?


<아버지도 녹색어머니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5. 녹색 어머니를 찾습니다.


이렇게 녹색 어머니 봉사활동은 학생들의 안전한 등교를 위해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담임선생님들은 학기 초 녹색 어머니 봉사자를 찾는 일이 갈수록 힘들다고 이야기합니다. 장정은 선생님(수문초등학교 담임교사)은 교통 봉사자를 찾기 위해 수많은 학부모에게 전화해서 겨우 녹색 어머니를 조직하였다고 합니다.

“최근 들어 맞벌이 가정이 늘고 있습니다. 한 학급에서 50%가 넘는 가정이 맞벌이 가정으로 부모님들이 출근을 하므로 교통 봉사를 하지 못합니다. 또 유치원에 다니지 않는 어린 자녀가 있으면 교통 봉사를 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면 교통 봉사를 할 수 있는 학부모가 10명이 채 되지 않습니다. 우리 학교처럼 통학로가 다양하고 복잡하여 녹색 어머니가 더 많이 필요한 경우에는 교통 봉사 조직이 무척 어렵습니다.”


<맞벌이 가정의 증가로 인해 녹색어머니 봉사활동 신청자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어려운 경제 상황과 양육비 증가 등으로 갈수록 맞벌이 가정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자녀의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직장에 다니는 학부모라면 누구나 녹색 어머니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사회적인 배려와 정책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입니다.

 

최근 학교에서는 교육활동에 학부모들의 참여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학부모는 교육의 또 다른 주체자로서 자녀에 대해 더욱 관심을 두고 내실 있는 교육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학부모가 학교에서 다양한 역할을 도맡아 교육활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특히 녹색 어머니회는 가장 중요한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바쁜 아침, 학교 근처 어린이보호구역에 들어서면 건널목 앞에서 어김없이 노란색 깃발을 볼 수 있습니다. 비록 내 아이는 아니지만 나 한 사람의 봉사 덕분에 많은 아이가 안전하게 등교하기를 바라는 녹색 어머니들이 그곳을 지키고 있는 것입니다.

무사히 등교하여 친구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우리 아이들의 밝은 미소 속에서 녹색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며 감사한 마음을 되새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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