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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민서포터즈

한국민속촌에서 시원한 여름 나기

대한민국 교육부 2013. 7. 9. 11:00

여름다운 여름이 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더운 날씨입니다. 이럴 땐 더위를 식혀줄 휴식의 공간을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 저는 그런 공간으로서 멀리 있는 시골 외할머니댁에 가곤 했었답니다. 그런데 커서는 어린 시절만큼 자주 찾아뵙지 못하게 되더라고요. 이번에 한국민속촌에서는 그런 그리움을 달래주기라도 하는 듯 <시골 외갓집의 여름>이라는 주제로 6월 22일부터 9월 1일까지 다양한 체험학습과 함께 시원한 여름을 날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체험 프로그램 '시골 외갓집의 여름'>

민속촌은 산과 강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보통 온도보다 3℃가 낮다고 해요. 정말 들어서니 우리가 사는 현대의 풍경과는 달리 푸르게 우거진 나무가 눈을 맑게 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나뭇잎이 바람을 실어 보내주어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식혀주니 정말 휴가를 온 느낌이었습니다. 도시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자연의 소중함을 한껏 느낄 수 있었습니다.

<민속촌 초입>

그와 함께 민속촌 안에 조성된 옛날 서민가옥과 양반가옥을 둘러보았는데요. 가옥 지붕의 종류를 살펴보니 두꺼운 나무껍질이나 통나무, 억새, 굴피나무 껍질 등으로 만들어진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자연 친화적이라 인간의 건강에 해로울 것이 없지만, 한편으로는 약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요. 습기를 먹은 나무가 방수 효과를 내고, 습도가 높아지면 굴피가 늘어나 틈을 메우는 등 매우 과학적인 원리가 숨어있어 놀라웠습니다. 꽤 튼튼하여 수명도 길고, 방수성도 좋으니 과연 옛날 조상의 지혜와 슬기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했습니다.

<튼튼한 나무재료로 만들어진 서민 가옥>

<시골 외갓집의 여름> 프로그램은 옛 삶의 터전을 살피다가 민속촌 곳곳에 마련된 정자에 가보면 직접 체험할 수 있습니다. 민속마을 20호 정자에 가보니 ‘천연해충방지제 만들기’ 체험이 있었습니다. 벌레들은 계피의 냄새를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는데요. 먼저 계피 조각을 잘게 손으로 부순 후에 미리 숙성시킨 에탄올에 넣어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약간의 정제수를 넣어 섞어주면 완성되었습니다. 옷에 한 번 뿌려보니 수정과 냄새와도 비슷했습니다. 여름이면 각종 해충의 위협이 있는데, 천연 계피 향이 나는 해충방지제로 이를 잘 대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천연계피 해충방지제 만들기><사용기한 날짜까지 적으면 해충방지제 완성>

가장 만들어보고 싶었던 것은 ‘천연염색 손수건 만들기’였습니다. 여름의 필수품이죠! 치자와 소목, 매염제 등 천연재료로 그 색이 정말 고왔습니다. 안내해주시는 할머니의 손길을 따라 손수건에 물을 적시면 나만의 손수건이 나온답니다. 꼬마 친구들도 함께 만드는 모습을 지켜보았는데, 고운 색깔의 무늬가 손수건에 찍힌 것을 보고 매우 신기해하고 즐거워하였습니다. 물에 적신 것이라 빨랫줄에 걸어놓고 햇빛에 약 10분 정도 말린 후에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염색하는 것과 손수건을 말리는 것까지 모든 과정이 자연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체험하며 옛것의 가치를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천연염색재료><천연염색 손수건 만들기><다양한 문양의 손수건>

마지막으로는 ‘전통부채 만들기’ 체험을 했습니다. 부챗살에 골고루 풀칠해서 한지를 붙이고 톡톡 두드려주어 풀이 고루 묻게 하였습니다. 풀이 마르는 시간이 충분히 있어야 해서 미리 풀이 마른 다른 부채를 가지고 부채 모양의 선을 따라 가위로 잘라주었습니다. 부챗살이 나무인지라 가위로 자를 때에 힘이 많이 들어갔습니다. 나중에는 잘린 부챗살에 손을 다치지 않기 위해 테두리를 한지로 한 번 더 감쌌습니다. 그리고는 최종 마무리로 할아버지께서 손잡이를 달아주시고 못을 박아주셨답니다. 부채를 만드는 과정을 실제로 하나하나 경험해본다면, 여러 전통적인 재료가 총집합된 매우 섬세한 작업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부채로 올여름은 거뜬히 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채 만들기 체험><할아버지께서 손잡이에 못을 박아주시면 완성된다>

이렇게 각종 체험을 하는 중간에 공연장에서 이어지는 여러 볼거리에 서둘러 달려가기도 했습니다. 처음 본 것은 농악놀이였는데요. 꽹과리, 장구, 북, 소고 등의 가락을 듣고 있노라면, 그 옛날 한국 특유의 신이 나는 장단에 저절로 몸이 들썩여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고된 농사일에 이렇게 흥겨운 농악이 조상에게 얼마나 힘을 주었을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현대의 음악들과 다르기에 멀게 느껴질 수 있지만, 농악놀이에서 느껴지는 그 흥에 민속촌을 찾아온 외국인들과도 하나 되어 공연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흥겨운 농악놀이><흥겨움으로 하나되는 농악놀이>

TV에서 보아도 조마조마한 줄타기 공연은 정말이지 손에 땀을 쥐고 보게 되었습니다. 줄 위에서 물동이를 이고 걸어가기도 하고, 무릎으로 건너기도 하며, 줄 위에서 앉아 튀어 오르고, 재담을 들려주기도 하시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긴장과 이완의 상태를 오가게 했는데요. 한국의 중요 무형문화재 제58호이기도 한 줄타기는 사람들에게 매우 인기 있었던 재주꾼의 재주놀이로서 시대를 내려오며 전수되어 이어져 오고 있다 하니 민속촌에서 한 번 경험해보는 것이 의미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중요 무형문화재인 줄타기>

마상무예는 조상의 씩씩한 기상과 늠름함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옛 전통이었습니다. 말을 타며 자유자재로 자세를 바꾸고 활을 쏴 명중시키고, 칼로 짚을 베는 등 매우 어려운 고난도의 기술을 보게 되었는데요. 시원하고 호기롭게 내달리는 말을 보니 저절로 탄성이 나왔습니다.

<늠름한 마상무예>

이 밖에도 전통혼례와 투호 놀이, 줄넘기, 가마니 짜기 체험, 맨발로 걷는 황톳길 체험 등을 할 수 있답니다. 저는 무공해 여름나기로 원두막에서 죽부인을 꼭 끌어안고 죽부인의 시원함을 실컷 느껴보기도 했습니다. 그 시원함 때문에 죽부인과 떨어지고 싶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대나무를 엮어서 만든 죽부인은 대나무라는 재질 고유의 시원한 특성 때문에 그토록 많은 사랑을 받았나 봅니다.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죽부인><오두막과 죽부인은 여름날 환상의 조합이다>

전통문화를 공연과 체험학습을 통해 가까이에서 직접 경험해보니, 지금은 사라진 것으로 보이는 과거의 시간으로 들어간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역사 흐름의 한 지점인 조선 시대의 생활상을 보며 삶을 힘차고 흥겹게, 그리고 슬기롭고 지혜롭게 살아간 조상의 정신을 다시 한 번 배우고 새길 수 있었습니다. 올여름 무더위에 지치셨다면 조상의 지혜를 시원하게 경험할 수 있는 민속촌에서 학습과 체험 두 마리를 동시에 잡아보는 건 어떨까요?

 

<시골 외갓집의 여름> 프로그램은 7월 20일부터 개장하는 ‘시골 얼음골’ 체험과 ‘여름방학 탐구생활’, ‘무공해 여름나기, 시골 바캉스’, ‘전통문화 공연’들로 다양하게 이루어져 있습니다. *프로그램에 따라, 소정의 체험비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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