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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택시, 인문학 감성을 싣고 가요. 본문

교육부 국민서포터즈

책 읽는 택시, 인문학 감성을 싣고 가요.

대한민국 교육부 2013. 4. 11. 11:00

여러분은 통찰, 영감을 어디에서 얻으시나요? 

새로운 생각을 발견하여 눈이 번쩍 뜨인다거나 하는 순간적인 경험들 말입니다. 저는 집에 돌아가는 길에 지하철 안전문에 적힌 시 한 편을 읽을 때, 또 옛날에 읽었다가 다시 무심코 집어 든 책 한 권에서 영감을 얻은 적이 많습니다.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멈추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기가 쉽지 않은데요.


얼마 전, 현대인들에게 유익한 시간과 공간을 선사할 멋진 차 한 대를 발견했답니다. 바쁜 일상에 잠깐 사색할 수 있게 하는 ‘책 읽는 택시’입니다. 택시가 책을 읽는다니 어떤 것인지 궁금하시지요? ‘책 읽는 택시’ 숭실대학교와 서울 송파구, 그리고 EBS가 함께하는 사업으로, 인문학적 감성을 나누고 모두가 책을 즐기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되었습니다.


* 택시는 왜 책을 읽기 시작했을까요?

<독서활성화를 위한 서울시 송파구의 모토>

‘책 읽는 대한민국’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지난 2012년은 독서의 해로서 대한민국의 독서 활성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펼쳤던 해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책 읽는 택시를 통해 일종의 ‘독서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독서문화를 확산시키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책 읽는 택시’(서울 송파구 장지동 삼광교통)를 직접 운행하시는 택시기사님들은 지적•정서적인 함양이 온몸으로 느껴지신다고 하셨습니다. 세계 최초로 ‘책 읽는 택시’를 운영하고 있는 삼광교통 특히 직원들의 복지향상을 추구하고, 독서문화 형성을 주도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며, 다방면의 교육을 위한 강의실 등 시설을 갖추고 있어 ‘책 읽는 택시’를 시행하게 된 1호 택시회사가 되었습니다. 


택시는 빠르게 어딘가로 이동하고 싶을 때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택시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비록 짧을지라도 그동안에 택시 안에서 책을 듣고, 책에 대해 기사님과 이야기도 나눌 수 있게 됩니다. 인문학적 사고를 일상 어디에서나 경험할 좋은 기회이지요.


* 책 듣기에 흠뻑 빠지다.

현재 50대를 운영 중인 책 읽는 택시는 그 호응과 인기로 100대를 운영할 계획에 있습니다. 책 읽는 택시는 택시 바깥에 대표 로고가 붙어있어 바로 알아볼 수 있는데요. 그 글씨를 보자마자, 이 택시를 타면 사뭇 특별한 시간이 시작될 것 같은 기대감이 들었습니다. 또, ‘책’이 주는 따뜻함이 느껴졌습니다.

<책 읽는 택시>

택시는 라디오 주파수를 EBS FM 104.5MHz에 맞춰놓고 매일 달립니다. EBS의 책 읽어주는 라디오 채널을 항상 청취하고, 택시에 탑승하는 승객들은 이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하여 낭독해주는 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정오부터 저녁 10시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책 읽는 라디오를 들을 기회는 활짝 열려있습니다.

<택시 내부에 갖춰진 안내책자>

<어떤 프로그램이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한세상 지내시구려.

사노라면 잊힐 날 있으리다.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세월만 가라시구려.

못 잊어도 더러는 잊히오리다.


그러나 또 한편 이렇지요.

그리워 살뜰히 못 잊는데

어쩌면 생각이 떠나지요?


- 김소월의 시 <못 잊어> -

 

오후 3시 20분부터 짧게 진행되는 ‘성우 안지환이 읽어주는 국어교과서’라는 프로그램에서 초•중•고 국어교과서에 나오는 문학작품들을 소개해주는데요. 3월 28일 목요일 프로그램에는 김소월의 시가 나왔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제가 배웠던 시는 작품 분석을 위한 공부의 대상인 경우가 많았지만, 라디오 시 낭독으로 들으니 시 자체가 마음으로 들어오는 듯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잊지 못하는 화자의 절절하고 그리운 마음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시 낭독과 함께 시인 김소월에 대한 소개와 시 해설이 곁들여져 오랜만의 시 감상의 기회가 되었답니다. 만약 긴 수필이나 소설의 경우, 모두 듣지 못하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뒷좌석의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어 이어 들을 수 있기에 아쉬워하지 않아도 됩니다.

책 읽는 택시를 운행하면서 기사님들은 다양한 일화를 경험하시기도 했을 텐데요. 원래는 택시 안에서 정치•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이야기가 오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책’을 공통분모로 두어 희망적인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다고 합니다. 삼광교통의 도서관리팀 팀장님으로 계신 박길서 기사님은 고백을 앞둔 청년에게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이야기를 통해 고백에 관한 좋은 글귀를 소개해주셨다고 하니 이 정도면 책을 통한 즐겁고도 유쾌한 경험이 많이 늘어가는 것 같지요?

<택시기사님들의 독서공간, 북 카페>

약 6개월간 책을 가까이 접해 오셨기 때문에 기사님들이 먼저 ‘듣는 책’의 좋은 점을 이야기해주셨는데요. 그냥 책을 읽는다는 느낌이 아니라, 살아있는 언어로 실감 나게 읽어주기 때문에 이야기에 쏙 몰입하게 된다고 합니다. 동양고전을 좋아하시는 김성환 기사님은 고전이 어렵지만,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각색하기 때문에 즐겨 들으신다고 합니다. 


또한, 택시기사님들은 책을 통해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은 삼광교통 회사 안에 있는 ‘책 읽는 택시, 휴(休) 북 카페’의 게시판에 일부 구절을 게시하여 다른 직원들과 나누기도 합니다. 주로 교대시간에 북 카페에서 독서를 하시는데, 비치된 책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이 사라질 정도로 기사님들이 책에 관심을 두고 읽으셨다고 합니다.

 


* 지금 ‘책’과 가까이하고 계신가요?

‘책’은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시각과 관점을 열어주고, 또 다른 배움의 길을 안내해 줍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 이야깃거리가 풍성한 부자가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사님들과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기사님께 책은 어떤 의미입니까?’ 여쭈어보았는데, ‘마음의 평안’이라고 이야기해주셔서 매우 공감되었습니다. 느긋함을 두고 생각할 여유가 생기며, 어려운 일에도 인내하게 되는 평안함이 생기는 것입니다. 

 

‘책 읽는 택시’와 같은 독서문화 활성화 시도는 사색하지 않는 요즘 시대에 적절하게 등장한 것 같습니다. 요즘 대중교통을 이용하시는 분들은 공감하실 텐데, 스마트폰이 보편화하면서 우리는 기계에 우리의 생각을 내맡기는 시간이 참 많아졌습니다. 잠자는 우리의 생각을 깨우고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에 책을 읽어야 합니다. 


저 또한 읽고 싶었던 책을 사놓고도 분주한 학기 중에는 읽지 못하고 있어 아쉬움이 한가득 입니다. 그런데 우연히 이용하게 된 택시 안에서 문득 나직한 목소리로 읽어주는 책을 들으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고 여유를 두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어 좋았습니다. 

 

벚꽃이 흩날리는 완연한 봄,

 4월에는 책을 통해 우리의 생각을 통통 튀게 할

독서에 더욱 힘을 기울여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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