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공식 블로그
캠핑으로 배워요! 본문
날씨가 따뜻해 지면서 야외활동하기 좋은 날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몇 해 전부터 캠핑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 전국에 캠프장이 많이 생겨나더니 요즘도 계속 느는 추세라고 합니다. 선반 위의 캠핑장비들을 볼 때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서 일상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쉬고 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 가족은 4년 전 봄날에 아이 아빠가 신문에 난 캠핑소개 글을 보고 초등학교 때 경험한 보이스카우트 활동이 생각난다며 캠핑을 가자고 제안한 것이 캠핑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와 아이들은 처음에 아이 아빠가 캠핑을 가자고 했을 때 시큰둥했습니다. 왜 편한 콘도나 호텔을 두고 불편한 텐트를 치고 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캠프장에 도착해서도 그리 흥이 나지 않았습니다. 텐트를 치기 위해 온 가족이 매달려 텐트 한쪽씩을 잡고 폴대도 세우고 하다 보니 다투기 일쑤였습니다. 밤에는 춥고 무서워서 짜증을 내기도 했습니다. 특히 아침에는 목욕이나 세수할 곳이 마땅치 않아 얼른 집에 가자고 조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몇 번의 캠핑이 거듭되면서 저나 아이들의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서툴렀으나 서로 머리를 맞대고 세우던 텐트가 완성되어 우리의 숙소가 되었을 땐 손뼉 치며 즐거워했습니다. 아이들도 자기 아이디어를 제안하다 보니 서로 협동하는 걸 배우는 것 같습니다. 캠프장 대부분은 넓은 공터가 있어서 배드민턴을 같이 하면서 닫힌 공간이 아닌 열린 공간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밤이 오기 전에 추위를 대비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장작을 준비하고 어두워지기 전에 이부자리를 따뜻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자연으로부터 스스로 생존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불편한 잠자리에도 익숙해지면서 인내심도 길러졌습니다. 그리고 저녁 준비도 함께했습니다. 집안일을 엄마가 다하는 걸로 알았던 아이들이 아빠가 솔선해서 다 먹은 그릇들을 챙기니 자연스레 같이 따라서 설거지도 했습니다.
캠핑의 묘미는 장작을 피우고 먹는 간식과 아이들과의 대화였습니다. 도시에서는 볼 수 없었던 밤하늘의 찬란한 별빛 아래 가족이 모여 앉으면 서로에 관한 이야기가 저절로 나옵니다. 아빠의 어린 시절부터 최근 엄마와 싸웠던 이야기까지 마음속에 담고 있던 이야기가 나옵니다. 둘째 아이는 집에 돌아와서는 별자리에 관한 책을 찾아보면서 별자리에 관한 관심도 보였습니다. 몇 번의 캠핑을 거치면서 아이들이 지난 캠핑에서 불편했던 점을 기억했다가 스스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준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캠핑은 우리 아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과 이웃에 대한 예절을 배우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설거지하고 돌아와서는 넘치는 음식물 쓰레기에 관해서 얘기하면서 “우리는 고기도 먹을 만큼만 사 와서 구워 먹자!” 하기도 하고 “반찬도 조금만 가져오자!”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밤에 자기 텐트에서 소리를 크게 틀어놓고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 관해 얘기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대해서도 스스로 알아갔습니다.
이렇게 좋은 캠핑 경험을 가지기 위해서는 몇 가지 지켜야 할 약속이 있습니다. 먼저 가족 캠프장은 잘 알려진 안전한 곳을 선택하고 비가 오거나 악천후에는 피하는 게 좋습니다. 캠핑안전에 대한 간단한 지식을 인터넷이나 책 등을 통해 미리 습득하는 게 좋습니다.
특히 산불에 대해 주의를 해야 하며 텐트 내 밀폐 때문인 질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텐트 내에 환기구를 확보해야 합니다. 바람이 많이 불 때는 캠프파이어는 자제하는 것이 안전하고 캠프파이어 후에는 반드시 불을 끄도록 해야 합니다.
텐트는 가능하면 평평하고 물가에서 어느 정도 떨어진 곳에 설치하는 게 좋습니다. 계곡이나 강가는 물이 갑자기 불었을 때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계절에 따라 침낭이나 두꺼운 외투를 준비해서 추위에 대비해야 합니다. 자연 속의 밤은 생각보다 추울 때가 많습니다.
많은 사람이 너무 많은 음식을 준비해서 먹는 캠핑을 즐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것 보다는 간단한 식사로 대체하고 자연을 즐기는 기간을 더 갖는 게 좋습니다. 또 고가나 설치가 복잡한 캠핑 장비보다는 간단하고 안전하게 사용 가능한 장비가 바람직합니다. 캠핑 장비의 준비나 설치, 철수에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다 보면 정작 자연에서 충분한 시간을 즐기는 캠핑 본연의 장점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쓰레기는 반드시 지정된 곳에 버리고 버리는 곳이 마땅치 않을 때는 가져와서 버려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자연 사랑을 실천하는 모범을 보여야겠죠?
캠핑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자연을 체험하고 그 속에서 휴식을 얻는 좋은 기회를 제공합니다. 자연 속에서 맞는 아침은 숲 속의 피톤치드, 음이온 등과 같은 많은 산물뿐만 아니라 새소리, 물소리 등과 같은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자연 속에서 지내다 오는 주일에는 아이들의 표정이 유난히 밝고 행복해 보이는 것도 모두 이 덕분입니다.
저 또한 푹 쉬고 왔다는 느낌에 아이들에게 관대해지고 잔소리를 덜 하게 돼 아이들과 관계도 훨씬 좋아졌습니다. 가족이 함께 캠핑하면서 아이들은 도시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자연으로부터의 살아 있는 교육을 받는 것 같습니다.
'~2016년 교육부 이야기 > 부모의 지혜 나눔'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학교폭력, 연극으로 극복해요! (0) | 2013.04.14 |
---|---|
교실로 찾아가는 재미있는 다문화수업 (0) | 2013.04.13 |
초등학생 독서지도 어떻게 해야 할까요? (0) | 2013.04.08 |
나무를 심으며 사랑을 키워요! (0) | 2013.04.05 |
금세기 마지막 동궐도 관람기! (2) | 2013.0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