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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부모의 지혜 나눔

오늘은 운동회! 애들아, 신나게 놀자

대한민국 교육부 2013. 5. 25. 13:00

라일락의 꽃잎이 하나둘 피어오르며 교정의 향기를 가득 채운 오늘은 목포 산정초등학교의 운동회가 있는 날입니다. 운동회는 학생들이 평소의 학습결과를 가족과 이웃들 앞에서 보여주고 활동의 실제를 이해하도록 하며, 자주성이나 협력심·책임감 등을 몸에 익히게 하는데 의의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 선생님들은 만국기를 달기 위해 일찍 출근하여 학교 운동장을 부산하게 움직입니다. 덩달아 학생들도 아침 일찍 등교하여 온 운동장을 뛰며 즐거워합니다.

이 학교는 도심 속의 작은 학교 중 하나입니다. 운동장은 요즈음 새로 개교한 학교의 몇 배가 될 만큼 큼직한 운동장이지만 학생 수는 현저하게 줄어들어 총 9학급에 200여 명도되지 않는 학교입니다. 그래서 이 학교의 운동회는 신 나게 뛰어놀 수 있는 날입니다.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응원 소리는 있지만, 점수를 기록하지는 않습니다. 청군과 백군이 겨루며 뛰는 경기는 계주밖에 없습니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한 모둠이 되어 총 열일곱 가지의 경기를 치러야 합니다. 6학년 맏언니는 모둠을 이끌고 각 경기를 찾아다니며 함께 경기합니다.

신발 던지기 게임은 저절로 웃음이 자아냅니다. 신발을 벗어 상자 속에 모든 학생이 집어넣어야 성공입니다. 한 학생이라도 넣지 못하면 모두 기다려야 합니다. 모든 학생이 상자 안에 신발을 넣어야 다른 경기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하나 된 마음을 가질 수 있고 서로 위할 줄 아는 마음을 지닐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운동장 가에 낚시터가 생겼습니다. 커다란 고무 대야에 낚싯대를 던지면 무엇이 나올까요? 낚싯줄에 매달려 나오는 것은 물고기가 아닌 국자, 수세미, 빨래집게 등 생활용품이 주르르 달려나옵니다. 낚시꾼은 학생이 아닌 운동회에 참석한 모든 학부모와 동네 어르신들입니다. 낚싯줄에 걸린 선물을 받고 환호를 지르며 돌아옵니다.

학부모님들의 팔씨름대회가 열렸습니다. 상대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한판 대결이 펼쳐집니다. 젊은 어머니가 이길 줄 알았는데, 손자의 운동회를 보러 온 할머니의 승리! 운동장의 확성기에서는 생방송으로 팔씨름의 중계방송이 이어집니다.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의 박성욱 선생님의 입담으로 교정 안은 웃음바다가 됩니다. 

학생들은 다섯 개의 스티커를 받으면 휴식공간이 있습니다. 그곳에 가면 시원한 물과 간식인 강냉이가 학생들을 반깁니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경기를 진행합니다. 강냉이 맛이 어떠냐는 질문에 4학년 김재건 학생은 강냉이가 바닥에 떨어져도 주워 먹을 만큼 맛있다며, 고소하고 달콤하다고 말했습니다.  

드디어 운동회가 끝이 났습니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한 모둠이 되어 조별로 나뉘어 찾아다니는 운동회는 색다른 운동회였습니다. 자율 속에서 규칙을 지키고 선배와 후배 간의 우정을 돈독히 쌓은 하루였습니다. 학교에서 늘 선생님의 말씀을 따르며 공부하지만, 오늘은 학생들 스스로 움직이며 결정권을 줘서 놀이문화, 운동에서부터 스스로 학습법을 터득할 수 있었습니다. 

또 모두 함께 힘을 모아 종이뒤집기를 하며 공동체 의식을 발휘할 수 있는 하루였습니다. 학생들에게 오늘 하루만이라도 맘껏 누리며 운동장을 뛰며 신 나게 놀자는 운동회였는데요. 6학년 학생은 동생들을 이끌고 다니며 통솔력을 발휘하고, 저학년 학생은 언니, 오빠들을 따르며 함께 한 운동회.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지 않고 자율적으로 학생에게 맡겨져 찾아다니는 경기를 즐긴 학생들에겐 잊을 수 없는 운동회였습니다.


운동을 통해 서로 몸을 부대끼며 손을 잡고 함께 하는 학생들의 밝은 얼굴 속에서 우리의 환한 미래를 만났습니다. 사랑과 배려의 마음을 학생들의 가슴속에 깊이 영원토록 간직했으면 하고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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