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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부모의 지혜 나눔

대구 골목투어로 근대 체험을!

대한민국 교육부 2013. 4. 16. 13:00

이제 정말 봄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날입니다. 돌아보면 꽃이 나뭇잎이 환하게 미소를 띠며 우리를 맞이합니다하지만 주말이 가까워져 오면 이번 주말에는 어디로 나들이를 한 번 해볼까 늘 고민하게 됩니다

대구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박물관이나 서점은 아니면서, 아이들과 함께 재미있게 함께 다닐 곳을 생각하던 우리 부부가 가기로 한 곳은 바로 골목투어입니다. 골목투어는 제대로 된 체험형 현장학습을 하고 싶어하던 엄마들 사이에서 몇 년 전부터 입소문으로 전해지던 강력 추천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앱으로 미리 만나는 대구 중구 골목투어

지난겨울에는 중구 골목투어 앱이 개발되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앱을 내려받아 두었는데 한 번 실행해보았습니다. 앱은 안드로이드와 아이폰 운영체제에서 모두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었습니다. 골목투어의 코스 소개와 주변 맛집은 물론 숙소와 기록이 가능한 여행수첩까지 제공되어 있었습니다. 앱으로 먼저 5개의 골목투어 코스와 테마코스를 꼼꼼히 살펴보다 우리는 2코스를 걷기로 했습니다.

 

대구 골목투어의 백미 - 2코스를 미리 만나볼까요?

2코스는 근대문화골목으로 총 길이 1.54Km이며 소요시간은 넉넉잡아 2시간 정도입니다. 동산선교사 주택- 3.1 만세운동길-계산성당- 근대문화체험관 계산 예가 - 이상화 서상돈 고택- 뽕나무 골목 - 제일교회 -약령시 한의학 박물관 - 영남대로 - 종로-진골목 -화교협회소학교로 이어지는 코스입니다


초등 5학년과 2학년인 우리 아이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뗀석기 시대 청동기시대 삼국시대 고려 시대를 잘 알고 있는 아이들에게 그럼 근대는 어느 시대일까? 라고 물어보니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그럼 일제강점기 시대는 언제일까? 라고 하니 이야기가 줄줄 나옵니다. 우리나라에서 근대시대라고 하는 시기에는 일제강점기도 포함된다고 이야기하며 우리는 2코스 근대골목투어의 출발지인 의료선교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근대 골목투어의 출발지- 의료선교박물관

2코스 근대골목투어의 출발지인 의료선교 박물관인 대구의 전통시장인 서문시장 맞은편 동산의료원에 있는 선교사의 집 가운데 한 곳입니다. 마르타 스윗즈 선교사가 살았던 사택인 스윗즈 주택 앞에는 선교사들이 건너올 때 가져온 사과나무가 그대로 있었고 골목투어 출발지라는 간판도 보였습니다


의료선교박물관은 아이들 눈에는 그저 오래된 옛날 집처럼 보였지만, 내부에는 기독교 역사에 관한 이야기와 유물이 자세하게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왜 선교사가 건너와 학교와 병원을 짓고 교육을 하면서 종교활동을 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시키기 위해 아프리카와 중동지역 여러 나라로 떠나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의료박물관인 챔니스 주택을 거쳐 만난 청라언덕은 봄볕 속에 우리를 환하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학창시절 누구나 한 번쯤 불러보았을동무 생각의 노랫말 배경이 된 곳으로 유명한 이곳은 작곡가 박태준 선생님께서 학창 시절에 짝사랑하던 여고생에 관한 이야기를 이은상 시인에게 전하였다가 적어준 시에 다시 곡을 붙인 가곡입니다


푸른 담쟁이넝쿨이 휘감고 있어 청라언덕이라고 불린 이곳에선 시비에 적힌 노래를 누구나 나지막이 따라부르게 됩니다. 아빠는 아이들에게 노래를 불러주었고 아이들은 이런 노래가 있느냐고 되물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청라언덕은 제게는 잊지 못할 시간이었습니다.

추억이 가득한 청라언덕을 지나 대구 3·1 만세 운동 계단길

활짝 핀 백목련 앞을 지나자 이어지는 3·1 만세 운동 계단 길에 앞에 서자 아이들에게 3·1 운동과 아우내장터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아우내장터에서 시작된 3·1 만세 운동을 대구에서는 바로 이곳에서 학생들이 3 8일에 모여서 독립만세를 외쳤노라고 이야기해주면서 계단길 옆으로 사진동판으로 작업 되어있는 그때 당시의 3·1 만세 운동을 설명해 줄 수 있었습니다


좁다란 돌계단길 이곳 사람들에게는 90계단 길로 불리는 이 계단에서 스무 살도 되지 않은 어린 학생들이 나라를 독립시키려고 가졌던 마음을 생각하자니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아이들은 전시된 동판의 사진과 글을 하나하나 읽어가며 계단길을 내려갔습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이상화 고택을 찾아서

3.1 만세 계단 길을 내려와 큰길을 건너니 맞은편엔 계산성당이 보이고 돌담을 따라 걸어가니 인도블록에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고 새겨져 있고 그 문구가 끝나는 지점에 골목이 이어졌습니다. , 그 문구를 보며 발길을 옮기는데 멀리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것처럼 느껴지면서 시인의 좌절했을 마음이 다시 한번 그려졌습니다. 대구의 근대 예술인을 한 자리에 모아둔 계산예가에서는 화가 이인성의 작품과 연대기는 물론 대구에서 활동한 문학인들과 화가 등 예술가들의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계산예가를 둘러보며 전자방명록을 작성하는데 큰 흥미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대구 근대예술인의 발자취를 한곳에 모아둔 계산예가에는 바로 옆에는 시인 이상화 고택이 있었습니다. 방금 물을 길어올린 것 같은 펌프와 주인은 잠시 외출한 듯 방문을 열어두고 고즈넉한 집 마루에 걸터앉아 아이들과 함께 잠시 쉬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엄마 우리도 이런 집에서 살면 좋겠어요!” 시인이 살던 집이기 때문일까요? 아이들은 이상화 고택을 너무나 마음에 들어 하였습니다.

불어오는 봄바람에 살랑살랑 국채보상운동을 이끈 서상돈 고택을 지나 뽕나무 골목을 지나 약령시 한의학 박물관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약전골목은 가끔 들르기는 했지만, 한의학박물관은 또 처음 찾았던지라 마당에 놓인 굴렁쇠도 굴려보고 발 지압 코스 길도 온 가족이 함께 걸어보았습니다. 길은 또 이어져 영남대로를 지나 종로를 지나 길다는 의미가 있는 경상도 사투진골목으로 향했습니다.

 

정다운 옛길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진골목

진골목 길은 이곳이 대구 시내 중심가라는 것을 잊어버릴 만큼 정다운 길이었습니다. 멀리 눈앞에는 현대식 건물들이 즐비한데 바로 앞에는 예전 고향에서 보았던 길들이 이어졌습니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뛰어놀며 숨바꼭질을 했던 골목길. 해질녁이면 순희야 밥 먹자 철수야~하고 부르던 엄마들의 목소리가 지금도 울려 퍼질 것만 같은 길이었습니다. 처음 오는 데도 언젠가 와본 것만 같은 길이기에 아이들 눈에도 그저 정겨운 시골 길처럼 느껴졌는지 골목길에 앉아 놀만 한 것을 찾아 둘러보기도 하였습니다.

봄날, 나들이할 곳을 찾으시나요?

그렇다면 대구 골목투어는 어떨까요? 2코스를 엄마 아빠와 함께 걸었던 우리 아이들은 당장 3코스 패션 한방골목을 가자고 했지만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앱으로 찾아두었던 맛집을 찾아 요기하기에 바빴습니다


1코스 경상감영 달성길에 있는 대구 근대역사관은 2코스 근대골목투어를 한 후 바로 찾아보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외로 나가서 자연을 벗하거나 시내로 와서 놀이공원에서 꼭 신 나게 놀지 않아도 아이들과 함께 시내 중심가를 걸어 다니며 이제까지 보지 못한 대구의 숨어있는 보석 같은 길을 함께 걸으며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많다는 것이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근대란 무엇일까요? 역사란 무엇일까요? 아이들에게 이미 지나간 시간이지만 현재의 우리에게 이야기를 걸어오는 것이 역사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시간이 된다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골목 투어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서문시장에 들러 오랜만에 북적거리는 재래시장의 정겨움을 다 함께 느껴보셔도 더없이 좋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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