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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시대를 관통하는 고전문학, 맛있게 읽어보자!

대한민국 교육부 2013. 6. 26. 11:00


대학생으로서 매학기 학업을 하며 마음에 새기는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공부는 ‘스스로 찾아서 하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찾아서 하는 공부 방법의 하나로, ‘시대를 관통하는 고전문학’을 읽으며, 현재 살아가는 삶이나 다른 수업과 연결 지어보려고 노력합니다.


<대학 캠퍼스 전경>

2학년 때부터 학교에서 영어영문학 복수전공을 하면서 더욱 문학과 가까워지게 되었습니다. 어릴 때는 책을 읽는다는 것이 그저 재미있고 흥미로운 줄거리와 인물에 대해 파악하는 것에 그쳤었던 것 같은데요. 읽으면 읽을수록 줄거리와 인물 이면에 있는 사회의 면면들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어떻게 이렇게 묘사할 수 있을까?’ 하며 감탄하기도 합니다. 고전문학이 사람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는 아무리 오래전에 쓰였어도 우리가 사는 삶을 생생하게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요? 오늘은 제가 캠퍼스생활을 하면서 접했던 문학작품을 소개하면서 어떻게 재미있게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는지 경험을 나누어보고자 합니다.

 

1. 문학에 녹아있는 요소를 하나하나 정리해보세요!

문학은 다른 예술작품처럼 작가의 정신이 녹아있는 하나의 산출물입니다. 즉, 작품 곳곳에 작가가 포함한 ‘요소’를 분석한다면 결국에는 그 작가의 생각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책을 읽을 때 대부분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문학작품의 재미있는 이야기이지만, 그것은 줄거리(plot)만 보는 것으로 그 작품을 구성하고 있는 일부분만을 감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설의 요소 파악하기>

문학 중에서도 소설은 줄거리, 인물, 시대적/역사적 배경, 작가의 관점, 어조/어투/어휘, 주요한 주제 등의 요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 미리 이 구성요소를 적어보고, 이 요소들을 염두에 두면서 읽어보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인물’ 면에서는 성격뿐만 아니라 이야기 안에서 그 인물이 그려지는 방식 또한 중요합니다. ‘장소나 시간적 배경’은 주제를 말하는 데 매우 직접적인 단서를 제공해줍니다. 따라서 소설을 다각적으로 분석한다면 이전과는 달리 소설이 안내하는 방향을 제대로 따라갈 수 있습니다.

문학을 더 깊게 읽어보고 싶은 마음에 올더스 헉슬리(Aldous Huxley)의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1932) 라는 작품에 이러한 요소를 적용해서 읽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이 영국소설은 2540년의 미래세계를 묘사하고 있고, 모든 것이 기계화, 획일화된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소설 속 인물들은 인간에게서 태어나지 않고, 기계에서 생산되는데 이러한 인물의 설정 자체로 작가가 비판하고 싶은 주제가 암시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저는 작품이 쓰였던 시대적 배경을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참고 서적을 찾아보았는데요. 미국이 대공황기(Great Depression)였고, 새로운 기술과 대량생산 등의 이슈가 당시 ‘산업화’라는 문제와 관련해서 심각하게 제기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작가의 생각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작가가 전지적인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에 대해 독자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요소마다 연결지어보면 하나의 생각의 줄기로 모이게 됩니다.

 

2. ‘자세히 읽기(Close-reading)’를 해보세요! 

Close-reading은 작품 속을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꼼꼼하게 읽어보는 것인데요. 예를 들면, ‘왜 이 문단에서 이런 단어가 쓰였을까?’ 혹은 ‘이 이미지는 무엇을 나타내는 거지?’ 질문을 해보는 것입니다. 어떤 배경 하나를 묘사하더라도 작가는 계속 그 묘사를 통해서 독자에게 말을 걸고 있답니다.

<자세히 읽기>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Mrs.Dalloway)>(1925) 이라는 작품에서는 버스, 밴드, 비행기, 말 등의 배경을 지나가듯이 덤덤하게 제시하는데요. 독자로서는 ‘왜 재미없는 잔잔한 배경묘사를 굳이 자세하게 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단지 묘사에 그치지 않고, 전쟁 후의 상실과 좌절과 대비되는 현재의 분주한 런던의 모습을 암시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자세히 읽다 보면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릴 수 있지만, 한 작품을 읽더라도 더 분명하게 알아가고 발견하는 즐거움이 더해집니다.

 

 

3. 작가와 대화하며 읽어보세요!

작가는 문학작품을 통해서 더 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공유하기를 원할 것입니다. 그래서 현재의 우리 사회와 나의 삶을 돌아볼 때, 이 작품이 내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보며 문학작품을 읽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앞서 말한 <멋진 신세계>라는 작품을 시작으로 작가가 던진 질문에 저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작품을 읽어보기도 했습니다. 고도로 문명화된 사회가 과연 진정한 진보(progress)인지, 다양성이라는 것이 사회를 불안하게 하는 부정적인 요소인지, 불만이나 실수가 없는 사회가 행복한 세계인지 등의 질문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러한 질문들이 오늘날의 현대 사회에 시사점을 던져줄 뿐만 아니라, 멀리서 찾을 것 없이 저의 주전공인 ‘교육학’에도 적용이 되는 주제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한 가지는 창조적이고 다양한 사고를 하는 발전적인 사회가 되려면 그 구성원의 잠재성을 깨우고 발견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또 다른 한 가지는 가끔 우리는 행복이 아닌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고, 과거의 실수나 자신의 약점을 돌아보며 배우고 반성하고 미래를 바라보며 꿈꿀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문학을 통해 전공과 관련한 의외의 깨달음도 얻을 수 있으니 과연 고전문학은 ‘통찰의 보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생들이 과거의 아쉬움이나 자신의 약점으로부터 배울 수 있도록 수업을 통해 공유해본다.>  

이렇듯 저는 고전문학을 읽으며, 저의 또 다른 배움과 연결 지어서 생각해볼 기회를 많이 얻게 되었습니다. 먼저, 문학의 많은 숨겨진 비유를 찾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과연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를 찾으면서 나는 그에 동의하는지, 아니면 다른 생각을 하는지 스스로 물어보게 되지요. 그리고 전공마다 특색이 있지만, 문학에서 제시한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전공과 결부시켜 생각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고전문학은 전공서적을 읽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영문학을 복수로 같이 전공하고 있는 한 4학년 학생은 고등학교 때 이과를 전공했었지만, 고전문학을 배우고 감상하면서 새로운 각도에서 생각하게 되고 본래의 관점도 많이 변화되었다고 합니다. “삶을 다채롭게 하는 정서적인 풍요와 인성의 정련은 문학, 특히 고전문학만이 줄 수 있는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학기, 영미 단편이라는 수업을 들으면서 문학이라는 것이 원시시대부터 자기 생각과 경험을 표현하고자 했던 인류의 모든 산물 내지는 문화유산을 망라하는 것이라고 배웠습니다.”라며 고전을 통해 얻은 유익함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문학의 소중한 가치 중 하나를 ‘간접체험’이라고 이야기하며, “문학을 통해서 ‘연습’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는 인간의 삶에 간접적 체험으로 연습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이야기해주었습니다.
 

물론 고전문학은 매우 많은 문제를 함축적이고 비유적으로 제시해주기 때문에 한 번 읽는 것으로는 모든 내용을 이해하긴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다른 맛이 느껴지는 고전문학을 한번 경험해보면 어떨까요? 옛 작가의 통찰을 통해서 내가 하는 공부를 비롯해 주변의 일들을 더 깊게 탐구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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