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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

그들은 어떻게 교육과학기술부 기자가 됐는가

대한민국 교육부 2008. 11. 13. 13:06

12명의 교육과학기술부 블로그 기자,
“정부와 국민 잇는 커뮤니케이터 되겠다”고 소감 밝혀 

10월 17일 오후 3시 즈음이었다. 나른한 5교시 수업을 들으며 유리는 꾸벅 꾸벅 졸고 있었다. 갑자기 휴대폰 진동 소리가 “드르륵”하고 울렸다. 유리는 깜짝 놀랐다. ‘앗! 설마???!!!’하는 마음에 얼른 휴대폰 문자를 확인했다. “제1기 교육과학기술부 블로그 기자단 합격을 축하합니다.^^ ” 액정 화면에는 합격 소식이 선명히 띄워져 있었다. 문자를 보는 순간 잠이 확 깼다. 너무 들뜬 나머지 “읍”하고 소리를 냈다. 수업을 듣던 학우들은 모두 유리를 쳐다봤다.  

같은 시각, 지향이도 합격 문자를 받았다. 지향이는 그 기쁨을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면접 당시 지나치게 긴장한 나머지 말을 버벅댔다. 같이 들어간 지원자는 자신과 달랐다. 말을 청산유수같이 잘 했다. 그래서 면접이 끝나기도 전에 얼굴이 울상이 됐던 지향이었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불합격하는 꿈까지 꿨다. 그런데 덜컥 붙어버렸다. “너무 들떠서 중간고사를 망쳤지만, 꿈은 반대라더니 정말로 합격하게 돼 배로 기쁘다”며 지향이는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영화를 보던 중, 합격 문자가 은성이의 핸드폰을 울렸다.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칠까봐 액정 화면을 켤지 안 켤지 잠시 고민했다. 1분여의 고민 끝에 액정 화면을 켰다. 합격이었다. 이후 상영 내내 영화에 집중할 수 없었다. “8000원 날린 셈이 됐지만 그래도 좋았다”며 은성이는 합격의 순간을 떠올렸다.  

이들 뿐만이 아니다. 합격을 통보받은 나머지 9명도 일희일경(一喜一驚)했다. 심지어 지미와 지향이는 일주일 내내 들떠서 결국 중간고사를 망쳤다는 비화도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1기 블로그 기자단 12명, 지난 10월 말에 이들이 교육과학기술부 블로그 기자가 되기 위해 마음 졸여왔던 이야기들을 들어보았다. 장소는 효자동에 위치한 모 고깃집이었다. 사실 다들 고기를 굽는 데 열중해 대답을 듣기가 쉽지 않았다.

 

Q : 왜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 블로그 기자단에 지원하게 됐나요? 

이지향 기자, 인터뷰 내내 살포시 웃는 모습이 예뻤다. 

영성 : 제가 다니는 한국기술교육대학교는 직업능력개발교사를 양성하는 곳이죠. 그래서 전 장애인직업교육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아직까지 한국사회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팽배해요. 저는 그 부분이 항상 안타까웠어요. 제가 쓴 기사로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에 일조하고 싶어서 지원했어요.  

지향 : 4월 21일 과학의 날, 바로 제 생일이랍니다. 생일 선물로 과학독후감 대회나 과학논술 대회에서 종종 입상했었죠. 그래서 전 학창시절부터 과학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었어요. 공학도와 글쟁이 양 진영을 흠모해 오다 학교 게시판에서 보고 지원했어요.  

정석 : 안 해본 것, 신기한 것에 관심이 많아요. 대학 와서 그런 것들을 많이 접했죠. 살사, 힙합, 발레, 킥복싱 등등 안해본 게 없어요. 그런데 요즘엔 공대 연구실에만 틀어박혀 살다 보니 너무 심심하더라고요. 그러다 모집 공고를 보았죠. 사실 기사 쓰기와 취재 인터뷰는 학부생 때 ‘생생리포터’라는 과내 기자활동을 하면서 접했어요. 그 때의 재미와 긴장감을 다시 느껴보고자 지원했죠.

 

Q : 지원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가 있나요?  

최지원 기자가 웃으면서 자신의 합격 비화를 이야기 하고 있다. 

영성 : 아, 이런 적 있었어요. 일반 시민 분의 멘트를 따서 지원 제출자료 중 하나인 자유 기사에 써 먹으려고 했어요. 그래서 일단 지나가는 시민 분께 다가가 “대학생 블로그 기자입니다. 죄송하지만 한 말씀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하고 물었어요. 그런데 제가 ‘기자’라고 하니깐 그분이 너무 긴장하셔서 서로 어쩔 줄 몰라 했었죠.  

지원 : 마감 이틀 전까지도 너무 막막해서 기사 작성을 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화장실에서 일을 보며 읽은 책에서 ‘빌 게이츠는 생각하기 위한 장소를 찾아다닌다’란 구절을 보았어요. 일을 개운하게 마치자마자 교과부 홈페이지에서 모든 정책 파일을 프린트했죠. 한 아름 안고 근처 카페에 가서 반나절 동안 그 자리에서 기사를 썼어요.  

지현 : 지원이는 그래도 여유가 있었네. 전 마감 몇 시간 전에서야 겨우 자기소개서, 취재계획서, 자유기사를 완성했어요. 카페에서 3시간 동안이나 앉아서 눈치 보며 노트북 키보드를 두드려댔죠. 배터리 꺼지기 10분 전에 다 써서 제출했어요. 
 

 

Q : 1차 합격 소식을 듣고 어땠나요?  

이날 인터뷰이와 인터뷰어의 1인 2역을 맡아야 했던 홍지미 기자  

지향 : 1차 서류전형은 다 통과하는 걸로 알고 그냥 아무렇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같이 지원한 친구는 떨어졌다는 거예요. 순간 ‘헉’했죠.  

지현 : 저는 아르바이트 하는 데서 폴짝폴짝 뛰면서 환호성을 질렀어요. 

지원 : 오랫동안 연락이 없어서 떨어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핸드폰에 합격 메시지가 뜬 거예요. 잘못 보낸 줄 알고 바로 메일 확인을 했어요. 메일이 없더라고요. 알고 보니 스팸메일함에 들어 있었어요. 제가 스팸 메일을 확인해 보지 않았다면 이 자리에서 절 보지 못했을 지도 몰라요. 정말 잘못 보낸 건 줄 알았거든요.  

태호 : 발표 3일 전부터 교과부 사이트 계속 들락거리면서 초조해했는데 합격 문자 받고 정말 기뻤어요.  

지미 : 태호 오빠는 그랬죠. 전 담당 사무관님께 2번이나 직접 전화해서 언제 발표 나냐고
채근했어요. 그래서 떨어지면 완전 쪽팔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붙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어요.  

서영 : 전 같은 학교 신문사 동기이자 친구였던 동현이도 지원해서 1차 붙은 걸 알고 깜짝
놀랐죠. 
 

동현 : 맞아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서로 지원한 줄도 몰랐는데 메신저로 이야기하다가
알게 됐죠.

 
 

Q : 지방에서 올라온 분들이 많으신데 교과부까지 찾아오는 데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중앙정부청사 입구에 설치된 검색대 때문에 놀랐던 기억을 이야기하는 이영성 기자 

지원 : 부산에 위치한 학교를 다녀서 서울지리를 아예 몰라요. 그래서 서울역에서부터 택시타고 기사님께 정부 중앙청사로 가달라고 말씀드렸어요. 그런데 그 분이 제가 부산 사람인 걸 알고 계속 말장난을 거셨어요. 그래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리고 이건 여담인데, 부산은 택시 기본요금이 2200원이예요. 서울은 1800원이라서 놀랐어요. ‘이렇게 싸다니’하고 생각했죠. 

동현 : 그냥 택시타고 와서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오히려 절 놀라게 했던 건 정부 중앙청사 입구에 위치한 검색대였죠.  

영성 : 맞아요. 검색대가 사람 놀라게 하더라고요. 그날 아침을 안 먹고 와서 김밥을 가방 안에 넣은 채 그냥 검색대를 지나갔어요. 갑자기 “삐-”하고 경고음이 나는 거예요. 저 그때 확 굳어서 경비원 분께 “저 그런 사람 아니예요!”하고 사정했어요. 그런데 경비원 분께선 이런 일을 한두 번 겪는 게 아니란 표정으로 “알아요. 가방 좀 보여 주세요”하고 웃으면서 말씀하셔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네요. 
 

 

Q : 면접은 어떠셨나요?  

진주 : 그냥 면접 본 후 사무관님께서 기념품으로 교통카드 챙겨주셨을 때 차비는 굳었다는 생각에 마냥 좋았어요.  

동현 : 질문에 1분 내로 답변하라고 했는데 전 20초 안에 심플하게 끝내서 면접관 분들을 당황케 했던 것 같아요. 집으로 돌아가는 KTX에서 떨어졌다는 생각에 우울했어요.  

지원 : 저도 제가 떨어진 줄 알았어요. “자신이 교과부 장관이 된다면 실시할 정책을 5가지 이상 말해보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순간 놀라서, 전 4개밖에 답변 못했거든요. 근데 끝나고 나니깐 10개는 더 생각나는 거예요. 저의 모든 걸 보여주지 못했단 생각에 좀 억울했어요. 그래서 '만약 이번 주 안으로 연락이 안 오면 활동비 안 주셔도 되니까 제발 나를 뽑아달라고 메일 보내야지’하고 다짐했어요. 정말 하고 싶었거든요.  

지현 : 그날 지원이가 구두로 제 발을 밟았던 기억이 나네요.  

지원 : 아, 전 분명히 사과했어요(웃음). 지현이 표정이 아파보였지만 괜찮다고 하기에 쿨하게 사과하고 갔죠.  

지현 : 정말 쿨했어요(웃음).  

유리 : 전 면접에 30분 이상 늦었어요. 공교롭게도 지현 언니도 같이 늦어서 급 친해졌죠. 

지현 : 그래서 저희한테 자꾸 원래 아는 사이냐고 물어보는데, 원래 모르는 사이었어요(웃음). 

지향 : 면접 당일 날 친구들이 재킷을 입은 제 모습을 보고 선 보러 가냐고 놀렸어요. 제가 워낙 캐주얼하게 입고 다니거든요. 그런데 합격 발표 이후에 재킷 입고 가면 애들이 “취재 있냐”고 물어봐요.  

은성 : 전주에서 서울까지 면접 보러 오느라 고생 했거든요. 아침잠이 많은 편인데 2시간 일찍 일어나 화장하고, 머리 단장했어요. 그리고 3시간 내내 버스 타고 가면서 애써 단장한 머리가 눌릴까봐 의자에 머리를 기대지도 못했죠. 면접 끝나곤 밀려오는 공복감에 기분이 애잔했어요. 합격 소식을 듣곤 방방 날았죠. 
 

 

Q : 학점과 교과부 블로그 기자, 둘 다 사수할 자신이 있나요?  

동현 : <죽은 열정에게 보내는 구글러의 편지>를 쓰신 김태원 씨가 저희 학교에서 강연 오신 적이 있어요. 그분께서 그때 “자신은 바쁘면 바쁠수록 학점도 더 올라간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그 말은 바로 “시간보다는 열정”이라는 뜻이 아니겠어요? 열정을 쏟으면 시간의 한계를 넘어 둘 다 사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은성 : 일단 저지르고 보는 스타일인데다가 바쁘지 않으면 허무한 성격이에요. 그래서 사실 이것 말고 하는 게 많아요. 공모전, 아르바이트, 스터디, 사회과학 포럼 등등. 몸은 피곤하지만 아직까진 파산 안 하고 잘 버텨내고 있어요. 기자단 일도 충분히 잘 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지현 : 전 취업 준비생이어서 휴학했어요. 사실 토익 900넘으려고 공부하는 친구들을 보면 신경 쓰이긴 하죠. 하지만 현장 경험을 잘 수행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 마지막으로 각오 한 마디씩 해 주세요 

지원 : 정확하고 확실한 교육 정책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영성 : 장애인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길을 열고자 합니다!
유리 : 펜의 힘을 항상 지각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지향 : 밀려오는 학점 C의 불안감을 기자로서의 열정으로 헤쳐나가겠습니다!
지현 : 인문학과 자연과학 사이의 벽을 허물어 보고자 합니다!
진주 : 기자단 활동이 좋은 기억으로 남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은성 : 쉽고 재밌는 과학기사로 국민들께 다가가겠습니다!
정석 : 재밌는 경험, 그리고 좋은 선후배와의 만남을 기대 합니다!
지미 : 생활 밀착형 과학 이야기를 재미있게 소개하겠습니다!
동현 : 대구와 서울을 오가는 2시간이 의미 있는 시간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서영 : 남녀 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교육 기사를 생산하겠습니다!
태호 : 질 좋은 콘텐츠로 승부하겠습니다!
 

정석이는 인터뷰 도중 이런 말을 했다. “한 줄 이력서에 쓸 말을 집어 넣기 위해, 많은 월급을 받기 위해 이런 일을 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의 말처럼, 12명의 교과부 1기 기자들은 단지 취업 ‘스펙’을 쌓기 위해, 월급을 받기 위해 블로그 기자단 일에 뛰어들지 않았다. 각자의 경험과 전공을 살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교육, 과학 기술계의 소식을 각계각층에 전달하는 배달꾼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 1기 기자들이 앞으로 남은 200여일의 임기 동안 국가와 국민을 잇는 젊은 커뮤니케이터의 역할을 열심히 수행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취재 : 홍지미(교육과학기술부 대학생 블로그 기자)
사진제공 : 고은성, 오정석(교육과학기술부 블로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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